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은 날 - 농부라고 소문난 화가의 슬로 퀵퀵 농촌 라이프
강석문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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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옛 시절에 맞춰놓은 서울 신촌 양장점 양복들을 꺼내어 보았다. 이제 품이 너무 커 남의 옷처럼 보인다. 그래서 결혼식 날 입을 새 양복을 산다고 하니 한 번밖에 못 입을 옷을 뭐 하러 사냐고 노발대발하신다. 그래서 몰래 미리 사놓았다.

 겉모습이야 건강해 보이지만 속은 이제 조금씩 고장이 나신 것 같다. 세상 무서울 것 없던 용감함과 평생 고장 나지 않을 것 같은 강철 몸을 지닌 아버지였지만, 이젠 차멀미에 낯선 잠자리, 화장실 문제가 걱정되어 처음엔 결혼식에 안 간다고 하셨다. 그래도 손녀 딸 예쁜 모습은 꼭 보고 싶으신지 말씀도 안 하시고 조용히 목욕탕과 이발소에 다녀오셨다.

내가 어렸을때는 그렇게 넓고 커보이던 아버지의 등이 요즘은 왜 이렇게 작고 가냘퍼 보이는지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내가 나이 든 것은 잊어버리고 아버지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 속이 상해 괜시리 잔소리만 더 하게 되는 요즘이다. 그래서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자꾸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울컥한다. 살아계실 때 잘해드려야 하는데, 잘 알고 있지만 행동은 늘 마음과는 다르게 자꾸 틱틱거리게 된다. 저자는 자신이 효자는 커녕 불효막심한 놈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정말 이만큼 효자도 없는 것 같다.

 

 

 

 

 

 

 

 

 

나무를 베는 날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다.

시원할 줄 알았다. 더 이상 힘든 사과 농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을 줄 알았다.갈색과 고동색의 빈터가 굉장히 넓고 공허해 보였다. 앓던 이를 뽑아내는 기분이 아니라 힘겹게 살아오신 부모님의 흔적들을 지워내는 것 같아 그냥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 뭐라도 하나 키운다는 건 보통 정성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거저 먹는 게 어디 있겠는가! 일 년 내내 뿌리고 다지고 뽑고 보듬고 해야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을걷이가 끝나면 농촌은 한가하게 화투나 치며 여유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할 일들이 수북이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것이 아닌 아버지에게 얹혀 살고 있다고 말한다.

18년 전 서울내기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풍기로 내려와 부모님께서 튼튼하게 지어놓은 집에서 따뜻하게 지내고, 부모님 땅에서 부모님이 정성껏 키운 제철 채소와 과일을 눈치 안 보고 원없이 먹으며 등 따시고 배부르게, 부족함 없이 넉넉하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본인을 농사꾼이 아닌 농사꾼인 아버지의 졸병이라고 한다. 아버지는 해뜨기 전 부지런한 참새가 짹짹거리는 소리와 함께 일어나 밭을 가꾸고 게으른 저자는 해가 뜨면 그제야 일어나고 이것이 풀인지, 심은 씨앗에서 난 채소인지 분간 못 해 모조리 뽑아버린 일이 부지 기수다. 연장의 쓰임새를 제대로 몰라 혼나기 일쑤고 정확히 언제 뭘 심어야 되는지,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른다. 그저 아버지가 시킨 일들과 비료 나르기, 거름 나르기, 관리기로 풀 깎기 등 힘쓰는 일만 거들 뿐이다. 농사짓는다는 소릴하기가 참 창피하다. 그래서 어디 가서 절대 농사짓는다고  애기하지 않는다.

농촌의 삶이 매시간에 일어나 당연한 듯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아내고 수확하고 다시 씨를 뿌리고  농사일에 잠시도 쉴 틈이 없어 보인다. 해가 뜨기 전에 시작되는 하루 일과는 어둠이 밭에 다 깔리고 나서야 끝이 난다.

내 집 밥상에 앉아 이리 맛있게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논, 밭에서 눈을 떼지 않고 정성으로 사랑으로 가꾸는 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걸 새삼 깨닫게 된다. 따뜻함이란 결국 누군가의 희생과 땀의 결과물 인 것이다.


