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 너의 별에 데려다줄게 - 어른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안드로메다 횡단 안내서
박사.이명석 지음 / 파람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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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벌떡 일어나 TV 앞으로 가 앉았다. 브라운관 안에서는 철이라는 작고 못생긴 꼬마가 주인공 노릇을 했다. 금발의 늘씬한 미녀와 함께 새카만 기차를 타고 우주를 날아다녔다. 매번 신기한 상상의 별에 내렸고, 그때마다 기상 천외한 모험을 벌였다. 철이는 어떨 때는 서부의 사나이가 되어 ‘전사의 총’을 쏘아댔고, 때론 수십 명의 해적들과 맞서 싸워 기차를 지켜내기도 했다.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눈물을 자아내는 마음의 모험도 적지 않았다. <은하철도 999>는 내가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세계였다. <오즈의 마법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닮았지만 그런 이국적인 마법 세계와는 또 달랐다. 다른 판타지들은 수평선 위의 이야기, 지금 이 세상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였다. 은하철도는 바로 내 앞에 놓인 수직 선로 위의 이야기였다. 이 선로를 힘차게 밟아가면 점점 가속이 붙고, 언젠가 저 하늘 위로 슈웅 하고 날아오를 수 있을 거야. 은하철도가 달리는 우주는 언젠가 내가 직접 찾아갈 미래였다. (p.24)

 

같이 여행을 하기로 결심한 뒤 메텔은 한 번도 철이를 떠나지 않았다. 철이와 같이 가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철이가 자기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어느 별에서건 철이가 정기권을 잃어버려 ‘은하철도 999’를 탈 수 없게 되면 미련 없이 가방을 들고 따라 내렸다. 그런 철이를 오랫동안 부러워했다. 절대로 자기를 버리지 않을 사람과 함께 하는 기나긴 여행, 그런 여행을 하고 싶었다. 버려질 것 같으면 지레 먼저 버려버리는 그런 여행 말고, 영원히 마주 보고 앉아 있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여행. (p.68)

 

철이는 ‘은하철도 999’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그의 짧고 격렬한 삶을 자꾸 반복하고 복기한다. 죽기 직전의 사람의 눈앞으로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는 일생처럼, 그렇게 차창 밖으로 일생이 지나간다. 행복의 끝에 따뜻한 라멘 한 그릇이 있고, 불행의 끝에 엄마가 죽던 날 내리던 눈보라가 있다. 우리는 일생에서 행복했던 순간만 추려낼 수 없고 마찬가지로 불행했던 순간만 추출해낼 수도 없다. 그냥 온전한 통째로 고향은 거기, 누워 있다.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고향이 아무리 먼 곳에 있더라도 과거의 재현은 고향을 자꾸 이곳에 불러온다. 추워서 울었던 기억은 따뜻한 구들목에서 뒹굴던 평온함을 덮지 못하고, 화창한 여름날의 행복감은 이어진 겨울의 우울함을 상쇄하지 못한다. 그런다 한들 어떠랴. 구식 기관차 외양 안에 최첨단 기계를 감춘 열차처럼, 우리는 과거를 안고 미래로 간다. (p.79)

 

