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니코라치우푼타 - 2022 제16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구병모 외 지음 / 강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니니, 코, 라, 치우, 푼, 타. / p.19

단편 소설집을 선호하는 사람으로서 매년 발간하는 수상작품집은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신간 중 하나이다. 사실 한 명의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단편 소설을 위주로 읽는 편이었는데 2020 년에 발간되었던 젊은 작가상 작품집을 읽으면서부터 여러 작가님들의 작품들이 실린 작품집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그동안 작품집은 보이는대로 구매하는 편이었는데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책이었다. 구병모 작가님과 김혜진 작가님의 작품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에서 참 인상 깊게 보았다.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을 받았던 백수린 작가님의 작품도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입문하자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2022년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구병모 작가님의 작품과 수상 후보작이었던 여섯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문학상이라는 느낌 자체가 주는 무거움 때문인지 몰라도 읽기 전에는 조금 부담감을 느꼈다.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수상했던 영화 작품만 보더라도 예술성과 전문성으로 난해했던 경험이 있었다. 문학을 배운 적이 없는 독자이기에 혹시 전문적인 문학성을 느끼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구병모 작가님의 <니니코라치우푼타>와 박지영 작가님의 <쿠쿠, 나의 반려밥솥에게>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다. <니니코라치우푼타>는 외계인을 만나고 싶다는 엄마의 부탁을 들은 딸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엄마를 모시고 있는 요양원으로부터 니니코라치우푼타라는 존재에 대한 전화를 받는다. 엄마께서는 어느 날부터인가 어렸을 때 보았던 외계인 니니코라치우푼타를 언급하면서 잊지 않고 있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는데 딸은 직업적인 정신을 발휘해 최대한 니니코라치우푼타와 엄마를 만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를 실행한다.

다른 작품들도 순간 웃음 포인트가 있었지만 가장 크게 웃었던 작품이었다. 처음에 제목을 보자마자 내용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사투리는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사투리를 일상처럼 사용하다 보니 글로 적을 수 없을 때가 많은데 그런 맥락으로 예상했었다. 제목의 의미가 나왔을 때에는 치매에 걸린 엄마의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떠난 듯한 느낌이, 니니코라치우푼타를 본 엄마의 반응을 보고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더불어, 치매에 걸린 엄마와 직업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딸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어 저릿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쿠쿠, 나의 반려밥솥에게>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부양하는 아들의 이야기이다. 선동은 이름의 의미처럼 속 하나 안 썩힌 막내 아들이다. 학원 운영으로 바쁜 누나와 아버지에게 무신경한 형은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고자 했지만 특별하게 직업이 없던 선동은 누나와 형에게 보수를 받고 전업 보호자로 뛰어든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친구를 발견했고, 금전을 위해 아버지를 돌보는 영상을 기획하게 된다.

구병모 작가님의 작품이 웃음과 함께 다가왔다면 이 작품은 씁쓸함으로 왔던 작품이었다. 밥솥 상호가 등장해서 나름 귀여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밥솥과 있었던 추억을 가진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내용만 놓고 보면 반어적인 의미 그 자체이다. 반려밥솥은 아버지이며, 이슈를 만들기 위해 아버지를 이용한 아들. 거기다 이름마저도 왜 하필 선동일까. 주관적이고도 굳세게 믿는 선함과 효도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새삼스럽게 실감했다. 또한, 이 소설이 더욱 씁쓸한 이유는 단지 환상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고 있는 지점이라는 것에 있었다. 머릿속에는 그동안 접했던 뉴스 기사들이 맴돌기도 했다.

청소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축복을 비는 마음>,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동감과 연대가 느껴졌던 <봄밤의 우리>, 인간의 한 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선에 대한 주관적인 관점을 생각하게 했던 <신의 한 수>, 전 대통령의 이야기가 신선했던 <어두운 골목길을 배회하는 자, 누구인가?>, 히로시마 피폭의 기억을 다룬 <당신의 히로시마>까지 개인적으로 두 작품만 언급했지만 다른 작품 역시도 인상적이었다. 

