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와 거짓말 :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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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권리라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이다. 성적 권리는 없어도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은 하찮은 부속품과 같은 권리가 아니다. 성적 권리를 실행하고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고 위험 없이, 기쁨의 원천인 채로, 모든 강제로부터 자유로운 채로 성생활을 누리는 것. 그것은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할, 절대로 양도해서는 안 되는 근본적인 요구이자 권리인 것이다. (p.19)

 

“이런 말을 하게 되어 미안하지만, 어머니들이여, 만일 당신의 아들이 자라서 성추행범이나 강간범, 폭행 가해자, 쓰레기, 악랄한 남편, 마초가 된다면 그건 사회와 문화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어머니, 당신들 또한 책임자입니다. 당신의 딸들더러 남자들의 먹잇감이 되려고 그러느냐 입이 닳도록 닦아세우는 대신 당신의 아들에게 ‘너는 여자 사냥꾼’이라고 충고하는 걸 그만두세요. 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대신 아들들에게 ‘듣는 법’을 가르치세요. 딸들에게 치마를 입지 말라고 하는 대신 아들에게 치마는 섹스 초대가 아니라는 걸 이해시키세요. 딸들에게 전신을 가리라고 강요하는 대신 아들에게 설명해 주세요, 여성은 몸뚱이만 가진 존재가 아니라는 걸.” (p.38)

 

우리 어머니 세대가 했던 페미니즘 운동은 실패했고, 세대 교체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철저하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법과 제도에 맞서야 해요. 기존의 이 모든 시스템을 거부해야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여전히, 끊임없이 불법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거겠죠. 만일 누군가 나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언제든 어떤 이유로든 꼬투리를 잡아 나를 감옥에 넣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의 풍습과 문화가 우리를 불법 속으로 밀어 넣고 있어요. 바로 그 때문에 투쟁을 끝까지 해낼 수가 없어요. 우리도 무서우니까요. (p.86)

 

 

 

 

 

저자는 자신의 고향인 모로코의 열악한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하여 욕망을 가질 권리조차 가져본 적 없는 여성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부제목 그대로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의 이야기다. 꾸밈없이 날 것 그대로 보여지는 여성들의 삶이다. 파르르 몸이 떨릴 정도로 강렬함을 남긴 말들, 때로는 흥분시키고 때로는 감동을 준 이야기들, 분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들고 일어서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들. 많은 남성과 여성이 똑바로 바라보기보다는 외면하고 싶어 하는 사회 속 삶의 고통스러운 파편들이 세상 밖으로 떠밀려 나온다.

 

 

모로코 사회는 집단 의존성이 상당히 강하다. 모로코인들에게 집단이란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자 동시에 기회가 된다. 그것이 기회이기도 한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든 집단의 결속력이라는 것에 기댈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집단과 개인이 맺는 관계란 그러므로 철저하게 이중적일 수밖에 없다. 모로코 사회에는 ‘춤마’라는 개념이 있다. 치욕 또는 불편함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이 단어는 모로코인에게 어린 시절부터 주입된다. 곧게 자라는 것, 순종적인 아이가 되는 것, 올바른 시민이 되는 것. 그건 수치심을 인식한다는 말이며 동시에 부끄러움과 억제를 증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를 위반한 대가는 혹독하며 ‘신성한 경계’를 넘은 여자는 호된 벌을 받고 사회에서 냉정하게 내동댕이쳐진다.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여성들은 대부분의 모로코인들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반항하며 자아 해방을 모색하지만 곧 고개를 숙이게 된다. 모두가 생존을 도모한다. 

 

 

현존하는 법과 도덕에 따르면 모로코의 모든 미혼 여성은 처녀여야 하고, 모로코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젊은 남녀에게는 혼전 성관계가 금지되어 있다. 내연 관계도, 동성애도, 성매매도 존재할 수 없다. 모로코라는 나라에서 간음 즉 ‘지나’에 대한 금지는 도덕적 명령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혼인 관계로 맺어지지 않은 남녀가 성관계를 맺을 경우 1개월에서 1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동성 간의 모든 유혹 행위,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행위는 징역 6개월에서 3년형에 처한다.” 등 형법으로 철두철미하게 규정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 지배적인 법률 조항들이 매일, 매시간, 도처에서 자신들을 우롱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직시하거나 맞서지 않는다. 모두가 우습게 알지만 당국은 공공연한 용인은 철저히 거부한다. 권력과 권위를 쥔 모든 이들 즉 정부, 부모, 교사들은 전부 같은 말을 한다. “하고 싶은 대로 해. 들키지만 말고.” 모로코와 같은 사회에서는 무엇보다 체면이 우선이다.

