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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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달 보러 가면 안 될까? / p.8

얼마 전 슈퍼 블루문이 떴다. 밖에 나가서 보기에는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기에 본가 베란다에 서서 달을 관찰했는데 블루문은 잘 모르겠고, 슈퍼 문은 맞은 듯했다. 지금까지 보았던 달 중에서는 가장 크게 보였는데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휴대 전화의 카메라가 제대로 담지 못했다.

이 책은 최윤석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슈퍼 블루문을 예상하고 고른 책은 아니었지만 재난을 다룬 디스토피아 작품들이 생각보다 흥미롭게 읽혀질 때가 많아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특히, 띠지에 있는 추천사가 가장 눈길을 끌었는데 조예은 작가님의 작품도 좋아하고, 디스토피아를 주제로 했던 작품들이 아직까지도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데 추천한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은 상혁과 정아라는 이름의 부부, 그리고 딸 수진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십 년 하고도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수진은 상혁과 정아에게는 누구보다 소중한 딸이다. 슈퍼문을 보기 위해 나왔던 날에 상혁과 정아는 수진을 잃는다. 그것도 갑자기 하늘로 올라가는, 말이 안 되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러면서 그 당시 수진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아는 필사적으로 수진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상혁은 이러한 현실에서 마음을 내려놓은 듯하다.

또 다른 인물로 해준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해준은 총리인 운택의 아들이다. 그러나 권력과 명예에 눈이 먼 운택은 해준을 버리다시피 했다. 이러한 아버지에게 복수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 과학잡지기자로서 일을 하던 중 아이들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내용의 글을 보게 되고, 이를 취재하기로 결심한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아이들이 하늘로 올라간 이유와 그것을 파헤치는 이들의 내용을 담고 있다.

생각보다 책의 두께가 있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소설이라는 예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페이지를 펼쳐서 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은 내용이었고, 스토리가 주는 몰입도가 꽤 상당했다. 인물들에게 각각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어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답답하기도 했다. 약간 비현실적인 판타지 작품에도 보기 드물게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 깊게 남았다. 첫 번째는 부모의 심정이다. 사실 결혼을 하지 않은, 출산과 양육은 더욱 할 가능성이 없는 미혼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크게 공감이 되지 않을 부분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황당하게 자녀를 하늘로 보낸 정아의 마음, 같은 날에 자녀들을 똑같이 보낸 부모의 심정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이가 어떠한 일로 사라졌을 때 부부 관계가 생각보다 많이 흔들린다는 내용을 본 적 있었다. 그런 지점에서 그 문장이 떠올랐고, 정아에게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었다. 그것보다 자녀를 둔 동생의 입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공감이 됐다.

두 번째는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다. 운택은 사실 NASA 출신으로 과학계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순수하게 과학이라는 학문에 매진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는 자신의 입지와 명예에 욕심을 부렸고, 결국은 과학자보다는 정치인으로서 살아간다. 그런 상황에서 이기적으로 자신만 생각해 아들인 해준을 그렇게 버리기도 했다. 아이들이 하늘로 올라간 게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생각이 들었던 점은 인간의 과도한 욕심으로부터 비롯된 인재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겠다는 것이다.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 국민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한 그 못된 생각으로 아이들이 희생되었고, 어떤 가정들은 파괴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새삼스럽게 욕망의 무서움을 깨닫게 됐다.

부정적인 감정들 안에서 피어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사랑과 감정들은 다른 의미로 와닿았다. 저렇게 악질의 인간들도 있지만 그 안에서 같이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선한 인간들도 있다는 사실이 느껴지면서 그래도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간애와 인간 부정까지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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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장아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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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지 못한 감정이 가득 차올라 있었으므로. / p.19

성장 소설이 주는 의미가 크다. 예전에는 유치하다는 생각으로 읽지 않았던 장르였는데 성인이 되고 종종 일상생활이 지칠 때마다 찾게 되는 소설을 찾다 보니 성장 소설이 떠올랐다. 주 타깃이 아무래도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면서 위안과 격려를 해 주는 이야기들이 많다. 성인 역시도 처음이다 보니 여러 문제들로 마음 상할 일, 또는 방향을 잃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성장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찾아가게 된다.

이 책은 장아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성장 소설이라는 점이 가장 끌렸다. 요즈음 직장생활을 하면서 도저히 마음이 잡히지 않아 많은 문제들이 생겨 고민이다. 예전에 비해 책을 읽는 속도가 더딜 정도로 혼란스러움이 드는 와중에 성장 소설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뭔가 답을 찾고 싶어서 고르게 된 책이다.

소설에는 총 네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준후라는 남자 아이, 그리고 새별, 희미, 민진이라는 여자 아이이다. 세 명의 친구들은 준후를 모두 마음에 두고 있는 듯하다. 특히, 초반에는 희미의 입장에서 그려지는데 준후를 좋아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령한 나무를 찾아가 준후와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 참이었다. 소원을 빌고 가던 중 준후가 민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다. 질투에 휩싸인 희미는 준후에 대한 감정을 홧김에 털어놓게 된다.

