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4막, 은퇴란 없다
윤병철 지음 / 가디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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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열심히 살다 나이가 돼 은퇴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인생, 이럴 줄 몰랐다.” "일만 하다 보니 어느덧 죽을 때가 다 됐네." 등 주로 열심히 살지 못한 후회가 많을 것이란 생각에 쉽게 이른다. 사실 열심히 살았는데도 왜 자책하는 말들을 할까. 그것은 현재의 '나'가 만족할 만한 은퇴 후 생활을 보장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즉, 필요한 경제력이나 노후에 즐길 만한 취미 하나 제대로 갖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평생 돈 벌어 가족 생계 유지하고 자녀 교육에 거의 모든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들이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게 열심히 일을 해 나라는 부자가 됐지만 산업화에 매달린 나머지 분배나 복지에 대해 소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느끼는 요즘에야 겨우 복지라는 부분에 눈을 돌리게 된 국가 입장에선 한꺼번에 노인 복지를 모두 해결해 줄 수도 없다. 차근차근 준비해가야 한다. 이렇다보니 60~70세에 접어든 노년층의 복지 혜택을 제대로 해줄 수도 없다. 지금 시대에 은퇴를 앞둔 사람이나 은퇴한 사람은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예전에는 많은 이들이 의학과 기술 발전으로 늘어난 수명에 따라 인생주기가 길어졌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알았다고 해도 주택 마련, 자녀교육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은퇴 후 맞이하게 되는 현실은 녹록지 않고, 후회해도 이미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자신을 스스로 건사할 수 없는 81세 이후의 인생 4막에 들어서면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외로움을 넘어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삶이 불가능한 시간도 상당 기간 보내야 한다. 이런 현실에 직면한 50~60대는 불안하고 두렵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책 『인생 4막, 은퇴란 없다』의 저자 윤병철은 ‘어떻게 하면 모두가 빛나는 삶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살아 왔다. 1막의 인생보다 2막이 행복하고, 2막보다 3막이 근사하며, 3막보다 4막의 인생을 더 품위 있게 살고 싶다는 소망은 우리 모두의 꿈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화려했던 인생 2막에서 3막으로 넘어온 사람들 중에는 골프나 여행을 하는 등 여유를 누리며 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퇴직 이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어쩌면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으로 독자는 생각한다. 저자의 나이쯤 되는 우리 시대 사람들은 누구나 산업화에 모두가 발 벗고 나선 세대다. 산업화가 진행되는 동안 대한민국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복지나 분배의 문제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분배보다 생계와 자녀 교육 등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전부를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생 4막’을 빛나게 살기 위한 요소를 꼽는다면 건강, 학력, 인간관계, 돈, 일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으로 전제한다. 그러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여러 조건 가운데서도 가장 큰 것은 '돈' 문제라고 저자는 꼭 집어 말한다. 아마 저자가 오랜 동안 보험업계에 종사해 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은퇴를 앞둔 모든 사람들은 물론 직장 생활자 누구나 공감할 문제이다.

 


 

이 책은 이에 따라 저자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가장 아쉬웠던 점과 잘 했던 점을 되짚어가며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삶을 위한 준비를 해나갈 것을 당부하는 글이다. 한화생명 부사장을 역임하고 퇴직 후 현재 ‘모두가 빛나는 인생’을 목표로 교육과 컨설팅 사업을 펼치고 있는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독자들의 인생 설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자신이 활동해온 보험업계의 경험과 교육사업에서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인생을 다음과 같이 4단계로 구분한다.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이라는 긴 공연에서, 우리는 모두 이러한 4막을 거치게 된다고 전제한다.

인생 1막 : 배우고 준비하는 기간으로 출생 ~ 30세

인생 2막 : 경제활동 기간으로 31세 ~ 60세

인생 3막 : 퇴직 이후부터 거동이 가능한 61세 ~ 80세

인생 4막 : 스스로 거동조차 어려운 81세 ~ 죽음

 


 

책에 따르면 2019년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은 남성 80.3세, 여성 86.3세로 1985년 이후 10년 이상 증가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면 20년 후인 2040년경에는 남녀 모두 90세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처럼 우리에게 이미 다가와 있는 고령화사회는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아래의 사례를 보면 더 선명해질 것이다.