이렇게 제목만으로 무한 긍정에너지는 발산하는 책이 있을까?

제목만 보고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사계절로 나누어 일기를 적듯이 한자한자 써내려간 글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글 사이사이 그려진 그림들은 책에 생기를 불어넣어 책을 읽는 시간이 전혀 지겹지 않다. 오늘 하루도 책 제목만큼이나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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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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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오늘날까지 모든 시대, 모든 나라에서 발생하며 세계 경제와 부의 움직임을 좌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화폐의 가치를 파괴하고, 금융 시스템을 교란 시켜왔으며, 금융위기를 초래했을까? 지난 2000년간 세계 경제의 흐름부터 오늘날 소시민들의 가계 경제에 이르기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쳐온 인플레이션에 대한 거대하고 놀라운 통찰의 세계가 펼쳐진다.

 

 

 

 

 

1부 돈의 발명,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다

2부 누가, 왜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이용하는가?

3부 무엇이 자본주의의 판도를 움직이는가?

4부 어떻게 인플레이션의 흐름에 올라탈 것인가?

 

 

 

 

 

 

인플레이션은 근래의 발명품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그런데 왜 20세기 들어 갑작스럽게

세계 경제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는 걸까?

바로 지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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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의 탄생과 함께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돈은 바퀴와 불에 버금가는 인류의 독창적인 발명품이다. 돈이 없으면 물물교환만 할 수 있을 뿐 저축을 할 수도, 투자를 할 수도, 노후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다. 돈이 없으면 분업도 복지도 없다. 우리는 돈 없이 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돈에 대한 지배권을 남용할수록 경제는 더 불안해진다. 그런데 수천 년이 넘도록 통치 계급들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는 죄를 저질러왔다. 이들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화폐발행량을 늘려 빚을 갚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형 건축물을 세우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화폐를 남용하여 재정을 충당하고 백성을 수탈했다. 결국 화폐의 가치는 떨어졌다. 권력은 산보다 쉽게 돈을 파괴할 수 있는 수단이었던 셈이다.   (p.31)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돈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돈이 나타내는 가치’가 달라지면서 시작됐다. 쉽게 말해 돈의 가치를 조작하거나 파괴하는 일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부작용은 특히 지폐에서 많이 나타났다.

 지불수단으로 유통되던 지폐에는 가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이 가치는 불에 태운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와 물건의 가치를 종이에 적고 이 종이에 적힌 만큼 물건을 내준다면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는다. 종이에 적힌 금액은 그만큼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런데 이 약속을 어기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바로 정치인들이었다. (p.51)

 

 

 

 

 

 

 

왜 가난한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많은 타격을 입을까?

가난한 사람들은 집도, 금고, 유가물도 없다. 지갑 속에 현금이 조금 들어 있을 뿐이다. 인플레이션은 바로 이 현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은 세금에도 영향을 준다. 가난한 사람들은 수입과 자산의 대부분을 현금 형태로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세금도 대개 현금으로 지불한다. 이 메커니즘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이라는 포커의 패자는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이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은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었고, 그에 비례하여 돈은 가치를 잃어갔다. 극도로 불안정한 경제로 인해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고 그 불안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제 3제국을 건설한 인물이 바로 히틀러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소시민의 삶을 황폐하게 하는지, 인플레이션이 역사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몸소 겪은 독인 사람들은 이후로 인플레이션에 대해 살 떨리는 공포를 느꼈다.

역사상 손에 꼽힐 만큼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도 경제의 기적을 일군 독일의 학자들이 쓴 이 책에서 근면한 소시민들의 기쁨과 슬픔이 절절히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얽힌 흥미진진한 역사의 현장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그것이 왜 부로 이어지는지 그 연결고리를 분명하게 확인 할 수 있다.

