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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 영화와 소설, 역사와 철학을 가로지르는 수학적 사고법 ㅣ 내 멋대로 읽고 십대 4
나동혁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9년 9월
평점 :





수학은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논리체계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논리의 출발점이 존재한다. 달리기를 하듯 선을 긋고 여기가 출발점이라고 선언하면 된다. 논리의 피라미드 제일 꼭대기에 있는 문장으로, 증명 없이 참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명제, 그게 공리다. 증명한 게 아니다. 증명할 수 없으니 참으로 받아들이자고 약속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출발하자고 그어놓은 선이 바로 공리다. (P.20)
<굿 윌 헌팅>, <박사가 사랑한 수식>, <뷰티풀 마인드>에 이어 <이미테이션 게임>까지 몇 안 되는 작품이지만 수학자가 중심인물인 영화는 나름 일관된 패턴을 갖고 있다. 괴팍하고 영리한 수학자가 있다. 그 수학자는 남자다. 집중력은 뛰어나지만 사회성은 극도로 떨어져 자의 반 타의 반 혼자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왕따거나 은둔자다. 세상과의 불화가 심할수록 주인공의 천재성은 더욱 빛나고 극적 반전이 주는 감동도 커진다. 그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도 수학이지만 끝내 그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도 수학이다. (P.39)
수학자는 오직 지적 호기심 혹은 진리에 대한 열정 하나 때문에 인생을 던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실용적 목적으로 연구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현대사회에서 그런 경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수학사에서는 아무런 목적 없이 연구했는데 그 결과물이 유용하게 쓰일 때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시대에 묻어가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연구에 시대가 담긴다. (P.48)
수학을 잘하면 게임을 잘할까? 꼭 그런 건 아니다. 더러 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질 수는 있다. 고스톱을 많이 쳐본 사람은 안다. 상대가 가진 패, 바닥에 깔린 패를 잘 분석하면 확률적으로 승률을 높일 수 있다. 그래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말짱 허사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게임은 심리전이기도 하다. 수학이 강심장을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그런데 수학이 상대의 심리를 읽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떨까? 수학의 한 분야인 확률이론은 원래 게임에서 유래했다. (P.61)
수학적 태도란 뭘까?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체계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았을 때 수학은 단지 문제를 풀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진리를 인식하고 토론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다. 공리-정의-증명-정리로 이어지는 논리적 엄밀성, 연역과 귀납이라는 논리구조, 구체에서 추상으로 나아가는 일반화 과정, 수량화와 정량분석, 표와 그래프 등의 자료분석과 시각화 능력, 변수 설정에 기반을 둔 함수와 방정식 모델링 등 여러가지 능력이 수학적 태도에 포함될 수 있다. 법과 제도를 설계할 때는 언어를 엄밀하게 사용해야 하고, 내적 정합성을 확보하는 데도 수학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수량화와 정량분석은 온갖 사회현상을 분석할 때는 물론 회사나 조직을 운영할 때도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여러 사람이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수학적 태도를 갖추고 있으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수학적 태도는 여러 방식으로 구현 가능하다. 하지만 역시 개인의 고유한 가치관과 어떤 식으로 결합되느냐에 따라 수학적 태도란 것도 전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영화와 소설, 역사와 철학을 가로지르는 수학적 사고법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이 책은 수학적 사고법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여러 장르의 텍스트를 새롭게 읽어낸다. <월-E>, <라이어 게임>, <82년생 김지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방위적으로 분석하면서, 사회문제를 이해할 때 수학적 사고를 활용하면 이야기가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렇게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 독서 경험은 청소년들이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나아가 정해진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사고법과 단편적인 수학 지식보다 중요한 수학적 태도를 선사한다.
수포자? 걱정 붙들어 매시라~! 저자는 지루했던 수학을, 어려웠던 수학을 그만의 방식으로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시험을 치르는 데만 써먹는 수학이 아닌 미래의 인재에게 필요한 수학적 사고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학적 태도를 가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며 그 대응 방안으로 고도의 논리학이며 동시에 형이상학이기도 한 고대 수학 체계부터 최근 대입 수리논술 문제까지 생각의 틀, 사고의 도구로서 수학이 얼마나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폭넓게 다루며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이끌어 낸다. 이에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평소 수학을 싫어했던 사람이나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수학적 사고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