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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삼사라 서 1
J. 김보영 지음 / 디플롯 / 2024년 9월
평점 :



소원을 이루어주겠다. / p.8
이 책은 J.김보영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독자들에게 익숙한 그 김보영 작가님의 필명이다. 아주 예전에 SF 소설집 하나를 읽은 기억이 있다. 주변에서 추천도 많이 받았고, SF 소설 하면 떠오르는 작가님 중 한 분으로 알고 있어서 읽었는데 당시의 얕은 지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세계관이 너무 크고 웅장했고, 그것을 따라 가지 못해 읽는 내내 애를 먹었다. 그런데 이번 신작 발간 소식에 또 도전장을 내밀게 되었다.
소설은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에 위치한 연남동을 소재로 그려진다. 카마라는 무언가가 인간을 잡으려고 하지만 이를 노리는, 더 정확하게 말하면 카마를 잠재우려고 하는 퇴마사가 등장한다. 카마는 어떠한 인물이라기보다는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하나의 욕망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하다. 인물들에게서 카마가 자꾸 생성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역동적으로 대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너무나 어려웠다. 이렇게 큰 세계관을 가진 작품들을 읽은 적이 없어서 더욱 이해가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해리포터>, <듄>, <반지의 제왕> 등 판타지를 아우르는 작품들과 그동안 거리를 두었다. 그렇다 보니 마찬가지로 연남동이라는 친숙한 공간적 배경이 등장하지만 불교를 담고 있는 세계관이라든지, 조금은 낯선 카마나 퇴마사의 등장에 애를 먹었다.
세계관이나 내용들이 어렵기는 했지만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측면에서 흥미로웠다. 인간의 가장 밑바닥의 욕망을 다룬다거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당연하게 직면할 수 있는 감정과 갈등을 불교적인 분위기와 어울려 깊이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의 의문점이 들더라도 작품에서 드러난 메시지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여전히 완벽하게 이해했는지 묻는다면 반신반의로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작품의 세계에서의 인간사는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과연 등장하는 인물들이 2편에서는 어떻게 진행이 되어 질까. 줄거리를 소개하지 못한 상황에서 느낌만 적는 작품도 꽤 오랜만인 듯한데 여전히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드는 소설이어서 나름 신선하고 또 그 자체가 너무 재미있게 와닿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