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수첩을 손에 드는 것이 즐겁고 기쁘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기쁘다고 느끼는 일이 적어져서 수첩이라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 소중하다. 이제 허세를 부리기보다 나 자신이 기뻐할 수 있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p.112)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 것과 안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번 사고로 절실하게 깨달았다. 물건을 가지고 있어도 본인이 패닉에 빠져서 대처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러나 필요한 물건이 없어서 대처를 제대로 못한 게 분했다. 가족이 있으면 다를 테고, 화재 관련 사고에 나설 수는 없지만, 혼자 살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일단 직접 대처해야 한다. (p.134)

 

 

자기 인생은 자기밖에 선택할 수 없으니 남이 뭐라 하건 법률에 접촉되지 않는 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 좋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가 어렵겠지만,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게 당연하다. 자신감을 갖고 세상의 기준에 ‘노’라고 할 수 있는 인생도 좋다고 생각한다. (p.156)

 

 

 

 

 “나랑 안 맞는 일은 정중히 거절한다.” 『카모메 식당』 작가 무레 요코가 60대에 터득한 ‘나’답게 사는 법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이 책은 눈치볼 것 없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하지 않는 법’에 대해 얘기하는 솔직 담백 돌직구 에세이로 저자는 온갖 편견과 고정관념 중에서 자신에게 불편한 것들을 정중하게, 그렇지만 단호하게 거부하며 자신만의 평온한 삶을 꾸려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가 하기를 거부하는 목록은 결혼과 출산부터, 하이힐, 화장과 같이 여성들에게 강요된 덕목부터 스마트폰, 신용카드, 인터넷쇼핑, SNS와 같은 새로운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목록만 놓고 보면 사회에 대한 비판이나 거창한 신념이 있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무레 요코가 이런 것들을 안 하는 이유는 단지 그냥 본인에게 불편하고 안 맞기 때문이다.

 

“나랑 안 맞으면 하지 마. 눈치 보지 말고.” 쿨내 진동하는 이 한 마디, 이게 바로 저자가 삶을 만들어가는 방식! 남들과 똑같을 필요는 없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나 제품, 서비스라고 해도 나와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따라하다 보면 결국 피해보는 건 나 자신이니까. 개인적으로 느끼던 바가 많았던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내 자신과 공통되는 분야가 제법 많아서 가슴이 뜨끔뜨끔.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 언제까지나 그대로겠지만, 어설프게나마 어떻게든 행동으로 옮긴다면 적절하게 효과를 보지 않을까!?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는 않는 습관들. 저자는 말한다. 자기 인생은 자기밖에 선택할 수 없다. 남이 뭐라 하던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것 아닐까. 자신감을 갖고 세상의 기준에 ‘노’라고 할 수 있는 인생, 어떤가. 눈치 볼 거 뭐 있어, 나랑 안 맞으면 패스!!! 하기 싫으면 하지 말자. 그게 뭐라고 억지로하면 나만 손해지 뭐! 할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GO! 안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는 게 훨씬 더 나으니까. 화끈하게, 짜릿하게, 인생 좀 편하게 살아보자.

 

 

 

 

2020년에는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추려본다.

- 바닥에 책탑 쌓아올리지 않기! (이대로라면 집에서 쫓겨남)

- 이 망할 놈의 다이어트 이제 절대하지 말아야지! (진짜? 진짜!)

- 떡볶이? 만들지 않고 사다 먹기! 시도도 하지마! (똥손 진짜 안됨)

- 차곡차곡 서랍에서 잠자고 있는 옷정리 (미련을 버리자!)

다른 이의 기준에 휩쓸리지 말고, 나만의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라!

차일피일 미루면 언제나 제 자리 걸음! 나는 나 답게, 너는 너 답게! 나도 한 번 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9.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시 한 편을

찾으면서 떠나는 여행길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특집

좋아서 하는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서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합니다.

남들에겐

괜한 고생을 사서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좋아서 하는 일이라

내 삶이 더 행복해집니다.