〈후배 1 - 80대 후반 부모〉

재력이 있고 두 분 모두 성공적으로 인생 3막까지를 보냈다. 최근에 건강이 나빠져 각종 수술을 했다. 절대 돌봄이 필요한 상태이고 본인들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은 절대 거부한다. 24 시간 내내 돌보는 분이 상주하고 아들이 혼자 부모님 돌봐드리고 있다. 아들이 매우 지쳐 있다.

〈후배 2 - 80대 후반 노부모〉

젊은 시절 엘리트로 지내신 부부이다. 아들 둘을 두었고 현재 두 분이 생활하지만, 아버님에게 치매기가 있어서 아들의 고민이 커진다.

〈후배 3 - 80대 중반 모친〉

자녀를 많이 두었다. 혼자 시골에서 생활할 수 있으나 디스크가 심해서 큰아들인 후배가 수시로 돌봐드리고 있다. 다른 자녀들이 대부분 현업이라 큰아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저자는 양극화와 고령화 등 앞으로 다가올 노인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도 국민의 인생설계를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의 국민연금으로는 노후를 안심하고 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와 국가가 국민 개개인이 젊을 때부터 스스로 인생설계를 할 수 있도록 높은 세제지원과 금리 우대 등 노후를 위한 과감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각자의 준비일 수밖에 없다. 저자가 강조하듯 돈이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더라도 필요조건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생의 5대 필수자금, 즉 일상생활비, 주택자금, 자녀 독립자금, 노후자금, 긴급자금의 다섯 가지 항목은 30대부터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낭패를 당하기 쉽다. 이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자신의 상황과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본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어렵거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현실을 직면하기 두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실제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는 솔루션은 먼저 자기주도적 행동 프로그램인 SLAP(Self Leading Action Program)을 통해 장단기 인생 목표, 꿈, 비전을 세우자는 것이다. 즉 자신이 원하는 인생 비전을 그려보고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설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SLAP만으로는 이를 구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프로세스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NDP(New Daily Plan)를 실행하고, 그 실행 여부를 피드백(Feedback)해보는 패턴이 필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삶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똑같이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런데 이 한 번뿐인 인생에서 왜 누군가는 성공하여 빛나는 삶을 살고, 어떤 이들은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야 할까? 이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저자가 꼽는 것은 바로 시간관리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저자는 다른 요인들은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시간만큼은 온전히 본인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 책은 인생의 각 단계에서 반드시 해야 할 준비와 마음가짐, 경쟁력을 높이고 삶의 에너지를 높일 수 있는 팁, 특히 인생 4막을 위해 가져야 할 자세와 실질적인 재정 관리법 등 모든 이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용한 정보와 대안들을 빼곡하게 담고 있다.

 


 

현재 질풍노도의 구간을 지나고 있는 인생 1막의 독자부터 격정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인생 2막의 젊은이들, 그리고 저자 본인처럼 인생 3막에 접어들어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중장년에게까지, 실수와 실패를 줄여주는 조그만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곳곳에 녹아 있는 이 책은 다가오는 인생 4막을 당당하고 행복하게 맞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언제나 빛나는 인생 4막을 위한 5대 필수자금 마련부터 성공적인 삶을 위한 실천 도구인 SLAP, NDP 등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책의 중심적 내용은 삶의 이정표를 짜기 위해 나이에 상관 없이 '지금 당장' 계획을 짜고 실천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바꾸면 지금까지 삶에 만족하지 못한 상태의 사람들은 얼마든지 기회는 있지만, 시간은 '현 시점'이라는 것이다. 훌륭한 인생관은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지침이 되고 가능한 한 사회 생활에 뛰어들기 전 갖고 있어야 하지만 뒤늦게라도 깨달으면 바로 수정, 실천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인생 3막에 위치해 있지만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바꾸기 위한 다짐을 갖고 있다.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다섯 가지를 스스로 다짐한다. 독자들은 이 다섯 가지를 잘 기억해 두고 자신에 맞게 응용하면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으로 바꿀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①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는 자립적인 노인이 되자.

② 자식의 돌봄이 예상과 다르다고 서운해 말자.

③ 존엄한 인생 4막의 노후를 보내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지금의 3막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④ 계속 배우고 공부하며 나의 지경을 확대하여 내면이 더욱 성숙해지는 사람이 되자.

⑤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과감히 내려놓고 떠나보내자.

