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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장아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8월
평점 :

고백하지 못한 감정이 가득 차올라 있었으므로. / p.19
성장 소설이 주는 의미가 크다. 예전에는 유치하다는 생각으로 읽지 않았던 장르였는데 성인이 되고 종종 일상생활이 지칠 때마다 찾게 되는 소설을 찾다 보니 성장 소설이 떠올랐다. 주 타깃이 아무래도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면서 위안과 격려를 해 주는 이야기들이 많다. 성인 역시도 처음이다 보니 여러 문제들로 마음 상할 일, 또는 방향을 잃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성장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찾아가게 된다.
이 책은 장아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성장 소설이라는 점이 가장 끌렸다. 요즈음 직장생활을 하면서 도저히 마음이 잡히지 않아 많은 문제들이 생겨 고민이다. 예전에 비해 책을 읽는 속도가 더딜 정도로 혼란스러움이 드는 와중에 성장 소설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뭔가 답을 찾고 싶어서 고르게 된 책이다.
소설에는 총 네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준후라는 남자 아이, 그리고 새별, 희미, 민진이라는 여자 아이이다. 세 명의 친구들은 준후를 모두 마음에 두고 있는 듯하다. 특히, 초반에는 희미의 입장에서 그려지는데 준후를 좋아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령한 나무를 찾아가 준후와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 참이었다. 소원을 빌고 가던 중 준후가 민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다. 질투에 휩싸인 희미는 준후에 대한 감정을 홧김에 털어놓게 된다.
그 순간 준후가 곤줄박이라는 새로 변화한다. 영문을 몰라 당황하고 있던 민진과 희미 사이에 새별이 등장하고, 셋은 준후를 어떻게든 다시 인간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한다. 각각의 개성이 너무나 확실한 캐릭터인 세 친구는 삐걱대면서도 함께 목표를 위해 만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준후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들의 여정과 세 친구의 과거가 담겨 있다.
역시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등장하는 인물들 자체가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점에서 당시 느끼는 감정들이 아마 현재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의 보편적인 정서가 아닐까 싶었다. 거기에 판타지 장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어렸을 때 누구나 들었을 법한 신령이 깃든 나무를 주제로 했다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읽으면서 묘하게 마을에 하나씩 있다는 당산나무가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희미의 감정이다. 네 명의 등장 인물 중 가장 표면적으로 감정이 드러나는 인물이 희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별은 그냥 지나가는 말로, 민진은 그마저도 뚜렷하게 준후에 대한 감정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희미는 다른 이성인 민진과 함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질투에 휩싸여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 이 감정이 묘하게 공감이 되었다. 사랑을 했던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이가 다른 상대와 있는 것만 보더라도 느껴지는 마음을 이해하지 않을까. 특히, 사춘기 소녀라는 점에서 풋풋하고도 귀엽게 그려졌다.
두 번째는 동양스러운 분위기이다. 언급했던 신령이 깃든 나무로부터 시작해 내용 자체가 한국스러운 정서가 많이 드러난다고 느껴졌다. 나무에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고 넋과 혼에 대한 이야기, 사람이 어떤 동물로 변화한다는 설정 등이 그렇게 느껴졌다. 판타지 작품에 크게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옛날 설화들이 떠올랐기 때문인 듯하다.
더불어, 성인이 되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흐른 것들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우리가 편리함을 위해 하나씩 파괴했던 자연환경들이 넋을 잃었다. 직접적으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읽는 내내 이러한 부분에서 나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세 친구들이 준후를 아끼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순수한 행동들이 하나씩 변화되었듯 나 역시도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을 잊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조금씩 변화하다 보면 무언가가 긍정적으로 나아지지 않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