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소망 - 나만의 주문을 외다! 우리말 시리즈
조현용 지음 / 마리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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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해 만들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모든 의사 소통을 '말'로 하는 것, 그것이 언어다. 이후 언어가 가지는 특성이 서로 확인이 필요한 약속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문자를 발명했다. 또 언어 자체로는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의 의사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문자를 발명했다. 목적과 달리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만은 아니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 생활과 문화, 역사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우리말도 마찬가지다.

우리말에는 우리 삶의 지혜,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세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와 같은 세계관 등이 담겨 있다. 이 책 『우리말 소망』에는 우리말이 담고 있는 바람과 소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 조현용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 중 비슷한 뜻이라도 뉘앙스가 다른 말, 우리가 알고 있는 뜻보다 훨씬 깊은 뜻이 있는 말 등을 추려 일부만 이 책에 설명과 함께 선보인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말 ‘소망(所望)’은 ‘바라는 바’라는 뜻이다. 소망이 없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매순간 소망을 품고 있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거나 힘들 때 소망은 더욱 강력하게 발동한다. 소망은 우리 마음속에 하나로 크게 자리잡을 수도 있고, 마음속 여러 바구니에 저마다의 크기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소망이 많은 사람은 이루고 싶은 게 많은,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소망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왠지 소망이라고 하면 좀 더 가까이 느껴지고, 내가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소망은 곁에 있는 것이기에 더욱 간절한 것이기도 합니다. 소망은 힘들수록 힘이 강해집니다. 저의 소망이 작은 물방울을 일으켜 많은 분께 점점 펴져 나가길 바랍니다.” 소망은 삶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힘을 가졌다. 내가 품고 있는 소망은 하루를 버티게 해 주고, 나를 성장하게 해 주며, 새롭게 생기는 소망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우리말 어휘가 담고 있는 소망에 저자의 소망을 더하고, 우리의 소망을 더해 보는 건 어떨까? 특히 이번 책에서는 우리말 이야기와 함께 어려움 속에서도 소망을 이루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우리 삶과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우리말 어휘학자가 안내하는 ‘긍정’과 ‘행복’으로 이끄는 우리말 세상의 마지막 권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행복한 곳이라는 진리를 전해주는 『우리말 선물』, 살면서 혹여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우리말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보라는 『우리말 지혜』,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말의 기본 규칙과 예외, 탄생 배경을 다룬 『우리말 교실』에 이은 책이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됐다. 건강, 주문을 외다, 기지개를 켜다, 까짓것, 실수, 망설임, 악연, 억울, 평가, 치유, 만남, 일부러, 어른, 부리다 등의 우리말이 담고 있는 소망 속으로 들어가본다. 우리말은 어떤 소망을 담고 있을까? 책에 따르면 건강, 행복, 성공, 사랑, 성장…….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소망이 저마다 다르듯, 우리말도 다양한 각도로 다양한 소망을 품고 있다. 건강한 사람들도 ‘건강’을 더욱 소망하는 요즘, 우리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강건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에는 어떤 소망이 담겨 있을까? 건강(健康)은 ‘튼튼할 건(健)’과 ‘편안할 강(康)’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말로, 튼튼한 몸과 마음을 뜻한다. 강건(康健)하다는 말은 건강이라는 한자를 뒤집은 것이다. 그리고 강건하다에는 ‘의지나 기상이 굳세고 건전하다’는 ‘강건(剛健)’이라는 뜻도 있다. 그러니까 우리말 ‘건강’에는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건강하고 강건하게 이겨내자는 소망을 담고 있다.

