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5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시 한 편을 / 이해인

단추 이야기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고 있는

나의 손등 위에

배시시 웃고 있는 고운 햇살

오늘이라는 새 옷 위에

나는 어떤 모양의 단추를 달까

산다는 일은

끊임없이 새 옷을 갈아 입어도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듯

평범한 일들의 연속이지

탄탄한 실을 바늘에 꿰어

하나의 단추를 달듯

제 자리를 찾으며 살아야겠네

보는 이 없어도 함부로 살아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을 확인하며 단추를 다는 이 시간

그리 낯설던 행복이 가까이 웃고 있네

이해인 <단추를 달 듯>

 

 

 

 

 

 

 

이 남자가 사는 법 / 찰스장

천진난만한 팝아티스트의 뜨거운 로봇 사랑

 

늘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거듭한 결과 한국 팝아트계의 총아로 인정받는 그의 ‘로봇 시리즈’는 유행을 선도하는 연예인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좋다. 아이돌 그룹 빅스(Vixx)는 데뷔 초 그와 협업해 창조한 로봇 ‘로빅’을 자신들의 마스코트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로봇 시리즈의 팬으로 알려진 천만 관객의 주인공 하정우 역시 가장 좋아하는 국내 작가로 그를 언급했을 정도다. 로봇 못지않게 찰스장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캐릭터가 ‘해피하트’다. 이름에서 전해지는 느낌 그대로 무한한 긍정의 의미가 담긴 해피하트는 그의 분신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6년 전쯤인가? 제게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암울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담아 만든 캐릭터가 바로 해피하트예요. 이젠 늘 웃고 있는해피하트처럼 뭐든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비가 오면 운치가 있어서 좋고, 감기에 걸리면 쉴 수 있으니까 감사하고요.”

 

기존의 로봇 캐릭터에 새로운 이미지를 입히거나, 사람들에게 친숙한 하트 모양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팝아티스트 찰스장. 브랜드 협업 대상 1순위로 뽑히며 수많은 기업에게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팝아티스트의 대표주자인 그의 남다른 예술 감각은 나만의 개성 있는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젋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가 처름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태권브이, 건담, 마징가제트 등에 강렬한 원색을 덧입힌 팝아트 작품을 선보이면서부터다. 학교 앞 문장구에서 고심 끝에 고른 로봇을 갖고 놀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그는 로봇을 그릴 때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로봇 마니아다. 로봇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토대로 수백, 수천 장의 그림을 그려가며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까지 구축하기에 이르게 한 것도 로봇에 대한 동경심에서 비롯되었다. 10년 넘게 로봇을 그려와 질릴 법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각종 로봇을 관찰하며 생김새나 색감을 자세히 살피는 일에 많은 공을 들인다. 그 시간과 노력이 축척돼왔기에 독창적인 로봇 이미지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기성 캐릭터에 새로운 표정을 입히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 사이 그는 어느새 중년으로 접어들었고, 개인전 10여 회, 그룹전 250여 외를 개최할 정도의 탁월한 역량을 지닌 우리나라 대표 팝아티스트로 자리매김을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로봇 앞에 서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된다.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로봇 장난감을 꺼내 정교한 기능과 뛰어난 색감에 대해 설명하고, 만화영화 주제가를 틀어놓고 흥얼거리는 그에게서 주최할 수 없는 열정과 에너지가 가득 전해진다.

‘때론 작업에 들어갈 때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시작한다. 즉 어떤 것도 새롭고 또 다른 것을 해내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떠한 것도 시작도, 끝도 아니다. 예술은 인간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자유롭게 해주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것이다.’

 

 

 

 

 

특집

그렇게 어른이 된다

 

우리를 자라게 하는 자양분은 무엇일까요?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

갑작스런 부모님의 병환

뜻대로 되지 않는 육아···.

크고 작은 고비를 넘기고 났을 때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어갑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철없다.” “어른스럽지 못하다.” 진짜 어른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번 달 특집에서는 인생의 큰 고비나 이별의 아픔을 겪고 나서 한 뼘 성장하기도 하고 결혼이나 출산을 통해 비로소 철이 들기도 하는 등 어른들이 ‘나도 이제 어른이 되었구나’ 하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자신이 성숙한 어른임을 자각했던 어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 속에서 모처럼 찾아온 면접을 망친 그날 아빠처럼 소주 한 병을 비우고 한숨을 내쉬던 그때, 대학 시절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 생각에 고민을 거듭하다 직접 죽을 쒸서 가져다 드린 아들의 이야기, 오늘도 자신을 대신해 아이의 밥을 짓고 아이의 빨래를 하며 아이의 머리를 빗겨주는 등 오늘도 미안함과 안타까움, 죄송함과 고마움이 범벅된 하루를 살아가는 철없는 딸의 이야기,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주던 아빠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 막내딸의 이야기, 둘째를 임신한 아내가 조산 기미를 보이자 아내의 일과를 자신이 대신하며 진짜 아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실수투성이 아빠의 이야기, 인생의 하산길에 접어들 무렵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얻은 가르침으로 나이 칠십에 진짜 어른이 된 이의 이야기 등 진짜 어른이 되어 가는 그들의 이야기에 적잖게 공감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여기저기 곳곳을 향긋하게 물들이는 꽃들을 그대로 옮겨온 듯 표지를 꽃과 나비로 화려하게 수놓으며 한껏 5월을 아름답게 장식한 이달의 <샘터>.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역시나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차곡차곡 아낌없이 담아낸다. 덕분에 우리들은 웃다가 가슴 한켠을 감동으로 찡하게 물들이다 시간을 속절없이 흘러보낸다. 아마도 이때문에 샘터가 꾸준하게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그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평범한 이야기가 모여서 따뜻한 정을 만들고 그 정에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누어간다. 샘터가 지향하는 그대로 함께 행복을 만들고 또 기쁨을 함께 나누며 즐거움을 가득히 담아낸다. 갈수록 번쩍번쩍 빛이 나는 샘터. 2019년도 샘터와 함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