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 엘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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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존재한다는 건 이런 느낌이었다는 것. / p.65

무언가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가지는 않지만 나도 모르게 딱 하나에 꽂힐 때가 있다. 가령, 단어 하나가 갑자기 떠올랐는데 거리감이 든다거나 단어의 존재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등 남이 듣는다면 조금 이상하다 느낄 정도의 감정과 느낌이다. 나 스스로, 또는 살아가는 이유까지 세상에는 의미를 부여할 일들이 많은데 왜 종종 이렇게 허무맹랑하게 생각하게 되는지는 나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은 수잰 스캔런이라는 작가의 에세이다. 얼마 전 정신과 의사 에세이 <어떤 마음은 설명되지 않는다>를 읽었다. 하반기 최고의 에세이라고 느낄 정도로 인상 깊게 읽은 책이어서 지인에게 추천했고, 그 지인으로부터도 호평을 들었다. 이렇게 시니컬하게 자신을 이야기하는 책이 너무 좋았다는 후기였다. 자연스럽게 정신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비슷한 주제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이후 일 년 정도 흐른 뒤에 새어머니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약간의 가족 내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저자는 자살 기도를 했고,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살아간다. 삼십 대에 정신병원에 자발적으로 입원하면서 만난 병동의 사람들과 혼란스러웠던 가정사, 더 나아가 삶을 지탱하게 해 주었던 책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각보다는 어렵게 다가왔던 책이었다. 에세이여서 조금 쉽게 생각했는데 저자의 이야기가 점점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이를 이해하는 게 조금 어려웠다. 거기에 등장한 책들을 전혀 읽지 못한 상황이어서 하나하나 검색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그럼에도 도전 정신과 흥미를 가지고 끝까지 완독했다.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이었는데 이틀에 나누어 여섯 시간이 넘게 걸렸다. 주말은 이 책 하나로 쭉 보낸 듯하다.

개인적으로 제목 그 자체로 '의미'에 대해 생각하면서 읽었다. 읽는 내내 글쓰기와 책뿐만 아니라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 그 이상으로 많은 것들에게 의미를 부여한다고 느껴졌다. 정신병원이 스치고 지나가야 할 곳임을 알고 있지만 그곳에 오래 머무는 집처럼 생각했고, 뒤라스와 시그리드 누네즈 등 유명한 작가들이 저자에게 주는 영향과 그들 삶의 의미마저도 크게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이렇게 확장되어지는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흥미롭게 와닿았다.

한 명의 백인 여성으로서 사회에서 느끼는 시선들과 페미니즘 등 다소 꺼내기 어려운 주제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분명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책이었고, 스스로 도전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선택해 읽은 것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단순하게 한 사람 개인의 정신질환 투병기, 아니면 정신병원 입원기 수준의 가벼운 책이었더라면 실망했을 것 같았던 책이었다. 이렇게 어려운 게 참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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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팡파르 - 현대의 돈과 광고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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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변화에서 눈을 돌린 사람부터 탈락한다. / p.9

이 책은 니시노 아키히로라는 작가의 자기계발서이다. 원래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는 편에 속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다고 부자가 될 것 같으면 진작 많은 이들이 이미 부를 축적하지 않았을까, 하는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꿈과 돈>이 참 흥미로웠다. 여전히 그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이 작가의 작품은 하나 정도 더 읽어도 괜찮겠다 싶어서 선택한 책이다.