1장 주문을 외다-눈을 감다, 건강, 아버지, 주문을 외다, 기지개를 켜다, 이를 악물고, 까짓것, 유성, 실수, 숟가락

2장 감정이입-고통, 괴롭다, 길흉, 망설임, 무기, 동병상련, 악연, 억울, 소통, 가르치다, 평가

3장 마음 치유-긴장, 어루만지다, 치유, 상처와 흉터, 어떻게 해, 조화, 만남

4장 무언가를 향한 기도-과거와 미래, 미리, 기억, 사이, 혼자, 일없다, 일부러

5장 어떤 가치-위로, 어른, 자존심과 자존감, 겸손, 전쟁, 일용할 양식, 급하다, 부리다, 현기증

 


 

우리말 ‘악연’이라는 말 속에도 소망이 담겨 있다. 악연이라고 하면 모두 안 좋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연(緣)’이라는 말 속에는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이라는 뜻이 함께 담겨 있다. ‘연’은 원래 가장자리를 서로 묶는 것으로, 지금은 서로 묶여서 풀리지 않는 관계를 말한다. 그러니까 ‘연’은 한 번에 끊어지지 않고 돌고 돈다. 설령 악연이라 할지라도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오면 좋은 인연으로 다가오길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 또한 우리는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한다. 그 실수 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뼈아픈 실수도 있다.

우리말 ‘실수(失手)’는 ‘손을 놓치는 것’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하는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일까? 바로 사람을 놓치는 것이다. 아이가 엄마 손을 놓치면 아이는 엄마를 잃어버리고 엄마는 아이를 잃어버린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잠깐 소홀해서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영영 놓쳐버리고 마는 것이다. 우리말 ‘실수’는 ‘사람을 놓치는 뼈아픈 실수를 하지 말자’는 소망을 담고 있다. 이처럼 우리말 어휘들이 담고 있는 소망을 따라가다 보면 삶의 혜안과 지혜로 가득한 삶의 길이 펼쳐질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 소개하는 말 중 상당수는 한자어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만큼 우리말에는 순수 고유어보다는 한자어가 더 많다. 한글 창제 이전까지 우리 문자가 없어 한자어가 상용어였고, 공용어였으며 그나마 문서로 남길 때는 모두 한자어를 썼기 때문이리라. 한글 창제 이후에도 이른바 선비나 관료들이 모두 한자를 사용하고 한자식 어휘를 사용해서 우리 고유어가 많이 사장된 것도 있으리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우리 고유어를 많이 쓰고 다듬고 가꾸어야 하는데 이제는 영어가 장애물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말을 지키고 확장시키려는 국어학자, 한글학자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우리말은 이왕이면 ‘좋은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소망도 담고 있다. 우리말 ‘일부러’를 보자. ‘일부러’는 ‘일을 부러 한다’는 말이 굳어져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고의로 하는 게 되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날 위해 일부러 마음을 써주었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까지 일부러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제 일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부러’에는 이왕이면 상대를 위해 ‘일부러’ 무언가를 해주거나 마음을 써주시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우리가 살면서 좋은 날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날도 많다. 우리 삶에는 행복도 불행도 곳곳에 복병처럼 자리잡고 있다. 내가 감당하기 힘든 일이 나를 찾아왔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말 ‘까짓것’은 우리 앞에 설령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너무 힘들지 말았으면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까짓것’은 별것 아니라는 뜻의 ‘까짓’에서 출발한 말이다.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까짓것’이라는 말을 들으면 ‘별일 아니니까 툭툭 털어 버리자’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 힘든 상황이라도 ‘까짓것!’이라는 우리말을 주문처럼 내뱉고 나면 정말 ‘그 까짓것!’이라는 생각으로 힘든 일이 점점 작아지고 만다. 우리가 살면서 욕심을 부리고, 심술을 부리고, 성질을 부리고, 꾀를 부리면 어떨까? 이처럼 우리말 ‘부리다’는 안 좋은 뜻으로 쓰는 경우가 더 많은데, 살면서 우리가 부리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부리다’는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소를 부리고 종을 부리다처럼 일을 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성질을 부리다, 고집을 부리다처럼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특히 나쁜 행위에 ‘부리다’가 붙는 것은 ‘참지 못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성질을 부리고 싶을 때, 욕심을 부리고 싶을 때 그 부리고 싶은 마음을 조금만 참아도 참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일어날 싸움도 일어나지 않고,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도 더욱 평화롭고 좋아질 것이다. 우리말 ‘부리다’는 분명 우리가 부리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과 함께 나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내가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이고,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미리’는 어원으로 보면 밀려 들어오는 것입니다. 미는 것이면서 밀려 들어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미리’라는 말의 어원이 ‘밀다’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말의 ‘밀다’는 다양한 어휘와 관련이 있습니다. 쉬운 어휘로는 ‘밀치다, 밀리다’ 등이 있습니다. 조금 생각해 봐야 하는 어휘로는 ‘미루다’가 있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을 뒤로 밀어 놓는 것을 ‘미루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리’는 밀어 놓은 것이 아니라 당겨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당겨서 생각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p.160)