경제에 전혀 1도 관심이 없는 나이기에 책의 두께만큼이나 책을 펼치기가 부담스러웠다. ‘내가 이 책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잘 읽어 나갈 수 있을까?’ 염려되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제 책과는 달리 친절한 설명과 용어 해석으로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쉬운 책은 아니나 책이 전달해주는 정보는 평소 경제와 담을 쌓고 지내던 나에게 경제 구조를 이해하는데 있어 큰 도움을 주었다. 오히려 개미같이 열심히 일해 돈을 벌어 모으면 된다고 생각하던 나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더 관심을 기울이고 읽게 되었다.


​우리의 삶은 인플레이션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돈과 인플레이션의 역사에는 민중의 아픔이 서려있다. 이 책은 인플레이션이 야기한 수천 년전 세계 제국 흥망성쇠의 역사, 번영기, 전쟁, 재앙에 대해 다루면서 역사를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어떻게 위기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지 등 다가오는 인플레이션 사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다.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인플레이션은 반갑지 않다. 소비자 물가는 내려가기 바라고, 자산가격은 올라가길 바라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세계에서는 사람들의 바람대로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다.

​앞으로의 경제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피해를 보는 것은 당연히 서민이다. 그저 가만히 넋놓고 있다가 빈털터리가 되기 전에 우리도 경제가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 현명하게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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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말할걸 그랬어
소피 블래콜 지음, 최세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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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크면서 어린 티를 벗고 책을 읽을 때는 솔직히 그림보다 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림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글만 빠른 속도로 읽어 나간다. 하지만 소피 블래콜 작가님의 책은 글보다 그림이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저마다 사연 가득한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면 그 그림속에 담겨있는 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쩌다 지나쳐버린 이루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인연들.


이 책은 2016년 칼데콧 대상 수상작 『위니를 찾아서』의 소피 블래콜 작가님의 어른들을 위한 그림에세이다. 어쩌다 놓친 인연에 대한 애틋한 사연들을 모아 글과 그림으로 그려냈다. 그렇게 완성된 <그때 말할걸 그랬어>. 누구나 한번쯤 ‘말 걸어 볼 걸 그랬어’하고 아쉬움이 남는 인연을 만나게 된다. 좀 더 능청스럽게, 좀 더 용기를 내서, 앞뒤 가리지 않고 그냥 말할 껄 왜 못했나 가슴치며 후회하는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냥 지나쳐 버릴수도 있었던 놓친 인연에 대한 부질없는 희망이, 그런 사연들이 그녀의 손 끝에서 따뜻하면서도 유머있는 그림으로 재탄생했다.

사랑, 상실, 후회 등 이미 지나쳐 버린 부질없는 일이지만 그대로 기억속에서 사라져 버렸을지 모를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어 한 장면, 한 장면 머릿속에 그 순간들이 생생하게 떠올라 마치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본 것만 같다. 혹시 그도? 그녀도? 같은 마음인걸까?

어쩌다 잠시 우연히 마주친 이들의 사연에 두근두근 덩달아 가슴이 설레이기도 하고 적지 않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 책 속의 놓쳐 버린 인연에 대한 사연에 뚜렷한 결말은 없다. 하지만 기억속에서 그 순간들이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잡지 못하고 그 순간을 놓쳐버린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그 장면들이 기억속에서 더 또렷하게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인연이란게 참 신기하다.

모두 아쉬운 기억들 뿐이지만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이상 그렇게 쉽게 인연을 놓치지 않게 삶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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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 놓기 좋은 날 생활자수 수업 -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수 도안 500
신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김수연 옮김 / 성안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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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을 한땀 한땀 놓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비록 눈은 침침해지고 어깨가 아프겠지만 말이다.