‘은하철도 999’는 우주를 가로질러 달려간다. 언젠가 거대한 폭발이 있은 후 생겨나 팽창하고 있다는 그 우주다. 이 우주 안에 안드로메다도 있고 우리 은하계도 있고, 아주 작은 은하들도 떠다니고, 미지의 세계도 끝없이 이어진다. 그렇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은하철도 999」의 우주는 커다란 단일 공간처럼 느껴진다. 이 우주 안에서 우리가 겪는 일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된다. 같은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이는 저 별에서 만난 인연으로 이 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예전의 인연 덕에 결정적일 때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 안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무수히 많은 독립된 우주도 존재한다. 연결되어 있지만 연결되어 있지 않은 우주. 포함되어 있지만 포함되어 있지 않은 우주. 그것은 개개의 마음속에 있는 우주다. 우리는 개개인의 몸피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그 안에 무한한 우주를 품고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사건을 겪을 때마다 주렁주렁 넓어지는 우주를 가지고 있다. (p.229)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네 행복찾는 나그네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엄마잃은 소년의 가슴엔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999 힘차게달려라 은하철도999 은하철도999~! 보지는 못했어도 제목을 듣기만 하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가사. 맞다. 은하철도 999는 어렸던 그 시절을 회상하게 만드는 추억의 애니메이션이다. 검은 외투를 입은 금발 머리 메텔, 은하계에서 가장 못생긴 철이, 얼굴 없이 눈만 번쩍이는 차장, 기계 인간과 천년여왕, 하록선장 그리고 우리가 어느새 잃어버린 소중한 기차, 은하철도 999. 그 은하철도 999를 타고 상상의 별들을 지나 안드로메다로 여행을 떠난 철이는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 책은 북 칼럼니스트 박사와 만화평론가 이명석이 철이와 메텔과 함께 ‘은하철도 999’를 타고 은하계를 여행하다 발견한 슬픔과 기쁨, 희망과 용기의 순간들의 기록이다. PART1. 그때 내 진심은 그게 아니었는데, PART2. 정말 저 별에 가야만 할까, PART3 걱정마지 마, 지금 날 사랑하면 돼, PART4. 기차가 출발하기 전에 돌아와야 해, 이렇게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들은 이명석, 박사 순으로 나뉘어져 있다. PART1에서는 유년기 소년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PART2에서는 너무나 짧아서 아름다운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PART3에서는 사람 혹은 생명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PART4에서는 삶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연 철이는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마지막에는 기계로 몸을 바꿀까?

메텔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철이는 일생일대의 선택을 한다. 기계 인간이 되겠다고. 그러기 위해 정체불명의 여인 메텔의 손을 잡고 처음 보는 구식 외양의 열차에 운명을 맡기기로 결정한다.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은 너무나 크고, 삭막한 지구의 환경은 너무나 춥고 미래는 없었으니 철이로서는 선택이랄 것도 없었다. 그러나 여행을 하는 내내 만나는 현실은 철이의 선택에 조금씩 의문을 제기한다. 철이의 확신에는 잔금이 가기 시작한다.

 

우리는 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또 철이와 메텔 그리고 차장과 함께 은하철도999를 타고 여행길에 오르며 저마다 자신 앞에 주어진 삶을 떠올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여러 생각들을 꺼내 놓으며 각자의 답을 찾아 나아간다. 그것은 친구와의 우정일수도 있고 청춘에 대한 것,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 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일 수도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인생이란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수없이 많은 질문들과 그 답을 찾기 위한 몸부림. 인생이라는 것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광활한 우주를 여행하는 철이는 기차가 역에 정차하기 전까지 그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궁금해하고 더 재미있어한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어떤 날은 가시밭길을, 또 어떤 날은 웃음 가득한 꽃길을.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한치 앞도 알 수 없기에 한껏 더 기대하게 되고 그만큼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 오늘이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실패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돼. 진짜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우리 인생은 언제나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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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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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속에 열정이 숨어 있는 것을 안다. 가끔은 달궈진 마음을 온통 쏟아부을 그 무엇을 기다린다는 것을. 그럴 때 나는 내 몸 이상이며 내 마음 이상의 존재가 된다는 것을. 그런 꿈 없이는 가능성의 흥분이 생겨나지 않는다. 만일 내가 비행기를 만들고 싶다면 가장 먼저 지녀야 할 것은 엔진이나 두랄루민 패널이 아니다. 저 하늘 너머에 대한 상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꿈을 꾼다는 것은 때때로 어이가 없고 게을러 보일지라도 자잘한 스케줄을 꼼꼼하게 짜는 일보다 더 차원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꿈을 만드는 가능성을 모두 다 누리고 싶은 것은 아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늙어서 두고두고 아쉬워할 일들. 그것들을 꼭 하고 싶은 것이다. (p.38)