 


 

모든 문제의 해법은 나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사실 나의 잘못이 아 니라 해도 일단 시작은 나로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답을 빨리 찾을 수 있 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남 탓을 하게 되면 해법도 찾아지지 않고 설령 찾는다고 해도 상대를 설득할 수도 없다.(p.99)

 

저자 : 윤병철

 

1960년에 전라남도 함평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첫 취업 원서를 낸 대한생명(주)에 입사했다. 이후 회사 주인이 3번이나 바뀌는 과정을 거쳐, 31년간 한화생명(주)의 영업 현장을 누비며 지점장, 단장, 지역 본부장, 고객지원 실장, 법인 영업 본부장, 개인 영업 본부장, 영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하고 2018년 1월 퇴임했다. 현재는 ‘모두 다 빛나는 삶’을 추구하는 <다윤교육>을 창업해 컨설팅과 강의,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주요 고객사인 보험, 금융업계와 함께 전경련의 최고경영자과정, 임원리더십스쿨과정, 차세대CEO 아카데미 강의를 진행하여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2021년부터는 ‘모두가 빛나는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늦다는 생각에 ‘4막 인생’에 대한 강의와 설파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저서로 2018년 30년 회사생활을 성찰한 『어제의 나를 넘어서라』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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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선진국 -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보다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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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대한민국,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심각한 미래. “불평등은 대물림이다. 불평등 해결이 시대적 과제이다.” 대한민국의 불평등, 대안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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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선진국 -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보다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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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대한민국은 과연 선진국인가? 선진국이 되기를 세상의 모든 나라가 원하지만 막상 일정한 기준은 없는 것 같다. 그것은 무력이나 돈으로 선진국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선진국의 기준을 나라의 경제 수준, 1인당 GDP로 표현해왔다. 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알았다. 막상 그때 내세우는 기준을 넘어선 지금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자신 있게 내세우는 데는 조금 주저한다. 아직 선진국들의 삶에 미치지 못한 것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일 터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르는 기준이 경제력이나 국방력에 의해서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다소 혼란스럽다. 그러나 그렇게 원하던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1인당 GDP로서는 27위 수준으로 아직 선진국으로 말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 있고, 국방력 또한 60만 대군을 갖고 있지만 '핵'이 없는 재래식 전쟁의 시대가 아니라서 병력 수는 정말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끝까지 핵에 매달리는 이유도 한편으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국방력에 대한 이해도 커졌다. 그러나 핵을 가졌다고 해서 군사력이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것도 역시 맞지 않는 기준이라서 군사력 하나만으로는 선진국의 대열에 낄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고루 갖춰져야 함은 물론이고, 사회적ㆍ문화적ㆍ정치적 의식 수준도 높아야 할 것이다. 이런 기준에서 따져볼 때 우리는 경제력이 가장 선진국에 가까이 가 있지만 경제에서 파생되는 각종 사회문제, 특히 '평등'의 문제가 아직 우리를 '진정한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데 걸림돌이란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 『불평등한 선진국』은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객관적인 통계를 통해 파헤친 책이다. 대한민국의 불평등 지표인 가처분소득과 지니계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서 맨 밑바닥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해서 해소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 박재용은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가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오는 동안 놓친 노동, 청년, 지방의 불평등은 무엇인지를 통계 제시로 보여준다. 또한, 각종 배제와 소외에 놓인 여성, 노인 그리고 소수자의 삶을 통계를 톺아보며 꼼꼼히 살핀다. 선진국 대한민국의 국민은 과연 행복한가? 왜 그들은 늘 힘들고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가? 그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으며, 그렇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곧 불평등의 근원인 노동의 문제로 귀결된다.

『불평등한 선진국』은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을 다층적인 통계를 통해서 보여준다. 저자는 불평등의 중심에 있는 청년 문제를, 소득과 교육 불평등의 통계로 그것의 구조화를 규명한다. 한편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인 결혼 이주 여성과 이주 노동자, 장애인과 여성의 구체적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이 모든 것들이 정상적이고 안정된 상태로 함께해야 비로소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는 것임을 이 책은 확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불평등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가? 이 책은 먼저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볼 것을 제안하고 촉구한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며 대안에 대한 모색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이 몇 가지 기준에서 선진국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1부 ‘불평등한 선진국, 대한민국’에서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정도로 높아졌음을 구체적 지표를 들어 설득하며, 급진적 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사회 구조가 어떻게 기형적으로 변모하였는지를 외국 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밝힌다.