 

저자 : 조현용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어교육 전공 교수로 있으며,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 전공과 일반대학원 한국어학 전공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어교육기관 대표자협의회 회장과 국제한국어교육학회 부회장,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장을 역임했고,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위원, 법무부 사회통합 프로그램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어휘, 한국어교육, 언어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신문과 잡지 등에 언어문화와 언어 치유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언어문화 연구모임을 이끌고 있고, 전 세계를 다니며 언어문화, 어휘와 사고 등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우리말 선물》 《우리말 지혜》 《우리말 교실》을 비롯해 《우리말 깨달음 사전》 《우리말로 깨닫다》 《우리말, 가슴을 울리다》 《우리말, 지친 어깨를 토닥이다》 《우리말의 숲에서 하늘을 보다》 《한국어 어휘교육 연구》 《한국어교육의 실제》 《한국인의 신체언어》 《한국어 문화교육 강의》 《한국어, 문화를 말하다》 《한글의 감정》 등이 있다. 보물 같은 우리말이 품고 있는 좋은 뜻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우리말’ 시리즈를 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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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만에 배우는 철학 수첩
일본능률협회 매니지먼트센터 지음, 김정환 옮김, 오가와 히토시 감수 / 미래와사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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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30일 만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요약집이라도 그렇지 철학을 30일만에 배울 수 있을까. 그러나 깊게 생각해보면 안될 것도 없다. 질문으로 시작해 생각으로 끝나는 철학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철학에 완전 문외한이다. 초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철학을 배워본 적도 그렇다고 공부해본 적도 없다. 이 책을 보고 처음 느낌은 "일본이니까 가능한 책이네" 정도였다. 지금까지 철학이라는 학문을 학교에서 접한 것이 대학 때 한 학기 교양과목으로 배운 '철학개론'이 전부인 독자로서어쩌면 당연한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사회 직장생활을 하면서 철학은 별 소용이 없는 학문이고 상아탑이나 연구자들만의 학문 정도로 생각해왔다.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온통 뒤죽박죽 혼란스러웠다. 비대면이란 말이 익숙해질 무렵부터 독자는 한동안 읽지 않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때 몇 권의 철학책을 읽었다. 물론 여전히 어렵고, 심지어는 용어도 사전을 찾아 읽어야 할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부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받아 읽었지만 머릿속에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질문만 맴돌았다. 이 엄중한 시기에 아무리 시간이 많다고 잘 이해하지도 못한 철학책을 읽고 있어야 하나? 등 부정적 생각이 많이 올라왔다.

