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유전자가 온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6
안덕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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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로 말할 것 같으면 엄마인 피일자 씨와는 달리 꿈이 없다.

왜냐고?

그냥.

이다는 ‘보이스 비 엠비셔스’ 따위의 깨는 소리 하는 인간들을 제일 싫어한다. 꿈이란 걸 가졌다는 인간 치고 제대로 된 인간을 보지 못했다. 우선 엄마인 피일자 씨가 그렇지 않은가. 한때 민중해방의 위대한 꿈을 꾸었던 큰삼촌 피일남 씨의 경우는 또 어떤가? 언젠가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온몸에 문신을 새기며 피나는 노력을 그치지 않았던 작은삼촌 피이남 씨 역시 지질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꿈 따위는 생각지도 않고 살았던 이모 피이자 씨가 자식이 없는 것을 빼곤 가족들 중에서 그나마 제 앞가림을 하고 있는 형편이고 보면 누가 봐도 이다에게  꿈을 꿔라 마라 할 상황은 아니다. 그런 이다가 엄마 피일자 씨의 나머지 꿈을 대신하려니 고역도 이런 고역이 없다. 인문놀이방인지 뭔지 하는 고리타분한 공간에 쭈그리고 앉아 두껍고 지루한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는 하등의 상관없는 하품 하는 토론을 해야 하는 이유는 오로지 엄마 피일자 씨가 부족한 지적 욕망을 이다에게 강요하기 때문이다. (p.32-3)


며칠 뒤 재개발 제2구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모두들 같은 내용의 우편물을 받아 들었다. 주택 및 토지 소유자 84퍼센트의 동의 절차를 거쳐 재개발 사업이 예정대로 확정 승인 되었으며 시공 회사가 선정되는 대로 신속하게 예정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것은 최후통첩이었다. 제안을 수용하고 정해진 보상금을 받고 떠나든지 아니면 제안을 거절하고 싸움을 감수하든지 둘 중 하나의 선택만이 가능한 게임이었다. (p.179)



밤이 오고 있다. 반석연립은 철거 바람이 휩쓸고 간 동네에 홀로 남아 황량한 언덕을 지키고 있다. 골목마다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제 반석연립은 재개발 제2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멀리 전철역 주변에서도 언덕 위에 덩그러니 외롭게 남은 반석연립이 보였다. 이다의 방 창문을 열면 온 동네가 내려다보였다. 반석연립이 불을 밝혔다. (p.239)



반석연립 302호에는 공통점이라곤 눈곱만치도 없고 차이점은 산더미인 콩가루 집안 피 씨네가 산다. 어느 날 바람 잘 날 없는 반석연립에 재개발 바람이 불어오고 작은 삼촌, 할머니, 엄마 할 것 없이 재개발 문제를 두고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이젠 아파트처럼 편한 집으로 옮길 때가 됐지.” “이다도 공부방이 필요하고.” 다들 말은 번지르르하며 겉으론 서로를 위하는 척하지만  각자 이기적 계산이 빠르게 회전하며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작가는 이런 어른들의 모습을 고등학생 이다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이다는 인문놀이방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기적 유전자] [장미의 이름] 등의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며 재개발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삶의 모습들을 요목조목 다시 살펴보게 된다.

 

이 소설은 서울의 한 재개발 지역을 배경으로 반석연립 세입자들의 모습을 통해 소시민들의 삶을 현실감있게 그려낸다. 반석연립을 비롯한 마을 일대에 꿈틀거리던 재개발 열풍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자 신의 삶을 지키내기 위해 생활터전을 허물어대는 재개발에 맞서는 사람들과 반대로 재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이타심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재개발 지역에서 하루라도 빨리 철거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재개발 조합으로서는 세입자들을 내보내는 일이 급했다. 이에 조합장은 전문 용역 업체를 불러들여  제시한 배상 금액을 거부하고 버티는 상인들의 합의를 억지로 이끌어냈다. 법이라도 그들을 구제해주면 좋으련만 법은 이미 그들의 편이 아니었다. 법은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존재했다. 조합장의 뒤에는 보이지 않는 건설 대기업이, 그 뒤에는 경찰이, 그 뒤에는 국회의원, 장관 등 건설마피아 세력의 손이 있었다. 힘없는 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아무런 힘이 없다. 책을 읽으면서 화가 끓어 오르기도 여러 번 하나같이 이기적인 모습들이지만, 이런 이기적인 인간에게도 이타적 유전자는 있다. 건물을 지어 비싸게 팔기 위해 건물을 사는 아빠와 달리 이다를 돕기 위해 손길을 보태는 진우 그리고 SNS를 통해 그들의 상황을 전해준 예은과 순식간에 이 메세지를 퍼나르기 시작하는 수만 명의 사람들까지 그들의 몸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타적 유전자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2009년 서울시 용산구 남일당 빌딩 옥상을 지켰던 영혼들에게 빚을 갚는 심정으로 <이타적 유전자가 온다>를 썼다고 밝힌 저자. 용산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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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형민우 초한지 1 : 떠오르는 태양 이문열 형민우 초한지 1
이문열 원작, 형민우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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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을 뛰어넘는 생생한 묘사!

