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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패
미아우 지음 / 마카롱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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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역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 p.297
살다가 보면 생각보다 낭패를 당하는 일이 많다.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다르게 흘러가서 당황한다거나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망하게 되는 일을 말이다. 이것은 나의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당하게 되면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점점 내려놓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기대를 하지 않는 법이나 바라지 않고 시간에 맡기게 되는 마음가짐을 조금씩 노력하다 보니 이제는 낭패를 보는 일도 예전보다는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미아우 작가님의 장편 소설이다. 크게 스토리 라인을 상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전적 의미의 낭패를 생각해 관심이 갔던 작품이었다. 표지가 조금은 강렬하게 느껴졌던 것도 있었기에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재겸은 사람의 표정과 말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활용해 도박판에서 금전을 모은다. 그러던 어느 날, 재겸은 왕의 부름을 받는다. 벽파의 심환지에게 비밀 편지를 보내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진심인지 구분하라는 것이었다.
재겸은 아무도 몰래 왕이 내린 비밀 임무를 하면서 심환지에게 비밀 편지를 주고 그의 표정을 살핀다. 그러나 심환지는 재겸을 반대로 흔들어 혼란스럽게만든다. 거기에 재겸이 가지고 있는 과거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건이 펼쳐지기도 한다. 소설은 크게 정조의 비밀 편지와 재겸의 추적이라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역사 소설 자체에 큰 흥미가 없는 편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집중하면서 읽게 되었다. 특히, 부끄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때 배운 공통 한국사 시간 이후로 따로 공부할 일이 없다 보니 걱정허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큰 줄거리는 익히 알고 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두 가지 부분에 집중하면서 읽었으며,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사람의 표정과 말투 묘사이다. 재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있기에 정조와 심환지, 등장하는 인물들의 표정들이 비교적 세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사람들이 보통 표정을 보고 상대방의 심리를 읽는다고 하지만 그렇게 깊이 보지는 않는 듯한데 눈매와 입꼬리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로 진실과 거짓을 판별해내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는 작가의 말이다. 항상 소설을 읽으면 작가의 말과 평론 부분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고 한다. 내용이나 의도를 조금 더 파악하기 위함이며, 느꼈던 것과 다른 해석이 꽤 흥미롭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선시대를 배경을 소설로 집필한 이야기와 현실과 연관되어 있는 부분을 작가의 말에 담았다. 특히, 사람은 신뢰에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실수를 반복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니 움직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낭패의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고, 마음에는 깊게 남았던 작품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상적이었으며, 나름 추천하고 싶은 소설 목록에 포함을 시킬 수 있을 듯하여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