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 더 힘들어하고 더 많이 포기하고 더 안 하려고 하는
김현수 지음 / 해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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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마치는 한 학생이, 크면서 배운 것은 여러 아픔뿐이라면서 서글프게 소리없이 울던 날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수치심을 배웠고, 중학생 때는 외로움에 시달렸고. 고등학생 때는 온갖 불안에 휩싸였어요.”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 시대의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문제들을 들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사과합니다. 미안합니다. (p.11)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어른들, 천 번보다 더 흔들리라는 어른들, 더 고생하고 더 아파봐야 깨우친다는 어른들, 여차하면 해외로 진출하라고 하는 어른들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정유라니, 최순실이니, 삼성이니, 코너링 잘하는 운전병, 블랙리스트 이야기까지 나오면 ‘이 고생을 뭣하러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껏 물러주는 나라가 이 따위 나라인가라고 묻고 싶고, 세월호 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죽어가도 살려주지 않을 나라에 살게 하면서 어떤 고생을 더 하라는 말인지 따지고 싶습니다. 고생은 죽도록 시키고 인정은 해주지 않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인데, 변변치 않아서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를 잘 만난 아이들이 부러운 것은 숨길 수 없습니다. (p.38)

 

아이들이 처음부터 스스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고 삶이 지루하고 귀찮다)을 외치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이생망의 시작은 어른들이었습니다.

“네 싹수가 노랗다. 네 인생은 글러먹었다. 네 인생은 망한 것 같다. 아직 그런 문제도 풀지 못하다니 도대체 뭘 한거냐? 넌 이번 생애에는 안 될 것 같다.”

아마도 어른들은 정신차리라는 입장에서 그런 말을 했겠지만, 아이들에게 미래가 없다고 말하고, 상처를 주고, 아이들을 포기하고 내버린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아이들을 포기하면서 내뱉은 말들을 아이들이 가져다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이들의 인생에 대한 판정은 이미 어른들이 시작해서, 이 사회가 하고, 그리고 입시제도를 포함한 여러 제도와 문화가 해왔습니다. 이 판정이 아이들에게 ‘망함의 감정’들을 강하게 느끼게 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p.85)

 

이 사회는 아주 획일적인 방식의 기준으로 소수만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느끼게 만듭니다. 이 사회는 차별 사회이고, 혐오 사회이고, 인간을 서열화하고 상품화하는 사회입니다. 인간의 다양성이 여전히 무시되는 겉과 속이 다른 사회, 야만적인 사회입니다. 그 차별, 혐오, 야만성을 온갖 광고, 쇼, 예능, 허위적 논리로 둘러싸고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마취와 최면을 시켜놓은 사회입니다. 아이들은 이것을 과거보다 더 생생히 느끼는 것 같습니다.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체계를 바꾸지 않고, 우리는 이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기계발, 각자도생을 통해 성공을 추구하지만 그것이 공허한 이유, 결국 우리 스스로의 자존감을 존중받지 못하는 까닮은 이 사회의 체계에 있습니다. (p.120)

 

 

 

청소년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고 유일하게 그들의 편에 서 있는 최고의 치유자 김현수. 그는 힘든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재빠르게 치유법까지 제시한다.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적잖이 놀랐다. 약물중독, 게임중독, 중2병, 교사상처, 무기력의 비밀 등 아이들을 둘러싼 사회 문제들은 내가 어림잡아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아찔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얼마나 내쉬었는지 결국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혼자 조용히 눈물을 떨구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정말 진심으로 아이들에게 미안해진다. 이런 세상에서 힘들게 살아가게 만들어서,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주지 못해서 그들이 더 많은 상처를 입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파온다. 그들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덜 힘들게 하고, 그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일. 오직 어른인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지, 갈수록 불행은 더 일찍, 더 많이, 더 깊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이랬구나. 이만큼 많이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했구나. 나는 왜 그동안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아이들은 수치심, 외로움, 불안에 휩싸여 자신을 봐달라고 온몸으로 고생을 이야기 했는데 나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그 모습들을 나도 모르게 외면하고 아니라고 부정해왔던 것은 아닌지. 저자의 말처럼 많은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아내고 있다. 아이들은 할 수 있는 한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가 해야할 일은 훨씬 더 많이 격려하고 응원하며, 어른답게 아이들을 대하고, 손을 내밀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동참해 나갔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어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 서로에게 꼭 권해주어야 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더 행복해질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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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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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는 몸으로 부르짖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마음에 동요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 본래 인간이란 언어와 상관없이 몸으로 부딪히며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던가. 진화를 거듭해 언어가 생기고 말이 유통되면서 대화를 나누게 된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지만, 태초의 사람은 말과 언어가 아닌 몸짓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했었다. 그 생각을 하면서부터였을까? 녀석의 모습이 보기 좋아지기 시작했다. 원초적인 사람다움이 내 눈에 밟혔다. 나는 이제 적당히 나이가 들었기에 녀석처럼 온몸으로 내지르는 보기 좋은 본능을 다시 갖기 어렵다. 그 밑도 끝도 없는 모습이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녀석이 가진 순수함이 무척 멋지다고 감탄하게 된다. (p.20)

