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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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세월』은 '마르그리트 뒤라 세상', '프랑수아즈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램 독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941년부터 2006년까지 65년 동안 프랑스 사회를 바라보는 그녀, 우리, 사람들의 기억들이 담겨 있다. 우리 모든 사람들이 지나온 65년의 세월! 세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소설인 줄 알았는데 읽어 나가는 동안 진짜가 되어 그 속에서 같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경험을 했다.

첫 문장, 모든 장면들은 사라질 것이다.

전쟁이 끝나면서 사회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와 공장에서 넘쳐나게 만들어지는 물건들로 소비사회로 변화하면서 쾌락과 성의 자유를 부르짖는가 하면 평화와 환경보호를 부르짖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1999년 세기말과 2000년. 지구 종말론이 유행하고 Y2K 밀레니엄 버그로 전력 공급과 원자력발전소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사회 전체가 난리 블루스였던 그때.

아니가 적은 시대적 사건들은 내가 성인이 되면서 기억하는 사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권문제, 복지 문제, 전쟁, 테러, 광우병, 에이즈, 이민, 난민, 불법체류 등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지금도 그 문제들은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같다.

데자뷔 해야 할까?
2006년 이후 65년 후 2071년에 『세월』을 다시 읽게 된다면 그다지 달라져 있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니 에르노의 부작용이 있다.
나 늙은 것 같다. 65년을 여행하였으니 내 나이 100세다.
더 늙기 전에 그녀의 다른 작품을 찾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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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옷장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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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옷장』은 1974년에 발표된 아니 에르노의 첫 작품이다.
'자전적 소설'이라는 글쓰기를 날 것 그대로의 문장으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드니즈 르쉬르가 스무 살에 경험한 불법 낙태 수술에서 시작한다.
썩은 보라색 꽃.
나는 다만 그것이 천천히 죽어가다가 사라지고, 피로 가득 찬 주머니 안에 잠긴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다.
끈적거리는 분비액으로...... 그리고 사라진다. 그게 전부다.

르쉬르 카페 겸 식료품점의 딸이었던 드니즈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느꼈던 수치심과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톨릭 국가에서 보라색은 애도와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1960~70년대 유럽에서는 제2세대 페미니즘 운동이 시작되었다. 보부아르도 이때 활동하던 사상가였다. 여성들은 단순히 일할 권리만이 아니라 직장에서의 평등과 임신중절 합법화 등 시민권 운동이 활발했던 시기이다.

세탁기, 분유, 피임약의 발명으로 가사노동이나 출산의 부담을 덜어주었지만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사회구조가 지속되었다.

임신은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에도 왜 여성들은 불법으로 낙태를 해야 하는 것인지 한국에서도 2021년부터 '낙태죄'는 없어졌으나 아직도 건강한 임신 중지 방법에 대한 문제는 논의 중이다.

"지긋지긋하다. 그들에게, 모두에게, 문화, 내가 배웠던 모든 것에 구역질이 난다. 나는 사방에서 농락당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를 읽은 것은 자궁을 가졌다는 불행을 확인하는 것 외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

1970년대에 행해진 시민권 운동이 한국에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드니즈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이 글을 읽어야 할 것이다.
여성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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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용도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마크 마리 지음 / 1984Books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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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그것을 설명하는 글이 쓰여 있다.
그리고 아니의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찍었던 그때.
아니 에르노는 유방암을 앓았다.
치료를 받으면서 몸에 일어나는 일들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기록할 수 있다니.
아프면서, 그것도 죽을지도 모르는 병 앞에서 사진으로, 글로 기록하려는 생각을 하다니.

인간은 죽는다는 명제 앞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대단하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옷가지들, 뒤집혀 있는 양말, 쓰러져 있는 하이힐과 부츠, 정리되지 않은 침대.
사랑의 행위가 아닌 육체가 빠져나간 자리에 남겨진 것들에 대한 생각들.

내 삶에서는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병.
전신에 체모가 없는 매끈한 몸 때문에 그는 나를 '나의 인어 아내'라고 불렀다. p.19
항암 치료 중 화학 요법의 후유증으로 머리카락이 빠져서 모자를 쓰는 주인공들을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봤지, 주변에서 직접 본 적이 없었다. 머리카락만 빠질 거라 생각한 단순한 나. 아니 에르노의 글이 아니었다면 영영 모르고 살았을 일이었다.

나는 사진을 왜 찍을까?
그때, 그 장소, 그 즐거움을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한 번도 아니처럼 즐거운 추억이 아닌 것들을 찍을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이제는 아니처럼 즐거운 삶만이 아닌 나머지 삶도 추억으로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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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마법사 아하부장의 매직 레시피
아하부장 지음 / 프롬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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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질렸다. 흑종원 아하부장의 매직 레시피로 맛있게 요리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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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만든 50개 주 이야기 - 이름에 숨겨진 매혹적인 역사를 읽다
김동섭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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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0개 주와 도시들의 지명 속에 녹아있는 진짜 미국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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