 

지구상 어딘가에서는 지금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일이고, 부모에게서 자녀로 또 그들이 낳은 자녀에게로 이런 일들이 당연한 듯이 대물림 되고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화가 난다. 그들의 권리는 아주 오래전에 바닥으로 떨어졌고 계속해서 그 자리에 머무르며 마치 응당 그래야 하는 것처럼 꾸준하게 이어져 왔다. 재력이 있고 성 문제에 대해 제한을 받지 않는 남성들은 마음껏 성을 이용하며 착취하고, 반대로 어느 곳에서든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가난한 여성들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성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변화는 없었다. 반드시 되찾아야 하는 권리임에도 남성과 여성들은 외면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언제까지 현실을 외면할 수 있을까? 모든 여성들의 삶은 더없이 중요하며, 또 중요하게 다루어져야만 한다. 침묵과 강요로는 더 이상 사회의 평화를 유지하고 개인에게 행복을 줄 수 없다. 이를 두고 비판하기보다는 이제라도 그들의 권리가 올바르게 개선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 이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야 하는 권한이다. 그러니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성적 자유가 없는 사회에서 나고 자랐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일을 겪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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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4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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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에게 이마를 기댔다. “아스윈과 나는 정답을 찾아가고 있어요. 곧 당신을 그곳에서 구해 낼 거예요. 계속 찾아오겠다고 약속해 줘요.” 그를 다시 못 본다면 나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데븐이 말했다. 내 몸을 감싼 그의 근육에서 긴장이 풀렸다. 어슴푸레 하늘이 밝아왔다. 잠든 반히와 궁전의 황금빛 돔 지붕에 머지않아 햇빛이 드리울 것이다. 시간이 임박해 오는 것을 두려워하며 데븐이 내게 매달렸다. 나는 데븐을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제발, 아누여 그를 이곳에 머물게 하소서. 나를 안고 있던 단단한 그의 형체가 서서히 스러졌다. 눈을 뜨자 남은 것은 그의 온기를 머금은 침대 시트뿐이었다. (p.13)

 

그런가? 나는 자야와 함께 살던 사미야를 떠난 이후부터 내 집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왕좌에서 물러난 이후부터 나는 신이 내가 어디에 머물기를 원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싶었다. 내 지위를 내려놓고 물러서기로 한 결정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하지만 어디로 물러선단 말인가? 내가 원한 것은 데븐과의 평화로운 삶이었다. 왕좌의 그림자에 가려 이곳에 사는 대신에 말이다. 이제 나는 제국을 맡겨 놓고 떠나도 된다. 나는 모든 일에는 신의 섭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븐을 빼앗긴 뒤부터는 내 인생에서 신의 의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더는 내가 따라야 할 길을 신들이 알려 주기를 기다릴 수 없다. 내 운명은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p.64)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걱정이 흘러나왔다. “데븐을 구해야 하는데 신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쩌죠? 내가 왕좌를 내려놓은 벌로 내게서 데븐을 빼앗아가는 형벌을 내린 거라면 어떻게 하죠?” 데븐을 사랑하면서 아스윈의 킨드레드로 남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만약 이누가 내가 왕좌를 버리고 데븐을 선택함으로써 그에게 반항한 것으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데븐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지만 신들은 여전히 그를 지하세계에 남겨 둘 수 있다. 아니면 우리의 운명이 서로 묶여 있는 것일까? 나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운명에 사로잡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어느 정도까지 스스로의 의지로 바꿔 나갈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나는 내가 사미야든, 터쿼이스 궁전이든, 알파나의 산자락이든, 신의 길을 따를 때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데븐을 찾는 것은 내게 주어진 신의 사명일까, 아니면 나만의 사명일까. 뭐 어떤 경우든 내게는 같은 의미다. 나는 그를 영원한 죽음에 고통 받게 버려둘 수 없다. 설혹 신이 나를 버린다 할지라도. (p.98)