자수 놓는 거 정말 배워보고 싶었는데!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원 포인트 자수

PART 1. 자수의 기본

PART 2. 다양한 스티치 기법

PART​ 3. 원 포인트 자수 도안

PART 4. 자수 즐기기

 

 

 

 

흰색 셔츠. 식탁 매트&코스터, 앞치마, 파우치, 휴지 케이스, 수납 바구니, 아기 옷과 양말 등등 내가 원하는 곳에 마음에 드는 자수 도안을 수놓아 보자. 자수만 살짝 더해졌을 뿐인데 더욱 매력적인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자수를 시작하기 전에 바늘과 실, 천, 수틀 등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도구와 작업 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요령 등, 알아두면 편리한 자수의 기본 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러닝 스티치, 아우트라인 스티치, 백 스티치, 스트레이드 스티치, 체인 스티치 등! 자수에서 주로 사용하는 25가지 기본 스티치를 소개해 놓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실물 크기의 자수 도안을 사용하면 손쉽게 원 포인트 자수를 즐길 수 있다. 수를 놓고자 하는 곳에 맞춰 도안을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수록된 도안을 사용해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보기~ 

 

 

 

 

 

 

 

내가 처음으로 수놓은 자수!!

 

 

십자수를 할 때 쓰던 자수실로 집에 있는 하얀 손수건에 수를 놓아 보았다. 정말 진짜 초보자라, 하기 쉬운 걸 고르던 중 눈에 띤 작은 집 한채

 

 

 

 

 

수성펜으로 손수건에 그림을 그리고 그 위로 한땀 한땀 조심스레 수를 놓아본다. 같은 길이의 바늘땀으로 라인을 만드는 백 스티치.

같은 길이의 바늘땀이어야 하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땀의 간격이 일정치 않다. 하는 내내 너무 하고 싶었던거라 그런지 너무 신이 났다~! 

 

 

 

 

 

지붕의 선은 실 두 가닥을 사용해서 수놓는 카우칭 스티치인데, 실 색을 서로 달리해서 색의 배합을 즐길 수도 있다. 초보자에겐 좀 고난위도 였을까? 뭔가 많이 어설픈게 티가 팍팍 나는 듯, 연습을 하다보면 차차 나아지겠지?!

수를 놓으면서 느꼈지만 정말 수를 놓을 때에 딴 건 몰라도 수틀은 진짜 필수품인거 같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지 않은 천에 수를 놓으려니 천이 자꾸 오그라들어 힘이 들었다.

그래도 하나를 완성했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붕붕 날아오른다.  

 

내가 원하는 곳에 마음에 드는 자수도안 수 놓을 수 있다는게 자수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기본 흰색 셔츠에 내 마음에 드는 수를 놓음으로써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셔츠가 되는 것이다. 엄마 또는 아내의 정성이 수 놓아진 옷을 입는 사람에게도 세상에 하나뿐인 옷이라 더 애정이 가겠지.

25가지의 스티치 기법은 사진과 함께 그 과정이 아주 상세히 적혀있어 자수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도 이 책 한권만 있으면 충분히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나 조차도 처음인데 책 설명을 보고 소소하지만 작품 하나를 완성하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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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Wow 그래픽노블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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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유령이라고?! 유령이 있다는 게 말이 돼?

 

하지만 그 누구도 영원히 죽지 않는 이 마을······ 뭔가 이상해!

 

 

 

 

카트리나 동생 마야는 건강한 아이가 아니다. ‘낭포성 섬유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유전병의 일종)

이 병은 호흡과 소화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데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카트리나 가족은 건강이 좋지 않은 마야를 위해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북부 해안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바이아데라루나.

이곳은 일년에 고작 62일 정도만 해가 나는 곳.

동생 마야는 바다도 엄청 가깝고 멋지다며 신이 나 들떠 있는데, 카트리나는 익숙한 환경과 작별하고 오게 된 이 곳에서는 친한 친구들도 볼 수 없고, 칙칙한 날씨에 쌩쌩 불어대는 찬바람까지 도무지 이 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동생 앞에서는 그런 티를 내지 않고 그녀의 기분에 맞춰주려고 노력한다.

 

 

 

 

 

동생 마야는 기분이 좋아서 뛰어다니고 구르고 야단법석을 떨더니 갑자기 콜록콜록. 기침을 멈추지 않는 것을 보니 호흡 치료할 시간이다.

아픈 동생에게 없어서는 안될 물건!

저 진동 조끼는 마야의 폐 속 끈끈한 점액을 기침으로 뱉어 내기 쉽도록 묽게 풀어 준다.

