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만점 초등 글쓰기 - 읽고 쓰기 힘들어하던 아이가 180도 바뀌는
황경희 지음 / 예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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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출생이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덧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니 세월이 빠름을 실감하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여러 가지 상황이 꼬이고 힘들어졌지만 그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의 교육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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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조차 마비된 상황에서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걸 고민하다 보니 사례별로 접근해서 알려주는 것보다는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자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책 읽기, 글쓰기가 바로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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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실제 초등학교에서 논술 교과를 운영 중인 교사가 쓴 책으로 무엇보다 실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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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원고지를 내밀며 '어머니, 이것은 제가 서론, 본론, 결론에 맞춰 쓴 글로써 주제를 잘 드러내기 위해 풍부한 예시와 근거를 들어 썼사오니 읽어 보십시오'라고 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는 없습니다. 아이들도 즐겨야 그 일을 잘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주고 최대한의 생각과 주장을 진솔하게 내뱉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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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성격과 생각과 철학이 영글어가기 시작하는 아이가 성인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아이가 유혹의 길에 빠지지 않게,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게 부모가 세심하게 관찰하고 주의를 기울이며 지도해야 함은 필수일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를 즐길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고 같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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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글을 쓰고 나면 대개 엄마들은 채점자가 되어 틀린 글자는 물론이고, 문맥이 맞지 않는 부분까지 색깔 있는 볼펜으로 열심히 첨삭합니다. 그리고 다시 쓰라고 돌려주죠. 맞춤법 정도는 체크해 줄 수 있으나 아이의 글은 아이답게 써야 합니다. 엄마는 엄마의 잣대로 글을 수정하기 때문에, 그러한 글 속에는 아이가 아닌 엄마의 흔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빨간 펜을 들고 수정해 주기보다는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어 한 번 읽어보게 해 주세요. 그러면 스스로 틀린 글자도 찾아내고 내용이 어색한 것도 찾아내며 매우 뿌듯해합니다. 종이에 쓴 글자들은 평면적이지만, 읽히는 순간 입체감이 생깁니다. 실감 나게 느껴지고 생생해진답니다. 냉정한 채점단이 되지 마시고, 아이가 쓴 글에 공감해 주는 것이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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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사랑이 가득 담아 보낸 편지를 몇 번 봤었는데 보자마자 삐뚤어진 글씨와 잘못된 맞춤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직업병이다. 회사에서 보고서를 쓰다보며 항상 이런 부분을 신경 써서 그런지 현재의 아이가 당연히 틀릴 수 있는 부분을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하지 못하고 지적하게 된다. 부모가 너무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쓴 글을 부모가 이렇게 대한다면 얼마나 상심이 클까? 어른의 잣대로만 바라보며 평가하는 것은 아이의 동기 유발에 치명적인 유해 요소라는 생각이다. 삐뚤어진 글씨와 맞춤법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 아이에게 공감해 주며 글쓰기를 더욱 하고픈 마음이 들게끔 해 주는 게 부모의 역할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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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가 아닌 슬로푸드와 같습니다.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성격 급한 엄마들은 실력이 점차 향상되어 가는 아이들의 작품을 보고서도 반응이 시큰둥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노력의 과정을 칭찬해 주면 아이들은 놀랍게 성장합니다. 재능으로 똘똘 뭉친 영재 혹은 천재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우리 아이들은 무수히 노력합니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은 이미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중요성을 긍정해 주고, 노력하는 모습을 무한 칭찬해 주세요. 이렇게 애쓰며 사는 아이들에게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글을 쓰게 하면, 한바닥 가득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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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한 한국인의 성격 때문이겠지만 부모도 아이의 성장을 느긋하게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 같다. 초중고 교육 기간만 따져도 12년이나 되는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는 게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 하지만 기다려 줄줄 알고 조금만 인내하며 아이의 성장을 바라봐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회사에서도 직장 상사가 결과만을 보지 말고 과정을, 그 노력의 모습을 봐주길 바라면서 정작 아이에게는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해진다. 결과를 칭찬하지 말고 노력을 칭찬해 주는 부모가 되길 역시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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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AI 시대라 불릴 만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가 육체적, 정서적으로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전인 교육이 필요하고 그 시작점이 책 읽기와 글쓰기고 특히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이 서평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쓰기의 어려움과 수고스러움을 알기에 지금보다는 좀 더 아이의 눈높이와 관점에서 차분하게 글쓰기를 유도해볼 생각이다. 이것이 물질적인 선물보다 더 큰 선물이었음을 아이가 훗날에 커서 느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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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고전 읽기 - 신화부터 고대까지 동서양 역사를 꿰는 대표 고전 13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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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은 하지만 막상 실천은 잘 안된다.