중국 고전 읽기의 새로운 시작!

이문열 · 형민우의 <<초한지>>

진나라 말, 천하의 패권을 겨룬 두 영웅이 있었다.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아 낸 한고조 유방과 천하를 뒤덮는 기세의 영웅 초패왕 항우.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략과 용인술로 난세를 헤쳐 가는 두 영웅의 박진감 넘치는 활약상!

 

 

 

 

 

 

 

 

진시황제

이 남자의 이름은 영정! 이 남자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통일하고 강력한 제국의 황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는 자신의 꿈대로 여러 나라를 지배하여 강하고 위대한 통일제국을 세웠고, 사람들은 모두 그의 제국이 천년만년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의 제국의 이름은 진! 사람들은 그를 진시황제라고 불렀다.

모든 나라를 잔인하게 멸망시킨 진시황제에게는 그 어떤 적도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했고 거대한 진나라를 다스리기 위해 만든 법은 너무나 가혹해서 백성들이 괴로웠했지만 진시황제는 백성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강하고 위대한 왕국을 만들겠다던 꿈 때문이었을까... 진시황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포악하고 잔인한 왕이 되어버렸다. 

진시황제의 공포 정치는 갈수록 무자비해져만 갔고 백성들을 억압하는 진나라 앞에 저항할 마음조차 빼앗긴 백성들은 고달픈 삶을 하루하루 반복할 뿐이었다. 

 

 

 

 

엎드린 호랑이 항우

항우의 숙부인 항량은 진나라에 멸망한 초나라의 명장 항연 장군의 세 아들 중 한 사람으로, 항씨 가문은 끝까지 저항했지만 가문은 몰락했고 살아남은 자는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항랑은 조카 한 명만을 구해 겨우 탈출했는데 그 아이 이름이 바로 항우였다.

항우는 커다란 덩치만큼이나 마음속에 품은 꿈이 컸다. 일찍부터 그런 항우의 속마음을 알아챈 숙부 항량은 항우가 훌룡한 무장으로 자라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용의 아들 유방

유방은 평범한 농사꾼의 아들로, 대단할 것 없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농사를 지으면서 살 생각 따위는 전혀 없었다. 하는 일 없이 하루하루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지내는 것이 다였지만 왠지 모르게 패현에는 그러한 유방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넉살 좋고 유쾌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묘하고 엉뚱한 알 수 없는 인간미에 이끌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그래서 유방에겐 신분과 나이를 떠나 많은 친구가 있었다.

 

 

 

 

때를 기다리는 한신

한신은 옛 한나라 왕실의 자손으로 자신이 왕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남자였다. 몰락한 왕실의 자손이었지만 한신의 부모는 그에게 자부심을 잃지 말라고 가르쳤고 덕분에 한신은 하고 싶은 공부에 매진하며 자신을 연마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신이 공부를 위해 집을 떠난 10년 동안 가세는 점점 기울었고 그가 돌아왔을 때 남은 건 병들고 늙은 어머니와 낡은 집 뿐이었다. 게다가 그 어머니마저 한신이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한신은 어머니의 유언을 잊지 않고 병법 공부와 무예 연마에 매진하였지만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여 전쟁이 사라졌기 때문에 한신같이 병법을 공부한 사람은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언제나 자신만만하던 한신이었지만 그 패기와 자부심도 시간 앞에서 서서히 꺾여 가고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길거리에서 불량배들과 싸움이 붙어 싸우던 중 어머니의 유언을 떠올리게 되고 그날의 사건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된 한신은 무능하고 한심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진정한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 땅 회음을 떠나게 된다.

