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 - 성덕의 자족충만 생활기
조영주 지음 / Lik-it(라이킷)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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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책탑을 보며 생각에 빠졌다. 내가 사는 까닭은 뭘까. 그야 자명하다. 내 삶은 실비아 플라스와 마찬가지로 의문형이다.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많이 써보면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작품을 쓸 때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해야 할까?

나는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산다. 아직 답은 찾지 못했다. 그런고로 나는 지금 ‘살아 있다’. 지금 이 순간 또 한 번 작품을 잘 쓰기 위해 책탑을 쌓는다. 누가 뭐라 하든 간에 삶을 걱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기 위하여 아마 나는 계속 덕후의 삶을 살 듯하다. (p.30)

 

의무감으로 서로를 대하는 건 끔찍한 일이다.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 무언가를 하고, 그것을 상대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더더욱 끔찍하다.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거리를 두는 수밖에 없다. 백석이 시 ‘흰 바람벽에 있어’에서 말했듯 무엇이든 이 세상에 난 것은 처음부터 온전하다. 우리는 모두 오롯이 선 사람이다. 오롯이 선 사람과 오롯이 선 사람으로 서로에게 기대지 않고, 담담하게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삶, 멋지지 아니한가. (p.33)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평범한 하루에서 비롯된다. 평범하게 아침에 일어나 평범하게 밥을 먹고, 평범하게 산책을 즐기고, 평범하게 친구들을 만나고, 평범하게 글을 쓰고, 평범하게 웃고 떠들다 하루를 모두 보내고 마는 당연한 일상. 이런 일상의 소소함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이 내 행복이 됐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예전의 그런 소녀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거라고, 미래의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할 것이라고. 그렇게 미래의 내가 사랑할 나는 조금 더 성숙한 여인의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p.54)

 

느긋하게 살자. 너무 조급하게 읽어치우려고 하지 말고 언제나 지금, 당신이 재미난 책을 읽으라. 재미가 없고 잘 읽히지 않으면 무리하지 마라. 분명 재미가 있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을 기다려라.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손 놓곤 지내진 마라. 찰나는 그냥 오지 않는다. 기다린다는 것과 노력한다는 것은 같은 말이다. 나는 수많은 책에서 그것을 배웠다. (p.97)

 

 

‘적당히 대충 산다’가 삶의 모토이나 일단 꽂혔다 하면 순식간에 덕후의 경지에 오르고 만다! 엉뚱한 소설가 조영주의 유난 법석한 덕질의 세계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 이 책은 부제목 그대로 성공한 덕후의 자족충만 생활기! 덕후가 뭐냐고? 이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덕후란?! 일본어 오타쿠(御宅)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줄임말로, 현재는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네이버 시사상식사전 인용). 아마 예전과 같은 분위기였다면 수근거리며 대놓고 무시하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테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너도 나도 덕밍아웃하는 덕후시대가 아닌가! 최근 들어서 덕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확연히 달라졌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고 자신의 취미를 sns를 통해 공개하고 다른 덕후들과 교류하기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우리의 저자는 그야말로 성덕(‘성공한 덕후’를 줄여 이르는 말로, 자신이 좋아하고 몰두해 있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 셜록 홈즈, 추리소설, 만화, 드라마, 커피, 떡볶이, 굿즈 등등등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일단 꽂혔다 하면 덕후가 되고야 마는 의지의 인물. "좋아하는 일이 이렇게 많으니 매일이 분명 즐거울 거야"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파고들면 들수록 인생이 더 재밌어진다. 좋아하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파고들면 들수록 인생은 풍요롭다. 한 번뿐인 인생, 우리도 각자 좋아하는 거 하면서 즐겁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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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있습니까? - 군살, 노화, 성인병으로부터 멀어지는 영리한 식사법 더 건강한 몸과 마음 3
바스 카스트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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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되었다.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신체 이상이 나의 생활을 돌아보게 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 무엇보다 지금까지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몸속으로 어떤 음식들을 처넣고 있었는가······. 나는 40대 초반이었고, 막 한 아들의 아빠가 되어 있었다. 내가 조기에 심장에 문제가 생기도록 자초한 것일까? 계속 이렇게 살면 어떻게 될까? 자신의 약점이나 결점에 관한 한 우리는 그것들을 보지 않고 눈 딱 감아버리려고 할 때가 많다. 사람들이 억지로 거울을 들이대도 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운이 좋으면) 마주 할 용기가 생기고, 드디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 (p.11)

 