많은 분량과 복잡한 내용 및 서사 그리고 요즘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 위주다 보니 시작은 했지만 끝맺음까지는 끈기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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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내 맘대로 고전 읽기는 이러한 부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동서양의 열세 가지의 고전을 저자 나름의 해석과 상상을 통해 풀어서 설명해 준다. 단순히 줄거리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저자의 생각과 철학이 담겨 있어 색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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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는 서양 고전, 2부는 동양 고전을 다루고 있다.

서양 고전 부분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그리스 비극, <역사>, <변신 이야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의 7가지 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동양 고전 부분에서는 <사기>, <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삼국사기>, <일본서기>의 6가지 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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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메로스 <일리아스>


10여 년 전 브래드 피트 주연의 <트로이>를 보고 느꼈던 그 강렬함이 아직까지 여전하다. 그의 압도적인 눈빛과 카리스마가 아킬레우스의 현신이라고 느껴질 만큼 대단했던 기억이 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바로 그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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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는 분노가 복수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눈물로 지워진다는 말을 뒤에 남기고 싶었다. 아킬레우스는 발아래 무릎 꿇은 늙은 프리아모스를 내려다보며 고향에 있을 아버지의 마음을 읽고, 죽은 파트로클로스에 대한 복수로 타올랐던 분노를 흐르는 눈물로 씻었다.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를 일으켜 세우고 막사를 나가 헥토로의 시신을 트로이 성으로 함께 돌려보낸다. 그리고 12일간 휴전을 선언해 트로이 사람들이 헥토르의 죽음을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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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일리아스를 다 읽었는지 일부분만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당시 피 끓는 청춘이었기에 아킬레우스의 영웅담과 전쟁에 대한 서사만이 눈에 들어왔었는데, 중년의 나이가 되니 책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납치된 아내를 되찾기 위한 두 나라의 전쟁 틈바구니 속에서 빛난 영웅의 서사시가 아니라, 복수는 복수를 낳게 되고 그 복수는 눈물로만 해소될 수 있다는 용서의 서사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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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학창 시절 필독서 중의 필독서였던 <삼국지>다. 워낙 유명한 책이다 보니 역자도 많았고, 여러 역자의 책을 두루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시점에 코에이의 삼국지 게임이 대유행을 하며 삼국지에 대한 관심이 절정에 달했었다. 친구별로 여러 유형의 장수들을 꼽긴 하였지만 역시 핵심은 유비, 관우, 장비와 제갈량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사마의'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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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의 삼국지에서 놓친 영웅이 사마의다. 삼국지는 조조와 유비의 대결이 전반전이라면 후반전은 제갈량과 사마의의 대결인데, 제갈량만 부각되었다. 더욱이 제갈량의 활약은 20~30대였던 전반전에 다 소진되고 후반전에서는 끊어지는 숨통을 마지막 계략으로 지킬뿐이다. 그러나 제갈량보다 두 살 위였던 사마의는 50대 이후가 전성기로 삼국지의 후반전의 대미를 장식한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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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의를 쫓아내었다는 고사가 있을 정도로 제갈량에 비해 저평가 되었던 사마의.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삼국 시대 이후 서진(西晉)의 기틀을 닦았던 그가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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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는 그래서 상해에서 우연히 들른 재즈 바를 닮았다.