 

시하를 키우면서 아빠로서 잘못된 나의 행동이 원지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무서운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아이와 나와 원지가 하나로 연결된 유기적인 존재라는 걸 꼭 이렇게 저질러버리고 나서야 확인한다. 한 가정의 구성원이 된다는 건, 결혼하고 법적인 절차를 밟고 국가의 허락을 받았다고 해서 자격이 주어지는 게 아니다. 내가 다른 구성원들의 상태를 먼저 헤아려줄 수 있는가, 나의 상태를 맨 마지막으로 놓아둘 수 있는가······. 이것도 그나마 최소한의 조건이다. (p.31)

 

‘친구 같은 아빠가 가능한가?’

부모는 아이가 어떤 모습이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어떤 말을 쏟아내도 상처받지 않고 안아줄 수 있다. 내 아이와 친구 하고 싶지 않다고 할 부모는 없다. 아이와 부모는 이미 친구다. 난 아주 허무맹랑하고 황당한 친구, 시하와 오늘도 우정을 나누고 있다. 어쩌면 ‘친구 같은 아빠’가 아니라 ‘진짜 친구’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드는 건 덤이다. (p.44)

 

사람마다 감당할 수 있는 감정의 크기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감정의 끝에 가까운 경험을 했다. 워낙 허망하게 돌아가시기도 했지만 그동안 갖고 있던 아버지에 대한 마음의 짐이 너무 컸다. 그래서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더해지면 내 마음의 짐은 결국 가라앉아서 영영 뜨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장례를 치르고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이때 알게 되었다. 사람에게 정해진 감정의 크기는 결국 본인이 가늠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렇더라도 결국은 본인이 감내하게 된다는 것을. (p.69)

 

봉태규? 직업은 연예인. 주로 연기를 하지만 글도 쓰고 팟캐스트도 진행했다. 신비주의는 아니었지만 개인 사정으로 10년 가까이 연예 활동이 뜸했다. 요리 하기를 좋아하고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떠는 것을 아주 즐긴다. 할 말 많고 사연 많은, 그냥 그런 사람. 그런 그가 에세이를 출간했다. 다름 아닌 자신의 가족을 소재로 하여! 결혼을 하고 나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할 것이다. ‘과연 내가 좋은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이자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봉태규 또한 그랬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반드시 아버지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당시 감정과 마음은 오직 그녀 한 사람만으로도 용량이 초과한 상태였으니까. 그러다 임식 소식을 듣게 되었고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였다. 아이를 안으려면 팔뚝이 두꺼워야겠다 싶어 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지금보다 중후한 목소리를 내야 아이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목소리 톤을 연습하기도 했는데 애석하게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일이었다. 책도 엄청나게 찾아서 읽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나와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고 신뢰하며 아껴준다는 자세를 배웠고 그러는 사이 시하가 태어나고 그는 그렇게 아버지가 되었다.