2부 ‘대한민국 불평등의 근원은 노동이다’에서는 경제성장 이후 발현된 사회 내 ‘불평등’ 중에서도 노동을 메인 키워드로 다루며, 소득에 따른 노동의 층위 발생 및 격차 심화, 비정규직 종사자와 특수 분야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3부 ‘불평등의 중심, 청년’에서는 대입의 기반이 되는 무한 경쟁 구도, 소득에 따른 입시생들의 경쟁력 차이, 사교육 문제, 출신 대학에 따른 취업 기회 차등적 획득, 대학 졸업 여부에 따른 입사자 차등 대우 등으로 세분화하여 현 한국 사회의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한다. 즉, 이런 통계와 사회적 지표를 분석해서 우리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에 아직 제대로 올라서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또 4부 ‘불평등으로 해체되는 대한민국- 가족 해체, 노인 자살, 지방 소멸’에서는 가족의 변화, 노인 세대와 지방 거주민들의 소외 문제를, 5부 ‘불평등이 향하는 곳, 소수자’에서는 이주민, 장애인, 여성 등의 소수자들이 어떻게 국가적 보호 바깥으로 배제되어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지 사례별로 세부적 항목을 나누어 살펴본다.

저자는 이 책을 ‘공평무사하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쓰지 않았다고 밝힌다. 글을 쓰는 내내 기울어진 운동장, 불평등한 땅에서 차별받는 이들이 ‘눈에 밟혔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고르려고 애썼다. 데이터를 고르는 과정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기를 쓰고 중심을 잡았다. 그 결과, 가장 객관적인 자료만으로 충분히 대한민국의 현실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었다. 독자는 이 책이 제시하는 '불평등 문제'와 저자의 지적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라지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잘 안다. 그러나 해낼 수 있다는 확신도 있다. 그동안 우리가 발전해온 과정의 상당 부분을 독자가 직접 살아오면서 우리 나라 우리 민족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선진국 대한민국을 누리면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20%가 있다. 아주 풍족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이 정도의 생활을 누리는 것은 이들이 살아온 삶이 치열했기에 가능하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다른 한편에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80%가 있다. 이들 가운데 20%는 중년이 되어서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스스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면 도태되는 건 한순간이다. 그렇지만 나름의 자부심은 있다. 자신의 노력으로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민주화도 이루었고, 또한 경제성장의 과정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한 세대이다. 대부분의 이들 가정에서 자녀들도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며 부모와 비슷한 미래를 그려나간다. 하지만 가만히 기다려서 이런 미래를 얻는 건 아니다. 학점 0.1점에 목숨을 걸고, 스펙 하나에 자신의 인생을 걸듯 임한다. 그들 역시 치열한 시간을 살아간다.

그렇다면 나머지 60%는 어떨까? 주말에 대리기사를 뛰고, 퇴근 뒤 배민 커넥터 혹은 쿠팡 플렉스로 잔돈을 번다. 직장에 다닌다고 별다를 건 없다. 지방대와 전문대를 나온 이들로선 대기업이나 전문직은 꿈도 꾸기 힘들다. 학자금 융자를 받아 대학을 나오고,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고 박박 기는 노동에 익숙해진 이들은 일부는 9급 공무원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그러다 결국 초봉 150만 원, 180만 원의 해고당할 걱정보다 회사가 망할 걱정이 먼저인 곳으로 취업을 하고, 노동의 안정성도 보장되지 못하는 비정규직으로 떠돈다. 고졸은 온라인 쇼핑몰의 물류센터에서, 휴대폰 판매점의 ‘폰팔이’로, 일용직 노가다로 전전하거나 오토바이를 하나 사서 배민라이더가 되고 부릉이나 생각대로의 배달 노동자가 된다. 그러다 기술을 배우겠다고 용접학원을 다니고, 1종대형 면허나 중장비 면허를 따기 위해 돈을 모으고 학원에 다닌다. 하지만 이들에겐 단지 지금만 가난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가난할 거란 체념이 배어 있다. 저자는 20%와 80%의 격차가 더더욱 커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다양한 통계를 들이밀며 적나라하게 짚어낸다.