동서가 따로 없고, 고금이 따로 없었다. 거기에도 사람이 있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있었다.

깨닫고 보니 깨달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랬다. 결국 사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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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결국 사람 이야기라는 저자의 글이 중년의 나이가 되니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사람이 주인공인 세상에서는 사람 간의 관계, 사람의 이야기는 그 빛이 바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수 천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도 고전의 빛을 발하는 작품들을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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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걷어차기 - 앞선 나라는 따라잡고 뒤쫓는 나라는 따돌리던 선진국 경제 발전 신화 속에 감춰진 은밀한 역사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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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

2000년 초반 세계 경제학계에 장하준이라는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린 바로 그 책이다. 영문판으로 2002년에 영국에서 가장 먼저 출간되었고 이후 2년 뒤인 2004년에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으며 올해 개정판이 다시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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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걷어차기는 무엇을 의미할까?

은유의 뜻이 숨어 있지는 않고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 어렸을 때 이런 놀이를 한 사람들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사다리를 가지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다른(다음) 사람은 올라오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치워 버리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먼저 올라간 사람은 '선진국'을 의미하고, 다음에 올라갈 사람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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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적 관점으로 다시 풀어쓰면 선진국들 스스로는 과거에 자기들이 경제 발전을 할 때는 신자유정책을 쓰지 않고, 보호무역, 적극적 산업 정책, 외국인 투자자 차별, 외국 기술의 도용을 용인하는 특허법 등을 사용했으면서, 정작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게는 '그런 정책을 사용하면 망한다'라고 설교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선진국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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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불리면 전 세계의 4분의 1을 가까운 영토를 가졌던 영국. 자유 무역주의 신봉자라고 불렸던 영국도 실상은 13~14세기 다른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가 뒤처져 있었고, 경제 발전을 위해 모직 제조업에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적용하여 경제 발전을 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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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뒤를 이어 세계의 강국이 된 미국도 실상은 무역 자유화와 자유 무역 사상을 옹호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 대 전 이후로 미국이 전 세계 어느 국가도 넘볼 수 없는 산업의 우위를 확보하고 나서였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적 보호주의의 탄생지이자 요새'라고 불렸던 적이 있을 정도로 유치산업 보호주의와 고율 관세 정책을 펼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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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도 동일하다. 2차 세계 대전 패망 후 1970년 때까지 1인당 GDP 연 8퍼센트 성장이라는 경이로움을 보였던 일본도 한국 전쟁이 밑거름이 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무역 기술 정책 덕분에 놀라운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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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선진국이라 불리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현재 그들 스스로 외치고 있는 신자유주의 사상과 자유 무역이라는 기치와는 얼마나 상반되는 과거를 가졌었는지 잘 알게 되었다. 이러한 시국에서 우리를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은 어떤 방법론으로 접근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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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완전히 선진국이 되지 않은 우리 입장에서는 (그리고 다른 후진국들의 입장에서도) 지금 선진국들이 이른바 글로벌스탠더드를 내세우며 우리에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그들이 우리와 비슷한 단계에서는 어떤 정책과 제도를 썼는지를 잘 살펴보고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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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선진국이라 불리는 여러 나라들의 적나라한 민낯을 볼 수 있었다. 그 어느 나라들보다 이 사태를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과는 정반대로 국가 봉쇄(Lockdown) 및 의료 시스템 붕괴 등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해 허우적대고 있음을 보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그동안 그토록 신봉했던 선진국이 사상누각이었음을 알게 된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고 해야 하는 것은 우리만의 강점인 깨어 있는 시민 정신, 성숙한 민주주의의 기반 하에서 선진국이 걸어왔던 역사의 길을 교훈 삼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의 깊지만 과감하게 결정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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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초판이 출간되지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이 책 '사다리 걷어차기'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아직도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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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경제학 -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스티븐 A. 