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명작들을 한창 읽어대던 어린 시절로부터 40여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당시의 우리 출판 및 번역시장이란 지금에 비하면 열악하기 그지없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독재정권의 금지 등 각종 출판규제와 같은 제도적 여건도 좋지 않았지만, 번역시장은 더욱 보잘것없었다. 완역된 1차 번역은 극히 드물었다고 해야 할 것이며, 고작 일본어나 영어로 번역된 책을 다시금 2차, 3차 번역한 것들이었고, 그나마 부분적이고 누락되거나 임의로 축약한 것들이 전부였다시피 했다.

이제 우리의 출판시장은 세계 어디에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역량을 쌓았고, 번역자들의 역량도 높은 수준에 올라와있다. 더구나 예전에는 접할 수 없었던 '완역'된 번역물들이 풍성하게 출간되고 있어, 미처 읽을 수 없었던 내용들이 수월하게 독자에게 전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독서 여건의 개선은 다시금 고전명작들을 대하게되는 계기가 되어주고, 어린 시절 알지 못했던 경험들을 가지게 된 즈음에 예상치 못한 즐거움에 대한 기대도 높여준다. 당시에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행간의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 때문일 것이다.

           

장마도 이제 한풀 꺾이는지 매미들이 제법 우렁차게 울어댄다. 땡볕이 내리쬐는 불볕더위인 바야흐로 본격적인 피서(避暑)시즌이라는 알림일 것이다. 이런 성하(盛夏)의 계절이 외려 독서하기에는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조용한 산속이나 외딴 섬 파란 바닷가 나무그늘 아래, 또는 모처럼 텅 빈 집안의 소파에 길게 누워 옛 시절을 회상하며 고전의 향기에 취하는 것은 일상에 지쳤던 심신에 새로운 활력과 어떤 전환적인 생기(生氣)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특히 고전(古典)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제아무리 영겁(永劫)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삶의 진실, 인간의 근원적 모습과 고결한 무엇들을 담고 있어 그 감동과 숭고함으로 내면의 엄청난 성장을 안겨준다. 사랑이 흐르고, 인간 개체와 인간사회의 속성을 말하며, 삶과 죽음의 진리에 내재하는 영원한 물음들의 답변을 들어 볼 수도 있다.
더구나 빼어난 문장들과 이야기로서의 수려함과 친근함, 재미를 갖추고 있어 그야말로 절로 마음이 풍성해진다.

최근 눈에 뛴 책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인데, 인류사회, 당대 영국의 정치현실에 대한 그 혐오와 비판의식이 빼곡한 완역본이었다. 소인국과 거인국이라는 판타지가 아닌 그 실제를 읽어보는 유익한 여정이 된다. 또한 인간사에 대한 조롱과 풍자가 돋보이는 ‘볼테르’의 『낙천주의자, 캉디드』나, 천일야화 뺨치는‘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인간의 현세적 욕망의 구원을 보여주는‘괴테’의 『파우스트』또한 제법 독서의 진정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에 인류의 지고한 선(善)인‘사랑’을 빼놓고서 무엇을 말 할 수 있을까? 해서,‘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서 그녀의 죽음에 가득 연민을 품어보기도 하고,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을 통해 사랑의 성스러움과 애틋한 사랑의 책략에 빠져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이러한 이상적 사랑을 넘어 현실적 삶이 그대로 투영된 자연주의적 작품인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까지 더하면 아마 어지간한 인간세상의 이야기는 아쉽긴 하지만 섭렵 하는 게 될 법도 하다. 피서가 따로 있을 손가! 이것이 바로 신선놀음이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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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로주점
에밀 졸라 지음 / 홍신문화사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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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걸리버 여행기- 개정판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신현철 옮김 / 문학수첩 / 199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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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펭귄 클래식
앙드레 지드 지음, 이혜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8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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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나 카레니나 1 (무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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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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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조반니 보카치오 지음, 한형곤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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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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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리 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민희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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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완역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한형곤 옮김 / 서해문집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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