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출생이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덧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니 세월이 빠름을 실감하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여러 가지 상황이 꼬이고 힘들어졌지만 그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의 교육 문제이다.
공교육조차 마비된 상황에서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걸 고민하다 보니 사례별로 접근해서 알려주는 것보다는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자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책 읽기, 글쓰기가 바로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실제 초등학교에서 논술 교과를 운영 중인 교사가 쓴 책으로 무엇보다 실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원고지를 내밀며 '어머니, 이것은 제가 서론, 본론, 결론에 맞춰 쓴 글로써 주제를 잘 드러내기 위해 풍부한 예시와 근거를 들어 썼사오니 읽어 보십시오'라고 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는 없습니다. 아이들도 즐겨야 그 일을 잘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주고 최대한의 생각과 주장을 진솔하게 내뱉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 이제 성격과 생각과 철학이 영글어가기 시작하는 아이가 성인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아이가 유혹의 길에 빠지지 않게,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게 부모가 세심하게 관찰하고 주의를 기울이며 지도해야 함은 필수일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를 즐길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고 같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글을 쓰고 나면 대개 엄마들은 채점자가 되어 틀린 글자는 물론이고, 문맥이 맞지 않는 부분까지 색깔 있는 볼펜으로 열심히 첨삭합니다. 그리고 다시 쓰라고 돌려주죠. 맞춤법 정도는 체크해 줄 수 있으나 아이의 글은 아이답게 써야 합니다. 엄마는 엄마의 잣대로 글을 수정하기 때문에, 그러한 글 속에는 아이가 아닌 엄마의 흔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빨간 펜을 들고 수정해 주기보다는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어 한 번 읽어보게 해 주세요. 그러면 스스로 틀린 글자도 찾아내고 내용이 어색한 것도 찾아내며 매우 뿌듯해합니다. 종이에 쓴 글자들은 평면적이지만, 읽히는 순간 입체감이 생깁니다. 실감 나게 느껴지고 생생해진답니다. 냉정한 채점단이 되지 마시고, 아이가 쓴 글에 공감해 주는 것이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입니다."
>> 아이가 사랑이 가득 담아 보낸 편지를 몇 번 봤었는데 보자마자 삐뚤어진 글씨와 잘못된 맞춤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직업병이다. 회사에서 보고서를 쓰다보며 항상 이런 부분을 신경 써서 그런지 현재의 아이가 당연히 틀릴 수 있는 부분을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하지 못하고 지적하게 된다. 부모가 너무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쓴 글을 부모가 이렇게 대한다면 얼마나 상심이 클까? 어른의 잣대로만 바라보며 평가하는 것은 아이의 동기 유발에 치명적인 유해 요소라는 생각이다. 삐뚤어진 글씨와 맞춤법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 아이에게 공감해 주며 글쓰기를 더욱 하고픈 마음이 들게끔 해 주는 게 부모의 역할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글쓰기는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가 아닌 슬로푸드와 같습니다.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성격 급한 엄마들은 실력이 점차 향상되어 가는 아이들의 작품을 보고서도 반응이 시큰둥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노력의 과정을 칭찬해 주면 아이들은 놀랍게 성장합니다. 재능으로 똘똘 뭉친 영재 혹은 천재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우리 아이들은 무수히 노력합니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은 이미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중요성을 긍정해 주고, 노력하는 모습을 무한 칭찬해 주세요. 이렇게 애쓰며 사는 아이들에게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글을 쓰게 하면, 한바닥 가득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갈 것입니다."
>> 급한 한국인의 성격 때문이겠지만 부모도 아이의 성장을 느긋하게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 같다. 초중고 교육 기간만 따져도 12년이나 되는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는 게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 하지만 기다려 줄줄 알고 조금만 인내하며 아이의 성장을 바라봐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회사에서도 직장 상사가 결과만을 보지 말고 과정을, 그 노력의 모습을 봐주길 바라면서 정작 아이에게는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해진다. 결과를 칭찬하지 말고 노력을 칭찬해 주는 부모가 되길 역시 소망해 본다.
4차 산업혁명, AI 시대라 불릴 만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가 육체적, 정서적으로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전인 교육이 필요하고 그 시작점이 책 읽기와 글쓰기고 특히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이 서평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쓰기의 어려움과 수고스러움을 알기에 지금보다는 좀 더 아이의 눈높이와 관점에서 차분하게 글쓰기를 유도해볼 생각이다. 이것이 물질적인 선물보다 더 큰 선물이었음을 아이가 훗날에 커서 느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