런던 비밀 강령회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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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먼저 복수를 하고 싶었다. / p.15

이 책은 사라 페너라는 미국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전작이었던 <넬라의 비밀 약방>이라는 작품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좋은 기회로 소장하게 된 책이기도 하지만 아직 읽지 못했다. 그러다 신간 소식을 접하게 됐는데 이 작품의 줄거리가 유독 더욱 눈에 들어와 먼저 읽기로 결정했다. 취향에 맞다면 빠른 시일에 전작도 함께 읽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레나라는 인물이다. 그녀는 영매의 기술을 믿지 않는 듯하다.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믿고 생각하는 편인데 동생인 에비는 전혀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호기심이 많아 여러 가지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다. 그러다 영매에 빠져 보델린의 제자가 되었다. 레나와 에비는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지 못해 많이 싸웠다. 어느 날, 에비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레나는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고자 보델린의 제자가 되기로 결정한다.

보델린은 런던에서 살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파리에서 활동하는 영매이다. 레나에게 기술을 전수하던 중 런던에서 같이 활동했던 강령술 협회장 볼크먼의 죽음에 대한 편지를 우연히 받게 된다. 볼크먼의 부하 직원이었던 몰리로부터 온 편지로 볼크먼을 위한 강령회를 열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보델린은 그동안 강령술 협회의 비리를 예의 주시했고, 그녀와 뜻을 같이했던 볼크먼이었기에 이를 수락했다. 그곳에서 만난 볼크먼과 에비의 죽음과 그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얇은 페이지 수의 작품들만 골라서 읽다가 400 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을 읽으려고 하니 걱정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초반 흐름을 타더니 금방 몰입이 되었다. 이렇게 두꺼운 작품을 한 호흡에 읽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집중해 읽었다. 멈추지 않고 읽은 탓에 세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그만큼 이 작품의 스토리텔링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당시의 여성을 대하는 그림들이 펼쳐져서 인상 깊었다. 강령회는 남자들만 가능했고, 여성들은 변장을 하고 참석을 해야만 했다. 물론, 볼크먼의 강령술 협회가 신사 클럽이었기에 여성이 들어가는 것 자체가 조금 모순적이기는 했지만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시대상이 그렇게 비춰졌다. 거기에 매춘이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스럽게 등장한다는 점도 기억에 남았다. 여성의 인권이 낮았던 180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대상에 불쾌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에 보델린과 레나 사이의 아슬아슬한 감정적인 교류도 흥미로운 포인트로 기억이 된다. 여성의 인권을 낮게 보았던 시대에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도 그렇게 높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두 가지의 소재가 연결이 되니 더욱 강하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적어도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만간 기회를 만들어 전작이었던 <넬라의 비밀 약방>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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