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는 왼쪽에 - 『자본』의 세계사와 마르크스 없는 한국사회
강신준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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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세우고 지켜온 상식을 비웃는 '선을 넘는 일'들이 폭로되며, 그렇게 한 시대가 저물었습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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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는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주장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상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렇다. 사회나 세계사 시간에 살짝 배우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단지 지금의 한국 사회와는 조금 다른 사상이었고, 부정적인 뉘앙스로만 기억에 남았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서 점차 그 느낌마저도 흐릿해졌다. 마르크스주의가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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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의 대한민국에서 마르크스주의를 이야기하는 이 책은 강신준 작가님의 사회학 도서다. 사실 사회 분야의 도서를 종종 읽기는 하지만, 현재 노동자의 인권에 대한 주제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렇게 사회학 이론이나 역사를 다룬 책들은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 피하는 편인데, 제목을 보고 흥미가 생겼다. 내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는 주제일 것 같았다. 기대감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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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한 것과 같이,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가 오늘날의 사회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흔든 세계의 갈등과윤석열 전 대통령이 촉발한 한국의 갈등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들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갈등의 밑바탕에는 타인을 향한 혐오와 분노가 있다는 것이다. 갈등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이론을 다시금 되새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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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렵게 다가왔다. 교과서에서 배운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고, 그것을 현대에 적용시키는 것 또한 시간이 걸렸다. 사회학 분야의 책들을 자주 접했더라면 충분히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문체가 비교적 친절하게 기술되어 있는 편이어서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눈에 들어온 다음부터는 속도가 생겼다. 사회학 입문서를 찾는 독자보다는, 마르크스주의를 현재의 갈등과 연결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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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소련의 공동소유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책에 따르면 공동소유는 사적소유의 반대로, 사회의 주요 기반 시설과 개인의 자본을 국가에서 책임지는 구조를 뜻한다. 책에서는 미국의 민간 보험을 비판한 영화 <식코>를 예로 들어, 공동소유의 장점을 소개했다. 전공을 들으면서 자주 언급이 되었던 영화가 등장해서 반가운 마음과 함께 공공의료의 연장선으로 공동소유의 개념을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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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마르크스주의를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마르크스주의의 반대라고 볼 수 있는 자본주의사회의 국가인 대한민국이라면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거부감이 들 법한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노동자가 마치 부품처럼 굴러가는 사회, 남녀노소 온갖 갈등과 혐오로 가득한 사회에서 과거의 역사가 현재의 우리에게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해답을 주었다. 그것이 정답일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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