 

달의 빛나지만 메마른 표면 위로 떠오르는 희고 우아한 지구. 아래 절반은 우주의 어둠에 잠겼고 둥근 상반신이 태양광에 고요하게 드러나 있다. 푸른색 흰색이 실타래처럼 신비롭게 엉킨. 그것은 일출도, 월출도 아니고 지구가 솟아나는 지출의 광경. 장엄하다. 그 말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 아폴로에서 촬영한 그 사진이 펼쳐지자 시끄러웠던 교실은 앞에서부터 뒤로 가면서 몇 초 만에 조용해졌다. 달에서 본 지구. 마치 다른 아이 속으로 들어가서 그 눈으로 나를 보는 충격이 지나갔다. 그것은 아주 먼 태초에 지구를 구슬처럼 빚어낸 신비로운 힘이 멀찍이서 자기 작품을 감상하던 시야가 아니었을까. 그러면서 우주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렇게 지구를 한번 보고 싶다고. 그러고 나면 내가 확 달라질 게 분명했다. (p.73)

 

어떻게 되었을까, 선발이 되는 것일까?

일요일 아침을 먹자마자 나는 방한점퍼의 후드를 쓰고 끈을 조인다. 운동을 해야 한다. 통합병원을 나오고 나서 내리 삼 주간 몰입하면서 하반기 성과를 높이려는 추가 보고서를 만들었다. 정말 미달로 굳어질까 봐 나중에는 입안의 속살이 탁탁 터졌다. 금요일 밤 데드라인에 맞춰 제출하고 나자 토요일은 내내 초주검이 되어 자다 깨다 하고 말았다. 드디어 일에서 풀려나와 누워 있는 동안 내 희미한 의식에 물방울처럼 떨어지는 것은 하나다.

합격일까, 불합격일까? (p.97)

 

갑자기 콧잔등이 시큰해지더니 눈시울이 새빨개지는 느낌이다. 그냥 울어버렸으면 좋겠는데 도무지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내 기분의 밑바닥에는 쓸쓸한 아픔이 있다. 하지만 내 삶의 무대에는 그때 모든 조명이 일시에 켜졌다. 나의 어떤 의지와도 무관한 채로. 눈이 부셔서 앞을 볼 수조차 없게 하는 하얀 불빛이. 나의 가슴은 너무나 두근거려서 감당할 수가 없었다. (p.174)

 

 

우주를 꿈꾸던 평범한 샐러리맨 이진우는 우연히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선발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한다. 쟁쟁한 경쟁자이자 우주라는 같은 꾸을 꾸는 동료들 사이에서 그는 최종 선발 과정까지 나아간다. 숱한 고비와 위기를 이겨내고 회사로 돌아오지만 그가 마주한 것은 “대기반으로 발경이 났다”는 좌천 통보다.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은 기억하지만 두 번째 우주인이자 지구를 열일곱 바퀴나 돈 게르만 티토프는 존재감이 없다.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은 누구나 알지만 함께한 버즈 올드린과 마이클 콜린스를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되려는 이진우와 경쟁자들. 과연 누가 처음이 될 것인가.

 

 