 

이 책에 연예인 봉태규는 없다. 한 여자의 남편이자 시하와 본비, 이 두 아이의 아버지 봉태규만이 존재한다. 아이를 낳아보면 알겠지만 아이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부모에게는 선택의 연속이다. 예방 접종을 위해 어떤 주사를 맞춰야 할지, 옷은 어떤 걸 사야 할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자신이 평소에 접해보지 못했던 생소한 일들이지만 아이의 부모로써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내 자식이니까. 이건 부모에게 주어진 특권이자 보이지 않는 족쇄. 부모라는 이름에 더해지는 책임과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부모가 아이를 어떤 방식으로 양육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삶이 달라지니까. 그래서 부모는 시시때때로 자신의 육아 방식을 되돌아보고 참된 부모에 대해 고민한다. 사람이기에 분명 실수는 한다. 다만 그것을 수정해나가느냐 아니느냐로 판가름이 나겠지. 분명한 것은 부모가 욕심을 내려놓으면 모두가 편안해진다는 것, 부모가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하면 그때부터 아이는 불안해하고 엇나가기 시작하는 것 같다. 부모의 역할은 믿고 기다려 주는 것.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앞으로 부모가 될 예정이거나 초보 부모들이 본다면 폭풍 공감할 내용이 상당히 많다. 부모가 되면서 겪는 일이라던가 참된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비슷해 위안과 위로 그리고 깨달음을 동시에 받을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그의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던 팬들에게는 뜻밖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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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력 수업 -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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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누구든 괴로워지게 마련입니다. 한 번 꼬인 일은 다음 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나쁜 일이 반복되게 만들지요. 그럴 때는 ‘때가 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느긋하게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마음에 쌓아 두는 건, 기운을 되찾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절망에 찬 마음으로는 ‘최선을 다해보자!’ 하는 의욕이 생겨나지 않지요. 비록 삶이 내 맘 같지 않더라도, 밝고 힘차게 살아가려면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p.25)

 

둔(鈍)은 ‘둔감하다’의 ‘둔’과 같은 한자입니다. 사소한 실패에는 끄떡하지 않고,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않으며,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 씩씩하고 강인하게 노력해 나간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둔’에는 ‘굳세다’, ‘다부지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정신적으로 쉽게 나약해지는 사람에게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때에 따라 둔감해지는 편이 좋습니다. 둔감하다는 말에는 ‘아둔하다’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성공하는 데 꼭 필요한 힌트도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굳세고 다부진 삶을 실천에 옮겨 보세요. 성공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p.40)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면 자기만 괴로워집니다. 내가 가진 게 얼마나 훌륭하고 근사한지 깨닫지 못하면 자기다운 행복을 누릴 수 없죠. 여기에서 말하는 내가 가진 것이란 사는 집, 연봉, 직업, 재능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직업, 재능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 삶의 멋진 부분, 내 일의 보람찬 부분, 나만의 재능을 깨닫는 것이 자기다운 행복을 이루는 출발점입니다. 바꿔 말해, 다른 사람이 가진 것에는 둔감해지고 내가 가진 것의 가치에는 민감해져야 합니다. 정말 크고 맛있는 떡은 내 손에 있는 떡이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것의 가치에 집중하세요. 나다운 삶은 내 것을 아끼는 일에서부터 시작합니다. (p.78)

 

이미 저지른 실패를 후회하고 고민한다고 해서 과거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자신감을 잃어 점점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생각이 쏠릴 뿐이죠. 차라리 둔감력을 발휘해 지난 일을 깨끗이 잊고 미래를 바라보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편이 더 현명합니다. 아무리 고민해도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실수를 잘 잊는 것도 밝고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 요령입니다.지나간 일에 둔감해지면 긍정적인 마음이 되살아납니다. 빨리 잊는 사람이 더 즐겁게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p.140)

 

 

 