그 순간 준후가 곤줄박이라는 새로 변화한다. 영문을 몰라 당황하고 있던 민진과 희미 사이에 새별이 등장하고, 셋은 준후를 어떻게든 다시 인간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한다. 각각의 개성이 너무나 확실한 캐릭터인 세 친구는 삐걱대면서도 함께 목표를 위해 만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준후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들의 여정과 세 친구의 과거가 담겨 있다.

역시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등장하는 인물들 자체가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점에서 당시 느끼는 감정들이 아마 현재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의 보편적인 정서가 아닐까 싶었다. 거기에 판타지 장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어렸을 때 누구나 들었을 법한 신령이 깃든 나무를 주제로 했다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읽으면서 묘하게 마을에 하나씩 있다는 당산나무가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희미의 감정이다. 네 명의 등장 인물 중 가장 표면적으로 감정이 드러나는 인물이 희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별은 그냥 지나가는 말로, 민진은 그마저도 뚜렷하게 준후에 대한 감정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희미는 다른 이성인 민진과 함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질투에 휩싸여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 이 감정이 묘하게 공감이 되었다. 사랑을 했던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이가 다른 상대와 있는 것만 보더라도 느껴지는 마음을 이해하지 않을까. 특히, 사춘기 소녀라는 점에서 풋풋하고도 귀엽게 그려졌다.

두 번째는 동양스러운 분위기이다. 언급했던 신령이 깃든 나무로부터 시작해 내용 자체가 한국스러운 정서가 많이 드러난다고 느껴졌다. 나무에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고 넋과 혼에 대한 이야기, 사람이 어떤 동물로 변화한다는 설정 등이 그렇게 느껴졌다. 판타지 작품에 크게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옛날 설화들이 떠올랐기 때문인 듯하다.

더불어, 성인이 되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흐른 것들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우리가 편리함을 위해 하나씩 파괴했던 자연환경들이 넋을 잃었다. 직접적으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읽는 내내 이러한 부분에서 나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세 친구들이 준후를 아끼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순수한 행동들이 하나씩 변화되었듯 나 역시도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을 잊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조금씩 변화하다 보면 무언가가 긍정적으로 나아지지 않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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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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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막 어두워질 참이고, 나는 홀로 정글에 있다. / p.20

한참 호기심이 왕성해 동물을 좋아할 시기에는 동물의 왕국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사자와 호랑이, 고래와 상어 등 일상생활에서 볼 수 없는 동물들이 등장하니 신기했다. 물론, 실제로 본다면 무서워서 부모님 뒤로 숨었겠지만 어쨌거나 브라운관 너머의 동물들은 나에게 해를 가하지 않으니 참 흥미로웠던 것 같다.

그때는 커서 사파리 여행을 가는 게 커다란 꿈이었다. 혼자 여기저기 다닐 수 있는 어른이 되면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장래희망을 묻는다면 과학자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까. 그러나 성인이 되어 지금 똑같은 질문을 듣게 된다면 사파리는 전혀 예상에도 없을 것이다. 세상이 더 무섭지만 아직 경험하지 않은 사파리는 그만큼 무서운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삶도 정글이지만 그곳도 정글이다.

이 책은 로라 콜먼의 에세이이다. 사실 퓨마와 치타를 구분하는 법조차 모르는 동물의 문외한이다. 차라리 시베리안 허스키와 아메리칸 말라뮤트를 구분하는 게 더 쉬울 정도로 개는 좋아하지만 쉽게 볼 수 없는 야생의 동물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그저 무서운 동물이라고 각인이 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인간과 퓨마가 친구가 된다는 내용이 참 흥미롭게 와닿았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인간의 안전은?'이라는 물음이었는데 그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어 선택하게된 책이다.

저자는 영국에서 무료한 삶을 보냈다. 어느 하나 정착한 직업이 없이 여러 일을 하면서 자신이 살아갈 이유를 찾는 것 같았는데 뭐 하나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볼리비아로 여행을 떠난다. 그것도 생츄어리 자원봉사자 공고를 보고 말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생츄어리는 보호소 같은 개념으로 보이는데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구역을 뜻한다. 그동안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그것도 즉흥적으로 자원봉사자로서 그곳에 머문다.