우리는 우리의 본능을 속이기 위해 발명된 단백질 미끼들을 피해야 한다. 실생활과 관련하여 말하자면 우선 각종 가공식품을 포기하면 된다. 공장에서 가공된 식품은 체계적으로 단백질이 희석된 상태다. 자연식품, 진짜 먹거리를 먹자. 자연에 가까울수록 더 좋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마이클 폴란의 말을 빌리자면 “당신의 할머니가 음식으로 보지 않았을 듯한 식품은 먹지말라.” (p.50)

 

캘리포니아의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 7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수년간의 연구 결과 채식주의자들이 비채식주의자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식주의자(베지테리언) 중에서는 비건들이 상당히 점수가 좋았다. 그러나 가장 장수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생선을 먹는 채식주의자, 즉 ‘페스코 베지테리언’들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역시 상관관계일 뿐이다. 그러나 나는 이 경우는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때때로 생선을 먹는(연어를 가장 많이 먹었다) 교인들과 그렇지 않은 교인들 사이에 다른 생활 습관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p.84)

 

몸에 귀를 기울이고, 몸이 하는 소리를 듣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식사법에 대한 도그마를 초월하여 몸이 특정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고 내게 맞는 식사법을 발견해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 체질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은 이상적인 식사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 다르다는 것 때문에 우선은 좀 복잡하게 느껴질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믿고 따를 수 있는 ‘하나’의 바람직한 식사법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여러 가지 식사법을 다양하게 적용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한 가지 식사법의 노예가 되지 말자. 외적 권위를 따르지 말고 자신의 신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자신의 신체를 권위로 삼자. (p.109)

 

 

 

 

이 책의 저자는 매일 조깅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까닭에 식습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살다가 어느 날 조깅을 하던 도중 심장에 큰 통증을 느끼게 되면서 식습관과 식사법의 중요성을 직접 깨닫고 몸을 이롭게 하는 식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저자가 찾아내고자 했던 핵심질문은 총 4가지!

 

- 어떻게 효과적으로 체중을 감량할까?

- 어떻게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할까?

- 영양에 대한 속설과 사실을 어떻게 구분할까?

- 세심하게 구성된 식단으로 생체 시계를 속이고 노화 과정을 늦출 수 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이라는 삼대 중요 영양소를 분석함으로써 구해낸다. 최근 수십 년간 이뤄진 의학 및 영양학 관련 실험과 임상 연구뿐만 아니라 장수 지역 주민들의 식생활, 그리고 스스로 식습관을 바꿈으로써 체험한 결과까지 분석하여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

 

 

더 이상 다이어트 실패는 없다! 노화는 어쩔 수 없는 결과가 아니다! 정말 제대로 된 식사를 위해 알아야 할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에 관한 모든 것. 살찌고 싶지 않다면, 아프고 싶지 않다면, 빨리 늙고 싶지 않다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까? 어떤 식품이 건강에 좋고, 어떤 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은지 이 책이 꼼꼼하게 답해준다.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총망라했다. 1부에서는 단백질에 대해, 2부에서는 탄수화물에 대해, 3부에서는 지방에 대해, 효과적인 체중 감량에만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음식을 통해 성인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어 노년에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식습관에 관심을 내보이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내 몸에 이로운 식사법을 찾아 나간다. 음식은 정말 놀라운 힘을 증명해준다. 우리 스스로 조절할 수 있고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다. 먹거리를 바꾸면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한두 개가 아니다. 수년간 영양에 대한 많은 연구 자료를 조사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본 탓에 갈수록 신뢰가 점점 쌓여간다.

 

평생의 숙제이자 평생의 동반자 다이어트! 오늘 인터넷은 가수 겸 작곡가 유재환의 다이어트 소식으로 아주 그냥 난리가 났다. 무려 32kg을 감량하며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 비만으로 가려진 몸가면을 벗어던지자 했던 4개월 전 다짐을 스스로 직접 증명해 보였다. 그야말로 환골탈퇴! 정말 본인이 맞는지 물어볼 만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어려지고 건강해지고 더 잘생겨졌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고 하더니 대박! 우리도 할 수 있다. 그 길을 이 책이 함께 한다. 내 몸에 맞는 식생활 패턴에 맞추어 더 젊고 건강하게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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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
김광일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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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공항에 도착해서야 깨어졌다. 2주치 짐 15kg이 담긴 캐리어를 수하물로 보내고 나니 그제야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은 궁지에 몰려야 비로소 절대자를 찾는다고 하던데. 때마침 인천공항 출국장에 있는 ‘기도실’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이런 게 있었나? 그동안 수도 없이 오갔던 길인데 기도실은 처음 봤다. 《해리포터》에 나온 마법, 9와 4분의 3번 승강장 같은 느낌이었다. 이어 좁은 통로를 따라 들어갔다. 두 평 남짓 되는 엄숙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눈을 감고 조용히 두 손을 모았다. 하나님, 제가 혼자서 뻘뻘대며 사막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 지라도 안전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지켜주소서. (p.17)

