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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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엄마랑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뭐가 좋을지 얘기한 적이 있다. 부자가 좋다고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벌레가 좋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먹고 배설하고 그냥 사는 거야. 삶의 보람이니 의무니 과거니 장래니 일이니 돈이니 하는 것과 관계없이 단순하게 살다가 죽는 게 좋겠어.”

나는 하나도 안 좋을 것 같지만 벌레든 동물이든 괜찮으니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이었으면 좋겠다. (p.23)

 

엄마는 아빠 얘기는 물론이고 자신의 옛날이야기도 전혀 해주지 않는다. 마치 과거가 없는 사람처럼. 마리에는 자기 엄마가 툭하면 엄마가 어렸을 때는 이랬다느니, 엄마의 학창 시절에는 이랬다느니 옛날이야기를 끌고 와서 비교하니까 짜증이 난다고 했다. “어른들은 왜 옛날이야기를 좋아할까?”라고 궁금해했다. 유카는 오늘 이번 일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자고 했다. 엄마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그 무덤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한 번도 성묘하러 간 적이 없다. 사실은 아빠 이야기 뿐만 아니라 물어보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많다. 그러나 그때마다 기도 선생님이 해준 말을 떠올린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말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은 좋지 않아요. 진실을 전부 아는 것이 꼭 좋다고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알아버리면 알기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니까요.” (p.66)

 

뒤를 돌아보니 엄마와 가자마 씨가 벤치에 앉아 있었다. 손을 흔들자 두 사람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왠지 평범한 가족 같았다. 지금까지 계속 부족했던 것, 찾아 헤맸던 퍼즐 조각을 드디어 맞춘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가족 단위로 온 것 같았다. 아빠가 있고 엄마가 있다. 지금껏 아빠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란 적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니었나?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싶은 기분이었다. 간신히 남들과 같아졌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이럴때 반 친구 중 누가 봐주면 좋겠는데. (p.116)

 

“자식을 불행하게 만들고 자기만 행복해지려는 부모는 없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겐토가 말했다.

“네 엄마가 그렇게 힘든 일을 하는 건 다 너를 위해서야. 네가 있으니까 그렇게 열심히 사는 거라고. 엄마의 행복을 위해 네가 사라진다는 생각은 잘못됐어. 네가 없으면 엄마는 행복해지기는커녕 이 세상에서 최고로 불행해질 테니까.”

눈이 촉촉해졌다. 눈물이 넘쳤다. (p.139)

 

 

 

 

 

책에는 다른 가족 없이 엄마와 단둘이 지내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녀 다나카 하나미의 이야기가 5개의 단편으로 실려있다. 네 편은 딸인 하나미의 입장에서 나머지 하나는 하나미와 같은 반인 신야의 입장에서 그려진다.

 

꽃도 있고 열매도 있는 명과 실을 겸비한 인생을 살라는 바람을 담아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 하나미. 다나카 하나미는 처음부터 아빠가 없었다. 그래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빠의 빈자리를 당연하게 여기고 살았다. 엄마는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냥 하나미가 태어나기 전에 죽었다고만 한다. 어려서는 그 말을 믿었는데 요즘 들어 아무래도 의심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에게 아빠에 대해 이것저것을 물어보던 중 감이 왔다. 아빠는 범죄자일지도 모른다. 엄마가 워낙에 아빠에 대해 얘기하기 싫어하니까 폭력을 쓰거나 술주정뱅이거나 도박을 좋아하는 그런 구제 불능인 인간이라 짐작했는데 범죄자였다니. 엄마가 꾸며낸 어색하기 짝이 없이 밝은 태도가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뒷받침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하나미는 아빠가 범죄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학교 가는 길에 보이는 경찰서의 게시판에서 전국 지명 수배범들의 얼굴 사진을 살피고 엄마의 장래를 위해 아동보소호 시설에 들어갈 방법이 없는지 고민한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이런 아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하나미의 엄마 다나카 마치코는 공사 현장에서 남자들과 어울려 힘쓰는 일을 한다. 거기서 여자는 엄마뿐이다. 볕에 탄 머리카락은 퍼석퍼석하고 잘 먹는데도 말랐다. 좀 더 편한 일도 있을 텐데 엄마는 자기를 괴롭히듯이 일한다. 엄마는 어려서 일찍 부모님을 여의었다. 다른 가족도 없어서 하나미는 친척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빠에 관해서 누구에게도 물을 수가 없다. 이 세상에 엄마와 그녀 오직 둘뿐이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것을 엄마는 몸소 일깨워 준다. 어린 하나미를 지키며 홀로 이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예정. 하지만 이제는 좀 행복해져도 되지 않을까. 하나하나의 이야기는 유쾌하면서도 애틋하다. 이들 모녀는 돈이 없어도 늘 마음에 여유를 한가득 품고 다니며 그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더라도 침울해하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오히려 눈이 부시게 빛이 난다. 이들 모녀 이제는 좀 행복해져도 되지 않을까.