밀리언셀러 작가 우에니시 아키라의 답답한 인생을 여유롭게 풀어내는 9가지 마음 수업. 총 9장으로 구성된 수업에서 저자는 예민한 마음을 내려놓는 방법, 불편한 인간관계를 해결하는 방법,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자유로워지는 방법, 고민을 끊어버리는 방법,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불쾌한 일을 빠르게 잊어버리는 방법, 분노라는 감정을 이겨내는 방법, 욕심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인생의 방향을 다잡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간단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어 읽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현대인의 적 스트레스!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기란 정말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주위 사람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것은 물론 혹독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때로는 불편한 사람과 관계를 맺기도 하고, 업무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아야 한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말한다. 스트레스 사회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려면 좋은 의미의 둔감함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집에서,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를 선물하는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마음의 힘. 우리는 대개 둔감하다는 말을 들으면 둔하다, 미련하다, 무신경하다, 굼뜨다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떠올리는데 저자가 뜻하는 둔감해지라는 말은 바보처럼 살라는 말이 아니다. 작은 일로 초조해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즉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일로 근심하지 말하는 뜻이다. 다른 사람과 경쟁할 때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느긋하게 받아들이는 둔감함. 사람들과 작은 트러블이 있어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 둔감함. 누군가 자기를 욕해도 상처받지 않는 둔감함.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넘기는 둔감함. 지금보다 조금만 둔감해진다면 훨씬 자유롭고 편안하며 느긋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 이제 조금 둔감해져 보자, 조금 둔감해지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술술 풀리기 시작할 테니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고민에 매일매일이 힘든 사람이라면,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고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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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지도 - 우리의 습관과 의지를 결정하는 마음의 법칙
이인식 지음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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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아인슈타인, 피카소 같은 천재들은 보통 사람들과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천재는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자신이 속한 시대를 앞지르는 족적을 남긴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들은 문학, 예술, 과학 등 특정 분야에 철저히 몰두하고 독특한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한다. 천재의 수수께끼에 도전한 인지과학자들은 천재나 범인 모두 문제해결 방식이 동일한 과정을 밟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 천재와 보통 사람 사이의 지적 능력 차이는 질보다 양의 문제라는 것이다. 천재들은 보통 사람들도 갖고 있는 능력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양적인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차이로 비쳐져서 천재들을 범인들과 완전히 다른 두뇌의 소유자로 보게 된다는 설명이다. 요컨대 천재들은 우리가 갖지 못한 그 무엇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것을 약간 더 많이 갖고 있을 따름이다. (p.58)

 

켈트너는 이타주의가 인간의 본성이라는 주장에 공감하면 사회적으로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물질만능주의 문화가 사라지고 남에게 베푸는 사회적 즐거움을 중시하는 멋진 사회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다. 멋진 삶은 직업에 따라 다양하게 실현된다. 의사들은 환자의 말을 경청하고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자세를 가다듬게 된다. 학교에서는 배려와 존경을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친다. 교도소에서는 죄수들에게 명상을 권유한다. 최고경영자는 기부 행위가 회사 발전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 깨닫게 된다. 한마디로 살맛 나는 세상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p.149)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마음의 능력도 저하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뇌 안에서 물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물이 충분하지 못하면 뇌세포가 오그라들면서 뇌 조직이 수축되어 정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젊은이는 기억이나 집중력이 손상되지만 나이든 사람은 건망증이나 언어장애가 나타난다. 한편 10살 안팎의 어린이의 경우 시험 보기 전에 물을 한 잔만 마셔도 시험 성적이 더 좋게 나온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되었다. 한 모금의 물이 뇌가 학습하고 기억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만으로도 신체심리학의 연구에 관심을 갖게 한다. (p.348)

 

 

과학 칼럼니스트로서 30년 가까이 집필 활동을 하면서 인공 지능과 인간의 마음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그는 1992년 국내 최초의 인지과학 개론서 『사람과 컴퓨터』를 출간한 이후 지금까지 인공 지능 분야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때마다 가장 먼저 대중에게 소개하는 글을 써왔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고 더 나아가 미래 인류의 모습을 예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들을 선별해 집대성한 것으로 심리학은 물론 경제학과 정신의학, 정치학,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표된 최신 결과와 더불어 연구 결과가 학업과 직장생활, 인간관계 등 삶의 각 영역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간 학계에서 진행해온 마음 관련 연구를 소개한다.

 