 

돌아가는 길엔 가방에 있던 고프로 카메라를 꺼내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닥치는 대로 찍어 댔다. 영상에는 방파제 위에서 낚시하는 청년들, 공놀이 하다 아크로바틱 묘기로 재롱을 떠는 꼬마, 호세 마르티 공원의 선명한 쿠바 국기와 올드카의 향연, 거리 음악가들의 살사 리듬이 모두 담겼다. 하지만 그땐 미처 몰랐다. 사진에 찍힌 사바나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p.45)

 

오지랖이 넓은데다가 기자라는 직업까지 갖게 되면서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게 됐다. 하지만 난 기본적으로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회복하는 편이다. 사방이 사람들로 둘러싸일 때면 잠기 동굴로 숨어서 마음을 달래고 싶어진다. 물론 그런 ‘고독한 자유’가 유별나게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례도 적지 않다. 야밤에 캄캄한 산을 혼자서 오른다거나 통신이 되지 않는 지역을 굳이 찾아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면 ‘사서 고생’ 해야 하거나 심할 경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지만 언젠가부터 내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 됐다. 이번 쿠바 여행도 애초에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내가 이곳 쿠바에서 줄곧 사람들을, 그것도 굳이 한국 사람들을 자꾸 찾게 된 건 의외였다. 나는 고독할 자유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었다. 새로 맺어지는 관계들이 어느 정도 피로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그랬다. (p.84)

 

첫 잔은 역시 모히토. 모히토 잎의 싸한 맛이 특히 강한 것이었다. 한 잔 받아 들고 곧바로 바다로 나왔다. 선베드를 90도에서 180도 사이 어딘가 적당한 각도로 젖히고 누웠다. 감았던 눈을 떠 보니 청명한 하늘에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 아래로 몽실몽실한 구름, 수평선, 파란 바다가 차례로 보였다. 볕에 쨍쨍하지만 그늘 아래 자리를 잡아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왼손에는 청록색 모히토 잔이 들려 있고 주변은 고요했다. 윤영과 은주는 한 잔 더 받아 오겠다고 자리를 떴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마음을 녹였다. 낙원이었다. (p.152)

 

 

 

삶의 다양한 관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책임감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어 떠난 쿠바여행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극한 직업으로 알려진 수습기자,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몸 바쳐 일했던 사회부 생활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았다. 구글 지도 어플도, 네이버 검색도 안 되는 곳을 정처 없이 쏘다니다 길을 잃고 배회하기 십상이었다. 현지인들에게 다가가 ‘돈데 에스타(~가 어디 있나요?)’ 하고 길을 물어도 영어인지 스페인어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대답만 돌아왔다. 혼자 다닐 때면 거인국에 간 작은 걸리버가 된 것 같았다. 그만큼 현지인 사이에서 긴장을 놓지 못했다. 무섭고 불안했고 외로웠다. 그래도 이 책은 해피엔딩이다. 아무도 그에게 특정한 역할을 강요하지 않았기에 이곳에서는 꼭 착하고 유능한 사람이 될 필요도 없었다. 그는 그저 또 한명의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이었다. 타인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계산적이어도 괜찮았다. 온종일 늘어져 있다 새벽 늦게까지 취해 있어도, 쓸 만한 글감이나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해도 자책할 필요가 없었다. 고독한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면서부터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계산적이어도 괜찮았다.

 

평범한 직장인이 모든 것을 버리고 낯선 땅으로 날아간 일상 탈출기 <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취재-보도와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책임에서 잠시나마 자유를 누리기 위해 떠난 쿠바여행. 고독을 찾아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어 떠났지만 오히려 저자는 그곳에서 만난 인연을 통해 관계의 소중함을 배워나간다. 쉽지 않아 무모했지만, 이 모든 것이 쿠바이기에 괜찮았다. 오래되고 낡아서 더욱 빛이 났다. 이 책은 쿠바가 주 배경이지만 쿠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곳을 여행하는 여행자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고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곳에서 진정한 쉼과 회복을 경험했던 저자의 이야기다. 기자라는 직업에 걸맞게 저자는 가는 곳마다 끊임없이 호기심을 발산하며 쿠바의 곳곳을 파헤쳐나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삶의 이치와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은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글만 보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현장의 모습을 독자들이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여행 중 액션캠으로 찍었던 영상을 거칠게 편집해 게시해 놓았다. 그러니 책장을 넘기다 본문 양쪽에 QR코드가 보이면 스마트폰으로 찍어보자. 이국적이고 흥겨운 쿠바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든다. 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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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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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피아에서 살인사건 발생

시장 일가족 포함 4명이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되다!