책은 우주를 꿈꾸던 한 샐러리맨 연구원이 우주인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도전과 경쟁 그리고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동아일보 사회부와 문화부에서 14년 동안 기자로 일한 권기태 작가는 2006년에 있었던 대한민국 우주인 선발 경쟁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중력>은 그 무렵 작가의 눈에 들어온 한 탈락자의 퇴장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는 <중력>을 쓰기 위해 그해 직장을 그만두고 대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내려가 우주인 선발 과정을 취재했다. 그는 그곳에서 천차만별의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었다. 작가는 우주인 후보들과 함께 ‘별의 도시’라고 불리는 즈뵤즈드니 고로도크까지 동행하여 우주인 훈련 과정을 지켜보았다. 우주인 후보들은 매우 고달프고 힘든 상황이었다. 텔레비전에 비치는 모습은 거의 연기에 가까웠다. 생업이 걸려 있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의 많은 부분을 포기한 상태였다. 작가는 일주일 동안 러시아에 머물면서 공군기지에서 무중력 항공기를 체험했고 후보들의 수중 훈련 테스트도 지켜보았다. 또한 우주와 우주인에 관한 책, 우주인 훈련 영상 및 다큐멘터리 등을 탐독했다. <중력>에서 펼쳐지는 우주인 선발 과정에서 느껴지는 현장감은 작가의 이와 같은 애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경 속에서도 한 줄기 내비치는 가능성을 허투루 여기지 않고 도전해나가는 샐러리맨의 가슴 벅찬 감동 스토리 <중력>. 책속의 등장 인물들은 알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저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과정은 정말이지 치열했다. 그리고 생생했다. 마치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생동감있게 보여진다. 혼자만의 싸움이지만 서로에 대한 경쟁으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소리없이 맴돌았다. 각자가 가진 두려움과 긴장감을 끌어 안고 온 힘을 다해 매달리고 또 매달렸다. 오직 한 사람.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해서. 물론 그 속에서는 자기를 과시하고 타인에게 미덥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섞여 있지만 으스대기 보다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동료들을 격려하는 등 좌절하지 않고 힘차게 한 걸음 더 앞으로 내딛으려는 인간적인 모습을 내보인다. 우주 그 광활한 대지를 향한 욕망, 그들의 간절함에 선뜻 어느 누구 하나를 응원하기가 두려워진다. 쉼없이 이어지던 이야기는 결국 마지막 장에 머무르고 그제서야 숨이 트인다. 우주를 향한 그들의 염원과 책 곳곳에서 느껴지는 간절함이 그대로 가슴에 와닿는다. 그 끝은 공허하고 또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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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마흔 고독한 아빠
이시다 이라 지음, 이은정 옮김 / 살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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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헤이는 스스로도 자신이 어떻게 계속 글을 쓸 수 있는지 이상하고 신기할 때가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편집자가 새로운 연재나 원고 의뢰를 해온다. 도시적이고 섬세한 문체, 부드러운 유머에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인생의 쓴맛과 슬픔을 한 방울 떨어뜨린 작품 성향. 고헤이는 10년 동안 ‘히트 예감’ 작가라는 말을 계속 들어왔다. 그리고 만년 베스트셀러 미만이라는 속 편한 자리에 익숙해져버렸다. 기복 따위 있을 리 없다. 출판계는 그런 그에게도 어떻게든 살 수 있게 안식처를 제공해준다. 양극화 사회라고 하지만 책의 세상은 결코 돈이 전부는 아니다. 그런 넓고도 좁은 출판계의 한 귀퉁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만 쓰며 생활할 수 있다. 크게 성공할 일은 없겠지만 그런대로 행복한 인생이라고, 고헤이는 자신의 작가 생활을 그렇게 정의했다. (p.12)

 

 

고헤이는 아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더 바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일이다. 이제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책이 더 팔려서 생활에 여유가 생긴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텐데. 이 가구라자카의 아파트에는 앞으로 갚아야 할 주택대출이 20년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 마비라도 된 듯 얇은 TV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작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숫자가 쓸쓸하게 미쳐 날뛰고 있다. (p.27)

 

 

글을 쓴다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중노동이다. 고헤이는 멍하게 벽의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쳐다봤다. 어느새 나이를 먹어버렸다. 소설의 불가사의한 점은 아무리 책을 많이 써도 절대로 다음 책을 쓰는 게 편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작가는 새 작품을 쓸 때마다 전 작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작가의 일상은 일에 대한 불안과 긴장으로 점철되어 있다. 평범한 회사원이라면 마흔 살에 중간 관리직으로 승진한다. 현장에서 벗어나서 편해진들 전혀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그렇지만 작가에게는 부하가 존재하지 않으며 언제나 혼자서 현장을 진두지휘한다. 그야말로 죽을 때까지 현역이다. (p.38)