 


 

이때 독자의 손에 들려진 이 책 『30일 만에 배우는 철학수첩, 철학 교양입문서』는 그 어렵다는 철학의 개념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 이 책을 잘 읽고 이해하면 철학 테두리는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철학은 무엇인가'부터 우리의 삶, 그리고 인간관계 등 철학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가를 완전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독자처럼 문외한도 읽고 이해하기 쉽게 쓰였다. 구성도 하나의 질문(주제)에 대해 저자가 답하는 식으로 짤막짤막하게 구성됐다. 글의 길이가 짧다고 의미가 짧은 것은 아니다. 그것은 각 질문에 대하는 독자들의 태도에 달려 있다. 독자들이 더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독자처럼 초보 문외한들은 생각하는 습관이 안돼 '생각의 습관'부터 들인다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한 권이 독자가 관련 서적을 몇 권 읽고 알게 된 것보다 훨씬 크고 깊은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되어주었다. 이 책에서는 그 많은 철학자 이름이 중요하지 않다.(물론 이름이 언급되긴 한다) 그의 사상이나 사유가 중요하고 집중적으로 그런 내용만 다룬다. 독자가 짧은 철학 지식으로 표현이 제대로 안 되지만 '생활 철학'의 느낌이 물씬 난다. 즉 우리 일상에서 알아두면 좋을 철학의 장점만을 콕콕 집어 가르쳐주는 역할을 이 책이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철학자들의 이름을 "우리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그들의 답을 설명할 때만 사용한다.

 


 

현재 철학이 전에 없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안 그래도 모순이 드러나고 있었던 세상에 결정타를 날리듯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기 때문이라고 출판계는 보고 있다. 일을 하는 방식도, 인간관계도, 심지어는 자기 삶의 방식조차도 근본적인 재검토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철학은 바로 그런 문제들을 다시 돌아보는 데 가장 적합한 학문이며 도구다.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이해하게 되겠지만, 철학은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사물의 본질을 생각하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단순히 난해한 고전을 읽거나 어려운 토론을 하는 것만이 철학이라는 오해가 만연해 왔다. 그러나 그 것은 철학의 ‘연구’일 뿐, 진정한 의미에서 ‘철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철학의 지혜를 활용해 세상 또는 자 신의 인생에 관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그렇게 철학을 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적어도 몇 년은 걸린다는 것이 정설이며, 더 큰 문제는 일본의 경우 부담 없이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질문으로 가득하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관계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질문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그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할 수가 없어 문제가 발생한다. 왜 일을 해야 하며, 나의 삶은 왜 힘들고, 누군가에게 맞춰야만 하는지 그리고 인간관계는 왜 어려운지 이 질문은 스스로 해결하기엔 너무 어렵다. 이 책에서는 해결 방법을 ‘철학’으로 알려준다. 듣기만 해도 복잡하고 어렵고 난해한 철학이 어떻게 방법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철학을 배우고 적용하는 것이 긴 시간이 걸리고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30일 동안 하루 단 15분으로 철학의 기초를 배우고, 사고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에 따르면 고작 30일 만에 철학의 전모를 속속들이 공부하기는 물론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략적인 내용 을 파악하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철학적 사고의 기초를 공부하려면 먼저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스스로 생각하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 된다. 이 책이 독자들의 갑갑함을 타개할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 책은 30일의 성과를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와 30일 분량의 철학 이야기, 3개의 칼럼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과 이미지로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각주의 설명으로 내용을 보충했다. 30일의 성과로 가능해진 철학적 사고를 통해 대화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보는 일은 누구나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 독자는 철학이라는 학문의 개념을 숙지할 수 있어 보람으로 느낀다. '서양철학사' 등 굉장한 분량과 매우 낯선 이름의 나열이 지레 겁먹게 만든 많은 철학책들은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이 책은 직접 우리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나 의문 등에 대해 문답형 구성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 독자 나름대로 꽤 여러 권의 철학 관련 책을 최근에 읽었다. 모두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썼지만 막상 용어부터 어려운 데다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한 설명, 해석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바람에 몹시 어렵게 느껴졌다. 철학서는 철학을 문자로 나타내는 것이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좁은 사견(私見)만 확인해줄 뿐이다.

