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삶의 목표를 세우게 된 그녀들의 이야기」
제목의 그날은 어떤 날일까? 그날 이후에 무엇이 있는 걸까?
그럼 그날 이전은......
금령은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죽지 못하고 모든 기억을 봉인한 채 살아가고 있는 금령은 어렸을 때 행복했던 기억 속에 있던 개천, 그때의 것은 아니었지만 개천을 보기위해 길을 나섰다.
그날 일본대사관 앞에서의 집회에서 나와는 다르게 기억을 품으면서 살아가는 그들을 마주쳤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기억들.
전쟁통에 위안부로 살았었던 금령이 오랫동안 잊고 싶었던, 잊고 살았던 기억들을 누군가는 잊지 않고 있다고 소리친다.
금령은 그들이 쓴 글씨를 읽고 싶다는 열망에 글을 배우기로 한다.
피해자였지만 누구에게도 호소할 수 없었던 상처.
금령은 글이 소리가 되고 소리가 생명이 되어 오래도록 살아가는 글을 써야겠다 결심한다.
말을 했어도 듣지 못한다면, 들어주지 않는다면 글로 외치리라.
리엔의 그날 이후
리엔은 타국에서 시집온 새댁이었다.
태어난 나라는 아니지만 남편의 나라를 이젠 고향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이를 낳아 잘 키우기 위해 글을 배우려 열심이다.
이 땅에서 뿌리내리고 살고 있으나 타인이라 치부되는 그녀들에게
피부색으로, 언어로 다름을 구분하고 우리는 그들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
금령과 리엔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위해 글을 배운다.
우리에게 아픈 손가락인 위안부나 리엔처럼 우리의 주변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이웃들은 내가 그동안 알면서도 눈감고 살았던 현실이다.
‘그날 이후로’는 그동안 우리사회 가치관의 차가운 눈 때문에 금령처럼 약소국 역사의 피해자인 위안부들이 여성으로서의 수치심과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리엔과 같은 사람들이 우리와 다른 문화로 인해 생기는 갈등을 이해하기 보다 어떤 편견을 가지고 보아왔는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한동안 다른 문화를 가진 부모가 있는 아이들에게 교육격차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에 대해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한때나마 우리아이의 학업성취에 방해가 될까 걱정했었던 일들이 부끄럽다.
우리는 모두 이 땅의 구성원임을,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야할 공동체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도 그들을 품을 수 있도록 서로가 보듬으며 살아가는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곳으로 가꾸어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