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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마지막 공부 - 운명을 넘어선다는 것
김승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위편삼절(韋編三絕)
공자가 말년에 주역에 푹 빠져 너무나 열심히 읽은 나머지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너무나도 유명한 고사 성어다.
이 책의 제목처럼 공자의 마지막 공부라고 할 수 있는 책인데 과연 주역의 어떤 매력이 그를 사로잡은 걸까? 더불어 서양의 최고 지성인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와 같은 과학자들이 늘 곁에 두고 주역을 연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8괘의 설명과 함께 공자와 주역의 관계 및 기원에 대해 풀어쓰고 있고,
2부는 64괘의 상세한 풀이를 싣고 있다.
그럼 주역의 기본이 되는 8괘란 무엇일까?
8괘는 주역을 이루는 원소를 말하는데 이는 8개의 요소로 만물의 뜻을 다 밝힐 수 있다는 뜻이다.
"자연은 단순한 법칙을 통해 간단한 것에서 차츰 복잡한 것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복잡한 것은 단순한 것의 중복 작용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만물의 근간에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 결과 8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8괘는 천(天), 지(地), 화(火), 수(水), 풍(風), 택(澤), 산(山), 뢰(雷)의 8가지 요소로 되어 있고 이것이 세상 만물의 뜻을 다 밝힐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짧은 식견으로는 잘 이해되지가 않는다. 고대 서양에 있었던 4원소, 즉 물, 불, 공기, 흙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음도 우연의 일치만은 아닌 것 같아 이채롭다.
주역이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점술로 폄하되었는데, 어찌 보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고 얼마 후 실용서적을 제외한 모든 사상 서적들을 불태우는 이른바 분서갱유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이때 주역이 사상 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면 아마도 현재 우리는 주역을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도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래란 정해져 있으니 운명이 있다고 말해도 된다. 그러나 그것을 알려고 하면 심한 요동이 발생하여 다시 알 수 없게 된다. 이는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 된다는 것이다. 주역은 사물의 요동을 피해 먼 거리에서 미래를 측량하는 기술이다. 그러므로 미래는 운명의 범주에 들어 있는 것이다."
미래, 운명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과연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일까? 미래란 정해져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이 너무나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이지만 그것이 정답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미래를 먼 거리에서 측량하는 기술이자 학문을 주역이라 표현한 것이 참 절묘한 것 같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음양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음양은 8괘로 확장되며, 이 8괘는 다시 64괘라 불리는 현상으로 발전하여 우주 대자연의 모든 사물을 담을 수 있다는 주역. 나이 50세에 주역의 원리를 깨우쳐 친절하게도 64괘를 공자가 상세하게 설명해 놓았지만 과연 우리 같은 범인(凡人)이 그 깨달음의 발끝에도 이를 수 있을까? 2부에서 펼쳐지는 64괘의 상세한 설명이 주역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고는 있지만, 이건 마치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암기 과목처럼 공부하여 문제를 푸는 듯한 느낌이다.
괘를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기호, 'ㅡ' 이 양효는 왜 양을 의미하고 중간에 끊김이 있는 '--' 음효는 왜 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괘가 쌓여있는 순서와 위치에 따라 8괘, 64괘가 확장, 분류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책처럼 해석할 수 있는 과정으로 유도할 수 있는지.. 등 궁금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다.
지금껏 이해하기 어려웠던 주역 해설서들로 인해 주역 공부에 대한 문턱을 넘기 어려웠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시작해볼 생각이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는 말이 있듯이 읽고 또 읽고 수 백번 읽다 보면 주역이 자그마한 비밀의 문은 열어주지 않을까 기대해 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