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누구를 위한 왕국인가?」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왕국인가?」

순수해서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가난을 벗삼아 노력해서 자연이 주는 대로 받으면서 삶을 영위했던 마을이 자원에 욕심내는 외지인들에 의해 변해간다.

조그만 바닷가의 타마타브항구에 살았던 아버지의 아버지는 평생 어부로 살고 싶어 작은 어선을 원했기에 시위에 참가했고, 아버지는 배를 정박시킬 장소를 원했을 뿐 큰 욕심은 없었다.

아들 리켈의 꿈은 어부인 아버지에게 날씨를 알려주는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아버지는 아들의 모습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 그래서 리켈의 소원도 사라졌다.

‘킹덤’은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들어와 자원을 가져가고 자연을 해치면서 마을을 어둠속으로 끌고 가는 원흉이었고, 아버지가 원인 모르게 돌아가신 장소이기도 했다.

준공식을 앞둔 어느날 리켈은 제련소에 불을 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결심을 실행한다.

노력한 만큼 자연이 주는 삶에 만족할 줄 모르고 자본을 휘두르며 들어온 외지인들의 개발이라는 것이 원주민인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 세상이다.

쌩파가 귀국하기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주고 간 책속의 ‘렁베르 들라 비’는 리켈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읽으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통해 연결된 가난의 끝을 보았다.

킹덤은 책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지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리켈의 처한 상황은 우리가 처한 상황이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발전이라는 허울 좋은 구실에 기인한 일들을 리켈의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경고하는 것이다.

지금은 욕심을 버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인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 방법을 찾고 익혀야한다.

읽고 난 후 주문처럼 기도처럼 계속 생각나는 말

“땅속의 물과 뿌리가 영원하기를”. 진정으로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