 

위대한 신이시여, 저는 키샨 자카리아스의 딸 칼린다 자카리 아스입니다. 아버지는 남쪽 섬의 부타 특사였고, 어머니 킨드레드 야스민은 타란칸드 제국의 라니였습니다. 천한 신분인 제가 그대의 도움을 기원합니다.” 마지막 말이 너무 간절해 목에 걸려 잘 나오지 않았다. 간신히 희미하게 발음했다. “저는-, 저는 그대가 필요합니다.”

오직 침묵만이 공간을 지배했다. 시간과 장소는 모든 의미를 잃었다. 무릎과 등이 아팠다. 그리고 비어 있는 왕좌가 창끝처럼 나를 아프게 했다. 하지만 이난나가 자신의 약혼자를 구해 낼 수 있다고 믿었듯이 나도 데븐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내 기도가 응답을 받을 때까지 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p.178)

 

 

내 앞에서 함부로 불을 다루지 마라! <백 번째 여왕 시리즈> 완결판 <전사의 여왕>

 

 

제어되지 않는 불꽃, 믿을 수 없는 자들과의 협상, 가장 가까운 동료들을 잃으면서 위기와 긴장이 쉴 틈 없이 몰아친다. 차가운 불과 뜨거운 불의 피할 수 없는 격돌! 칼린다는 악마를 물리치고 타라칸드 제국에 평화를 선물한다. 살아남은 반란군들은 추방되고, 아스윈 왕자는 라자로 등극할 준비를 갖춘다. 그러나 왕좌마저 내려놓은 칼린다에게는 상실의 아픔만 남았다.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은 사라졌다. 소중한 친구 자야는 라자 타렉의 증오에 희생됐고, 그녀가 자란 수도원은 화재로 파괴됐다. 상실감은 잔인하게 그녀를 괴롭혔다. 쿠르가 지하세계로 그를 끌고 간 후 그녀는 데본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는 살아 있었고 매일 밤 지하세계에서 그녀의 혼불을 등대 삼아 어둠의 그림자 사이로 길을 찾았다. 비록 그가 밝은 빛이 지배하는 낮에는 저승에 묶여 있다 하더라도 밤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건 신의 지극한 자비였다. 벌써 석 달 가까이 되어 간다. 오늘도 역시 동이 트면 그는 어김없이 저승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간은 저승에서 오랫동안 생존할 수 없는 법. 점점 그의 체취가 사라져간다. 저승의 사향 냄새가 백단향이 나는 그의 체취를 감췄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칼린다는 결국 사랑하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저승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인간이 저승을 여행했던 유일한 기록은 저승을 찾아간 이난나의 전설,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은 그녀는 저승문을 찾아 떠나고 갖은 고난 끝에 불의 신 엔릴과 동행하게 되지만 지하세계에서는 무시무시한 시련이 그녀를 기다린다. 골이 쌓여 있는 길, 흉측한 괴물들, 참을 수 없는 악취 등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지하세계에서 데븐을 구하기 위한 칼린다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며 무려 만 점에 가까운 별점과 함께 2,000여 건이 훌쩍 넘는 독자들의 리뷰를 받은 <백 번째 여왕> 그 마지막 이야기, <전사의 여왕>. 파란만장한 여정 끝에 백 번째 여왕이 되어 왕좌의 무게를 감내하고 책임감을 발휘하는 강인한 정신으로 폭군과의 결혼, 목숨을 건 토너먼트, 불을 지배하는 악마와의 사투 등 끊임없이 역경을 헤쳐 왔지만 여전히 그녀의 운명은 위태롭고, 사랑 또한 마찬가지다. 죽은 자의 도시를 다스리는 이르칼라, 수많은 악마들과 대적하면서도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 칼린다. 그녀는 과연 사랑하는 연인 데븐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하는 연인은 점차 과거는 물론 칼린다의 이름마저 기억을 잃어가지만 생을 거듭한 데븐과의 운명적 만남과 진정한 사랑은 신조차도 갈라놓을 수 없다.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에요.” 어떤 시련에도 결코 좌절하거나 뒤로 물러남이 없는 칼린다. 화려한 마법과 판타지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 생생하게 느껴지는 현장감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음모, 반전, 액션, 사랑 등은 순식간에 우리들을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그야말로 시간순삭! 물 흐르듯 쉼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에 속절없이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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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5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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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시 한 편을 / 이해인