보통 단편 소설집에서 한두 작품 정도만 뇌리에 박힐 때가 많은데 드물게 모든 작품이 머릿속을 지배했던 소설집이었다. 젊은 작가상 작품집에 이어 앞으로도 믿고 볼 수 있는 단편 소설집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올해의 이야기가 기대되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브의 세 딸
엘리프 샤팍 지음, 오은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1월
평점 :
절판



책은 그녀에게 고국이자 동시에 영원한 도피처이기도 했다. / p.120

한때 무슬림 이민이 뉴스를 많이 다루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불과 몇 년 안 되었던 일이었고, 유럽에서 그들을 이민자로서 받아들일지에 대한 토론이 먼 나라인 대한민국에도 전해졌다. 당시에 주변 지인들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나도 모르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민자를 넓게 포용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무슬림이라고 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편견이 가득 생겼던 모양이다. 

이 책은 엘리프 샤팍의 장편 소설이다. 예전에는 터키라는 이름이 익숙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튀르키예라는 호칭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물음표를 가졌던 책이었다. 알고 보니 터키 문학이었고, 종교적인 혼란을 가진 내용의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금은 부정적인 느낌을 주었던 무슬림이 주제이다 보니 더욱 관심이 생겼다. 경험하지 못했던 주인공의 심리와 이야기라 듣고 싶어 읽게 되었다.

소설은 페리의 일화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페리가 겪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초대된 파티 장소를 가는 길에 겪었던 일들 위주로 전개하다 친구 두 사람이 등장한다. 무신론자이자 종교를 혐오하는 쉬린과 무슬림이지만 페미니스트인 모나, 그리고 가정 환경 내에서 종교적 혼란을 겪고 있는 주인공 페리까지 세 사람의 이야기이다. 또한, 페리가 믿고 있는 아주르 교수와의 일화도 함께 나온다.

처음에는 이브의 세 딸이 대체 누구인지 궁금했었다. 너무나 극단적으로 신을 믿는 어머니와 종교적인 관념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페리의 이야기를 보면서 어머니와 페리, 딸로 이어지는 삼대의 이야기일까 하는 예상도 했었다. 그러나 딸에 대한 종교적인 이야기는 크게 다루지 않았기에 이 또한 너무 궁금했다. 어느 정도 지점에서 쉬린과 모나가 등장하면서 제목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무신론자이기에 쉬린의 이야기에 큰 공감이 가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페리의 입장에서 읽게 되었다. 가장 큰 서사가 페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과거의 혼란이 너무나 와닿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유신론자인 어머니와 반대로 극단적인 무신론자인 아버지 사이에서의 고민도 컸을 텐데 종교적인 입장으로 페리의 집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상태에 이르렀다. 각자의 입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부모의 압박과 그 안에서의 공포는 참 답답하게 보였다. 사실 아이를 양육하면서 종교적인 잣대가 무시될 수는 없겠지만 그게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데 부모가 너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가정 내에서 노력하는 페리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또한, 아주르 교수의 이야기가 인상 깊은 지점이 있었다. 맹목적으로 종교에 빠져드는 것은 위험하고, 반대로 종교를 부정하는 것 또한 좋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듯했다. 그동안 종교에 대한 너무 한 가지의 관점에 몰입해 편협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안 좋을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에서 페리가 아주르 교수에게 너무 빠져든 것 역시도 경계해야 할 태도이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무슬림과 페미니스트는 다른 평행선을 달린다고 생각했는데 모나의 캐릭터 설정은 신선했다.

정보가 없어서 초반에는 용어를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동안 생소하게 느껴졌던 튀르키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부분이 생생하게 와닿기도 했었다. 생생하게 튀르키예 과거로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런 부분이 초반부터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는 아마도 저자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었던 것 같다. 두꺼운 페이지 수에도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읽을 수 있었다.

페리가 되어 혼란스러움을 겪었고, 아주르 교수가 되어 종교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렸으며, 친구들이 되어 다른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읽는 내내 튀르키예의 현재부터 사회, 종교에 이르기까지 낯섦과 새로움이 공존했던 소설이다. 그러한 점에서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치라 불린 사람들 - 지능과 관념 · 법 · 문화 · 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
사이먼 재럿 지음, 최이현 옮김, 정은희 감수 / 생각이음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래서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는 일은 늘 현재의 몫이었다. / p.8

백치라는 단어가 적어도 주변에서는 자주 들을 일이 없어서 생소하다는 느낌을 준다. 아무래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대상이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기에 단어 하나하나에 나름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이는 나 또한 자유롭지 않다.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입에 올릴 비속어 역시도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제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렇다 보니 백치는 소설에서만 가끔 보고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사이먼 재럿의 장애에 관한 책이다. 아무래도 늘 장애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니 다양한 도서를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최근에 읽었던 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다루었고, 인생 책 중 하나는 미국에서 장애인 인권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분의 자서전이다. 그만큼 주의 깊게 보고 있는데 정작 지적 장애를 다룬 책을 많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처음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인데 지적 장애를 다룬 책이라고 해서 읽게 되었다.