생츄어리는 그야말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갑자기 소리를 내면서 돼지가 뛰쳐나오고, 흔히 말하는 푸세식 변기의 위생은 말할 것도 없었다. 심지어 자는 공간마저도 원숭이들과 함께 보내고, 거머리를 비롯한 다양한 벌레들이 사람들의 피를 노린다. 또한, 담당하게 된 동물은 와이라라는 이름의 퓨마이다. 지금까지 본 적도 없던 맹수를 산책시키게 된 것이다. 어차피 짧게 머물 계획이기는 했지만 비위생적인 주변 상황과 와이라를 본 순간 하루라도 빨리 생츄어리에서 탈출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왜 돌아가지 못하고 연장했을까. 돌아갔지만 왜 다시 이곳을 오게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다. 저자는 생츄어리에서 원숭이, 새, 퓨마 등 다양한 동물들과 교감을 한다. 같이 잠을 자기도 하고, 밥을 먹고, 더 나아가 볼일을 볼 때에도 동물들이 옆에서 본다. 모든 것을 다 본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무섭게 느껴졌던 동물들은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었고, 여러 이유로 세상을 떠난 동물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울기도 했다. 그러나 약간 의아한 점은 그런 동물들에 비해 막상 와이라와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여졌다는 것이다. 와이라는 저자를 물어버린다거나 으르렁대는 등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저자의 일방적인 짝사랑처럼 보이기도 했다.

두 번째는 환경이다. 이 책에서는 환경을 보호하자는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메시지는 다루지 않는다. 그저 생츄어리에서 벌어진 일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심지어 저자의 감정과 생각이 담기기도 하지만 환경에 대한 부분에서만큼은 최대한 절제한 듯 보였다. 생츄어리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생긴다. 나라의 발전은 좋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비롯되어 동물들의 터전인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기에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성을 느꼈다.

드라마틱하게 '나와 와이라는 친구가 되었어요.'라는 메시지로 와닿았다면 오히려 소설의 이야기처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가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유와 목적으로 생츄어리에서의 자원봉사로 찾아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부분, 환경보다는 동물에 대한 사랑 하나로 비위생적인 생츄어리를 잊지 못하는 부분들이 흥미로우면서도 인상 깊게 다가왔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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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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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교감, 그리고 더 나아가 교감으로 인간이 변화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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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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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안 변합니다. / p.51

여러 리뷰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을 믿는 사람 중 하나이다. 사회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그래도 인간은 선함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언제부터 가늠할 수는 없지만 성악설로부터 조금씩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인간의 생존 본능으로는 선보다는 악이 더 유리할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이론에 대해 깊이 연구한 적은 없다.

이 책은 임야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책의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사회학이나 심리학 분야의 도서인 줄 알았다. 과연 선과 악은 유전이 될까. 개인적인 경험을 따지고 보면 유전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께서 선악을 받았다고 한다면 적어도 그 부분은 형제자매와 비슷한 편일 텐데 그것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성향 자체가 반대다. 선악을 보는 시야 역시도 서로 다르다. 그렇다 보니 제목만 보고 호기심이 들어 선택한 책이다.

소설은 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 남자는 부인을 잃었고, 곧 추운 툰드라의 어느 지역으로 떠난다. 어머니인 노파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떠나는 지역이 어머니께서 살았던 도시이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리센코 후작은 추위에 강한 형질을 만들기 위해 20년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홀로드나야라는 마을을 만들어 남자 250명, 여자 250명과 함께 생활하는데 이들은 매일 얼음이 있는 시냇물에서 시간을 버티고 이를 못 참았을 시에는 식사를 배급받지 못한다거나 과한 처벌을 받는다.

어머니는 리센코 후작으로부터 기적이라는 호칭을 받을 정도로 애정을 얻는 인물이었다. 누군가는 추위를 견디다 또는 배가 고파서 죽음에 이르는 경우까지 있었는데 어린 나이의 어머니는 이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신체 조건이 좋은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되자 남자와 여자를 강제로 결혼을 시켜 출산을 하게 만들었고, 태어난 아이들도 예외없이 추위에 노출시켰다. 그러나 이를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되었다. 어머니 역시도 과거에 두 아들을 그렇게 보냈다. 어머니께서 홀로드나야에서 있었던 이야기와 리센코 후작을 비롯한 인간의 탐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참 인상 깊게 남았다. 첫 번째는 인간의 악에 대한 이야기이다. 리센코 후작의 성질은 그야말로 인간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잔인했다. 연구자로서 이론을 증명해 나라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의 업적을 이루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하지만 방법이 너무 잘못되었다. 중후반부에 이르러 리센코의 행동을 보면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밖에 남지 않은 듯했다.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너무 불편했고, 홀로드나야의 성장한 인간들에 대한 연민을 느꼈다.

두 번째는 악의 유전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인간의 악한 본질만 드러난 줄 알았다. 이게 무슨 유전의 이야기인지 싶었다. 유전이라고 한다면 차가움에 강하게 발현되는 형질 정도 되지 않을까. 악과 유전 사이의 관계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후반부를 지나 결말을 보는 순간 뒷통수를 크게 얻어 맞았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한편으로는 반전 소설로 착각하기까지 했는데 제목이 바로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공간적 배경이 대한민국이 아닌 러시아라는 점과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해 생각보다 더디게 읽혀졌지만 주제 자체는 참 흥미로웠다. 특히, 역사적 배경과 유전에 대한 이론이 접목되다 보니 비전문가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덮고 악의 유전학에 대해 질문을 한다면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뭔가 심오한 느낌을 주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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