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이문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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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사'에 꽂혀서 선택한 책이었다.
고조선에서 발해 건국까지 우리 고대사의 다채로운 수수께끼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고대사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각 시대에서 오해하고 있거나 잘 모르는 일화들, 또는 잘 알고 있다 해도 그 의미에 대해 새로운 해석들을 찾아보는데 목적이 있다.
주류로 인정받고 있는 역사학계의 해석만을 따라가기보다는 저자의 과감한 해석이 보인다.
역사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다.
그래서 역사에는 하나의 진실, 하나의 진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기록을 살펴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 틈새를 사이비 역사가들이 유사역사학이라는 세계를 만들기도 하는데,
우리만 잘났다고 하는 인종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세계를 조심하라고 한다.
학교에서 국사, 세계사로 따로따로 역사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하나로 합쳐서 지구의 역사를 가르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같은 시간에서 지구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띠지에 있는 배달의 민족'이라는 말은 허구다.
배달이라는 말은 대종교의 1909년 1월 15일 <단군교 포명서>에서 나온 것이다.
신비로움을 더하고자 단군이라는 용어를 집어넣은 것 같다고 한다.
맥락 없이 등장한 '배달의 민족', 요즘 광고에 사용되면서 더욱 각인된 말이다.
의자왕과 낙화암에 대한 일화에 대해서도 삼천궁녀라는 자극적인 표현만 회자되고 있다고 꼬집어주고 있다.
'하룻밤에 읽는'에 속지 마시길!
매일매일 까먹을만하면 다시 펼쳐서 읽는 역사 속 에피소드를 맘껏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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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채석장 시리즈
필립 라쿠-라바르트.장-뤽 낭시 지음, 조만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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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장시리즈 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었다.

아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

연극이 이런 것이었나? 내가 보고 즐겼던 연극이 이리도 어려운 문제이었던 것인가?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대화'란 철학에 낯설지 않은 형식이고 연극에는 본질적인 형식이다.

연극이냐 무대냐

연극이든 뭐든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은 종합예술이다.

똑같은 공연은 있을 수 없다.

 개의 대화가 처음으로 함께 출판되었다.

두 대화는 서로 긴 시간 간격을 두고 이루어졌지만,

그 목표는 언제나 두 대화 상대자 사이에서 새롭게 토론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토론은 필립 라쿠-라바르트의 죽음으로 중단되었다.

[무대]

장-뤽은 무대화를 선호 / 필립은 오직 독서만 옹호

장-뤽은 항상 형상화를 요구하는 방향 / 필립은 항상 형상의 소멸 지향

[대화에 대한 대화]

장-뤽 낭시는 현시되지 않는 현시라 부름

필립 라쿠-라바르트는 현시의 현시라 부름


#무대 #문학과지성사 #채석장시리즈 #필립라쿠라바르트 #장뤽낭시 #조만수옮김 #리투함시도 #리투지원도서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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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취향 채석장 시리즈
아를레트 파르주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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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를레트 파르주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를 주로 연구한 프랑스 역사학자이다.

파리 형사 사건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여성, 빈민, 대중 행동 등의 주제를 연구했다.

이 얇은 책에 정말 놀랐다.

21세기 정보화의 시대에 도서관에 처박혀서 자료 조사를 필사로 하고 있다고?

파르주의 글을 읽으면서 왠지 냉기가 나올 것만 같은 도서관의 분위기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책으로 묶여져 있는 자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방대하게 흩어져 있는 그야말로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서 헤엄치다가 걸리는 엽서나 메모지에 쓰여져 있는 정보들을 찾아서, 마치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수 많은 모래알이 펼쳐져 있는 태양 없는 사막 위를 걷는 여행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나라 중앙도서관 지하 문서고에도 저렇게 많은 자료들이 있을까?

급 궁금해진다.

형사 사건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어떻게 연구할 생각을 했을까?

과거의 사람들이 살아 숨쉬고 있었을 때 그 경찰들은 그들은 직업이었기 때문에 작성된 그 조각들이 이렇게 미래에 사람들이 필사하면서까지 연구할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나의 기록이 훗날에 어떻게 사용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리라.