책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이 주제가 된다. 작가의 <굴뚝 마을의 푸펠>이라는 그림책을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이는 일본 크라우드 펀딩의 역사가 되었고, 많은 투자자를 모았다. 주된 내용이 바로 이 제작에 관한 이야기다. 자기계발서의 특성상 에세이처럼 일화를 끄집어내는 것보다는 할 수 있게 된 비결을 담았다. 전작보다는 조금 더 실용적인 측면이 드러나는 책이었다.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을 종종 참여한 적이 있지만 그렇게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 주는 내용이어서 굳이 깊게 이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거기에 무엇보다 작가 개인의 경험이 녹아 있기 때문에 더욱 신뢰감을 가지고 완독했다. 250 페이지 전후의 책이었는데 한 시간 반만에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림책 제작과 저작권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언급했던 <굴뚝 마을의 푸펠>은 일반 그림책과 다른 방식으로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바로 분업화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쓰는 사람, 배경을 그리는 사람, 인물을 그리는 사람 등 하나하나 다른 작가가 있었다. 그림책이 이렇게 분업화가 되지 못한 이유가 나오는데 충분히 납득이 되었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유여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또한, 저작권을 가지고 있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다. 그림을 사용하겠다는 연락이 오면 대부분 승인했다고 한다. 심지어 AV 관련 업종에서도 문의를 주었는데 오히려 색다르다는 생각에 승인했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그림책의 그림을 사용하는 이들이 광고해 주고 있는 것이며, 신용도가 올라간다는 점에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측면이어서 신선하게 다가왔던 부분이다.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직종이 다르기는 하지만 인지도나 홍보를 종종 해야 되는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해답을 얻기도 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작가의 트인 시야가 부러웠다. 대체 어떻게 생각을 해야 이렇게 실행으로 옮기고,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전작이 생각의 시작을 열어 주었다면 조금 더 깊고 넓게 펼치게 해 준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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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돈 - 모든 꿈이 실현되는 미래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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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당신의 미래를 죽인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 p.18

이 책은 니시노 아키히로라는 작가의 자기계발서이다. 불과 몇 년 전의 나라면 제목만 보고 바로 담을 쌓았을 것 같은 책이다. 몇 년 전에 발간된 <꿈은 없고요,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에세이가 나의 희망사항이기 때문이다. 굳이 큰 돈을 벌어서 백만장자가 되겠다는 생각마저 없었고, 꿈조차도 없었다. 그냥 현실에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관심이 가서 선택했다.

저자는 일본의 코미디언이자 그림책 작가이다. 누군가는 사기꾼이라고 하지만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다양한 일을 해냈고, 수십 억을 벌었다. 작가로서도 성공한 인물의 이야기다. 책의 시작은 경제적인 이유로 자살하는 일본의 현실을 언급했고, 돈 때문에 죽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돈과 꿈은 어느 하나만 쫓을 수 없는 관계이므로 이에 대한 편견을 다시 정립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술술 읽혀지기는 하지만 조금 어렵게 다가왔던 책이었다. 그동안 자기계발서 자체에 큰 흥미가 없는 독자여서 여기에서 드러난 지식들이 낯설었다. 특히, 3장의 NFT는 전혀 모르는 분야여서 챗 gpt나 검색의 도움을 받아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반면, 그림이나 예시가 비교적 잘 드러나서 초반의 1장과 2장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읽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 2장 커뮤니티 편의 번외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파트는 빚은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을 깨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은 돈의 사용 방법 다섯 가지를 언급하는데 소비, 낭비, 투자, 투기, 예금으로 나누어진다. 소비는 일상생활을 이어 나기기 위한 돈, 낭비는 사치에 사용되는 돈, 투자는 미래의 나를 위해 쓰는 돈, 투기는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돈, 예금은 모으는 돈으로 표현된다. 더불어, 좋은 빚의 예시가 등장한다.

빚을 극단적으로 싫어했던 사람으로서 도움을 받았던 파트이기도 하다. 신용카드도 하나의 빚이라는 생각에 삼십 년이 넘게 체크카드 하나로 어떻게든 살았는데 불과 몇 개월 전에 우연한 기회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빚이 좋고 나쁜 것이 어디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내용을 읽다 보니 좋다기보다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빚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공감이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실질적인 물고기를 쥐어주는 느낌은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NFT나 돈을 모을 수 있는 수단에 대해 언급하기는 하지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보다는 멘탈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과 꿈의 균형을 찾기 위해 땅을 고르는 과정에 읽는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직설적으로 자신감 있게 툭툭 던지는 문체이 신뢰감 있게 다가왔다. 여러 모로 흥미로웠던 내용을 담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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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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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유의 가능성을 다시 상상할 필요가 있었다. / p.207