이 책의 저자도 밝힌 것처럼 이 책은 독자처럼 철학을 평생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도 흥미를 가지고 배우겠다는 독자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책이다. 부제에도 명시했지만 '30일 만에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독창적이다. 철학 교양입문서로서는 잘 '빚어진 도자기'인 셈이다. 하루 15분씩 한달 동안 철학 관련 주제별로 정리해 놓은 구성으로 하나하나 기초부터 알아갈수 있도록 해준다. 소크라테스에서부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공지능 문제까지 난해한 사상도 알기 쉽게 그림과 함께 설명해 가독성을 높였다. 일을 하는 방식에서부터 인간관계, 그리고 나의 삶과 인생에 있어서 근본적인 체크가 필요한 시기여서인지 더욱 철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물의 근본적인 본질에서부터 현실에 적용을 하는 방법들까지 하나하나 독자들이 스스로 체크해 보게 하며 철학 지식을 높이게 구성됐다. 또 지식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현실 적용에도 쉽게 안내하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 : 오가와 히토시(小川仁志)

철학자. 야마구치 대학교 국제종합과학부 교수. 박사(인간 문화). 전문은 공공 철학. 1970년에 교토 부에서 태어나 교토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나고야 시립 대학교 대학원 박사 후기 과정을 수료했다. 상사(이토추 상사) 근무, 프리터, 공무원(나고야 시청)이라는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로, 도쿠야마 공업고등전문학교 준교수와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객원 연구원 등을 거쳐 현직에 이르렀다. 대학교에서 새로운 글로벌 교육을 이끄는 가운데 ‘철학 카페’를 주재하는 등 시민을 위한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NHK 교육텔레비전의 “세계의 철학자에게 인생 상담”에 지도 담당으로 출연하는 등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에서 철학의 보급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비즈니스 퍼슨을 대상으로 한 철학 연수도 다수 실시하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된 《철학자의 뇌를 훔쳐라》와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리버럴아츠 철학》《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을 비롯해 지금까지 약 100권에 이르는 책을 출판했다.

 

역자 : 김정환

건국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외국어전문학교 일한김통번역과를 수료했다. 21세기가 시작되던 해에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책 한 권에 흥미를 느끼고 번역의 세계를 발을 들여,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경력이 쌓일수록 번역의 오묘함과 어려움을 느끼면서 항상 다음 책에서는 더 나은 번역,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번역을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공대 출신의 번역가로서 공대의 특징인 논리성을 살리면서 번역에 필요한 문과의 감성을 접목하는 것이 목표다. 번역 도서로는 《스티브 잡스 업무의 기술 45》, 《머릿속 정리의 기술》, 《교양경제학》, 《CEO의 메모: 시간과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1분 업무술》, 《하버드의 생각 수업》, 《재밌어서 밤새 읽는 화학 이야기》 등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 《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일을 잘 맡긴다는 것》,《사장을 위한 MBA 필독서 50》, 《노후파산》, 《수학 사전》, 《전쟁의 역사를 통해 배우는 지정학》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 《불안과 외로움을 다스리는 인생의 약상자》, 《습관을 바꾸는 심리학》, 《하버드의 생각수업》, 《마흔, 버려야 할 것과 붙잡아야 할 것들》, 《청춘 명언》, 《온기: 마음이 머무는》, 《영원한 청춘》,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마흔에 다시 읽는 수학》, 《프로가 되기 위한 웹기술 입문》, 《그림으로 보는 상대성이론》, 《모두가 궁금해하는 열과 온도의 비밀》 등 과학, 인문사회, 경제경영, 자기계발, 실용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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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원하는 삶을 사는가 - 세계 최고의 대학이 수백 년 동안 청춘에게 던져온 질문들
데이지 웨이드먼 지음, 안명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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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동차 경주에서 강력한 엔진과 성능 좋은 브레이크가 장착된 멋진 차를 향해 박수를 치지 않는다. 박수는 차를 운전한 레이서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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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원하는 삶을 사는가 - 세계 최고의 대학이 수백 년 동안 청춘에게 던져온 질문들
데이지 웨이드먼 지음, 안명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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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어떻게 해야 원하는 삶을 사는가』는 하버드대학교에서 MBA(경영학 석사) 과정의 마지막 강의 때 이뤄지는 '특별한 수업'의 이야기다. 세계 상위 1퍼센트가 입을 모아 누구나 꼭 읽어야 한다고 극찬하는 400년 하버드대학교의 인생철학이 담겨 있는 책이다. 실제 학생들은 이 책을 따로 읽을 필요가 없겠지만 하버드대학 학생이 아닌 사람은 왜 하버드대학교 MBA 출신들 중에서 세계적인 경영인들이 나오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책이다. 이 책은 하버드의 교수들이 오직 ‘마지막 수업’에 들려주는 특별한 가르침을 한 권으로 엮은 도서다. 실제 수많은 학생의 열렬한 요청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진입했고, 각국에 번역 출간되어 수십 만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고 한다.

