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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여인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새로운 세대, 새로운 출발, 새로운 약속이요, 한겨울에 들려오는 봄소식이 될 아이를. / p.17
이 책은 엘리스 피터스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SNS를 통해 캐드펠 수사 시리즈 개정판의 소식을 접했다. 사실 추리 장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는 작가님이었는데 그래도 조금 읽는다고 하는 지인들에게 많은 추천이 있었다. 그동안 추리 소설의 대가 애거사 크리스티 작가의 작품들마저도 읽지 않았는데 뭔가 호기심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다.
소설은 혼란스러운 내전 상황을 겪고 있는 1100년대를 담고 있다. 어느 날, 참혹한 상태로 한 수사가 발견된다. 이 수사는 입을 떼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로부터 사라진 귀족 남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어, 캐드펠 수사가 이를 만나기로 한다. 곧 인심 좋은 농부에게 보호되고 있던 동생 이브 위고냉을 발견하지만 남매와 여정을 함께했던 수녀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오던 길에 얼음에 갇힌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들에게 벌어진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어렵게 이해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1100년대의 이야기에서 낯선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더디게 읽혀졌던 것 같다. 거기에 영국의 역사를 모르다 보니 모든 것이 어려운 것투성이었다.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다면 후루룩 금방 읽었겠지만 360페이지 수준의 작품이었는데 네 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럼에도 책을 놓지 않았던 것은 스토리 라인에 호기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훨씬 더 매력적이고 잘 읽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종교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이다. 처음에 수사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경찰의 계급이나 수사와 관련된 호칭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끄럽게도 캐드펠 수사는 천주교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었다. 청빈, 정결, 순종을 서약하고 독신으로 수도하는 남자를 뜻하는 용어인데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내용이어서 너무 흥미로웠다. 그밖에도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천주교 하면 떠오를 수 있는 느낌이었는데 무교인 입장에서는 천주교에서 벌어지는 사건 미스터리가 흥미로웠다.
두 번째는 에르미나 위고냉이라는 인물에게서 든 생각이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듯하지만 이들 중에서 가장 독립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주위에서 아니라고 해도 끝까지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면서 이를 실행으로 옮겼다. 그 과정에서 사건들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에르미나의 모습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꼈다. 그러한 주체적인 성향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기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사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중 관심이 있는 작품은 다로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읽고 나니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더불어, 캐드펠 수사의 다정하면서도 세심한 모습들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아마 다음부터는 믿고 찾지 않을까 하는 좋은 예감을 주었다. 너무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