 

 

 

 

암살자 장량


한나라의 귀족 가문의 자제인 장량. 고난의 끝은 보이지 않고 진나라의 광기와 횡포는 해가 갈수록 더해지고 진나라에 빼앗긴 자신의 조국 한나라를 되찾고 하루라도 빨리 진시황제의 공포정치에 신음하는 비참한 백성들을 구해내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 글공부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한나라를 멸망시킨 진나라에 복수하기 위해 진시황제를 죽일수 있도록 자신을 도와줄 무인을 찾고 있었다.  

 

 

 

 

 

 

아는 만큼 재미있는 초한지


초한지는 어떤 책일까?

최초의 황제, 진시황제

진나라는 어떻게 천하를 통일했을까?

진나라의 지방통치제도, 군현제

인류 역사 최대의 건축물, 만리장성

초나라와 한나라의 한판 승부, 장기

고사성어, 과하지욕


​초한지는 고사성어의 보고다. 토사구팽, 금의야행, 권토중래 등 숱한 고사성어가 재미있는 일화와 함께 이야기 속에 등장한다. 책에서는 고사성어의 풀이와 함께 중국의 역사와 지리, 문화 등 교과서에서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은 학습 내용을 교육적 목표에 맞게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이러니 엄마들이 반할 수 밖에!

 이문열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만화로 제작된 <초한지>는 소설과는 다른 만화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섬세한 배경과, 살아 숨 쉬며 약동하는 영웅들의 면모, 그리고 그것을 관통하는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심까지 책을 펼치자마자 아이들이 쉽게 책 속으로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지금껏 많은 수의 초한지가 번역돼 나왔지만 이문열의 『초한지』만큼 정사에 가까운 책은 없었다. 역사를 비틀고 왜곡하여 오히려 무협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종문거사의『서한연의』를 원저로 한 다른 저작에 비해, 이문열의 『초한지』는 『사기』와 『자치통감』 등 실재하는 역사서를 바탕으로 하여 새롭게 창작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동양 최고의 고전으로 손꼽히는『사기』를 원전으로 하여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면서도 소설적 재미도 놓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저자만의 초한지를 새로 집필하였다.

역사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지만 언제나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역사를 통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고, 현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배워나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사를 되돌아보며 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그들이 얻고 잃었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용기와 지혜, 신념, 리더십 같은 오늘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교훈적 가치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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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그대에게 -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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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귀천>-----

시인은 노래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하긴 ‘죽다’의 높임말이 ‘돌아가다’인 것을 보면, 예부터 죽음이란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감을 의미했나 보다. 그런데 그 돌아가는 곳이 ‘하늘’이라면, 죽음도 괜찮을 성싶어지지 않는가? 이때 허무는 자리를 비켜선다. 귀천이란, 말 그대로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로 돌아간다는 것은 자신이 본래 하늘에서 왔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만 성립되는 말이다. 그러니 이는 인간을 존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아예 성립조차 될 수 없는 말이다.

불행한 사실은 그같이 존귀한 존재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려면 악다구니같이 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세계는 삶을 위한 투쟁과 갈등이 벌어지는 장소다. 성공의 조건은 부와 명예, 권력과 같은 세속적 가치들의 실현 정도에 따라 가늠된다. 세속적 가치를 획득하면 행복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불행해지는 것이다. 그런 가치 속에서 바라보면 ‘죽음’은 정말이지 가슴 아픈 일이다. 세속적 행복을 누린 자의 편에선 그 행복을 놓고 가야 하니 슬플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의 편에선 평생 불행하게만 살다 생을 마감하고 마니 슬플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잠시 놀다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어떨까. 시인은 그래서 인생을 소풍 나온다고 생각하라고 우리에게 말한다. 자기 삶의 근원은 다른 곳에 존재하고 자신은 단지 이 세상에 잠시 놀러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시인은 우리에게 이 고통스러워 보이는 이승에서의 삶도 천상에서 내려온 소풍쯤으로 생각하라고 권유한다. 그러면 이승에서의 삶은 소풍이기에 아름답고, 소풍에서 돌아가는 천상은 천상이기에 아름다울 터이니, 우리의 생을 이승과 저승의 연속성으로 이해할 경우, 인생 전체가 진정 아름답지 아니하겠는가? (p.255-6)


