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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예찬 - 위대한 사상가들의 실패에 대한 통찰
코스티카 브라다탄 지음, 채효정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6월
평점 :
실패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요소다. 실패에 관여하는 방식이 우리를 규정하는 것인 반면에 성공은 부차적이고 일시적인 것일 뿐 그리 많은 걸 밝혀내지 못한다. 성공 없이 살 수는 있지만, 우리가 완벽하지 못하고 불완전하며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합의를 못 하면 사는 의미가 없으며 이 전부를 깨닫게 하는 게 바로 실패다.
'성공 신화', '성공 스토리', '성공 비결' 등 주변에는 온통 '성공'에 대한 얘기로 가득하다. 누가 어떤 방법으로 성공했냐 하는 얘기가 주를 이루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반면에 실패에 대한 얘기는 거의 듣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관심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의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누적되며 성공할 수 있는 법이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처음부터 성공하는 사람은 드문 법이다.
실패를 겪고 있는 모습,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 보다 인간의 본질에 가까울 것이다. 연이은 성공의 달콤함을 맛본 사람은 실패에 대한 생각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를 조롱하며 존재의 가장자리로 밀어낸다 해도, 실패는 우리에게 모든 걸 새로운 눈으로 볼 기회를 준다. 사물의 실패는 삶의 루틴을, 정형화된 우리 존재를 훼방하여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기계(비행기 엔진, 자동차, 건물, 컴퓨터)가 실패하면 안 될 때 실패하는 것은 디자이너, 건축가, 엔지니어 또는 제조자에게 있어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내가 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우리가 사물의 실패를 경험할 때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이다. 나는 사물이 왜 실패하는지에는 그리 신경 쓰지 않고, 그 실패를 목격한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에 더 신경을 쓴다. 실패 속에서 세상의 불완전성은 우리 자신의 불안정과 만나고 이 짧은 만남 중에 발생하는 것보다 더 우리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규정하는 것은 거의 없다.
행동의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동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주요하고 확실한 것이 바로 실패다.
실패는 우리에게 크나큰 실망과 좌절을 안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정신 차릴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요소 또한 크다. 불완전성을 가진 인간은 실패를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지만, 이 실패가 오히려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루저들 가까이 가는 건 싫어하면서도 루저들에게 집착하는데, 아마도 우리 자신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겁을 먹기 때문일 것이다. 루저가 되는 것은 -부정적이지만 결정적으로-우리가 자신을 보는 방식과 사회 속에서 우리 자리를 보는 방식을 형성한다. 실패가 우리에게 무관심한 경우는 거의 없다. 실패는 우리를 동요시키고 불안하게 만든다-실패에는 어두운, 병적이기까지 한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우리 사회가 루저로 여기는 사람들과 우리가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각자의 삶을 위너와 루저, 이분법적으로 나눈다는 것이 극단적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위너가 되길 바라지만 정작 루저의 삶을 살고 있다.
위너를 추종하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는 나도 루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에 애써 루저를 더 외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패를 외면하고 무시한다고 해서 내가 실패를 안 겪진 않는다. 세상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모든 사람들도 실패를 겪으며 성장해 왔다.
중요한 것은 실패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감정을 동요시키지만, 실패를 나쁘게만 보고 좌절과 낙담의 악순환에 빠지지 말고 반등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