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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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여성이 연애 초반에는 아낌없이 애정을 쏟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 표현이 줄어드는 남자를 만나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때 언어폭력을 당하거나 물리적인 폭행을 당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험을 한 여성들 중에는 자신이 망가질 때까지 수년간 심하게는 십여 년이 넘도록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헤어지려고 할 때마다 돌아오는 파트너의 위협이 그들의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사이가 다시 좋아질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도 관계를 지속하는 데 한몫한다. (p.6)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마다 상처가 남은 마음과 정신은 과거에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다시 떠올린다. 무언가가 그 상처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과거에 시달렸던 언어폭력, 때로는 물리적 폭행까지 그대로 떠올리며 부적절한 분노를 터트리고 경솔히 행동한다. 혹은 보살핌을 바라는 불안정한 심리와 혼자 버려질까 봐 두려운 마음이 합쳐져 상대에게 매달리기도 한다. 연인에게 찰싹 붙어 매달리는 행동은 나르시시즘 관계에 빠진 여성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다. 여성들이 이런 무익한 관계에서 벗어나는 데 한참이 걸리는 근본적인 이유다. 이들에게는 이별의 아픔이 향동을 예측하기 힘든 남성과 함께하는 고통보다 훨씬 끔찍하다. 어쨌든 그를 곁에 둠으로써 의지할 공간(비록 깨지기 쉽지만)이 생겼다고 여기는 것이다. (p.26)

 

 

의존의 다음 단계는 집착이다. 집착하는 관계에서 느끼는 사랑은 고통이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둘 사이로 끌어들이고 상대에게서 해결책을 기대하기 때문에 이런 연인 관계는 절대 만족스러울 수 없다. 부모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해 결핍이 있는 채로, 자존감을 좀 더 높여야 하는 상태로,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무런 준비 없이 누군가를 사랑하려 한다. ㅡ 나르시시즘의 체계에서 인생을 걸 만한 위대한 사랑과 항상 동경하던 이상형을 꿈꾸는 건 일종의 도피다. 나르시시스트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좋아지기를 간절히 희망하며 마음의 결핍이 치유되기만을 바란다. 자기최면을 거는 듯한 사랑 고백도 여기에 포함된다. 프랑크는 “사랑해. 당신은 너무 멋져.”라는 말을 무한 반복한다. 진심인지 의심될 정도다. 물론 그렇게 해서 소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이런 방식을 계속 쓴다면 관계에 과부하 현상이 생기고 보편적인 성인의 사랑에서 멀어진다. 이런 관계에서는 유아기 심리로 퇴행하려는 욕구가 중심을 이루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도 집착하고 독점하려는 형태로 이어진다. (p.75)

 

 

진정한 사랑은 두 사람의 성향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사랑에 빠졌어도 우린 때때로 숨 돌릴 여유가 있어야 하고, 각자 몸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사랑에서 공감은 매우 중요하지만 독립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계속 책임져야만 한다. 두 사람 모두 자신과 상대의 가치를 존중하고 소중히 할 때 올바른 관계가 형성된다. 즉, 자신의 단점뿐만 아니라 장점을 스스로 인정하며 그것을 두 사람 관계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자존감과 인식을 갖춰야만 한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채 자신의 가치를 상대에게서 찾으려 한다면, 그 관계는 계속 삐걱댈 수밖에 없다. (p.275)

 

 

 

“관계가 불안한데, 삶이 행복할 수 있을까?” 사랑과 상처에 대한 기존 관념을 뒤집는 새로운 통찰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관계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40년간 치유해온 바르데츠키, 소설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우리의 고민에 답하다. 저자는 지난 40년 동안의 해온 상담 사례를 토대로 아픔만 남기는 관계를 소냐와 프랑크라는 두 핵심 인물의 모습을 통해 소설 형식으로 풀어내며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심리학적 분석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그들이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가 결국 파괴적인 관계로 전략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며 나르시시즘에 물든 착취 관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루고 두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심리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논하고 잘잘못을 따져 비난하기보다는 관계에 반응하는 방식에 집중하여 지금 맺고 있는 관계에서의 행동 방식을 다시금 되짚어 보며 서로를 망가뜨리는 연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을 돕고자 한다. 우리 주변에는 아픈 관계를 방치하고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자기 마음이 무너지고 있는 줄도 모르면서. 우리는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대해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 상처를 허락해도 되는 관계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야 비로소 타인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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