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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마민지 지음 / 클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과 죽음의 거리감이 사라지며 뒤섞이기 시작했다. / p.29
겉으로 평온해 보이는 집이라도 내부를 들여다 보면 나름의 속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개인이 그렇듯 가정 역시도 멀리에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통용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집 역시도 가족관계의 큰 특이사항이 있었다. 리뷰에서도 종종 언급했던 것처럼 동생과 나는 쌍둥이가 아니지만, 쌍둥이처럼 자라온 관계다. 처음 들으면 모든 사람이 의문을 가진다. 나 역시도 그랬다.
제목처럼 가족관계의 특이사항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마민지 작가님의 에세이다. 우선, 가족의 특이사항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저자의 애도와 슬픔이라는 주제에 더욱 관심이 갔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이제 만으로 2년이 넘은 나에게 무엇보다 큰 공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확신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휴지를 손에 쥐고 페이지를 넘겼다.
에세이는 코로나에 감염된 어머니의 고백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때는 위드 코로나 시기였지만,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마침 전화기 너머 어머니의 목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직감한 작가님께서는 119에 신고했고, 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었다. 금방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어머니께서는 폐에 물이 차다가 결국 패혈증으로 가족들의 곁을 떠나셨다.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 보게 된 메모와 그에 대한 가족의 비밀이 담겼다.
술술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아마 자녀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듯하다. 나 역시도 읽는 내내 2년 전, 가족들의 상황을 떠올리게 되었고,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이 될 수 있는 일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미래의 일이 된다는 측면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남녀노소를 떠나 모든 독자에게 추천하는 에세이다. 생각보다 얕고 단순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무거운 축에 더 가까웠다.
개인적으로 책임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작가님께서는 반년 정도의 간병인이자 보호자가 되었던 분이다. 어머니께서 내과계 중환자실에 들어가면서 보호자로 많은 서류에 서명을 하셨을 뿐만 아니라 치료 비용을 부담해야만 하는 가장이 되셨고, 돌아가신 이후에는 장례 절차를 하나하나 챙겨야만 하는 상주가 되셨다. 사실 에세이에는 '책임'에 대한 내용은 드러나지 않지만, 유일한 자녀로서 느꼈던 그 책임감의 무게가 독자인 나에게까지 전해졌다.
경제적 능력이 없어 가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아버지, 가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누구보다 뛰었던 어머니, 어머니의 부재로 갑자기 가장이 되어버린 한 명의 딸. 이 가족은 어쩌면 정상 궤도에서 벗어났을지도 모르겠다. 읽는 내내 머릿속에 맴돈 의문 하나. 과연 정상 가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가족의 고정관념에서 멀어진 이들과 더 가까워지게 된다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공감의 회오리가 도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