개인의 작은 습관부터 사회를 움직이는 집단의 심리까지 오늘날 가장 주목받고 있는 마음 연구 123가지. 책은 메시지에 따라 크게 5부 1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마음은 어떻게 작동되는가’에서는 마음의 속성 중에서 누구나 궁금증을 갖는 26가지를 살펴본다. 미루는 습관, 남의 불행을 보고 고소해하는 감정(샤덴프로이데), 사랑하는 이를 사별한 후에도 금세 웃는다는(회복탄력성) 죄책감 등을 겪는 개인이 자신의 마음을 성찰할 때, 또 지구력이나 기억력이 매우 뛰어난 특별한 사람들의 마음에 비밀이 있는지와 행복이나 긍정성 등 일상에서 개인을 대상으로 많이 언급되는 연구 주제들을 모아놓았다. 2부 ‘사회생활을 지배하는 마음’에서는 논리를 뛰어넘어 단숨에 상대를 납득시키는 초설득, 사회적 협력과 이타적 행위, 잠재된 폭력성의 발현이나 데이트 심리 등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늘 경험하게 되는 심리적 현상 33가지가 망라되어 있다. 3부 ‘마음이 세상을 움직인다’에서는 개인이 경제행위나 정치활동을 할 때 마음속에서 나타나는 28가지 현상을 설명한다. 4부 ‘우리가 모르는 불가사의한 마음’에서는 신념을 초월한 굳건한 믿음, 명상에 대한 연구, 또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플라시보 효과’의 반댓말 ‘노시보 효과’ 같이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그러니까 과학 너머에 있는 사람의 마음 25가지가 나온다. 끝으로 5부 ‘미래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는 인공지능과 뇌과학에 의해 마음의 본질과 기능이 바뀌게 될 미래를 11가지의 측면에서 상상한다. 특히 마지막 장 ‘마음의 미래’에서는 뇌과학과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으로 등장할 새로운 미래 세계를 묘사하며 마음 인터넷, 디지털 마음, 마음 업로딩, 초지능은 마음의 미래, 나아가서는 포스트 휴먼의 존재 방식이 상상을 초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조사 기간 30년, 언급된 학자 500여 명, 참고문헌 200여 편. 250년에 걸쳐 인류가 이뤄낸 마음 연구의 성취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집대성한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탐구하겠다고?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솔직히 말해 반신반의했다. 내용 자체가 너무 광범위해서 가능할까 싶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만큼 그 내용이 상당했다. 우리가 어떻게 어제의 슬픔을 이겨내고 오늘을 살아가는지, 언제 행복하고 불행해지는지, 이 책으로 인해 자신의 속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 마음을 제어함으로써 행복한 삶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마음공부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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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조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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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에게는 자살이 최고의 처방이 되기도 한다. 물론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하며, 그들을 이해시키는 일은 ‘기역 자’도 모르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만으로 팔만대장경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나의 경우도 쉽지는 않았다. (p.13)

 

그들이 세상에 원하는 건 단 한 가지였다. 회복될 가망이 없는 몸의 병처럼, 회복될 가망이 없는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빼앗지 말라. 실제로 그랬다. 당시만해도 자살은커녕 ‘죽음’을 논하는 것조차 금기시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보다 더 오래전에는 육체적 질병으로 고통받으면서 안락사는커녕 존엄사 조차 택할 수 없는 시절도 존재했다. 그 시절의 사람들은 존엄사를 ‘살인’ 혹은 ‘자살’이라 부르며 매일 죽음보다 더한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굵은 관을 찔러 넣는 형벌까지 얹어주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통의 정도’가 아니었다. 똑같이 온몸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삶을 원했고, 누군가는 죽음을 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과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였다. (p.21)

 

“왜 힘들어서 떠나는 걸 죄로 몰아서 더 힘들게 하지? 야, 이서우. 그렇게 바짝 쫄고 그러지 마. 우울증은 죄가 아냐. 아무 잘못 없어. 우리가 뭐, 사람을 죽였어? 아님, 사기를 쳤어? 아니잖아. 그냥 우린 마음이 아픈 것뿐이야. 마음 아픈 것도 몸 아픈 거랑 똑같아.”

그 말을 듣자 괜히 기합이 들어 나는 등을 쭉 펴고 바르게 섰다. 죄가 아니다. 아무 잘못 없다. 그저 마음이 아픈 것뿐이다. 김태한이 한 말들을 되짚을 때마다 척추를 받치고 있는 근육이 조금 단단해지는 기분이었다. (p.103)

 

센터장이 양지를 안았다. 한 여사님을 안았다. 손형을 끌어안았다. 작가 선생을 끌어안았고, 다음으로 김태한을 끌어안았고, 그리고, 마침내 내 앞에 섰다. 나는 눈을 꾹 감고 숨을 크게 참았다. 낯선 냄새와 낯선 타인의 품이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1초, 2초, 3초······. 실제보다 더 길게 느껴졌을 시간이 흘러가고 센터장의 품에서 벗어났을 때, 안에서 뭔가 쑥 빠져나간 기분이었다. 아니 뭔가 꽉 채워진 기분이었다. 아니, 모르겠다. 도무지 모르겠는 어떤 기분.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감정의 핵을 쿡 찌른 기분. 저 안에서부터 뭔가가 터져 나올 것만 같은 기분. 뭔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 채 센터장의 뒤를 이어 포옹의 파도를 몰고 오는 사람들 품에 차례로 안겼다. (p.151)