사실 세계적 석학들의 이야기는 이미 그 자체로 포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하버드의 마지막 수업을 다룬 이 책이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손에 꼽히며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일까를 알 수 있다. 책에 따르면 하버드의 마지막 수업은 평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세계 최고 명문대 출신으로 살아가게 될 거라며 자부심을 드높여주지도 않고, 빛나는 성취를 이룬 삶을 말하며 그것이 곧 여러분의 미래가 될 거라는 말도 하지도 않는다. 그 대신 여태껏 모두가 외면해온 위대한 결과 뒤에 가려진 수많은 시도와 도전, 크고 작은 실패의 순간 등 인생이라는 계단을 오를 때마다 배워야 할 그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음 학기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당당하게 말하는 이들이 정작 본인이 원하는 미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말하지 못하거나 남과 같은 답만 늘어놓는 안타까운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명문대 타이틀에 성적, 대외활동,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모두 뛰어난 학생들이 정작 ‘자신만의 삶의 태도’는 갖추지 못한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 교수들은 학기 마지막 수업에서 ‘우수’, ‘명문’, ‘최고’라는 거창한 수식어는 모조리 걷어내고 좀 더 살아본 선배로서 진정한 삶의 지혜를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이 책 발간에 찬성을 표하고, 이 책 저자 데이지 웨이드먼이 원고를 받거나 취재를 통해 인터뷰한 내용 등 실제 교수들이 마지막 수업에서 했던 말들이 생생하게 쓰여 있다. 졸업 이후를 준비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매진하거나, 혹은 자신만의 사업을 펼쳐가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더 많은 기회와 부를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정상에 오를 수 있는지’ 등 지금보다 더 높이 올라가 승자들과 나란히 설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생각을 꿈으로 바꾼 진정한 상위 1퍼센트는 갑작스런 추락이나 사고를 겪어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 본인만의 삶의 내공부터 먼저 갖추고 이를 밑거름 삼아 정상에 오른 이들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들은 열 다섯 명의 교수의 '마지막 수업'을 다루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는 매 과목 강의 마지막 날에 '마지막 수업'을 하면서 교과서를 덮고 조금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의 삶의 토대가 되는 가치와 자신만의 인생 철학을 학생들에게 알려준다고 한다. 이 책은 하버드 비지니스스쿨에서 강의하는 열 다섯 분의 교수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네 개의 주제로 구분하여서 담았다.

1. 〈자기관리〉 : 어떤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는가-자신이 목표로 정한 미래의 모습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자기 관리 기술과 전략적이고 심리적인 도구들.

2. 〈이끄는 힘〉 :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곧 나 자신임을 보여주며 나아가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주는 방법.

3. 〈새로운 시각〉 :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자기 자신의 모습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방법.