단추 이야기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고 있는

나의 손등 위에

배시시 웃고 있는 고운 햇살

오늘이라는 새 옷 위에

나는 어떤 모양의 단추를 달까

산다는 일은

끊임없이 새 옷을 갈아 입어도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듯

평범한 일들의 연속이지

탄탄한 실을 바늘에 꿰어

하나의 단추를 달듯

제 자리를 찾으며 살아야겠네

보는 이 없어도 함부로 살아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을 확인하며 단추를 다는 이 시간

그리 낯설던 행복이 가까이 웃고 있네

이해인 <단추를 달 듯>

 

 

 

 

 

 

 

이 남자가 사는 법 / 찰스장

천진난만한 팝아티스트의 뜨거운 로봇 사랑

 

늘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거듭한 결과 한국 팝아트계의 총아로 인정받는 그의 ‘로봇 시리즈’는 유행을 선도하는 연예인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좋다. 아이돌 그룹 빅스(Vixx)는 데뷔 초 그와 협업해 창조한 로봇 ‘로빅’을 자신들의 마스코트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로봇 시리즈의 팬으로 알려진 천만 관객의 주인공 하정우 역시 가장 좋아하는 국내 작가로 그를 언급했을 정도다. 로봇 못지않게 찰스장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캐릭터가 ‘해피하트’다. 이름에서 전해지는 느낌 그대로 무한한 긍정의 의미가 담긴 해피하트는 그의 분신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6년 전쯤인가? 제게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암울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담아 만든 캐릭터가 바로 해피하트예요. 이젠 늘 웃고 있는해피하트처럼 뭐든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비가 오면 운치가 있어서 좋고, 감기에 걸리면 쉴 수 있으니까 감사하고요.”

 

기존의 로봇 캐릭터에 새로운 이미지를 입히거나, 사람들에게 친숙한 하트 모양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팝아티스트 찰스장. 브랜드 협업 대상 1순위로 뽑히며 수많은 기업에게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팝아티스트의 대표주자인 그의 남다른 예술 감각은 나만의 개성 있는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젋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가 처름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태권브이, 건담, 마징가제트 등에 강렬한 원색을 덧입힌 팝아트 작품을 선보이면서부터다. 학교 앞 문장구에서 고심 끝에 고른 로봇을 갖고 놀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그는 로봇을 그릴 때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로봇 마니아다. 로봇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토대로 수백, 수천 장의 그림을 그려가며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까지 구축하기에 이르게 한 것도 로봇에 대한 동경심에서 비롯되었다. 10년 넘게 로봇을 그려와 질릴 법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각종 로봇을 관찰하며 생김새나 색감을 자세히 살피는 일에 많은 공을 들인다. 그 시간과 노력이 축척돼왔기에 독창적인 로봇 이미지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기성 캐릭터에 새로운 표정을 입히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 사이 그는 어느새 중년으로 접어들었고, 개인전 10여 회, 그룹전 250여 외를 개최할 정도의 탁월한 역량을 지닌 우리나라 대표 팝아티스트로 자리매김을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로봇 앞에 서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된다.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로봇 장난감을 꺼내 정교한 기능과 뛰어난 색감에 대해 설명하고, 만화영화 주제가를 틀어놓고 흥얼거리는 그에게서 주최할 수 없는 열정과 에너지가 가득 전해진다.

‘때론 작업에 들어갈 때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시작한다. 즉 어떤 것도 새롭고 또 다른 것을 해내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떠한 것도 시작도, 끝도 아니다. 예술은 인간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자유롭게 해주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것이다.’