 

 

이번 11월호 특집은 좋아서 하는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서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노력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라는 뜻이다. 이번 달 역시 이야기 꾸러미가 풍성하다. “힘들게 산에는 뭐 하러 올라가? 그냥 집에서 좀 푹 쉬지.” 그건 당신이 몰라서 하는 말이지. 산행의 기쁨은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구!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조용히 집을 나서는 산악인, 연극 대본을 부탁하는 과 후배의 제안에 문득 호기심이 일어 겁도 없이 새로운 무대를 꾸며보고 싶은 욕심에 연극 말고 뮤지컬을 제안하여 출구 없는 미로를 헤매는 기분으로 매일 저녁 강의실에 모여 연기 연습과 대본수정을 반복하며 뮤지컬에 도전했던 대학생, 산후조리원도 못 가고 집에서 혼자 몸조리와 육아를 해야하는 언니를 위해 육아를 돕겠다고 자처하며 나선 작가 지망생의 조건 없는 가족사랑, 한 달에 한 번 일요일에 동네 빈곤층 아이들을 교회로 초대하거나 직접 집으로 찾아가 간식을 나눠주는 요리사 빅토리아의 따뜻한 사랑 나눔, 가슴으로 낳은 두 아들을 통해 삶의 가장 큰 기쁨을 얻은 늦깎이 엄마, 외국 현지인들에게 우리나라 말과 글을 한 자라도 더 가르치려 한국어 수업에 여가시간까지 반납한 직장인 등 다양한 사연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마음이 어떤지 충분히 알고 있어서 일까. 이들의 이야기에 덩달아 내 입꼬리가 씰룩씰룩 오르내린다. 각자의 행복을 틀어쥔 이 이야기들은 어쩌면 남들에게는 괜한 고생처럼 보이겠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서 이들에게는 하나도 힘들지가 않다.

 

 

매달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 내 곁에서 언제나 함께하는 친구 <샘터>. 이번 달에도 역시나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늘 똑같은 것 같지만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로 가득해 쉬이 질릴 염려가 없다. 그래서 매달 새롭고 흥미롭다. 연일 뉴스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탓에 마음이 심란했는데 샘터의 우리네 사는 이야기 덕분에 엄마가 차려준 밥상처럼 마음이 훈훈함으로 가득하다. 이달의 샘터 표지는 단정히 차려입은 옷에 핀 꽃 한 송이, 그러고보니 이제 2019년도 얼마남지 않았다. 11월호와 이렇게 만났으니 2019년의 마지막 12월호만이 남았다. 또 어떤 소식들로 가득 채워질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갈수록 번쩍번쩍 빛이 나는 샘터. 2019년도 샘터와 함께! 다음달에 또 만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걱정하지 마,

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 겪고 있는 아픔이 뭐든

결국에는 다 지나갈 테니. (p.41)

 

어릴 때는 구름이 하늘 위에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막상 비행기를 타고 높이 올라가 보니 구름도 하늘 밑에 있더라.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

 

내가 가진 불안과 긴장도

다시 보면 별거 아닐지도 몰라.

모두 내 안에서 비롯된 거잖아. (p.51)

 

 

누군가에는 제법 괜찮은 사람,

누군가에는 고민이 많은 진지한 사람,

누군가에는 슬픔에 젖어 우울한 사람,

누군가에는 상처를 줬던 매정한 사람,

누군가에는 실없이 웃기만 하는 사람,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책 속의 문장 한 줄로 떠올리겠지.

이제는 알아

 

모두에게 좋은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은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것을.

그 어떤 모습이든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것을. (p.60)

 

 

불안한 나도,

우울한 나도,

감추고 싶은 나도,

드러내고 싶은 나도,

결국 모두 내 안에 있어. (p.85)

 

 

호기심 많고 장난기 가득한 무지의 정체는 사실 토끼옷을 입은(?) 단무지. 토끼옷을 벗으면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깜찍하고 귀여운 표정으로 전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다. 그 옆에 자리한 콘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장 미스터리한 캐릭터. 정말 조그만해서 존재 자체가 미미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무지를 키운 능력자로 묵묵히 무지의 뒤를 지켜준다. 요즘은 복숭아를 키우고 싶어 어피치를 따라다니고 있다.