 

이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작품은 작가의 나이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작가는 오직 글로써 독자들과 소통한다. 얼마만큼 독자들을 만족시키느냐가 관건! 나는 이 작품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저자에게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이제 고작 열일곱. 어리지만 작가의 이력은 상당히 화려하다. 2003년에 태어나 2019년 현재 만 열다섯 살이고 일본의 출판사 쇼가 쿠칸에서 개최하는 ‘12세 문학상’ 대상을 사상 최초로 4학년, 5학년, 6학년 때 3년 연속 수상했고 만 열네 살에 이 작품으로 데뷔를 했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은 그녀가 반나절 만에 쓴 열 한장의 자필 원고에서 시작된 소설로 앞서 얘기했듯이 그녀가 열네 살에 출간한 첫 소설집이며 일본에서 출간 직후 10만 부 이상 판매되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일찍부터 재능이 활짝 꽃피었다. 천재 소설가라는 수식어가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야기꾼의 기질을 타고났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더 기다려진다. 정말 대단한 작가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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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 죽음을 앞둔 서른다섯 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하타노 히로시 지음, 한성례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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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아이를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까? 어릴 적부터 자원봉사 활동에 데려간다. 동물을 키운다. 친구나 나이 든 어른께 온화하고 다정하게 대하라고 가르친다 등등. 이 모든 방법이 틀리진 않지만 다 옳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생각하건대, 아이를 온화하고 다정하게 키우려면 부모가 온화하고 다정해야 한다. 부모 자신이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성품이 환경에 따라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 (p.22)

 

의지할 수 있는 부모가 되려면 부모 품안에서 아이가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강함이 없다면 적어도 아이에게 최고로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자신감을 키운다. 다른 아이보다 일찍 아버지를 잃게 될 내 아들에게, 남은 모든 순간 자신감을 선물해주고 싶다. (p.64)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결국 답은 자신이 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구할 자도 자기 자신이다. 쉽지 않겠지만, 이 사실을 잘 받아들이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p.105)

 

노력하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하지만 간혹 어긋나는 경우도 있다. 운도 따라야 해서 모든 것이 노력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대신 그 자리를 다른 꿈으로 채우면 된다. 무엇보다 아들이 어떤 일이든 도전해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ㅡ 의미 없는 충고에 귀 기울이지 말고 자신감부터 갖길 바란다.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늘 자신의 꿈에 미소짓는 사람이길 바란다. (p.151)

 

 

 