책은 삼 세기의 지적 장애의 역사가 순서대로 등장한다.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지적 장애의 역사가 아닌 서양의 역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역사적인 지식과 정신 치료라는 의학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러나 우생학을 알고 있었으며, 시설 감호나 자선, 신구빈법 등을 전공 시간에 배웠던 적이 있었기에 그 부분은 익숙하기도 했다.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지적 장애의 역사가 흥미로우면서도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첫 번째는 18 세기 백치의 개념이다. 백치는 선천적 바보로 외부와 단절되어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고대 시대에는 문맹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 시설 감호가 없었을 시기이기 때문에 백치는 지역사회 내에서 보호를 했었으며, 백치가 죄에 대한 경감의 이유였다. 물론, 사회적으로 비난하거나 조롱의 대상이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혐오와 경멸의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 중에서 글을 모르는 사람과 동일시되었다는 게 처음 알게 된 정보이기에 인상 깊었으며, 백치가 무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신 미약을 이유로 죄가 경감되는 현대 사회가 겹쳐서 보였다.

두 번째는 백치에 대한 도덕적인 관념이다. 현대에 이르러 백치는 도덕 박약자라는 관념을 가지게 된다. 이는 우생학에서 나와 최고의 수준인 도덕관념이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며, 악마로 국가적 관심을 받는다. 아무래도 지적 장애라고 하면 사회와 의료에 대한 정의는 어느 정도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데 도덕적인 잣대까지 있었다는 측면에서 생소했다. 이 또한 우생학에서 가지고 온 개념이라는 점에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몇 줄의 설명으로 느낄 수 있었다.

현재는 정신 장애와 지적 장애가 구분되어서 쓰이고, 또 사회에서도 어느 정도는 많이 인식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읽는 내내 대한민국에서 지적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인식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 백치라는 말은 자주 쓰이지 않지만 그와 비교할 수 있는 멍청이, 병신, 바보 등이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고 있는 지점을 떠올리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적 장애의 역사를 알 수 있어서 좋았지만 더 나아가 장애인에 대한 시각 또한 변화해야 됨을 다시금 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 손님 - 제26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윤순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식에 출신 성분이 어딨나. / p.116

프로그램을 돌리다 보면 새터민들의 생생한 증언이 나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채널을 붙잡게 되었지만 점점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가 소설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거짓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꿈을 가지고 고국을 떠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테니 말이다. 뭔가 다른 세계의 이야기인 것만 같은 느낌이다. SF나 그 이상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는 뜻이다. 

이 책은 윤순례 작가님의 연작 소설이다. 표지가 가장 눈에 들어왔던 책이다. 시골의 풍경을 그대로 전해 주는 것만 같은 포근한 느낌의 그림이 이야기를 궁금하게 했다. 줄거리를 볼 수도 있었겠지만 일부러 따로 찾아서 보지는 않았다. 가끔은 이렇게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펼치는 것 또한 기쁨이자 즐거움이므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읽게 되었다.