 

 

커다란 눈망울에 귀여운 얼굴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 녀석의 정체는 바로 단.무.지!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상당히 충격적이지 않았을까? 무지와 투에고! 이 둘은 환상의 짝꿍! 두 팔 걷어 부치고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전작 <익숙해질 때>, <무뎌진다는 것>을 통해 이미 느꼈지만 투에고 작가님의 글은 한 번에 다 읽어버리기엔 너무 아쉽다. 곁에 놓아두고 천천히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다. 화려한 수식어 하나 없이 그저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이 마음속에 오랫동안 머무른다. 내가 누군가에서 듣고 싶었던 말 혹은 내가 전하고 싶었던 말들을 과하지 않게 조근조근 속삭인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마음에 하나하나 다 담아두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래식. 모든 종류의 음악이란 참 신비한 게 재생되는 순간부터 그 공간의 흐름을 바꾸어버린다. 달과 밤을 짙은 남색 물감으로 흩뿌려 표현해놓은 미술작품이 조금 전 녹색 창가가 차지하던 공간을 대체했다. 이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면 나는 그 작품에 이름을 붙인다. 저 작품은 ‘공연이 끝난 후’ 정도가 되겠다. 우아한 테마가 방 안을 채워나가는 것이 마치 차가운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가라앉는 것과 비슷했다. (p.18)

 

음악이 없으면 서랍 같은 걸 엄청 많이 사야 될 거야. 원래는 음악 속에 추억을 넣고 다니니까.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추억도 새로 산 서랍 속에 넣고는 겉에 ‘작은 별’이라고 쓴 테이프를 붙여놓아야 할걸. 아마 번거롭겠지. 근데 그럴 필요까진 없어. 우리에겐 바다가 있으니까. 바다는 아주 큰 서랍이야. 우린 먼 훗날 바다 앞 모래사장에 걸터앉아서 오늘을 떠올릴 수도 있어. (p.52)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 그건 손이 떨리도록 멋진 말이었다. 나는 그날 합주를 거기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음악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그 순간에 나는 다짐했다. 수많은 거짓과 모방이 판치는 그곳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면, 그 사이에서 ‘진짜’가 될 수 있다면, 그때 진정한 예술가로서 음악을 할 것이라고. (p.65)

 

행복의 가치는 모두에게 다르지요.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될 거고 누군가에게는 재산이 될 거예요. 몇십억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답니다. 그래서 긴 고민 끝에 이 일을 선택한 거예요.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하는 것. 하지만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것. 내가 없다면 전봇대는 쓰레기에 깔려 진작 무너지고 말았을 겁니다. 이 동네는 악취로 가득 찰 것이고, 소중히 생각하는 집값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바닥을 칠 거예요. 하지만 난 그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지켜주고 있어요. (p.112)

 

 

 

 

앨범 발매를 앞두고 녹음 작업 중 창작의 한계에 부딪치자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가로서의 삶을 찾기 위해 작업을 중단하고 일 년 간 여행을 떠난 ‘선’. 하지만 여행을 시작한 이후 수많은 예술가를 만났지만 그들에게서는 그가 기대하는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오만과 망상으로 가득했고 이상한 세계에 도취되어 있었다. 여전히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은 마지막 여정의 깊은 밤, 파도가 부서지는 갑판 한가운데에서 우연히 한 여자의 목숨을 구하게 되고 이후 삶의 답을 찾기 위해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그녀에 대한 의문과 불만에 휩싸이게 된다.

 

 2012년, 데뷔한 이래 꾸준한 음악 활동을 펼치며 대중들에게 수많은 사랑을 받아온 악동뮤지션. 이 책은 그들 남매 중 찬혁군의 소설 데뷔작으로, 평소 그가 생각하던 삶의 가치관과 예술에 대한 관점을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통해 은유적으로 녹여냈다.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질문들, 그리고 정규앨범 「항해」를 대중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고민이 소설에 담겨있다.