 

눈가가 뜨거워졌다. 눈을 꾹 감고 입술을 깨물었지만 눈물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삼키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연수가 어떤 마음으로 버텨왔을지 알 것 같았기 때문에. 그리고, 약을 삼키던 날 내 마음이 어땠는지 이제 알 것 같았기 때문에. 나는 사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죽는 것도 두려웠다. 단순히 죽는 것만 두려운 건 아니었다. 세상과 끝이라는 사실 역시 무서웠다. 하루도, 숨도, 생각도 모두 끝나버린다는 게 뭔지, 끝의 다음을 알 수 없어 겁이 났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 그건 희망 같은 게 아니었다. 그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끈 같은 거였다. 자궁 안에서 모체와 태아가 탯줄로 연결된 것처럼, 날 때부터 생과 우리 사이에 연결된 그 무엇. 배신당하고 또 배신당해도 쉽게 놓을 수 없는 어떤 것. 놓지 못하게 만드는 어떤 것. (p.342)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어 각 지역마다 센터가 운영되기 시작하는 등 안락사가 합법화되자 오랫동안 방에 틀어박혀 우울을 견디며 살아온 서우는 센터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미성년자를 벗어난 지 이미 오래되었으니 센터에 입소하기 위해서 본인의 결정 외에 다른 누구의 동의도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돈은 필요했다. 그것도 제법 큰 돈이. 오래전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이후로 현관문을 열어본 적 없는 그에게 큰돈 같은 게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서 당장 재택근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제대로 된 졸업장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노동이 전부였고, 일이 단순한 만큼 통장에 입금되는 금액 또한 단순했다. 그러는 동안 센터가 문을 열었고 첫 번째 입소자의 인터뷰 기사가 나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센터에 들어갔다. 초조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비용을 전부 마련하려면 3년도 넘게 걸릴 거였다. 그건 너무 잔인한 일이었다. 센터가 없던 시절에야 죽지 못해 살았다지만 이제는 애기가 달랐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서우는 결국 엄마를 설득해 안락사를 진행시켜주는 센터에 입소한다. 특별위원회에서 그에게 내린 처방은 한 달. 그 기간 동안 죽음에 대한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서우는 언제든지 약을 받아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서우는 죽기 위해 들어간 센터에서 태한을 비롯한 친구들을 만나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나눠 먹고, 각자의 아픈 상처를 나누면서 이해와 관심 그리고 사랑이 삶에서 얼마나 큰 영역을 차지하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스스로 죽을 권리를 인정한 시대. 책은 안락사라는 소재를 통해 진정 안락한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그리고 마음의 병으로 삶이 회복 불가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는 죽음이 아닌, 보다 나은 삶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회복 불가능한 마음의 질병으로 오랜 시간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이렇게 고통받아야 마땅한가. 마지막 순간만이라도 평온할 수는 없는가. 이것은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생각하고 계획해 온 결과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죽음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삶의 일부로 수용하려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밝게만 보이는 ‘양지’는 숨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반려견 또또의 모습을 목격하며 죽음 그 자체에 대한 공포를 경험한다. 그 뒤로 죽음이 무서워 더 이상 사람의 눈을 바라볼 수도, 살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 ‘한 여사’는 늙어가는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어떤 향수로도 가릴 수 없는 늙음의 체취를 마주하자, 그녀는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손 형’은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다. 결국 그의 가족은 깨졌고 그렇게 그는 남은 것 하나 없는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자 한다. 그 외에도 평생 외톨이였던 민아와 사랑하는 이의 배신으로 꿈마저 잃어버린 연우까지. 삶은 때때로 죽음보다 더한 아픔을 준다. 그 아픔은 삶의 작은 균열에서부터 서서히 다가올 수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큰 사건처럼 내 앞에 놓이기도 한다. 안락사가 가능하다면,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삶은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삶과 고통, 그리고 죽음. 분명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선택이고 존중받아야 할 선택이란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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