 

 

고헤이는 글을 써야 한다. 글 쓰는 일을 평생의 직업으로 정하고 선택한 생활 아닌가. 이 아이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가령 재능이 눈곱만큼도 없다고 하더라도 계속해나가야 한다. 자신에게서 소설을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같은 업종의 누군가를 질투하거나 자신을 불쌍히 여길 시간이 있다면 한 줄이라도 앞으로 더 써야 한다. 그렇게 전진하면 되는 것이었다. 머리도 센스도 재능도 없는 인간이 알아서 멋대로 포기하면 어떻게 하나. 두 팔로 안은 가케루의 몸은 작지만 놀랄 정도로 뜨거웠다. (p.76)

 

 

 

고헤이는 서른아홉 살로 홀아비다. 3년 전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아내 히사에를 떠나보내고 지금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가케루와 둘이서 살고 있다. 그의 직업은 소설가. 10년 전 <올 슈토>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가로 데뷔하여 데뷔작을 연작으로 만든 <지정대는 데이즈>로 단숨에 단행본 데뷔를 일궈냈다. 하지만 그뿐, 데뷔작 이외의 작품은 모두 초판으로 끝났으며 3년 후에 문고판으로 재출간되었다. 그 후 10년 동안 ‘히트 예감’ 작가라는 말만 계속해서 듣고 있다. 낼모레면 마흔. 이젠 조금만 피곤해도 얼굴이 팍삭 늙어 보이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마흔 가까이 되니 밤샘 원고 작업도 힘들고 작품은 팔리지 않고 동료 작가의 신작을 읽고 난 이후에는 스스로 재능이 없는 것 같다며 점점 슬럼프에 빠져든다. 작가는 언제 일이 없어질지 모르는 비정규직, 자유의 정점을 찍는 직업이다. 보통 비정규직은 회사원보다 두 배에서 세 배 정도 더 많이 벌어야 겨우 회사원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헤이는 분명 이 사회의 루저다. 이제 곧 마흔이니 작가 이외의 일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른 길로 바꿀 수도 없고 되돌아갈 수도 없는 상태. 진전이 없는 집필, 아내의 죽음 뒤에 남겨진 의문, 두 여성과의 연애. 그럼에도 소설가 아빠의 일상은 오늘도 그럭저럭 흘러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고헤이가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져오고 이어서 피할 수 없는 과실인지 아니면 자살인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아내의 죽음을 풀 실마리가 발견되면서 잔잔하던 그의 일상이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한다.

 

 