“언젠가는 너도 소중한 사람에게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해.” 3년 시한부 판정으로 죽음을 앞둔 서른다섯 살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저자는 자신의 말이, 이야기가 아들에게 마음의 버팀목이 되길 바라며. 아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하나둘 꺼내어든다. 2016년생 남자아이 유의 아버지이자 사진작가인 하타노 히로시. 그는 아들이 태어난 다음 해인 2017년,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으로 3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고 이때부터 남겨질 아들을 위해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이 사연과 이야기는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고, 2018년 책으로 출간되어 화제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아들은 계속 성장해간다. 말랑말랑한 볼을 가진 부드러운 몸이 일어서고, 걷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자란다. 저자는 어린 아들에게, 소년으로 성장한 아들에게, 사춘기를 맞이하는 아들에게, 청년이 된 아들에게, 그때마다 최고를 전해주고 싶다. 아들이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쌓여갈 가장 최신이자 최고를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그에겐 그럴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그는 서른넷에 다발골수종이라는 암에 걸렸다. 등뼈에 종양이 생겨, 남은 시간이 3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암 선고를 받은 날 밤, 이 세상에 남겨질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며 밤새운 그는 아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깊이 생각했다. 아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자신이 아들에게 남기고 싶은 것은 전하고 싶은 말이었으니까. 무슨 말을 써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을 때, 문득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말을 남기기로 했다. 아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말을 남겨주고 싶었다.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지도나 나침반 같은 말. 아들이 스스로 길을 만들어 걸어가기를, 다만 문득 길을 잃었을 때 자신의 이야기가 멀리서 반짝이는 등대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자신이 남겨놓은 말들이 아들에게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주기를 바랬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한결같다가도 언젠가는 사라져버린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데 그 모습을 이제 더이상 곁에서 지켜볼 수 없다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당장 몇 년 후 보지 못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이 아파온다. 당장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것이다. 하루라도 한 번이라도 아들을 눈에 담아보길 바라고 또 바랄 것이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가르쳐주고픈 것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마음을 저자는 편지를 통해 아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성품, 꿈, 돈, 친구, 고독, 삶, 죽음에 대해 자신이 온몸으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언젠가 아들이 이 책을 펼쳐보기를 기대하며 사랑과 인생의 지혜를 가득히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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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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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2 대부분은 주민 자격이 되지 않으나 고향을 떠날 수 없어 2년마다 모욕적인 자격 심사와 건강 검사를 받고 L2 체류권을 연장해 가며 타운에 남은 원주민과 그런 L2들이 양육의 의지 없이 낳은 아이들이다. 진경은 L2도 못 되었다. ‘사하’라고 불리었다. L도 L2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마땅한 이름도 없는 이들. 사하맨션 주민이라서 ‘사하’인 줄 알았는데 사하맨션에 살지 않아도 ‘사하’라고 했다. 너희는 딱 거기까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p.15)

 

‘타운’이라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작고 이상한 도시국가. 밖에 있는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고 안에 있는 누구도 나가려 하지 않는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국가에서 사하맨션은 유일한 통로 혹은 비상구 같은 곳이다. (p.33)

 

“우리는 누굴까. 본국 사람도 아니고 타운 사람도 아닌 우리는 누굴까.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뭐가 달라지지? 누가 알지? 누가, 나를, 용서해주지?”

진경은 계속 입을 다물고 있었고, 도경은 길게 한숨을 내쉰 후 등을 돌려 누우며 덧붙였다.

“나도 타운 주민이 되고 싶어.” (p.51)

 

맨션에서는 사소한 싸움이 자주 일어났다. 타운 주민을 때리거나 난동을 피워 경찰에 끌려 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상대는 대부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업주였다. 결국 맨션 사람들이 돈을 못 받거나 치료를 못 받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대가가 보장되지 않는 단순한 일을 기계처럼 반복하는 삶은 뒷걸음질 같았다. 두렵고 뎌디고 힘들게 도착하고 보면 늘 못한 자리. 맨션 사람들은 어려지고 유치해지고 단순해졌다. (p.74)

 

 

 