 

 

 

 

 

특집

그렇게 어른이 된다

 

우리를 자라게 하는 자양분은 무엇일까요?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

갑작스런 부모님의 병환

뜻대로 되지 않는 육아···.

크고 작은 고비를 넘기고 났을 때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어갑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철없다.” “어른스럽지 못하다.” 진짜 어른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번 달 특집에서는 인생의 큰 고비나 이별의 아픔을 겪고 나서 한 뼘 성장하기도 하고 결혼이나 출산을 통해 비로소 철이 들기도 하는 등 어른들이 ‘나도 이제 어른이 되었구나’ 하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자신이 성숙한 어른임을 자각했던 어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 속에서 모처럼 찾아온 면접을 망친 그날 아빠처럼 소주 한 병을 비우고 한숨을 내쉬던 그때, 대학 시절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 생각에 고민을 거듭하다 직접 죽을 쒸서 가져다 드린 아들의 이야기, 오늘도 자신을 대신해 아이의 밥을 짓고 아이의 빨래를 하며 아이의 머리를 빗겨주는 등 오늘도 미안함과 안타까움, 죄송함과 고마움이 범벅된 하루를 살아가는 철없는 딸의 이야기,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주던 아빠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 막내딸의 이야기, 둘째를 임신한 아내가 조산 기미를 보이자 아내의 일과를 자신이 대신하며 진짜 아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실수투성이 아빠의 이야기, 인생의 하산길에 접어들 무렵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얻은 가르침으로 나이 칠십에 진짜 어른이 된 이의 이야기 등 진짜 어른이 되어 가는 그들의 이야기에 적잖게 공감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여기저기 곳곳을 향긋하게 물들이는 꽃들을 그대로 옮겨온 듯 표지를 꽃과 나비로 화려하게 수놓으며 한껏 5월을 아름답게 장식한 이달의 <샘터>.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역시나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차곡차곡 아낌없이 담아낸다. 덕분에 우리들은 웃다가 가슴 한켠을 감동으로 찡하게 물들이다 시간을 속절없이 흘러보낸다. 아마도 이때문에 샘터가 꾸준하게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그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평범한 이야기가 모여서 따뜻한 정을 만들고 그 정에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누어간다. 샘터가 지향하는 그대로 함께 행복을 만들고 또 기쁨을 함께 나누며 즐거움을 가득히 담아낸다. 갈수록 번쩍번쩍 빛이 나는 샘터. 2019년도 샘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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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재석이가 결심했다 (양장)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마노 그림 / 애플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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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은 옆에서 자고 있는 녀석들을 가리켰다. 팬터마임을 하듯이 이 녀석 저 녀석을 손가락으로 찍더니 특별히 재현이는 양손을 들어 강조하며 가리켰다. 재현이는 학교에 오면 잠만 자는 녀석이었다. 학교가 끝나면 눈에 불을 켜고 어딘가로 달려가는 애라 특별히 대화를 나누거나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박재현? 재현이가 왜?’

재석이 소리 나지 않게 입모양으로 물었다. 그러자 민성이 키보드를 두드리며 마우스를 움직이는 동작을 했다.

‘게임?’

고개를 끄덕일 때 칠판에 풀이를 적던 미친개가 뒤돌아보았다.

“야! 민성이, 재석이! 너희들 수업에 집중 안 해?”

“죄송합니다.”

턱을 괴고 칠판을 바라보며 재석은 생각했다. 미치도록 재미있지만 한번 빠지면 시간과 정신과 성적을 잃고 마는 게임. 요즘 아이들의 고민이 게임이라는 사실이 전구라도 하나 켜진 것같이 반짝, 머릿속에 들어왔다. 게임, 바로 그거였다. (P.32)

 

 

단발머리에 수수한 차림의 은미는 고개를 푹 숙이고 휴게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고개를 들어 보담을 보자 큰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힌 얼굴이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는 있는 것 같았다. 보담은 옆자리에 앉아 은미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울지 마. 이미 벌어진 일을 어쩌겠니? 은미, 네 잘못이 아니야.”