 

책을 읽자마자 다채로운 표현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이 저자의 데뷔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예술가로서 그만이 그려내는 독특한 시선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리드미컬한 울림에 귀를 기울이면 각자의 리듬에 맞춰 글자들이 춤을 춘다. 쿵짝 쿵짝, 느리게 더 느리게, 고개가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하얀 종이 위로 그들의 발자취가 섬세하게 그려진다. 감성이 이렇게 오랫동안 넘실거릴 수 있는 걸까. 그래서 소설이라기보다는 음악을 담은 한편의 뮤지컬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 영화와 소설, 역사와 철학을 가로지르는 수학적 사고법 내 멋대로 읽고 십대 4
나동혁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은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논리체계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논리의 출발점이 존재한다. 달리기를 하듯 선을 긋고 여기가 출발점이라고 선언하면 된다. 논리의 피라미드 제일 꼭대기에 있는 문장으로, 증명 없이 참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명제, 그게 공리다. 증명한 게 아니다. 증명할 수 없으니 참으로 받아들이자고 약속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출발하자고 그어놓은 선이 바로 공리다. (P.20)

 

<굿 윌 헌팅>, <박사가 사랑한 수식>, <뷰티풀 마인드>에 이어 <이미테이션 게임>까지 몇 안 되는 작품이지만 수학자가 중심인물인 영화는 나름 일관된 패턴을 갖고 있다. 괴팍하고 영리한 수학자가 있다. 그 수학자는 남자다. 집중력은 뛰어나지만 사회성은 극도로 떨어져 자의 반 타의 반 혼자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왕따거나 은둔자다. 세상과의 불화가 심할수록 주인공의 천재성은 더욱 빛나고 극적 반전이 주는 감동도 커진다. 그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도 수학이지만 끝내 그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도 수학이다. (P.39)

 

수학자는 오직 지적 호기심 혹은 진리에 대한 열정 하나 때문에 인생을 던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실용적 목적으로 연구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현대사회에서 그런 경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수학사에서는 아무런 목적 없이 연구했는데 그 결과물이 유용하게 쓰일 때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시대에 묻어가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연구에 시대가 담긴다. (P.48)

 

수학을 잘하면 게임을 잘할까? 꼭 그런 건 아니다. 더러 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질 수는 있다. 고스톱을 많이 쳐본 사람은 안다. 상대가 가진 패, 바닥에 깔린 패를 잘 분석하면 확률적으로 승률을 높일 수 있다. 그래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말짱 허사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게임은 심리전이기도 하다. 수학이 강심장을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그런데 수학이 상대의 심리를 읽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떨까? 수학의 한 분야인 확률이론은 원래 게임에서 유래했다. (P.61)

 

 

 

 

 

수학적 태도란 뭘까?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체계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았을 때 수학은 단지 문제를 풀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진리를 인식하고 토론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다. 공리-정의-증명-정리로 이어지는 논리적 엄밀성, 연역과 귀납이라는 논리구조, 구체에서 추상으로 나아가는 일반화 과정, 수량화와 정량분석, 표와 그래프 등의 자료분석과 시각화 능력, 변수 설정에 기반을 둔 함수와 방정식 모델링 등 여러가지 능력이 수학적 태도에 포함될 수 있다. 법과 제도를 설계할 때는 언어를 엄밀하게 사용해야 하고, 내적 정합성을 확보하는 데도 수학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수량화와 정량분석은 온갖 사회현상을 분석할 때는 물론 회사나 조직을 운영할 때도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여러 사람이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수학적 태도를 갖추고 있으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수학적 태도는 여러 방식으로 구현 가능하다. 하지만 역시 개인의 고유한 가치관과 어떤 식으로 결합되느냐에 따라 수학적 태도란 것도 전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영화와 소설, 역사와 철학을 가로지르는 수학적 사고법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이 책은 수학적 사고법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여러 장르의 텍스트를 새롭게 읽어낸다. <월-E>, <라이어 게임>, <82년생 김지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방위적으로 분석하면서, 사회문제를 이해할 때 수학적 사고를 활용하면 이야기가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렇게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 독서 경험은 청소년들이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나아가 정해진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사고법과 단편적인 수학 지식보다 중요한 수학적 태도를 선사한다.

 

 

수포자? 걱정 붙들어 매시라~! 저자는 지루했던 수학을, 어려웠던 수학을 그만의 방식으로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시험을 치르는 데만 써먹는 수학이 아닌 미래의 인재에게 필요한 수학적 사고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학적 태도를 가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며 그 대응 방안으로 고도의 논리학이며 동시에 형이상학이기도 한 고대 수학 체계부터 최근 대입 수리논술 문제까지 생각의 틀, 사고의 도구로서 수학이 얼마나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폭넓게 다루며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이끌어 낸다. 이에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평소 수학을 싫어했던 사람이나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수학적 사고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