·고등학교 교과서를 수차례 집필하고 미래의 국어교사들을 가르쳐 온 정재찬의 수업 방식은 특별하다. 흘러간 유행가와 가곡, 오래된 그림과 사진, 추억의 영화나 광고 등을 넘나들며 시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모습이 마치 한 편의 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 그는 시를 사랑하는 법보다 한 가지 답을 말하는 법을 먼저 배워 온 학생들에게 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돌려주고 싶었다. 매 강의마다 한양대학교 학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최우수 교양 과목으로 선정된 ‘문화혼융의 시 읽기’ 강의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 책은 그 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시에세이로서 우리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보았던 매우 친숙한 46편의 시를 다루고 있다. 시는 각종 영화와 소설, 노래가사와 그림, 사진 등의 다양한 자료들이 동원되어 시만 두고 보았을 때보다 훨씬 더 시를 이해하기가 수월할 뿐아니라 의미를 더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학창시절 입시를 위해 문학 참고서로 딱딱하게 외우고 암기하며 시를 배워온 우리들에게 시는 재미있고 유익한거라고 시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시를 썼는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시 한 편 한 편이 그대로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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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
최명기 지음 / 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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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은 더욱 커진다. 우리의 인생은 게임처럼 어느 한쪽을 선택했다고 해서 극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당신을 걱정하거나 철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은 매 순간을 충실히 경험하면서 다채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당신의 인생은 누구보다 선명한 색을 띠고, 미지의 영역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가장 당신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지금 당신의 눈에 띈 반짝임이다. (p.30)




살다 보면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에서 결정해야 하는 순간보다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사이에서 결정해야 할 순간이 더 자주 찾아온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중에서 골라야 할 때는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사이에서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어차피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없는데도 되도록 더 나쁜 일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사이에서도 결정을 미루다 보면 언젠가 선택지는 더 나쁜 것과 최악으로 변해 있을 수도 있다. 이떄는 내가 아니라 상황이 나를 결정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것저것 따지고 재기보다는 일단 빠르게 선택하는 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미 좋은 것을 선택할 수는 없음을 깨달은 순간, 최대한 빠르게 그다음을 선택함으로써 최악을 피하는 것이다. (p.34-5)




언제든지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들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정말 가능할까? 그러기 위해서는 도대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고 안 하던 운동을 시작하면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내면의 본성은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어쩌면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타고난 자신의 성격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지 모른다.

나를 바꾸고 싶다는 것은 결국 현재의 나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자기불만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내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어쩌면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친구 사이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습관적인 불만을 줄여나가야 나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도 키워나갈 수 있다. (p.53-4)


인간은 잘 변하지 않는다. 타고난 성격과 자라온 환경에 따라 조금씩 완성되어온 나를 다른 사람의 기준, 세상의 기준에 맞추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나를 바꾸는 대신, 나에게 맞는 환경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훨씬 더 빨리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해서 나를 함부로 평가하거나 본래의 정체성을 숨기고 바꾸려하지 말자. 본인이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장점을 살려 보다 더 빨리 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때는 다 나름의 꿈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 저것을 하기 위해서,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 저것을 바꾸기 위해서, 이것을 없애기 위해서, 저것을 없애기 위해서 살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하고 싶었던 대로 살아가기가 쉽지많은 않다.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면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생각이 자란다. 어디서든 원인을 찾아 탓하고 싶어진다. 나 자신에게로 책임을 돌리는 것이다. 자신이 문제였다고 스스로 자책하며 부정적으로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이미 일어난 상황 때문에 나 자신을 탓하지도,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억지로 나를 맞추려고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한 사람의 성격과 개성은 조각을 만드는 일과 같다. 똑같은 나무도 어떤 목적인지에 따라서 대문이 될 수도 있고, 탁자나 침대, 울타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나무가 쇠처럼 단단해질 수는 없고, 바위가 무거워질 수도 없다. 그러니 자신이 타고난 본성을 바꾸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좋아하는 일을 최대한 많이 경험해보고 어떤 환경이 스스로에게 맞는지 최선을 다해 찾아나가는 일이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면 어때 순간순간 헤매는 이 길이 결국은 내 스스로 길을 찾아나가는 과정인걸, 딴짓 좀 해도 인생은 잘 돌아간다.  