역사가가 이런 아카이브를 제대로 읽어내려면 사건이 다 끝난 뒤에 어느 쪽이 근대적이고 어느쪽이 전근대적인지를 조목조목 설명하는 지배층 지식의 길에서 벗어나, 사건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행동 방식을 직접 개척해가는 사건 당사자들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지배층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사건 당사자들로부터 숨기고자 하는 사건의 의미를 쟁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사건의 구체적 양상에 주목한다. 사건을 구축하는 동시에 해체하지만 사건의 형체를 무너뜨리거나 망가뜨리지는 않으며, 사건의 의미를 끊임없이 모색하지만 사건에 '역사가 자신'의 의미를 덧씌우지는 않는다.

아카이브는 역동하는 인문들, 작용과 반작용, 변신과 충돌 사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능동적 인물들을 엿보게 해준다.

아카이브에서 역사사가 할 일은 바로 그 역동을 포착하는 것,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들 안으로 파고 들어가 사회관계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 추상적 범주에 집착하는 대신 그렇게 움직이고 시작되고 종결되면서 바귀어가는 것들을 규명해내는 것이다.

살아남은 자에 의해서 씌여졌다는 역사. 뒤집어서 생각해 봐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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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스페이스 | 미래 도시 채석장 시리즈
렘 콜하스.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임경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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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 콜하스는 건축가이고 프레드릭 제임슨은 현존하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이자 문화이론가이다.

제임슨이 이야기 하고 있는 마르크스주의에 콜하스의 정크스페이스가 만났다.

이 두 사람의 글이 만나서 우리에게 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21세기 도시 공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게 될 것인가?

미래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살아갈 것인가?

쇼핑이다.

쇼핑은 우리에게 남아 있는 공적 활동의 마지막 형식이다.

쇼핑이 21세기의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고 우리의 삶을 조직화하는 궁극의 원리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쇼핑은 우리의 정치적 삶을 조직화한다.

우리 삶의 가장 사적인 부분까지 자본의 감시하에 종속시키는 행위가 바로 쇼핑이며,

쇼핑을 통해 우리는 지배와 종속의 관계를 위장하고 은혜하며 주체의 자율성을 주장한다.

쇼핑은 가장 강력한 정치적 힘이자 무기이며,

자본에 대항하여 사용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저항의 수단이기도 하다.

[정크스페이스]

스페이스정크가 우주에 버린 인간의 쓰레기라면,

정크스페이스는 지구에 남겨둔 인류의 찌꺼기다.

근대화가 건설한 생산물은 근대 건축이 아니라 정크스페이스다.

정크스페이스는 근대화가 진행된 이후에 남겨진 것,

근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 응고된 것 혹은 근대화의 낙진이다.

근대화는 과학의 축복을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것이었다.

정크스페이스는 그것의 정점 혹은 붕괴점이다.

정크스페이스는 우리가 이루어낸 모든 것의 총합이다.

정크스페이스의 광대함은 빅뱅의 가장자리까지 뻗어나간다.

[미래도시]

단언컨대 전통적인 혹은 우리가 모더니즘적이라 부를 수 있는 도시계획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새롭게 탐색해야 할 현실이라 할 수 있다.

도시 프로젝트에서 살펴 본 광저우는 신기한 미래로의 여행을 담은 기행문 같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중국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그 어떤 관광 안내서보다, 또 그 어떤 실제 여행보다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쇼핑을 하는 것이 반드시 물건을 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쇼핑은 하나의 공연이다. / 돈과는 상관없는 공연이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공간이며, 그 공간이 바로 정크스페이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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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 대한 노트 채석장 시리즈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알렉산더 클루게 저자, 김수환.유운성 역자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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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러시아 보다는 소련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푸틴의 나라 러시아 보다는 소련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일까?

사실 소련보다는 쏘련이 더 찰지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처음 인물 검색해 보고 깜짝 놀랐다.

예술을 할 수 밖에 없는 인물사진이었다.

영화계에서는 유명하다는 에이젠슈테인이지만 난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소련 영화감독이니 제목처럼 마르크스의 <자본>에 대한 영화를 찍기 위해 적은 감독의 노트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왠 걸.

<자본>을 읽은 적은 없지만 핵심 사상을 알기 때문에 읽을 필요가 없다고 했단다.

이 자신감 어쩔!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영화산업이지만 러시아가 소련일 때는 선전, 선동의 역할이 더 컸을 것이다.

자극하기 위한 도발적인 소재들을 도입해야 한다고 고민한 흔적들.

영화는 시간의 언어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함축해서 한 장면, 한 장면에 힘을 줘야 할 것이다.

아~~ 언제쯤일까?

안심하고 극장에서 팝콘과 콜라를 마시며 영화를 보며 박장대소할 수 있는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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