 


 

저자는 데이터를 통해 선진국에 들어선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행복하기보다는 힘들고 불안한 이들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대한민국 노인은 4명 중 1명이 상대적 빈곤율 아래에 놓여 있고, 70대가 되면 빈곤율은 절반 가까이 치솟는다. 온종일 모아 팔아야 단돈 1만 원이 되질 않는 폐지를 그래도 주워야 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에 사는 여성 중 20%는 서울의 4년제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그와 비슷한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나 30대가 되면 선택을 강요당한다. 누군가와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고 싶다가도 경력단절 뒤의 세계가 너무 뻔히 보여,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거나 커리어를 포기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결국 비혼의 길을 가게 되고 출산율을 낮추는 비애국자라는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이 오히려 부러운 이들도 있다. 20대와 30대 초까지 부지런히 일했지만 스펙조차 쌓지 못하는 80%의 고졸, 전문대, 지방 4년제를 졸업한 여성들이다. 이들은 경력단절 이전에 먹고 살기가 팍팍해서 결혼과 출산을 다시 생각한다. 일부는 지금 자기가 겪는 이 삶을 살 게 뻔한 미래의 자식에게 미안해서라도 아이 낳기를 주저한다. 어떻게든 먹고살려는 젊은이들이 도청소재지로,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지방은 한 집 걸러 한 집이 비어 있다. 또한, 평균 연령 60을 바라보거나 넘는 초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가, 중소도시보다는 읍면이, 읍보다는 면이 먼저 사라지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는 없고, 지방은 사라지고, 노인은 삶을 스스로 포기하고, 젊은이는 미래가 없어진다. 저자가 들여다본 ‘불평등한 선진국’의 뼈아픈 현실이다.

 


 

대한민국이 처한 “심각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그랜드 플랜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은 아니다. 좀 더 평등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 해결할 지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 지점의 맨 앞에 소득 불평등이 자리한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비정규직의 노동권을 확실하게 보호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정부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소득세 등 직접세 세율을 더 올리고 공공복지 예산을 늘려야 한다. 부의 세습을 막기 위해 상속세와 증여세의 세율을 올리고 면제 범위를 축소한다.

저자는 불평등이 줄어들면 교육 문제의 기본이 해결된다고 말한다. 소득 격차가 적어지면 기를 쓰고 명문대를 갈 이유가 줄어들고 자연스레 사교육도 감소하여 부모의 소득 중 교육비로 빠져나가는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득 격차가 줄고 국가의 소득 재분배가 더 활발해지면 중산층이 넓어지고 삶에 여유가 생겨 자연스레 출산율도 높아지고, 지방소멸도 더뎌질 거로 본다. 저자는 이렇듯 쉽고 명료하게 해결 지점을 짚어내지만, 실제로 이 일을 이뤄내는 과정은 “대단히 힘들다”라고 토로한다. 하지만 그 일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정당이 있고, 정치인이 있으며, 시민운동단체가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올곧은 정당과 정치인, 시민운동단체가 대한민국의 희망을 일구어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그 씨앗을 뿌리고 토대를 만드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불평등이 줄어들면 교육 문제의 기본이 해결됩니다. 소득 격차가 적어지면 기를 쓰고 명문대를 갈 이유가 줄어들고 자연스레 사교육도 감소합니다. 부모의 소득 중 교육비로 빠져나가는 비용이 주니 그 또한 좋은 일입니다. 소득 격차가 줄고 국가의 소득 재분배가 더 활발해지면 중산층이 넓어지고 여유가 생깁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출산율도 높아지고, 지방 소멸도 더뎌지겠지요."(p.458)

 

저자 : 박재용

 

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 주로 과학 분야에 대한 책을 쓰고 있지만, 사회의 불평등에 문제의식을 느껴 자료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 첫 결실이『불평등한 선진국』이다. 근거를 가지고 글을 써야 망해도 남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자료를 열심히 뒤지고, 통계를 찾아 그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 여긴다. 안토니오 그람시의“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는 구절을 좋아한다. 개별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신뢰와는 별개로 집단으로서의 인류의 미래에 대해 비관하는 회의주의자다. 역사에서의 커다란 몫을 자임할 생각도 능력도 되지 않기에 그저 할 수 있는 역할을 열심히 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은 책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1.5도, 생존을 위한 멈춤』,『과학이라는 헛소리』,『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외 16종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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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 다 네 앞에 있어 - 지금 내 앞에 있는 좋은 것을 보게 해주는 혜안의 글
성전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 『좋은 것은 네 앞에 있어』는 그동안 너무 가까이 있어 보지 못했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깨우치게 하는 소중한 선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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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 다 네 앞에 있어 - 지금 내 앞에 있는 좋은 것을 보게 해주는 혜안의 글
성전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힐링이나 위로를 위한 에세이와 자기계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원래 우리 독자들은 에세이와 자기계발 독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매해 대형 서점 집계는 알려주고 있다. 독서의 이유가,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의 폭발을 잠재우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년 전부터 에세이나 자기계발 책의 범위가 더 넓어지고 더 많은 책이 나오는 현상을 서점에 가본 독자들은 피부로 느낄 것이다. 독자 역시 가끔 한 번씩 정기적으로 서점을 들르는 편인데 언제나 베스트셀러 판매대에는 에세이가 가장 많다. 또 자기계발 책이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연구자들까지 범위에 가세하는 것 같다.