4. 〈삶의 가치〉 : 올바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

이 책에서 열 다섯 분의 하버드 비지니스스쿨 교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작은 행운이고 영광이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하버드대학 수강 기회를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니 책이 있어서 좋은 점이 이런 것이다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 저명인사와 학자, 비즈니스 CEO와 《퍼블리셔스 위클리》, 《포워드 매거진》 등 유수의 언론 매체들은 이 책 『어떻게 해야 원하는 삶을 사는가』를 두고 ‘최고의 인생 바이블’이라며 극찬했다. 이 책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비정하고 냉혹한 삶의 이면까지 가감 없이 드러내 인생이란 장거리 트랙을 똑바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직시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버드에서 밝혀낸 놀라운 연구 중 하나로, 인생에서 특히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을 경험한 이들은 막상 실패와 절망을 겪게 되면 ‘쉽게 좌절하고 무너진다’는 결과가 있다.

반대로 성공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삶’을 쟁취해낸 이들은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바탕으로 모든 실망과 타격을 마주하며, 어떤 일이 생겨도 삶의 방향키를 절대 놓지 않는 특성을 보였다. 그들은 마치 도로변 간이식당에 놓인 ‘플라스틱 머그컵’과도 같다. 머그컵을 한번 떨어뜨렸다고 생각해보라. 부서지지 않고 그저 튀어 오를 뿐이다. 머그컵은 이미 쟁반이나 테이블에서 수백, 수천 번도 더 떨어졌을 것이고, 언젠가 또 떨어질 테지만 그때마다 다시 튀어 오를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성공한 많은 이들이 머그컵과 같은 기질은 갖지 못했다. 그들은 실패를 떨쳐내고 나아가기보다는 역경이 닥치면 산산조각이 나기 쉬운 ‘도자기 찻잔’에 더 가까웠다.

 


 

아무리 성공한 인생이어도 실패에서 배울 줄 모르고 다시 일어서는 힘인 ‘회복탄력성’이 없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성공이라 할 수 없다. 사실 삶은 배신과 실패의 연속이다. 밤새 시험공부를 죽어라 했는데도 머리가 타고나게 좋은 친구가 더 높은 성적을 받고, 회사에서는 동료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로채 먼저 승진하는 등 이렇듯 노력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배신당하고, 운도 자신을 따라주지 않으며, 심지어 성과를 얻더라도 그 영광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생은 망했어’, ‘대충해버리자’ 하며 쉽게 포기하면 그 인생은 진짜 실패의 문턱에 다다르고 만다. 미국의 작가 앤서니 로빈스는 “당신이 결정하는 매 순간마다 당신의 운명은 틀을 갖춘다”고 했다.

비록 지난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단단한 머그컵’과 같은 기질을 쌓는 것만으로 미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우아하지만 깨지기 쉬운 도자기와 투박하지만 단단한 머그컵, 당신은 둘 중 무엇을 선택할지 자명하다. 해답도 이 책은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제는 관점을 바꿔 비현실적인 상승만 추구하는 대신 ‘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가슴에 품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 것을 주문한다. 이제 400년의 지혜가 당신의 질문에 대답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답이다.

 


 

앞서 언급한 회복탄력성은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한 부분이다. 잠시 어떤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신은 ‘동물학 교양 강의’를 한 학기 동안 들은 대학생이며, 그동안 온갖 야생동물을 연구했고 화석 자료까지 찾아 살펴보았다. 열심히 공부했기에 시험에도 자신이 있었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머리에서 날개 끝까지 삼베 주머니를 뒤집어쓴 정체불명의 새 한 마리’에 대해 긴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기말고사 시험을 보기 전까지는. 교수는 주머니를 열어 새의 모습을 봐서는 안 되며, 오로지 실루엣만 보고 이동방식과 짝짓기 습관, 무리를 짓는 본능 등을 추론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크기나 모습까지는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새를 직접 보지 않고서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리포트를 쓰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는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 어떻게든 답안지에 답을 쓸 것인가, 아니면 납득할 수 없다며 답안지를 접고 시험을 거부할 것인가?

