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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4
메리 셸리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평점 :
한 달에 한번 만나는 대면독서회의 지정도서로 프랑켄슈타인을 읽었다.
고전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탐구와 도전, 욕망, 선과 악의 경계를 생각해보는 책이다.
학창시절에 읽었을 때는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인줄 알았다.
끝까지 읽는 동안 소설에서는 이름이 없었다. 그저 ‘피조물’ 또는 ‘크리쳐’라고 쓰였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읽은 터라 새삼 그 시간의 감정이 세세하게 떠오르지 않았지만 기억의 발자국을 더듬어 헤쳐 나갔다.
이 소설 주인공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연금술에 심취한 연구자다. 고향 스위스에서 독일로 유학 온 야심만만한 젊은이는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내겠다는 오만으로 피조물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외형이 무서워 프랑켄슈타인은 도망치고 말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야말로 이상적인 목표였다. 내가 최초로 돌파해 어두운 세상에 폭포수처럼 빛이흘러들게 만들었기에. 새로운 종이 생겨나 조물주이자 존재의 근원인 나를 축복하리라. 헤아릴 수도 없는 행복하고 탁월한 본성들이 내덕에 탄생하리라. 나만큼 자식의 감사를 받아 마땅한 아버지는 이 세상에 다시없으리라. -본문 67쪽에서-
하느님, 맙소사! 그 누런 살갗은 그 아래 비치는 근육과 혈관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발은 출렁거렸고 이빨은 진주처럼 희었지만, 이런 화려한 외모는 허여멀건 눈구멍과 별로 색깔 차이가 없는 희번득 거리는 두 눈, 쭈글쭈글한 얼굴 살갗, 그리고 일자로 다문 시커먼 입술과 대조되어 오히려 더 끔찍해 보일 뿐이었다. -본문 71-72쪽에서-
창조자에게조차 버림받은 피조물은 외모로 인한 사회적 혐오와 격리로 인해 고통을 겪지만, 계속해서 소속감과 애정을 갈구한다. 몰래 펠릭스와 아가타가족을 지켜보며 포기하지 않고 인간에 대한 자애와 이해를 유지하려고 노력도 하고 스스로 언어와 글을 익힌다. 하지만 그들에게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결국 분노와 고통 속에 악의 존재로 변모하게 된다.
오, 프랑켄슈타인,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대하면서 나만 짓밟지는 말란 말이다. 나야말로 당신의 정의, 심지어 당신의 관용과 사랑을 누구보다 받아 마땅한 존재니까. 기억하라, 내가 당신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나는 당신의 아담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타락한 천사가 되어, 잘못도 없이 기쁨을 박탈당하고 당신에게서 쫓겨났다. 어디에서나 축복을 볼 수 있건만, 오로지 나만 돌이킬 수 없이 소외되었다. 나는 자애롭고 선했다. 불행이 나를 악마로 만들었다. -본문 132쪽에서-
계속되는 살인사건은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의 창조물에 대한 분노와 비난을 품게 만든다. 빅토르가 현실을 회피하는 동안 그의 주변 사람이 희생되고 그때서야 자신의 오만과 죄악을 인정하면서 삶에 대한 깊은 후회와 속죄를 하기로 결심한다.
1818년 출간 당시 익명으로 돼 있던 이 소설 작가는 18세 여성이던 메리 셸리다. 그녀는 14년만인 1831년에야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자신이 썼다는 사실을 공개한다. 남편은 바이런, 키츠와 함께 19세기 영국 3대 낭만파 시인 중 한명인 퍼시 비시 셸리다. 메리 셀리(1797년 8월 30일 ~ 1851년 2월 1일)는 영국의 소설가·극작가·수필가·전기 작가이자 여행 작가이다.
1816년, 부부는 바이런 경과 존 윌리엄 폴리도리, 클레어 클레어몽과 함께 스위스 제네바 근방에서 여름을 보내다 유령 이야기를 함께 읽고선 각자 무서운 이야기를 써보기로 하던 중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큰 틀의 구성하였다. -Wikipedia 발췌-
나로부터 배우도록 하라. 가르침을 듣지 않겠다면 적어도 내 사례를 보아 깨닫도록 하라. 지식의 획득이 얼마나 위험한지, 본성이 허락하는 한계 너머로 위대해지고자 야심을 품는 이보다 고향을 온 세상으로 알고 사는 이가 얼마나 더 행복한지를. -본문 65쪽에서-
이 소설에서 피조물의 탄생과 악의 화신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인류가 기술과 과학을 사용할 때 무분별한 탐구의 결과로써 어떤 형태의 차별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인간들의 외모를 기반으로 한 편견과 차별이 어떤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며,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혐오에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적 탐구와 도전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고 있고, 목표는 인류의 진보와 과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탐구는 결국에는 비극으로 이어지고, 그의 창조물은 무분별한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요즘 인공지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그에 따라 ‘AI 이용범죄’ 즉, 딥페이크를 이용한 사기 같은 개인 맞춤형 피싱 공격이나 , 가짜뉴스,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우회하는 등의 사이버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딥페이크(deepfake,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혼성어)는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이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라는 기계 학습 기술을 사용하여, 기존의 사진이나 영상을 원본이 되는 사진이나 영상에 겹쳐서 만들어낸다. -구글 발췌-
인간의 오만과 과학의 발전이 어떻게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면서, 독자들에게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선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