기업이 한 도시를 인수한다. 도시는 본국으로부터 독립, 세상에서 가장 작고 이상한 도시국가로 변모한다. 밖에 있는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고 안에 있는 누구도 나가려 하지 않는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이곳을 사람들은 타운이라 부른다. 안전하고 부유하며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하는 타운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주민권이 있는 L과 체류권이 없는 L2.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과 타운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능력, 두 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들은 주민권을 획득할 수 있다. 미성년자는 주민의 자녀이거나 주민인 법정후견인이 보증할 경우 주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편 주민 자격에는 못 미치지만 범죄 이력이 없고 간단한 자격 심사 및 건강 검사를 통과하면 체류권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2년 동안 타운에서 살 수 있다. 2년 동안은 걱정 없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지만 이들을 원하는 일자리는 대부분 건설 현장, 물류 창고, 청소 현장같이 힘들고 보수가 적은 일이다. 그리고 주민권은 물론 체류권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사하맨션 사람들이다. 그들은 사하라 불린다. 본국에서 살인을 저지른 도경과 그의 누나 진경은 숨을 곳을 찾던 중 수십 년 전에 독립했다는 남쪽 어딘가의 도시국가와 그 안에 섬처럼 고립된 사하맨션을 떠올린다. 그곳은 정말 거기 있었다. 맨션에서의 평온한 생활도 잠시, 도경과 사랑에 빠진 타운 주민 수가 시신으로 발견되고 도경은 자취를 감춘다. 경찰은 수의 죽음이 강간, 살인에 의한 것이라 발표하고 그 범인으로 도경을 지목한다. 한편 사하맨션을 향하던 감시와 경계가 느슨해지더니 더 이상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다. 타운은 왜 사하맨션을 철거하지 않는 걸까. 맨션의 정체가 모호해질수록 맨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도 평범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책은 거부당한 사람들의 절망감을 통해 소외된 삶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낸다. 기업의 인수로 탄생한 기묘한 도시국가와 그 안에 위치한 퇴락한 맨션. 그곳에서 국가는 오직 두 분류의 사람만 사람으로 대한다. 안전하고 부유하고 높은 삶의 질을 보장받은, 전문 능력이 있는 주민권 보유자. 2년 간만 머무를 수 있는, 힘들고 보수가 적은 일에 종사하는 체류권 보유자. 그리고 그 바깥에 사하가 있다. 본국의 국민도 아니고 타운의 주민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들을 부르는 이름 사하. 사하맨션은 타운의 유일한 통로이자 비상구다. 비참한 생의 종착지이자, 그들에게 허락된 마지막 공동체. 도경과 진경, 사라와 만 등 책은 부러 딴청을 피우며 보려하지 않았던 우리들에게 사회 곳곳에 자리한 약자와 소수자가 마주한 차별과 혐오의 현상을 돌아보게 만든다. 30년 동안 맨션을 찾은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반품되었거나 반입조차 불가한 사람들. 지금과 비교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해지지 않았다. 그곳에서 그들은 공포와 불안, 절망과 좌절을 경험하며 하루하루를 삶을 이어간다. 권력층의 횡포속에서 소외되고 고립되고 단절되어 살아가는 이들의 삶에 한줄기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은 자신이 가진 신분을 이용하여 온갖 부조리를 자행하고 그들은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포기하기는 커녕 그곳에서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그 정신은 아이들이 성장하고 어른이 되면서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우리의 삶이 이렇게나 치열했었나. 각자가 꿈꾸는 유토피아. 우리는 과연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이곳은 디스토피아. 사회적인 변화가 가속되면서 사람들의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직도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 현재에 안주하여 사회에 더이상 발전이 없다면 어물어물하는 사이 이를 바꾸려 노력하는 이들의 수고는 무산되고 말 것이다.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이 부분에 있어서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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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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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여성이 연애 초반에는 아낌없이 애정을 쏟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 표현이 줄어드는 남자를 만나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때 언어폭력을 당하거나 물리적인 폭행을 당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험을 한 여성들 중에는 자신이 망가질 때까지 수년간 심하게는 십여 년이 넘도록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헤어지려고 할 때마다 돌아오는 파트너의 위협이 그들의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사이가 다시 좋아질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도 관계를 지속하는 데 한몫한다. (p.6)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마다 상처가 남은 마음과 정신은 과거에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다시 떠올린다. 무언가가 그 상처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과거에 시달렸던 언어폭력, 때로는 물리적 폭행까지 그대로 떠올리며 부적절한 분노를 터트리고 경솔히 행동한다. 혹은 보살핌을 바라는 불안정한 심리와 혼자 버려질까 봐 두려운 마음이 합쳐져 상대에게 매달리기도 한다. 연인에게 찰싹 붙어 매달리는 행동은 나르시시즘 관계에 빠진 여성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다. 여성들이 이런 무익한 관계에서 벗어나는 데 한참이 걸리는 근본적인 이유다. 이들에게는 이별의 아픔이 향동을 예측하기 힘든 남성과 함께하는 고통보다 훨씬 끔찍하다. 어쨌든 그를 곁에 둠으로써 의지할 공간(비록 깨지기 쉽지만)이 생겼다고 여기는 것이다. (p.26)

 

 