재석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잘못이 아니라니. 게임에 빠져서 거액의 돈을 다 써 버린 것이 어떻게 잘못이 아니라는 것인가. (P.57)

 

 

재석은 작가를 꿈꾸는 자신의 진로를 생각해 보았다. 글 쓰는 직업은 돈을 못 벌고 가난하게 산다는 게 일반적인 개념이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재석은 짜증이 났다. 성실히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관심 있는 분야를 깊이 생각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 왜 경제적인 기준으로 판단되어 기피하는 직업이 되었나 싶어 속상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부유하게 살 수는 없단 말인가. 돈 많이 벌려면 장사나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때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였다. 평생 노래만 하겠다며 통기타를 메고 온 가수 지망생에게 유명한 프로듀서가 물었다.

“곡을 쓰고 노래하는 일은 돈이 되지 않는데 괜찮아요?”

“네. 저는 죽을 때까지 이렇게 노래 만들고 부르는 일을 할거예요.”

“가난하게 살아도 좋다는 거죠?”

“네. 저는 돈 벌려고 노래하는 게 아니고, 사람의 마음을 벌려고 해요.”

그때 재석은 그 말에 큰 깨우침을 얻었다. 글을 쓰는 건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리기 위한 것이고,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거였다. (p.85)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가진 거라곤 큰 덩치와 의리뿐인 황재석. 어린 시절 겪은 가난과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결핍감으로 삐딱한 문제아가 되었으나 부라퀴 할아버지와 김태호 선생님의 도움으로 문제아에서 작가 지망생으로 그야말로 환골탈퇴한 재석은 열심히 책을 읽고 글쓰기 연습을 하며 바쁘게 보낸다. 하지만 글쓰기는 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그때 청소년 소설을 많이 쓴 유명한 고청강 작가가 재석이네 학교로 강연을 오고 재석은 용기를 내어 고청강 작가에게 자신이 쓴 작품을 건네며 지도를 부탁한다. 얼마 후 되돌아온 재석의 작품은 온통 빨간 펜 투성이. 고청강 작가는 원고를 첨삭해 주고 재석에게 제일 잘 아는 주제, 요즘 청소년들의 문제를 다뤄보라는 조언을 한다. 그리하여 재석은 고청강 작가의 조언에 따라 요즘 청소년들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에 대해 글을 쓰기로 하고 청소년들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에서 소문난 게임천재 재현을 인터뷰한다. 그리고 재현이 그냥 게임에 빠져 밤을 새는 게 아니라 게임 해설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게임 회사에서 인턴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놀라워하는데…. 하지만 그때 보담의 사촌동생 은미가 게임에서 8천만 원이 넘는 돈을 쓴 것을 알게 되고 정의 앞에서는 물불을 안 가리는 재석과 친구들, 게임 천재 재현은 힘을 모아 은미가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오도록 돕고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게임머니 결제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임 회사를 상대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 까칠한 재석이, 게임중독 친구를 구하라!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그 여섯 번째 이야기 <까칠한 재석이가 결심했다>. 이번에는 게임이다. 어른들이 걱정하는 청소년 게임,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책은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문제를 주제로 하여 청소년의 다양한 이야기와 꿈을 심도있게 다뤄낸다.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게임이 무조건 나쁘다고 하기보다는 게임에 빠진 실제 청소년들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여 위화감을 조성하고 친구가 게임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게임머니 결제를 막기 위해 게임 회사를 상대로 특단의 조취를 취하며 정면으로 맞선다. 이번 책을 위해 고정욱 작가는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1세대 프로게이머 오세윤, <무한도전>에도 나왔던 게임 해설가 정준 등을 직접 취재하면서 게임과 게임업계의 현황을 청소년들에게 정확히 전해주기 위해 한층 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그 덕분인지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각각의 상황들이 주도면밀하게 그려진다. 아이들에게 재미와 교훈, 꿈과 우정, 게임중독의 위험성에 대한 깊은 깨달음까지 선사하는 환상적인 콜라보! 이러니 사랑받을 수밖에. 엄마 입장에서 너무나 고마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게임을 좋아하는 자녀가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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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 - 2018 제12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1
조우리 지음 / 비룡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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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일어나 보니 창밖이 어둑어둑하다. 거실은 폭탄 맞은 모습이고 하운이는 부엌 바닥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다. 아이의 얼굴은 눈물과 침 자국으로 엉망이다. 아이의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가만히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운 없는 아이, 그 많은 준비된 엄마들 다 놔두고 하필 나에게 와서. 하지만 손을 뻗어 아이를 만지거나 안지 못한다. 그 애보다 더 불쌍한 건 나니까. (p.46)