이 책은 벤 매킨타이어라는 작가의 논픽션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역사 시간에 자주 듣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일제강점기 정도의 지식에 머물러 있다. 그것도 대한민국이 연관되어 있는 범위의 역사만 좁게 알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의 유럽의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독일의 나치즘은 거의 아는 것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시대가 궁금해져서 선택한 책이다. 부담과 함께 기대감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작은 도시에 있었던 콜디츠 수용소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다른 감옥과 다르게 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웅장한 형태를 띄고 있다. 콜디츠는 일반 수용자들이 아닌 포로를 위한 감옥이다. 영국과 폴란드, 프랑스 등의 장군들이 모인 곳이었다. 우리가 익히 보고 들었던 감옥과는 조금 다른 형태다. 콜디츠를 벗어나기 위해 탈출하고자 하는 이들과 그들을 붙잡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술술 읽혀졌지만 그만큼 어려웠던 책이었다. 우선, 스토리가 몰입감이 넘쳤다.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하나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수용소에 있는 인물들이 워낙에 많이 등장한 탓에 이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또한, 번역체 특유의 문장이 낯설게 다가와서 오래 붙들고 있었다. 약 이틀에 걸쳐 여섯 시간 넘게 걸린 듯하다.

개인적으로 콜디츠와 다른 수용소의 차이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언급했던 것처럼 나치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이지만 그동안 종종 소설이나 논픽션에서 읽었던 나치 수용소는 열악 그 자체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간이 먹기에 턱없이 부족하고도 불량한 식사가 겨우 제공되었고,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서 딱 숨만 붙을 정도의 장소여서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던 기억도 있었다.

여기에서 표현된 콜디츠는 부자의 감옥 같은 느낌이었다. 적십자사로부터 담배와 기호 식품들을 제공받을 수 있고, 활동의 자유도 있었다. 책까지 제공이 되어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을 빌어 보면 성적인 쾌락을 채우기가 힘들 뿐 인간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급과 인종 차별 등 수용소 밖의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 부분이 참 신기했다.

책을 덮고 나니 콜디츠 수용자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콜디츠에서 왜 많은 이들이 미쳐갔던 것일까. 아니, 왜 탈출을 감행하면서 목숨을 걸었던 것일까. 그리고 내가 그곳의 수용자라면 그 현실에 안주했을까, 아니면 그들과 같이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을까. 전반적으로 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채웠던 책이었다. 정답은 없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대답은 하게 될 것 같다. 그들은 자유 아닌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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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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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느낌에 사로잡힌 것도 잠시였다. / p.18

이 책은 아오야마 미치코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예전부터 종종 작가의 작품을 읽었던 것 같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달이 뜨는 숲>까지 총 네 권을 읽었다. 모두 일정한 플롯을 따라 흘러가는 이야기이지만 이상하게 질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신작이 기대가 되었다. 특히, 올해는 이 작가의 작품을 읽지 못했다는 점에서 신작이 반가웠다.

소설은 번화가에서 일어난 이상한 말 한마디로부터 시작된다.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의 한 남자가 프로그램의 인터뷰에 알 수 없는 말을 던진다. 그것은 바로 인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오후 다섯 시까지 이를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SNS에서 퍼진다. 직접적으로 왕자를 보았거나 간접적으로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연작 소설의 형태로 펼쳐진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작가의 작품이 흘러가는 방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래서 읽기 전에도 부담보다는 반가움이 더욱 컸다. 지금까지 읽었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 아예 비슷하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듯하다. 그래서 익숙하게 책장을 넘겼다. 25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작품이었는데 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등장한 이야기 <사랑은 어리석어>가 인상적으로 남았다. 그 이야기의 화자는 무명 배우인 듯하다. 소속사를 나가는 길에 우연히 같은 날에 일을 그만 두는 손 모델을 만난다. 그녀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다 결국 커플이 된다. 그들에게 행복한 길만 있을 것 같았는데 현실적인 제약이 걸린다. 무엇보다 그녀의 연인으로서 자신감이 부족한 남자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길거리에서 왕자를 만나 깨달음을 얻는다.

다른 이야기들도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첫 이야기여서 그런지 유독 크게 와닿았다. 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몰입해 읽었다. 물론, 연하의 이성과 연애한다거나 결혼을 앞둔 사람도 아니지만 상상하니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과연 화자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이성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까. 완벽하지는 않지만 화자의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처음에는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인어가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설정부터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각각의 화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그 판타지 한 스푼이 너무나 따뜻하게 와닿을 수가 없다. 어쩌면 인어는 등장하는 이들의 마음 한구석에 있지 않을까. 거기에 다른 이야기에서 읽었던 인물이 스치고 지나갈 때의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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