마글린 지음, 윤태경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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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라고 전해지는 이 문장은 인간은 공동체를 형성하여 서로 간의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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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자본주의, 물질주의, 개인주의 등으로 공동체 의식이 점점 옅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부를 쌓을 수 있고 이러한 부를 위해 인간관계도 이해타산적으로 흐르는 경우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불현듯 나타난 코로나 팬데믹이 이러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개인과 자그마한 집단의 일탈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앞선 몇 개월 동안 숱하게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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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공동체 의식의 붕괴의 원인을 저자는 주류 경제학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이 책의 부제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공동체를 망치는가?(How thinking like an economist undermines community?)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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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합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을 셈하는 법을 가르칠 뿐 아니라 계산할 수 없는 것도 셈하라고 가르친다. 어떤 경제학자가 미국 평균 소득이 푸에르토리코의 3배이므로 미국인의 평균 인명 가치가 평균적 푸에르토리코인의 3배라고 계산해도 놀랍지 않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아프리카 주민의 인명 가치는 미국인보다 더 낮다(이러한 기준에 따라 경제학자가 미국 폐기물을 케냐로 수출하는 교역을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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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목숨이라는 것은 남녀노소, 신분의 고하, 빈부귀천과는 상관없이 중요하며 그 무게의 경중을 나눌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비용, 효율의 극대화 등만은 추구하는 기존 주류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비교할 수 없는 부분도 비교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당사자이기도 했던 선진국의 산업 폐기물을 후진국에 수출하는 것등이 그 좋은 예일 것이다. 폐기물을 후진국의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하여 처리하는 것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는 최고의 선택이지만, 인명의 가치 관점에서 살펴보면 당연히 선택하지 말아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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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서구인들이 노동에서 해방되리라는 케인스의 예측은 왜 이렇게 형편없이 빗나갔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진행된 소득 분배 악화다. 미국이 특히 그러하다. 1973년부터 1998년 사이에 소득 최상위 5% 미국인의 소득은 3분의 1 이상 증가했지만, 소득 최하위 10% 미국인의 소득은 7%만 증가했다. 소득 정체는 하위계층에서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같은 기간에 중위 가계 소득은 7% 증가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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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탐욕과 시기심은 근면함, 재산 축적,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사회적 지위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이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한다. 그리고 각자 본인의 노동과 본인이 축적한 자본으로 혜택을 볼 뿐 아니라 타인이 달성한 다양한 형태의 자본 축적 증가로 이득을 본다. 주류 경제학의 이러한 관점을 현재 대입시켜 보면 틀렸음을 알 수 있다. 경제는 영원히 성장하기 어려울뿐더러, 자본 축적의 증가가 모든 인간(노동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들, 고용주들에게 집중되어 부의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의 트렌드 중 하나인 욜로(YOLO)의 경우도 소득 증가에 따른 노동에서의 해방이라기보다는 소득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자유에 그 무게를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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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를 구성하는 인간관계보다 개인이 우선이라는 관점은 문화의 진화가 문화적 자유에 종속되는 것을 정당화한다. 상상의 공동체인 국가가 확립됨에 따라 종교, 민족성, 근접성을 토대로 하는 지역 공동체의 역할은 무시당한다. 그리고 경험보다 알고리즘을 중시하는 근대적 지식 이데올로기는 합리적 사고 능력의 개발을 강조한다. 알고리즘을 지식의 한 형태, 심지어 더 우월한 형태의 지식이라고 보는 관점에 따르면 경험이나 정신은 삶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거의 쓸모가 없다. 반면 알고리즘을 중시하는 지식 이데올로기 대신 경험이나 정신을 중시하는 지식 이데올로기를 따르면 합리적 사고에 대한 편협하고 과도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인간관계보다 개인을 우선하는 관점을 기각하면 개인의 권리와 공동체의 권리를 두루 신경 쓸 감수성이 싹튼다. 국가 공동체의 우위를 기각하면 지역 공동체를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힘을 받는다. 기본 가정을 바꾸어 생각하면 우리 자신과 후손을 위해 다른 우선순위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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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의 문턱에서 경제 성장과 부의 공정한 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요한 시점을 지나고 있다. 어찌 보면 더 나중에 고민했을 수도 있는 문제가 코로나로 인해 코앞의 현실로 다가온 문제가 되어 버렸다. 저자가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그동안 당연하며 옳다고 생각했던 주류 경제학 관점 하에서의 가치 및 이데올로기를 과감히 포기하고 혁명에 가까운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할 시점이며 이에 대한 해결책은 공동체의 회복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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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마지막 공부 - 운명을 넘어선다는 것
김승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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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편삼절(韋編三絕)