 

너희들의 비밀이란 것과 나의 비밀이란 것은 애초에 레벨이 너무나도 달라. 공격력도 다르지. 심한 외로움과 동시에 피로감을 느꼈다. 영원히 아침이 밝지 않길. 이곳은 난파된 잠수함이고 우리가 해저 2만 리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음을 아무도 알지 못해. 그 누구도 다시는 뜨는 해를 볼 수 없을 거야. (p.60)

 

그래, 그런 시간도 있었는데. 감정은 다 그렇게 변하는 것일까. 부패하는 것일까. 그 어떤 마음도 다, 십 년을 사랑해 영원히 함께 지내고 싶어 아이를 낳고 가족을 이루고 살아도, 그렇게 사라질 수 있는 걸까. 그런 감정의 흐름을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나도 알 수 있게 되는 걸까. 그날 오빠가 억지로 끝까지 읽어 줬던 시의 내용 대부분은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 한 줄만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당신이 아니라면 어찌 내가 사막을 보았겠습니까’ 오빠는 내게 그 구절을 읽어 주고 싶었던 걸까. (p.149)

 

이 길이 끝나면 우리는 어른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이 닥치든 우리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성숙한 인간이 되어 해결해 나갈 것이다. 재경은 멀고 낯선 나라로 떠나지만 자기 꿈을 찾을 것이고 나는 보육교사가 되어 적지만 안정적인 월급을 받고 아이를 내 힘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만나지 못해도 괜찮아, 이것이 마지막이라도 괜찮아. 언젠가 서로의 존재로 인해 그 시절을 좀 더 잘 견뎠다는 것을 깨달을 테고, 다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기억할 거야. 가장 좋았던 그때를. 가장 좋은 지금을. (p.214)

 

 

 

서로의 존재로 인해 그 시절을 견뎌 낸, 스무 살을 앞둔 우리들의 찬란한 고백. 저마다의 은밀한 소리를 지닌 일곱 가지 비밀이 담긴 연작소설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 이 책은 비룡소 제12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으로 고등학교 2학년 한 반의 아이 여섯 명이 등장하여 일곱 편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건강식품 신봉자인 엄마가 먹인 약초액을 먹고 발기가 멈추지 않아 곤란한 일을 겪는 <이재경>, 자신이 낳은 아들을 동생으로 숨겨야 하는 <김하연>, 엄마와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이수영>, 실종된 아버지를 추적하는 <천현준>, 병원중독에 약물중독인 자신을 알아채 주기를 바라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연보라>, 악플로 고소를 당하는 <최민기>의 이야기가 졸업과 스무 살을 앞둔 시점까지 펼쳐진다.

 

 

아이들에게 괜찮다고 다독여 주는 목소리가, 언제든 갈 수 있는 단 하나의 장소가 되고 싶었다는 저자. 10대라면 누구나 겪을 지금 이 순간. 정말 머나먼 일처럼 여겨졌던 일이 바로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어느 누가 침착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저마다 내면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내보이지 않으면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른다. 친한 아이들끼리는 사정을 털어놓기도 하지만, 비밀을 온전히 다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 비밀의 크기가 너무나도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렇게 탈도 많고 걱정도 많았던 십대에 이별을 고한다. 심사위원으로부터 “요즘 청소년들의 삶을 생생한 날것으로 보여 준 점이 흥미롭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안정된 문장에 잘 녹인 프로 이야기꾼의 솜씨”가 돋보인다는 평을 들었던 저자답게 이 상황을, 바야흐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불안한 십대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해낸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처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리저리 날뛰는 십 대의 마음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었을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저자 또한 이미 겪고 지나왔을 테지만 그때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이야기로 엮어내기가 여간 쉽지 않았을 텐데 십 대 아이들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정말 남다르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어 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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