정신의학에서 심리학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란 사실을 이젠 독자들도 모두 알 수 있는 정도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칼 융의 분석심리학,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 등이 원용되며 심리학과 자기계발을 접목시킨 책들이 번역돼 출판계의 흐름이다. 종교적으로는 불교가 가장 많은 에세이를 내고, 개인 심리학과 가장 가까워서인지 모르지만 스님들이나 불교 신자들의 책들도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 『좋은 건 다 네 앞에 있어』의 저자 성전도 불교계의 수행 방법이나 불교의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을 동원해 대중의 마음에 위로를 주고, 평온함을 선사하는 좋은 내용의 말과 글을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자기수련법으로 수행을 가장 앞선 덕목으로 친다고 한다. 수행이란 우리가 말하는 참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뉘우침과 깨우침으로 삶을 평온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이 깨우침,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이 수행이란 말이다.

수행의 가장 좋은 방법은 '집중'이라는 것은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책을 통해 한두 번쯤은 모두 들어봤을 이야기다. 지금, 오늘,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수행의 기본이고, 가장 요구되는 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저자의 말」을 통해 "맑은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자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마음의 변화를 살폈습니다. 마음엔 수시로 먹구름이 떠다니고 때때로 천둥이 울고 번개가 쳤습니다. 제 마음에 저도 무서웠습니다"며 세상의 모든 일이 번뇌 그 자체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저자는 수행을 통해 "살아가는 것은 마음을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란 명제를 이끌어낸다.

 


 

책에 따르면 과거도 미래도 아닌 잠시도 머무르지 않는 바쁜 현재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느리고 빠를 때가 있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우리는 늘 급하게 결과만 좇는 일에 집착하다 보니 쉼 없는 빠른 길을 택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좌절과 절망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그 길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주위를 둘러보면 당신에게 의미 있는 좋은 것들이 다가온다. 왜냐하면 이 순간에도 세상 모든 것은 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눈치채지 못하는 것뿐이다.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마세요. 우리 앞에는 의외로 좋은 것이 참 많습니다. 다만 당신이 그 좋은 것을 못 보고 있을 뿐입니다. 세상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시각이 부정적인 것입니다. 세상은 당신이 보는 대로 보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그것을 보지 못할까요.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 앞에 있는 것을 사랑하지 않고 좋은 것은 밖에 있고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당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당신이 만든 세상 안에 당신이 살고 있을 뿐입니다. 좋고 소중한 것들은 지금 다 당신 앞에 있습니다."

- p.17, 〈좋은 것은 다 당신 앞에 있습니다〉 중에서

 


 

저자는 탐욕에 대해 '당무유용(當無有用)'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그릇은 비어 있으므로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생긴다’라는 뜻이다. 없애야 채울 공간이 생긴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명예에 대한 탐욕, 권력에 대한 탐욕, 그리고 재물에 대한 탐욕 등을 마음에 가득 담고 살고 있다. 결국 즐거움을 채워야 할 공간이 부족해 제 발로 들어오는 행복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작 비워야 할 것에 자신을 옭아매며 지친 하루를 만들고 있다. 무소유가 불안으로 다가오더라도 내 것이 아님을 알고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내 앞에 즐거움과 행복이 찾아온다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비움은 곧 아름다운 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마주하는 나무의 푸름도 향기로움도 모두 비움의 표현임을 예로 들며 스님은 내 앞의 즐거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올바른 길을 안내한다.