토요일 저녁, 오르피아 시장 조셉 고든과 그의 부인, 10세인 아들이 자택에서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시장 일가족 이외의 희생자는 32세의 메간 패들린으로 밝혀졌다. 네 번째 희생자인 메간은 살해당하기 직전까지 조깅 중이었고, 시장 자택 앞 길 한가운데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네 번째로 희생된 메간은 시장 일가족 살해현장의 목격자로 추정된다. (p.18)

 

“해답은 눈앞에 있었어요. 단지 반장님이 보지 못했을 뿐이죠.”

 

“반장님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본 게 아니라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본 겁니다. 그 결과 중대한 오류를 범하게 되었죠.” 스테파니는 수수께기 같은 말과 함께 명함 한 장, 신문기사 사본만 남겨두고 떠났다. 음식을 차려놓은 테이블 근처에 있는 데렉 스콧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나와 함께 현장을 누비던 형사였는데 지금은 행정직으로 옮겨 내근을 하고 있었다. 나는 데렉에게 다가가 신문기사를 내밀었다. 데렉은 기사를 통해 20년 전 우리가 맡아 해결했던 사건을 다시 접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ㅡ 스테파니가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또 만나요, 로젠버그 반장님.”

하지만 우리가 ‘또 만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바로 그날 스테파니 메일러는 실종되었으니까. (p.20)

 

 

나는 현관 계단에 신발을 문질러 흙을 털어내고 나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누군가 출입문을 발로 세게 걷어찬 듯 부서져 있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복도에 한 여자가 총에 난사당해 쓰러져 있었다. 여자의 시신 옆에 반쯤 짐을 넣은 여행용캐리어가 있었고, 내용물이 다 보이도록 열려 있었다. 복도 오른편 작은 거실에 열 살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총을 여러 발 맞고 숨져 있었다. 아이가 커튼을 움켜쥐고 쓰러져 있는 것으로 보아 범인을 피해 몸을 숨기려 하다가 변을 당한 듯했다. 주방에는 사십대로 보이는 남자가 피 웅덩이를 이룬 가운데 쓰러져 있었다. 범인을 피해 달아나다가 그 지점에서 쓰러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피비린내와 더불어 집안에 가득 들어찬 시신 냄새를 견디기 어려웠다. 제스와 나는 달음박질치듯 집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방금 목격한 참혹한 장면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고, 둘 다 얼굴이 납빛이 되었다. 차고로 내려가 고든 시장의 차를 점검했다. 차 트렁크에도 여행캐리어와 짐들이 실려 있었다. 고든 시장이 가족들과 어디론가 떠나려다가 살해된 게 분명했다. (p.66)

 

1994년 사건 당시 눈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한 건 무엇인가?

애나와 나는 수사기록보관실로 갔다. 놀랍게도 1994년 4인 살인사건의 수사기록이 담긴 파일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고, 누렇게 변색된 종이 한 장만이 남아 있었다. 종이에 타자기로 친 문구가 적혀있었다. 여기서 ‘다크 나이트’가 시작된다. 마치 보물찾기놀이의 개시를 알리는 문구 같았다. (p.81)

 

 

 

1994년, 뉴욕 인근 해변휴양지 오르피아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시장 일가족과 그 장면을 목격해 범인에게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인의 시신이 발견된다. 뉴욕 주 경찰본부의 제스 로젠버그와 데렉 스콧 형사가 끈질기게 수사에 착수해 범죄의 전말을 밝혀내고 범인은 도주 중 추락사고로 사망한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14년, 퇴임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제스의 환송식에 스테파니 메일러 기자가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와 20년 전 살인사건의 수사오류를 지적하며 진범은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해답은 눈앞에 있었어요. 단지 반장님이 보지 못했을 뿐이죠.” 하지만 바로 그날 의혹을 추적하던 그녀가 실종되면서 20년 전 사건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다. 스테파니 메일러는 과연 어떤 비밀을 알아낸 것일까? 지난날 명콤비 제스와 데릭, 오르피아경찰서의 애나 경사는 실종된 스테파니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 한편 과거 살인사건의 재수사에 착수하고, 오르피아는 다시 연쇄살인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20년 만에 다시 소환된 용의자들, 가면을 쓰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시간의 심연 속에 묻힐 뻔했던 살인사건의 재수사가 시작된다!

