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방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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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어머니 자궁의 방에서 태어났으니 첫번째 내 작은 방이다. 가장 작은 방에서 사랑으로 태어나 어머니의 품에서 안정을 찾고 성장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자신의 방을 찾는 여정을 떠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작은 방에서 시작했는데 왜 사람들은 점점 크고 비싼 방을 갖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일까? 내 방이 커질수록 내 영혼의 방은 점점 더 쪼그라지는 듯하다. 하나 갖은 사람이 하나 더 갖기 위해서 전력질주를 하면 주변에 하나도 갖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기 때문이리라.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살았던 어린 시절에는 내 방을 가질 수 있기를 그렇게 원하더니, 어른이 된 지금도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집이지만 이 집에서 나만을 오롯이 위한 내 서재 방을 가질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이 유행처럼 번질 때도 희한하게도 다른 것들은 다 아깝지 않은데 왜 그렇게 책은 못 버리는지 이사 다닐 때마다 아저씨들에게 그렇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이놈의 책욕심은 어떻게 다스려야할지 아직 모르겠다.



흑백사진을 보면 빛과 어둠은 항상 공존하는 세상인 것을 볼 수 있다. 그와 같이 옳고 그름도 항상 공존하는 세상이니 자신이 갖고자 하는 욕심이 커지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 다른 곳이 작아지는 것이 세상 이치일 것이다. 우크라니아-러시아 전쟁도 서로 자국의 이익을 위한 국제정치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리라.



박노해 시인의 <내 작은 방>은 핑크빛으로 나를 채찍질하려고 만났나보다. 자꾸 나를 반성하게 만들고 마음 속을 들여다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흑백 사진의 빛과 어두움의 묘한 이 느낌을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정한 나를 찾고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꿋꿋이 나아갈 힘은 바로 온전히 내 마음 속 작은 방에서 나오는 빛이리라. 그 빛을 등대 삼아서 흔들릴 때마다 위안을 삼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리라.

내 마음의 Cappadocia, Turke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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