이 책은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한다. “나는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이런 고민을 하는 당신은 더 나아가기 위해 방황하고 있을 뿐,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라고. 이 책은 뻔한 일상에서도 시시각각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호기심 많은 어른들에게 보내는 응원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은 머릿속에 떠올려봤음직한, 어쩌면 우리가 경험해보았던 현실적인 고민 사례들을 적잖게 소개하며 남들과는 달라 이해받지 못해 서운했던 마음에 잔잔히 위로를 건내며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한다. 내가 방황하고 있던 순간순간 어쩌면 내가 그토록 듣고 싶은 말들이 이 책에 쓰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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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이 전부다 - 인생이 만든 광고, 광고로 배운 인생 아우름 29
권덕형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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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발견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남들도 잘 알고 있는 것, 이미 밝혀진 사실을 전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광고가 될 수 없다. 반면에 제품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못한 장점들을 찾고 알린다면 소비자는 ‘뉴스’를 접하는 셈이 된다. ‘뉴스’는 제품을 다시 보게 하고, 마음을 움직인다. 이렇게 ‘발견’을 담아야 광고가 제 일을 하게 된다.

제품이나 기업에서 ‘뉴스’를 발견하는 일 말고도, 크리에이터들은 새로운 표현 방법을 찾으려고 고심한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이미지, 혹은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았던 화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이다. 남이 보여 줬던 이미지를 다시 보이거나, 남이 하던 화법 그대로를 얘기하는 것은 큰 감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의 전부는 ‘발견’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광고 속 표현에서도 발견은 뺴놓을 수 없는 개념이다. (p.25)  

무언가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비유’가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를 가르칠 때도, 어떤 원리를 먼저 알게 된 사람이 나중에 알게 된 사람에게 설명할 때도 비유가 큰 몫을 한다. 광고는 그 비유의 정도가 꽤 심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이해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고 구매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필사적이기 때문이다. (p.48)

좋은 광고는 공감을 부르는 광고다. 그리고 공감이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너와 나의 마음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발견은, 마냥 행복하거나 정의롭거나 달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프고 못되고 쓴 것들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이라면 그것을 긍정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p.144)



 

대부분 발견이 어려운 이유는 정보가 너무 없어서거나, 누군가 찾기 어려운 곳에 꽁꽁 숨겨 놓아서가 아니다. 쉽게 결론 내려는 마음, 편하고 무난한 방식에 안주하는 습관이 사고를 게으르게 만들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게으름에서 벗어나면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삶이라든지, 지혜라든지, 진심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전체로서의 자신을 한 번에 드러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작은 조각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흩어져 있다. 발견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광고 아이디어도 사실은 삶의 작은 부분들을 따뜻하게 눈여겨보는 관찰과 발견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다. 발견을 잘 하려면 작은 것을 큰 것 보듯 보면 된다. 짧게 지나치고 말던 것을 신중히 보아야 할 일과 마찬가지로 길게, 오래, 눈여겨 보면 된다.

 

책은 크게 총 3장으로 나누어지며 1장 인생 광고에서는 광고에 스민 인생의 진리를, 2장 광고 인생에서는 광고를 만들며 배운 인생을, 3장 한 줄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학생이나 취준생 등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법한 제목짓기 노하우15에 대해서 실전 어드바이스와 함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상세히 정리해놓았다.

 

​이 책은 발견의 노하우를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대신 톡톡 튀는 광고 아이디어도 사실은 삶의 작은 부분들을 따뜻하게 눈여겨 보는 관찰과 발견의 힘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저자가 들러주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내 삶과 연결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인생의 의미와 소중함에 다시금 살펴보게 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의도치 않게 많은 광고를 접한다. 몇 초만에 휑하니 지나가버리는 광고지만 그 찰나의 순간 우리에게 전해지는 감동은 엄청나다. 영상뿐만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접하는 몇 글자의 광고에도 그 광고가 말하는 내용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가 들려주는 광고이야기는 평소 그냥 흘려보내던 광고이야기를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한 편의 광고가 만들어지기까지 성공하기 위해, 낙오하지 않기 위해 수많은 날들을 뒤로하고 오직 광고에만 매달려 밤낮을 지새우는 그들의 열정이 안타깝게 느껴지면서도 너무나 값져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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