 

 

 

 

 

 

이사 온 당일, 이웃집의 저녁 초대를 받아 갔더니  문을 열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낮에 동네를 둘러보던 중 발견한 아케이드에서 만났던 소년 카를로스였다. 

두 가족이 함께 맛있게 식사를 하던 중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카를로스는 어쩌면 ‘죽은 자들의 날’에 카트리나의 외할머니를 뵐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낮에 이어서 또 시작된 그 놈(?) 유령타령. 이 마을 사람들은‘죽은 자들의 날’인 11월 1일을 꽤나 진지하게 생각한다. 영혼들이 자신들의 특별한 날에 환영받는다고 느끼길 바라며 최고의 음악과 춤과 음식들로 큰 파티를 열어준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낭포성 섬유증이 소화에 영향을 끼쳐 음식만으로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마야는 배 한 부분을 통해 추가로 영양분을 공급 받으며 잠이 들고, 걱정이 된 아빠는 자기 전 카트리나의 방으로 찾아와 별일 없냐고 물어본다. 마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곳으로 이사와서 기쁘기는 하지만 고향에 있는 친구들이 그립고 유령에 푹 빠져 있는 이상한 마을 사람들 때문에 여기가 싫다고 말하는 카트리나.

 

 

 

 

친화력이 좋은 마야는 카를로스와 금새 친해져 그를 집으로 초대하고, 할머니를 위한 오프렌다(죽은 조상을 기리는 제단)를 만들고 있다며 보여주는데 카를로스는 좀 더 꾸며줘야 한다며 집밖으로 함께 나가 꾸밀 재료를 찾으며 또 다시 유령 투어 이야기를 꺼낸다. 그들을 지켜보던 카트리나는 동생을 보호하려 득달같이 달려나와 카를로스를 쫒아냐려는데 마야는 제발 부탁이라며 투어를 꼭 해보고 싶다고 사정을 한다. 결국 동생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유령투어에 나서는데....

 

 

 

 

 

카트리나는 애써 무시하려 노력하지만, 마야는 유령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 모두가 유령 이야기를 밥 먹듯이 하는 이 마을.

과연 이 마을의 정체는 무엇일까? 유령은 진짜 존재하는 걸까?

만화의 아카데미 상으로 불리는 아이스너 상 수상작!


 

 

​이 마을이 싫긴 하지만 동생을 위해서 참고 견디며 이기적으로 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카트리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만 아픈 동생을 미워하기는 커녕 아끼고 사랑해주며 양보하고 곁에서 챙겨주려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도 이뻐보인다.

낭포성 섬유증은 퇴행성이라 마야의 폐는 자라면서 점점 더 좋아지진 않고 나빠질텐데 좌절을 겪을 때마다 두 배 더 긍정적인 태도로 일어서는 마야. 비록 만화이긴 하지만 어른도 그 고통을 참으며 불편함을 견디기가 쉽지 않을텐데 묵묵히 감내하면 참아내는 모습이 참 대견스럽다. 

 늘 밝고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서 마야에게는 큰 걱정이 없어보였는데 “죽는 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 아니야, 언니. 현실이라고.”라며 말하는 마야의 말에 가슴 한쪽이 찡하게 아파왔다.


누구나 죽음이라는 종착역에 언젠가 도착을 하지만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이유로 좀처럼 들여다보지 않았었는데 이 책은 무겁게만 느껴지던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보다 좀 더 밝고 긍정적으로 나타내어 아이들에게 죽음이 무섭지만은 않은 것이라고 알려 줄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과 삶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질수 있도록 많이 노력한 흔적들이 돋보였다. 어둡게만 받아들였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령이 등장한다는 말에 호기심이 일어 아들이 나보다 먼저 읽어보고는 엄지를 치켜들었다. 아들은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 듯 내가 책을 읽고 있는 중에도 재미있지 않냐며 여러번 나타나 나의 독서시간에 자꾸 훼방을 놓았다.

어른과 아이의 시선은 확실히 틀린걸까.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 아이들이 보기에 무겁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런 나의 우려와는 달리 죽음과 이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고스트』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에게 재미와 감동 모두를 선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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