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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유의 가능성을 다시 상상할 필요가 있었다. / p.207
이 책은 벤 매킨타이어라는 작가의 논픽션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역사 시간에 자주 듣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일제강점기 정도의 지식에 머물러 있다. 그것도 대한민국이 연관되어 있는 범위의 역사만 좁게 알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의 유럽의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독일의 나치즘은 거의 아는 것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시대가 궁금해져서 선택한 책이다. 부담과 함께 기대감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작은 도시에 있었던 콜디츠 수용소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다른 감옥과 다르게 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웅장한 형태를 띄고 있다. 콜디츠는 일반 수용자들이 아닌 포로를 위한 감옥이다. 영국과 폴란드, 프랑스 등의 장군들이 모인 곳이었다. 우리가 익히 보고 들었던 감옥과는 조금 다른 형태다. 콜디츠를 벗어나기 위해 탈출하고자 하는 이들과 그들을 붙잡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술술 읽혀졌지만 그만큼 어려웠던 책이었다. 우선, 스토리가 몰입감이 넘쳤다.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하나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수용소에 있는 인물들이 워낙에 많이 등장한 탓에 이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또한, 번역체 특유의 문장이 낯설게 다가와서 오래 붙들고 있었다. 약 이틀에 걸쳐 여섯 시간 넘게 걸린 듯하다.
개인적으로 콜디츠와 다른 수용소의 차이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언급했던 것처럼 나치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이지만 그동안 종종 소설이나 논픽션에서 읽었던 나치 수용소는 열악 그 자체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간이 먹기에 턱없이 부족하고도 불량한 식사가 겨우 제공되었고,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서 딱 숨만 붙을 정도의 장소여서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던 기억도 있었다.
여기에서 표현된 콜디츠는 부자의 감옥 같은 느낌이었다. 적십자사로부터 담배와 기호 식품들을 제공받을 수 있고, 활동의 자유도 있었다. 책까지 제공이 되어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을 빌어 보면 성적인 쾌락을 채우기가 힘들 뿐 인간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급과 인종 차별 등 수용소 밖의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 부분이 참 신기했다.
책을 덮고 나니 콜디츠 수용자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콜디츠에서 왜 많은 이들이 미쳐갔던 것일까. 아니, 왜 탈출을 감행하면서 목숨을 걸었던 것일까. 그리고 내가 그곳의 수용자라면 그 현실에 안주했을까, 아니면 그들과 같이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을까. 전반적으로 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채웠던 책이었다. 정답은 없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대답은 하게 될 것 같다. 그들은 자유 아닌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