<텅 빈 마흔 고독한 아빠>는 사랑하는 아내를 사고로 떠나보내고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살면서 소설을 쓰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마흔을 눈앞에 둔 소설가이자 아버지가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갑작스런 아내의 사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언제나 불합리하다. 주인공 고헤이는 그 충격을 견디고 담담하게 소설을 쓰고 아들 가케루와 둘만의 생활을 지켜왔다. 하지만 그 충격은 스스로도 상상 못 했을 정도로 마음속 깊은 곳에 균열을 만들었다. 그의 나이 이제 곧 마흔. 육아와 집필을 병행하면서 가끔은 술로 스트레스를 풀고 이리저리 헤매면서 일상을 그럭저럭 모면하며 살아오고 있지만 늘 아들 가케루가 눈에 밟힌다. 사회적 위치가 나름대로 괜찮은 작가라는 명함. 그러나 아버지로서의 업과 맞물리면 정답이 나오지 않는다. 아빠 노릇을 잘하고 있는 걸까. 남자 혼자서 아들을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잘 꾸려나갈 수 있을까. 아내의 부재로 아빠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져간다. 이 묵직한 가장의 무게. 고헤이의 삶은 우리네 가장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고 오직 홀로 견뎌내야 하기에 그 무게가 주는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혹독하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아버지의 역할은 어디에도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 아버지들은 언제나 정답을 찾아 헤맨다. 불안하고 초조하지만 자식에게 내보이지 않으려는 가장의 모습에 가슴 한편이 찌르르 아파온다. 이래나 저래나 자식 걱정인 아버지. 쓸쓸하게 시작된 이야기는 소소한 일상이 모여 결국 행복으로 끝이 난다. 이 행복은 근원은 역시나 가족. 용기와 감동을 잔잔히 흘려보내는 이야기에 가슴에 따스함이 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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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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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잠드는 밤에도, 눈부신 아침에도, 가능성은 언제나 나와 함께였다. 바닷가의 이름 모를 마을에 머물 때도, 고향에서 지낼 때도, 늘 곁에 있었다. 그것은 어른이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다. 살아 있은 한 가능성이 사라지는 일은 결코 없다. 언제, 어떤 순간에도, 어떤 장소에서도, 그것은 끊임없이 빛나고 있다. 우리는 불가능을 논할 수 없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결과는 실패로 끝날 수도 있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그러므로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란 불가능하다. (p.11)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작업을 하며 매일매일 새로운 발견을 하고, 스스로 만들어낸 작품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반 년쯤 지난 뒤에는 동네 그릇 가게에 찻잔이나 밥그릇 등을 납품할 정도로 실력을 쌓았다. 그때 봤던 아버지의 모습, 사람이 진심을 다해 어떤 일에 전념할 때 뿜어내는 기운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진심은 많은 것을 움직이게 한다. 어떤 꿈을 꾸든, 무엇을 목표로 하든, 그건 자유다. 경험이 없으면 모르는 게 당연하다. 무지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모르는 게 있다면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모르는 게 어때서? 뭐가 나쁜데? 부끄러워할 것 없다. 나는 단지 이게 하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아버지는 온몸으로 자신의 진심을 뿜어냈다. (p.54)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도, 두려움을 딛고 인생의 즐거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떤 문제나 도전의 기회와 마주했을 때, 그것의 가능 여부를 고민하지 않는다. 누군가 “그건 무리야.”라고 말한다면 “왜?” 하고 반문할 테니까.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일부가 세상에 혁신을 일으킨다. 그들은 본인의 흥미를 위해서만 일하는 제멋대로인 사람들이고, 자신들의 머릿속에 스위치가 들어왔을 때에만 움직인다. 그러나 그들은 사회의 폐색을 무너뜨리는 데에 앞장서고 다음 시대로 인류를 이끌어간다. (p.65)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게 하나 더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는 언젠가 끝이 난다. 인생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수년 뒤의 멋진 날을 그리거나 장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이야말로 인생의 축제날이다. 다시 말해 지금이 내 인생의 절정인 것이다.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p.79)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책은 일본 가전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발뮤다 창업자 테라오 겐의 인생 역정을 담은 이야기로, 파산 위기의 1인 회사였던 발뮤다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사람들을 끊임없이 매료시키는 제품을 내놓는 혁신 기업이 되기까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까지 제공하는 발뮤다의 정신을 하나하나 담아낸다. “내 손으로 만들어낸 무언가가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아름답고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 발뮤다 창업자 테라오 겐의 시작은 바로 이 손끝에 있었다. 그는 감각과 느낌 하나하나를 집약시켜, 아름답고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을 가전에 구현해냈다. 발뮤다의 핵심에는 예민한 감수성과 주변의 시선을 태워버릴 만큼 뜨거운 열정이 있다. 그는 말한다. 인생은 짧다고. 지금이 우리 인생의 절정이라고.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하라고.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테라오 겐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사업가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에 대한 마음이 확연히 달라졌다. 이 사람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동안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고민하고, 방황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가진 가치관이나 살아가는 방법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얼마만큼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제자리에서 생각만 하고 있다가는 시작하기도 전에 제풀에 지쳐 끝나버리고 말지만 하고자 한다면, 한 걸음을 내딛을 용기만 있다면 그 꿈은 현실이 된다. “인생의 중대사를 앞두고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뻔뻔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이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언제나, 누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내 인생 전부를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역전할 수 있었다.” 읽는 동안 많이 깨닫고 또 그만큼 많은 걸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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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명리 공부 - 내 아이의 진짜 직성과 진로를 찾고 싶은
김학목.최은하 지음 / 판미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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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지혜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음양과 오행은 명리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의 삶 속에도 스며들어 있는 통찰이다. 음양오행을 이해하면 명리를 신비한 학문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학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명리는 하루의 아침·낮·저녁·밤이나 한 해의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일정하게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것을 다섯 단계로 나눠 사람의 운명을 추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12)