의존의 다음 단계는 집착이다. 집착하는 관계에서 느끼는 사랑은 고통이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둘 사이로 끌어들이고 상대에게서 해결책을 기대하기 때문에 이런 연인 관계는 절대 만족스러울 수 없다. 부모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해 결핍이 있는 채로, 자존감을 좀 더 높여야 하는 상태로,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무런 준비 없이 누군가를 사랑하려 한다. ㅡ 나르시시즘의 체계에서 인생을 걸 만한 위대한 사랑과 항상 동경하던 이상형을 꿈꾸는 건 일종의 도피다. 나르시시스트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좋아지기를 간절히 희망하며 마음의 결핍이 치유되기만을 바란다. 자기최면을 거는 듯한 사랑 고백도 여기에 포함된다. 프랑크는 “사랑해. 당신은 너무 멋져.”라는 말을 무한 반복한다. 진심인지 의심될 정도다. 물론 그렇게 해서 소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이런 방식을 계속 쓴다면 관계에 과부하 현상이 생기고 보편적인 성인의 사랑에서 멀어진다. 이런 관계에서는 유아기 심리로 퇴행하려는 욕구가 중심을 이루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도 집착하고 독점하려는 형태로 이어진다. (p.75)

 

 

진정한 사랑은 두 사람의 성향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사랑에 빠졌어도 우린 때때로 숨 돌릴 여유가 있어야 하고, 각자 몸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사랑에서 공감은 매우 중요하지만 독립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계속 책임져야만 한다. 두 사람 모두 자신과 상대의 가치를 존중하고 소중히 할 때 올바른 관계가 형성된다. 즉, 자신의 단점뿐만 아니라 장점을 스스로 인정하며 그것을 두 사람 관계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자존감과 인식을 갖춰야만 한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채 자신의 가치를 상대에게서 찾으려 한다면, 그 관계는 계속 삐걱댈 수밖에 없다. (p.275)

 

 

 

“관계가 불안한데, 삶이 행복할 수 있을까?” 사랑과 상처에 대한 기존 관념을 뒤집는 새로운 통찰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관계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40년간 치유해온 바르데츠키, 소설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우리의 고민에 답하다. 저자는 지난 40년 동안의 해온 상담 사례를 토대로 아픔만 남기는 관계를 소냐와 프랑크라는 두 핵심 인물의 모습을 통해 소설 형식으로 풀어내며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심리학적 분석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그들이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가 결국 파괴적인 관계로 전략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며 나르시시즘에 물든 착취 관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루고 두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심리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논하고 잘잘못을 따져 비난하기보다는 관계에 반응하는 방식에 집중하여 지금 맺고 있는 관계에서의 행동 방식을 다시금 되짚어 보며 서로를 망가뜨리는 연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을 돕고자 한다. 우리 주변에는 아픈 관계를 방치하고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자기 마음이 무너지고 있는 줄도 모르면서. 우리는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대해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 상처를 허락해도 되는 관계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야 비로소 타인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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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끼, 샐러드 200 - 몸이 가벼워지는 습관
에다준 지음, 김유미 옮김 / 로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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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먹고 싶은 샐러드 레시피

 

채소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는

몸은 물론 마음까지 산뜻하게 만들어요.

고기, 해산물, 과일 등의 재료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 메뉴로도 충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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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고 특별한 샐러드와

맛을 더하는 드레싱, 토핑 레시피 200가지를 만나보세요.

 

 

오늘은 맛있게, 내일은 더 가볍게! <하루 한 끼, 샐러드 200>. 매일 먹어도 좋은 160가지 샐러드와 30가지 드레싱, 10가지 토핑! 당신이 원하는 모든 샐러드가 바로 이곳에 있다. 냉장고에 늘 있는 익숙한 재료부터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특별한 재료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가볍고 맛있는 샐러드를 만나보자! 책은 다이어터를 위한 500칼로리를 넘지 않는 저칼로리 샐러드부터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한 튼튼한 샐러드 레시피, 특별한 날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멋진 샐러드까지 재료와 만드는 방법은 물론 샐러드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노하우까지 더해 집에서도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각자의 취향대로 다양하게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양식 샐러드>, 특유의 깔끔함이 일품인 <일식 샐러드>, 한 끼 식사 메뉴로도 충분한 <한식·중식 샐러드>, 이제까지 맛보지 못했던 <에스닉 샐러드>, 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린 <과일·채소 샐러드>까지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채소는 생으로 먹으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고, 굽고, 볶고, 찌고, 절이는 등 조리법을 바꾸면 맛과 식감이 각양각색으로 변신한다. 뿐만 아니라 재료 조합에 따라서 색다른 맛이 느껴져 매일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누가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몸은 건강하게! 속은 든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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