 

"나무가 그렇게 온통 자신을 비우며 떠난다는 사실을 바라보며 나무의 한 생애가 비움의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무의 푸름도 향기로움도 모두 비움의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비우면 향기롭고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나무는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비우면 향기로워질 수 있을까요. 우리가 향기롭지 못한 것은 비우지 못한 채 살아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 p.222, 〈비우라고 숲이 말해주었습니다〉 중에서

 


 

소통과 관계에 대한 저자의 말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저자에 따르면 관계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번의 사랑으로 인연이 되기도 하고 한 번의 미움으로 악연이 되기도 한다. 싫어하는 사람이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인연이라는 관계, 진리 속에서 나타난 것이다. 불교에서는 삼천 생의 인연이 있어야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즉 지금의 만남은 너무나도 긴 시간 후에 찾아오는 행운과 같은 것이다. 우리가 만약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삼천 생의 긴 시간을 미워하는 것이고 우리가 지금 이 만남을 사랑한다면 삼천 생의 긴 시간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연은 모든 만물에 적용된다. 살아가며 만나는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반짝이는 별빛, 서글픈 빗물 모두 어둠에서 밝음으로 인도하는 당신을 위한 소중한 인연이다.

 

"망망대해 같은 시간의 바다에서 한 잎 나뭇잎 같은 우리의 만남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그리고 오늘 우리 헤어지면 어떻게 다시 만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지금 만났듯이 먼 훗날 어쩌면 우리는 또다시 만날 것입니다. 한 그루 나무로,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는 바람으로, 꽃으로, 물방울로 혹은 아득한 어떤 메아리로 우리는 다시 만나 흐를지도 모릅니다. 인연은 인연을 낳습니다. 그것이 우리들 시간의 법칙입니다. 지금 우리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요. 얼마나 가슴 벅찬 인연인지요.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어 기쁩니다."

- p.154, 〈우리는 가슴 벅찬 인연입니다〉 중에서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문장가로 꼽히는 저자 성전 스님은 산승의 모습을 품고 늘 수행자의 마음으로 살아가며 매일 아침 라디오 방송으로 신도들과 만나고 있다. 어려운 불교 용어와 거창한 교리 전달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는 짧고도 시적인 문장을 통해 종교를 넘어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메시지는 무엇이며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좋은 건 다 네 앞에 있어』는 힘들 때 누가 곁에서 힘듦을 나눠주는 따뜻한 친구이자 조언자로서 당신의 올겨울을 좋은 것으로 가득 채워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는 매일 아침 9시 불교방송 프로그램 〈좋은 아침 성전입니다〉를 오랫동안 진행하며 남녀노소에게 인생의 지혜와 더불어 따뜻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러면서 스님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 바로 “좋은 건 다 네 앞에 있어”다. 짧지만 모든 긍정의 에너지가 함축된 이 문장을 통해 특히 힘들어하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은 큰 위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복과 평화는 비움의 길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채우고 소유하는 것은 결코 행복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가진 것까지도 버리고자 할 때 안으로 풍성해지고, 무소유가 불안으로 다가올 때 안은 그만큼 황폐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많은 부자가 행복하지만은 않고 세상의 많은 가난한 사람이 꼭 불행하지만은 않은 것은 행복이 마음의 문제임을 일깨워줍니다."

- p.257, 〈행복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중에서

 


 

지금 당장 내 앞이 캄캄하고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도 좋은 것을 보고 찾고 만들어내는 혜안과 마음을 기르는 연습을 할 때 분명 긍정의 힘이 올 것이다. ‘좋게 보면 내가 좋아집니다’ ‘진정 소중한 사람은 내 앞에 있습니다’ ‘자신을 바꾸는 일이 모든 것을 바꾸게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앞의 가장 좋은 나와 만나세요’ 등과 같이 지금 내 앞에 있는 좋은 것을 보게 해주는 문장들을 이 책에 가득 담았다.

돈과 물질의 풍요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이 많고 좋은 바람과 하늘을 만나러 나만의 좋은 곳을 찾으면 내 앞의 진정한 풍요를 만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거친 말과 비난, 헐뜯음이 난무하는 요즘이지만 기쁜 일은 나누면 두 배가 되듯 좋은 말 역시 많이 나눌수록 우리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닿아 삶의 좋은 기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저자 : 성전

 

월간 『해인』의 편집장과 불교신문 주간을 역임했다. 현재 BBS불교방송 [좋은 아침 성전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 세상에 당신과 함께 있어 기쁩니다』 『어떤 그리움으로 우린 다시 만났을까』 『비움, 아름다운 채움』 『그래, 다 이유가 있는 거야』 『괜찮아, 나는 나니까』 등이 있다. 현재 천흥사에 머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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