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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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에 설자은은 매가 새겨진 검이 상징인 줄로만 알았다. / p.11

원래 시리즈로 발간되는 작품에 큰 흥미가 없다. 호흡이 길면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분산되다 보니 나중에는 눈으로만 읽거나 활자가 머리에서 튕겨져 나가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재미있다고 소문난 작품이 아니면 굳이 찾아서 읽는 편이 아니다. 또한, 입소문으로 읽다가 1편조차도 읽지 못하고 덮는 책들이 너무 많다. 최근에도 꽤 인기를 끌고 있는 판타지 로맨스 장편소설을 60%나 읽고 하차를 했다. 그만큼 성공률이 낮다.

이 책은 정세랑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언급했던 것처럼 시리즈로 발간되면 우선 경계부터 한다. 그런데 설자은 시리즈 1편이 나름 괜찮았다. 2편 발간 소식을 접했을 때 포기보다는 시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편이 드문드문 기억이 나지만 재독을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그만큼 정세랑 작가님의 작품은 지극히 사적인 기준으로 보장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설은 설자은이 왕으로부터 검을 받게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왕은 설자은을 집사부로 임명했으며, 칼을 가지고 사람을 처단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금성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방화와 살인 사건, 흥륜사에서 동생 도은이가 받았던 설자은 납치 사건, 산적들로부터 피해를 받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설자은과 목인곤 콤비가 나라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하나씩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 정도 눈에 익다 보니 술술 읽혀졌다. 설자은과 목인곤, 도은과 호은 등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고, 역사적인 배경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면서 속도가 꽤 많이 붙었다. 1편보다 30 페이지 정도 두꺼운 편이지만 시간은 오히려 짧게 걸렸다. 세 시간도 되지 않아 완독할 수 있었다. 설자은이라는 인물에 푹 빠져서 읽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개인적으로 설자은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기는 했지만 목인곤에게 가장 마음이 쓰였다. 신라의 입장에서는 외부인이자 배척하기 쉬운 백제가 고향이라는 점에서 대놓고 드러나지 않는 차별이 느껴졌다. 신라에서 당당한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지만 백제라는 단어가 나오면 의기소침하다거나 자기 비하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역을 배척하는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많아서 더욱 안쓰러웠다.

그밖에도 설자은과 산아 사이의 과거사와 미묘한 감정들, 왕이 가지고 있는 잔인함, 설자은이 느낀 칼의 무게감 등 다양한 감정들이 와닿았다는 점에서 1편보다는 더욱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다음 마지막 3편에서는 설자은이 어떤 사건들을 해결할지, 나라에서 어떤 역할로 활약할지 기대가 된다. 더불어, 애정이 가는 목인곤도 조금 더 성장하거나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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