 

세상에는 다양한 것들이 한데 뭉쳐 복잡하게 섞여 있지,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나 자신과의 상관관계 속에 있어. 그런데 그 복잡한 관계들은 오행의 상생과 상극으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도 있거든. 생각해보렴. 누구에게나 엄마처럼 나를 도와주는 것들이 있고, 형제나 친구처럼 나와 함께하며 경쟁하는 것들이 있으며, 자식처럼 내가 도와주어야 하는 것들이 있고, 돈처럼 내가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이 있으며, 학교의 선생님처럼 나를 통제하려는 것들이 있어. 이런 관계들이 상생과 상극으로 서로 연결된다는 걸 이해할 수 있어야 돼. 이렇게 세상 모든 것들을 자신과 상생 혹은 상극 관계로 분류해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삶을 오행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거야. (p.25)

 

태어난 연·월·일·시만 알면 특별히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성격 검사를 받아보지 않아도 그 사람의 성격과 특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 열쇠가 바로 오행을 하늘과 땅에 적용한 10천간과 12지지에 있다. 이것을 잘 이해하면 사람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모든 인간관계들을 보다 쉽게 풀어 갈 수 있다. (p.58)

 

사주명리는 부귀를 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꾸밀 수 있는 공부다. 일기예보로 날씨를 미리 알고 대비하듯이 다가오는 인생의 날씨도 미리 안다면 자식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까지도 행복해질 수 있다. (p.184)

 

 

공부를 시켜야 할까, 운동을 시켜야 할까? “궁금한 것은 사주에 다 있다!” 우리 아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명리의 기초부터 실전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한 <명리 명강>의 저자 해송쌤과 두 아이의 엄마이자 20년간 아이들을 가르쳐 온 하쌤이 알려 주는 명리로 자녀의 적성·진로를 찾는 법. 사주에는 그 사람의 고유한 성격과 기질, 건강, 적성, 인간관계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어, 이를 잘 읽어 낸다면 자녀를 기르는 데에 있어서 보다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다. 명리? 사주?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명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하나씩 가르쳐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초심자의 시각에서도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으며, 음양오행이 낯선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미지와 도표를 풍부하게 사용해 외우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명리를 쉽게 풀어냈다. 또한 어떤 사주가 운동으로, 음악으로, 미술로, 공부로, 또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지 핵심만 따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자신에게 해당하는 사주 유형을 바로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관심만 있다면야 누구라도 손쉽게 읽어볼 수 있다. 한마디로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명리 입문서.

 

 

아이를 키우면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어려움. 어디선가 도움을 좀 받을 수는 없을까? 이 책 하나면 ok! 세상은 열심히 산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니다. 그 흐름을 알고 그것에 따라 맞춰 살 줄 알아야 한다. 어쩌면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모된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아이에게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하나를 알면 둘을 알고 싶고, 셋을 알면 넷을 알고 싶고,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명리를 바탕으로 닥쳐올 일을 미리 알 수 있다면 힘든 시기를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부모의 마음이라는 게 이렇다. 아마 이 책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을 담은 책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게 다 정해진 대로 흘러가진 않겠지만 부디 이로 말미암아 자녀의 재능과 적성이 발견되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하지만 그전에 저자의 말처럼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욕심에 마음이 답답하고 두려울지라도 꼭 용기를 가지고 기다려 주기를, 그래야 자식들이 홀로 서서 스스로의 삶을 가꾸어 나갈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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