 

책은 20년 전 수사오류가 드러난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죽은 자들의 진실을 밝혀내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단절된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속죄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모습을 시종일관 긴장감 있게 풀어나간다. 제목으로 쓰인 <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은 이 소설의 출발점이자 20년 전 잘못된 결론을 내린 수사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벽돌책이라 이를 만큼 두꺼운 책에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아, 이 책 뭐지?! 몰입감이 장난아니다! 727페이지에 이르는 두께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책장이 팔락이며 거침없이 넘어간다. 마치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현재에서 유유히 흘러가던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현재와 과거를 빠르게 넘나들며 행보를 이어간다. 스테파니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그들이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을까?

 

20년 만에 과거 살인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되고 제스와 데렉 그리고 오르피아 경찰서의 여자 경찰 애나로 구성된 삼인조가 사건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 올린다. 이미 20년 전 조사받은 용의자들이 하나둘 재소환되고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을 향해 한 걸음씩 가까이 다가간다. 연극 연출가가 꿈이었던 전직 경찰서장 커크 허비, 과거 한때 『뉴욕타임스』지에서 명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떨쳤지만 이제는 한물간 비평가 메타 오스트롭스키, 젊은 여직원과의 외도로 궁지에 몰린 문학지 편집장 스티븐 버그도프 등은 모두 살인사건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고,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들의 과거는 회한, 분노, 상실, 애정 없는 결혼, 행복과는 거리가 먼 일상 등으로 얽혀 있고 그들의 생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짐을 지운다. 그들은 하나같이 치유가 어려운 상처가 있고, 회복하기 쉽지 않은 고뇌와 슬픔을 갖고 있다. 20년 만에 다시 소환된 용의자들, 누가 가면을 쓰고 있는가? 사건 현장에 비밀을 풀 열쇠가 있다! 사건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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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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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특집

나를 바꾼 좋은 습관

반복의 힘은 강합니다.

매일 써온 열 줄짜리 일기가

작가 못지않은 문장력을 갖게 해주었고,

매일 10개씩 꾸준히 해온 윗몸일으키기가

근사한 초콜릿 복근을 선물했습니다.

하루하루 쌓인 작은 습관 하나가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열쇠입니다.

물방울로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석천, 노끈으로 나무를 자른다는 승거목단은 모두 작은 노력이 모이면 큰 결실을 이룬다는 뜻으로 루틴처럼 매일 반복하는 특정한 행동은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써온 일기가 문장력을 길러주고, 하루 30분씩 꾸준히 해온 체조가 초콜릿 복근을 새겨주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나를 바꾼 좋은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달 <특집>에서는 나를 바꾼 좋은 습관들을 소개한다. 쌍꺼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눈이 크고 초롱초롱하다는 칭찬을 듣게 만들어준 그녀의 버릇, 무표정한 현실을 바꿔준 웃음, 건강을 되찾게 해준 걷기 운동, 삶의 여유를 찾아준 새벽 기상, sns 중독을 고쳐준 추억 앨범, 저절로 미리 집을 나서는 습관을 갖게 만들어준 그날의 값진 가르침, 추억을 반추하는 오랜 습관 등 다양한 습관들을 보며 스스로 깨닫는 바가 크다. 조심하자, 몸에 한 번 밴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

 

 

 

 

귀로 듣는 월간 《샘터》

팟캐스트 샘터라디오

이달의 샘터 라디오

1부 교양이 필요한 시대의 필독서, 이달의 샘터 리뷰

2부 독자 사연으로 꾸미는 특집 ‘나의 특별한 여행 친구’

3부 우리 사는 소소한 행복의 기록 ‘행복일기’

4부 최규성 작가에게 드는 ‘대한민국 대중가요 뒷이야기’

5부 가을날 읽기 좋은 두 권의 추천 도서

 

 

 

이글이글 타오르며 모든 것을 들끓게 만들던 더위도 그새 기운이 한풀 꺾이고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부드럽게 일렁인다. 어디선가 귀뚤귀뚤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에 이제 정말 가을이구나 싶다. 벌써 일 년중 절반 이상을 조용히 흘러보내고 맞이한 9월. 이번달 <샘터>는 밥 때를 놓쳐 허기진 배를 안고 돌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며, 소중한 한 끼를 덮어두던 사랑의 보자기로 표지를 한껏 사랑스럽게 치장했다. 그 속에는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달구어 줄 이야기와 웃음과 재미로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을 이야기, 가슴 찡한 감동을 안겨다주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사랑을 담아 온기로 가득한 한 상차림.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남을 만큼 다채롭다. 갈수록 번쩍번쩍 빛이 나는 샘터. 2019년도 샘터와 함께! 다음달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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