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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오르피아에서 살인사건 발생
시장 일가족 포함 4명이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되다!
토요일 저녁, 오르피아 시장 조셉 고든과 그의 부인, 10세인 아들이 자택에서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시장 일가족 이외의 희생자는 32세의 메간 패들린으로 밝혀졌다. 네 번째 희생자인 메간은 살해당하기 직전까지 조깅 중이었고, 시장 자택 앞 길 한가운데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네 번째로 희생된 메간은 시장 일가족 살해현장의 목격자로 추정된다. (p.18)
“해답은 눈앞에 있었어요. 단지 반장님이 보지 못했을 뿐이죠.”
“반장님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본 게 아니라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본 겁니다. 그 결과 중대한 오류를 범하게 되었죠.” 스테파니는 수수께기 같은 말과 함께 명함 한 장, 신문기사 사본만 남겨두고 떠났다. 음식을 차려놓은 테이블 근처에 있는 데렉 스콧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나와 함께 현장을 누비던 형사였는데 지금은 행정직으로 옮겨 내근을 하고 있었다. 나는 데렉에게 다가가 신문기사를 내밀었다. 데렉은 기사를 통해 20년 전 우리가 맡아 해결했던 사건을 다시 접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ㅡ 스테파니가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또 만나요, 로젠버그 반장님.”
하지만 우리가 ‘또 만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바로 그날 스테파니 메일러는 실종되었으니까. (p.20)
나는 현관 계단에 신발을 문질러 흙을 털어내고 나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누군가 출입문을 발로 세게 걷어찬 듯 부서져 있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복도에 한 여자가 총에 난사당해 쓰러져 있었다. 여자의 시신 옆에 반쯤 짐을 넣은 여행용캐리어가 있었고, 내용물이 다 보이도록 열려 있었다. 복도 오른편 작은 거실에 열 살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총을 여러 발 맞고 숨져 있었다. 아이가 커튼을 움켜쥐고 쓰러져 있는 것으로 보아 범인을 피해 몸을 숨기려 하다가 변을 당한 듯했다. 주방에는 사십대로 보이는 남자가 피 웅덩이를 이룬 가운데 쓰러져 있었다. 범인을 피해 달아나다가 그 지점에서 쓰러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피비린내와 더불어 집안에 가득 들어찬 시신 냄새를 견디기 어려웠다. 제스와 나는 달음박질치듯 집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방금 목격한 참혹한 장면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고, 둘 다 얼굴이 납빛이 되었다. 차고로 내려가 고든 시장의 차를 점검했다. 차 트렁크에도 여행캐리어와 짐들이 실려 있었다. 고든 시장이 가족들과 어디론가 떠나려다가 살해된 게 분명했다. (p.66)
1994년 사건 당시 눈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한 건 무엇인가?
애나와 나는 수사기록보관실로 갔다. 놀랍게도 1994년 4인 살인사건의 수사기록이 담긴 파일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고, 누렇게 변색된 종이 한 장만이 남아 있었다. 종이에 타자기로 친 문구가 적혀있었다. 여기서 ‘다크 나이트’가 시작된다. 마치 보물찾기놀이의 개시를 알리는 문구 같았다. (p.81)
1994년, 뉴욕 인근 해변휴양지 오르피아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시장 일가족과 그 장면을 목격해 범인에게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인의 시신이 발견된다. 뉴욕 주 경찰본부의 제스 로젠버그와 데렉 스콧 형사가 끈질기게 수사에 착수해 범죄의 전말을 밝혀내고 범인은 도주 중 추락사고로 사망한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14년, 퇴임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제스의 환송식에 스테파니 메일러 기자가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와 20년 전 살인사건의 수사오류를 지적하며 진범은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해답은 눈앞에 있었어요. 단지 반장님이 보지 못했을 뿐이죠.” 하지만 바로 그날 의혹을 추적하던 그녀가 실종되면서 20년 전 사건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다. 스테파니 메일러는 과연 어떤 비밀을 알아낸 것일까? 지난날 명콤비 제스와 데릭, 오르피아경찰서의 애나 경사는 실종된 스테파니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 한편 과거 살인사건의 재수사에 착수하고, 오르피아는 다시 연쇄살인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20년 만에 다시 소환된 용의자들, 가면을 쓰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시간의 심연 속에 묻힐 뻔했던 살인사건의 재수사가 시작된다!
책은 20년 전 수사오류가 드러난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죽은 자들의 진실을 밝혀내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단절된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속죄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모습을 시종일관 긴장감 있게 풀어나간다. 제목으로 쓰인 <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은 이 소설의 출발점이자 20년 전 잘못된 결론을 내린 수사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벽돌책이라 이를 만큼 두꺼운 책에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아, 이 책 뭐지?! 몰입감이 장난아니다! 727페이지에 이르는 두께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책장이 팔락이며 거침없이 넘어간다. 마치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현재에서 유유히 흘러가던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현재와 과거를 빠르게 넘나들며 행보를 이어간다. 스테파니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그들이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을까?
20년 만에 과거 살인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되고 제스와 데렉 그리고 오르피아 경찰서의 여자 경찰 애나로 구성된 삼인조가 사건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 올린다. 이미 20년 전 조사받은 용의자들이 하나둘 재소환되고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을 향해 한 걸음씩 가까이 다가간다. 연극 연출가가 꿈이었던 전직 경찰서장 커크 허비, 과거 한때 『뉴욕타임스』지에서 명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떨쳤지만 이제는 한물간 비평가 메타 오스트롭스키, 젊은 여직원과의 외도로 궁지에 몰린 문학지 편집장 스티븐 버그도프 등은 모두 살인사건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고,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들의 과거는 회한, 분노, 상실, 애정 없는 결혼, 행복과는 거리가 먼 일상 등으로 얽혀 있고 그들의 생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짐을 지운다. 그들은 하나같이 치유가 어려운 상처가 있고, 회복하기 쉽지 않은 고뇌와 슬픔을 갖고 있다. 20년 만에 다시 소환된 용의자들, 누가 가면을 쓰고 있는가? 사건 현장에 비밀을 풀 열쇠가 있다! 사건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를 주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