공자가 말년에 주역에 푹 빠져 너무나 열심히 읽은 나머지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너무나도 유명한 고사 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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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처럼 공자의 마지막 공부라고 할 수 있는 책인데 과연 주역의 어떤 매력이 그를 사로잡은 걸까? 더불어 서양의 최고 지성인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와 같은 과학자들이 늘 곁에 두고 주역을 연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8괘의 설명과 함께 공자와 주역의 관계 및 기원에 대해 풀어쓰고 있고,

2부는 64괘의 상세한 풀이를 싣고 있다.


그럼 주역의 기본이 되는 8괘란 무엇일까?

8괘는 주역을 이루는 원소를 말하는데 이는 8개의 요소로 만물의 뜻을 다 밝힐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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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단순한 법칙을 통해 간단한 것에서 차츰 복잡한 것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복잡한 것은 단순한 것의 중복 작용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만물의 근간에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 결과 8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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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괘는 천(天), 지(地), 화(火), 수(水), 풍(風), 택(澤), 산(山), 뢰(雷)의 8가지 요소로 되어 있고 이것이 세상 만물의 뜻을 다 밝힐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짧은 식견으로는 잘 이해되지가 않는다. 고대 서양에 있었던 4원소, 즉 물, 불, 공기, 흙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음도 우연의 일치만은 아닌 것 같아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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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이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점술로 폄하되었는데, 어찌 보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고 얼마 후 실용서적을 제외한 모든 사상 서적들을 불태우는 이른바 분서갱유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이때 주역이 사상 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면 아마도 현재 우리는 주역을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도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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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란 정해져 있으니 운명이 있다고 말해도 된다. 그러나 그것을 알려고 하면 심한 요동이 발생하여 다시 알 수 없게 된다. 이는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 된다는 것이다. 주역은 사물의 요동을 피해 먼 거리에서 미래를 측량하는 기술이다. 그러므로 미래는 운명의 범주에 들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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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운명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과연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일까? 미래란 정해져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이 너무나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이지만 그것이 정답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미래를 먼 거리에서 측량하는 기술이자 학문을 주역이라 표현한 것이 참 절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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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은 음양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음양은 8괘로 확장되며, 이 8괘는 다시 64괘라 불리는 현상으로 발전하여 우주 대자연의 모든 사물을 담을 수 있다는 주역. 나이 50세에 주역의 원리를 깨우쳐 친절하게도 64괘를 공자가 상세하게 설명해 놓았지만 과연 우리 같은 범인(凡人)이 그 깨달음의 발끝에도 이를 수 있을까? 2부에서 펼쳐지는 64괘의 상세한 설명이 주역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고는 있지만, 이건 마치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암기 과목처럼 공부하여 문제를 푸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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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를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기호, 'ㅡ' 이 양효는 왜 양을 의미하고 중간에 끊김이 있는 '--' 음효는 왜 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괘가 쌓여있는 순서와 위치에 따라 8괘, 64괘가 확장, 분류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책처럼 해석할 수 있는 과정으로 유도할 수 있는지.. 등 궁금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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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이해하기 어려웠던 주역 해설서들로 인해 주역 공부에 대한 문턱을 넘기 어려웠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시작해볼 생각이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는 말이 있듯이 읽고 또 읽고 수 백번 읽다 보면 주역이 자그마한 비밀의 문은 열어주지 않을까 기대해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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