소설은 연작 소설로 모두 새터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살인 혐의를 받아 쫓기고 있는 철진과 그를 숨겨 주고 있는 연인 화은, 남한에서 남편을 만나 사과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선숙, 일하고 있는 집주인 여자의 맞선 자리에 대신 나간 화진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 소설에는 주인공과 이야기가 다르지만 연결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찾는 재미 또한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뱀의 의미이다. 소설에는 생각보다 자주 뱀이 등장한다. 표제작이었던 <여름 손님>에서는 낫으로 풀을 베는 도중 뱀이 나오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철진은 뱀은 발견해 두 동강을 내 밟아 죽인다. 그리고 결국에는 독사에게 물리기까지 한다. 그밖에도 <저 멀리서 하얀 불꽃이>에서는 황 사장이 뱀을 기절할 때까지 밟으며, <심 봤다>에서는 주인공이 짝짓기하는 뱀을 보기도 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소설 안에 있는 인물들의 상황과 심리를 대변한다고 느껴졌는데 마치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짝짓기하는 모습 또한 몸을 섞는 이성의 사람들의 모습이 표현되는 듯했다. 뱀을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자극적인 모습들로 느껴지기는 했지만 이 또한 그들을 보는 것 같아 서글펐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다. 남한에서 잘 적응하는 선숙이 있지만 대부분 등장하는 인물들은 몸을 주거나 허드렛일을 하면서 근근히 살아가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살아간다. 그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사랑도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이다. 고용주들의 나쁜 심보도 그냥 묵묵히 이겨내고 견디고 있다. 그러한 지점이 마음이 아렸다. 하나원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적응을 돕는다고 하지만 과연 하나원을 나온 그들은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인정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이 부분은 고민할 필요성을 느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물론, 그들의 입장이 되었던 경험이 없었기에 모든 감정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소설이 주는 여운은 깊이 생각해 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새터민들에 대한 감정과 느낌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어서 이 부분이 참 만족스러웠던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편집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 35년 베테랑이 전하는 강력한 첨삭지도, 예비편집자 생존 매뉴얼
배경진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었을 때의 괴로움도 있습니다. / p.8

이렇게 리뷰를 적기 시작하면서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가보지 못했던 직업에 대한 미련이다. 지금 나이의 딱 반토막 정도만 전으로 돌아간다면 편집자 또는 작가의 길로 가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너무나 좋아하고 또 글을 쓰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 중 하나로서 이를 직업으로 삼게 된다면 만족도가 올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람을 돕는 일 역시도 좋아해서 이렇게 직업으로 삼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배경진 작가님의 편집자 실용서이다. 편집자에 대한 정보는 유튜브에 등장하는 분들을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기는 하지만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편집자에 대해 궁금해 읽게 된 책이다. 또한, 전문적인 편집은 아니더라도 회사의 소식지를 만들어 낼 사람이기에 그 지점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편집자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담긴 책이다. 직업 자체가 생소한 독자들에게는 편집자를 알려 주고, 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고, 이미 직업인 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기본을 다시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에는 생소하면서도 관심이 있는 독자이기 때문에 편집자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고, 조금 더 열망이 생겨 편집자의 길을 걷게 된다면 가이드라인까지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파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자기소개서 부분과 출판사의 현재를 다룬 부분이 흥미로웠다. 사실 자기소개서는 작년부터 가장 많이 적었기에 관심이 있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출판사 취업에 맞는 자기소개서 설명 부분이었지만 예비 편집자가 선배의 조언을 듣고 수정한 자기소개서가 전과 후로 비교되어 실려 있는데 확실히 수정 후 자기소개서는 읽는 것이 더욱 수월했다. 단순하게 스토리텔링으로 끝날 일이 아닌 진정성과 출판사에 대한 생각, 자신의 가치 등을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의 취업준비생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출판사의 현재를 다룬 파트는 뭔가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를 들었던 느낌이었다. 출판사 유튜브를 구독하거나 블로그를 보면서 어느 정도 출판사의 이야기를 듣거나 보았겠지만 이렇게 수치를 통해 객관적으로 볼 일은 드물었다. 2020년 기준 신종 발행 부수와 종별 발간 비율을 가시적으로 읽고 나니 뭔가 새로우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비해 평균 발행 부수 자체는 낮아졌지만 신간 발행 종수는 늘었다는 사실이 그만큼 다양하고도 질 높은 도서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또한, 임프린트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이 책을 통해 하나 배울 수 있었다.

그밖에도 편집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 서평과 관련된 카페 소개 등이 도움이 되었다. 사실 편집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 sbi나 한겨레 출판 편집 스쿨 등을 검색해 보기도 했었다. 그 과정에서 이미 알게 된 사실도 있었지만 편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 그리고 그게 배경이 되는 드라마와 영화 추천은 호기심이 생겼다. 직업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를 찾아서 보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책과 관련된 카페에서 진행하는 서평이벤트에 관심이 많았기에 몰랐던 정보를 알았다는 점에서 좋았다.

편집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이 실리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편집자에 대해 아직까지는 문외한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현실적으로 와닿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던 직업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은 꽤 크게 다가왔다. 아마도 편집자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편집자의 세계를 사실적이면서도 긍정적으로 알 수 있었던 만큼 참 만족스러웠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