이 이야기는 책에 등장하는 열다섯 명의 교수 중 하버드 전자상거래 과목을 맡은 제프리 F. 레이포트 교수가 자신이 학생일 적 직접 겪은 실화이다. 그는 이 시험이 말도 안되는 억지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답을 작성한 보통의 학생이었다. 그때 수십 명의 학생 중 한 사람이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여태껏 배운 모든 지식을 활용하고 응용하는 데 의의를 둔다 해도, 시험 문제는 교수의 재량이라고 해도, 이것이 지난 긴 시간의 배움을 확인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불확실한 세상 속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제프리 교수가 이 이야기를 들려준 것은 누군가는 명령을 내리면 다른 누군가는 무조건 순응해야 하고, 혹은 한쪽이 정의라면 어느 한쪽은 불의라는 절대적 가치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해서이다. 자신보다 학식이 높고 연륜이 있는 교수가 시험 문제를 그렇게 냈고, 다른 모든 학생이 조용히 수긍한다는 이유로, 즉, 명확한 정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해서 오답을 택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정답에 가까운 것을 구하고 싶다면 본인의 선택과 판단을 온전히 믿어라. 답은 언제나 자기 자신 안에 있으므로.

 


 

자동차 경주를 다시 떠올려보자. 우리는 자동차 경주에서 강력한 엔진과 성능 좋은 브레이크가 장착된 멋진 차를 향해 박수를 치지 않는다. 박수는 차를 운전한 레이서를 위한 것이다. 정신적 성숙과 함께 타고난 감각으로 힘든 상황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린 주인공, 우리가 신뢰하고 찬양하는 대상은 바로 운전대 뒤에 있는 그 사람이다.(p.214)

 

저자 : 데이지 웨이드먼(DAISY WADEMAN)

브라운대학교 역사학과를 졸업했고 JP모건에서 약 4년간 근무했다. 이후 새로운 배움의 필요성을 느껴 하버드를 찾았으며 MBA 학위를 취득했다. 저자 웨이드먼은 하버드에서 배운 가장 유익한 것으로 ‘마지막 수업’을 꼽는다. 이곳에서는 강의 마지막 날, 특별한 수업을 한다. 그날의 수업은 평소처럼 발표나 연구, 토론 같은 일반적인 강의를 하지 않는다. 교수들은 냉혹한 사회로 나가게 될 어린 후배들을 위해 마지막 수업에 한 가지 규칙을 추가했다. 그날만큼은 책을 덮고 조금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삶의 토대가 되는 가치들과 자신만의 인생 철학을 어린 후배들에게 알려주기로 한 것이다.

마지막 수업은 학교의 전통이 되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저자는 흔들릴 때마다 자신을 잡아준 지혜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은 이야기들을 선정해 『어떻게 해야 원하는 삶을 사는가』 속에 온전히 녹여냈다.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이들의 삶의 문제와 고통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답한 스승 열다섯 명의 목소리를 만나볼 수 있다.

 

역자 : 안명희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영미권 비즈니스 관련 도서와 교양도서를 주로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거리의 법칙』, 『직장에서 만난 요다』, 『명함의 뒷면』, 『부자 아빠 독자들의 투자 성공기』, 『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파워 오브 스피치』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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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말 - 삶의 지혜로 읽는
신성권 지음 / 피플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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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철학'의 문외한이다. 초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다. 지금까지 철학이라는 학문을 학교에서 접한 것이 대학 때 한 학기 교양과목으로 배운 '철학개론'이 전부다. 그것도 한 한기 내내 배우지 못했다. 불과 몇 시간 강의하고 나머지를 리포트로 대체했다. 혼자 책 읽고 다른 철학 서적을 몇 권 훑어본 것으로는 철학의 테두리에도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사회 생활을 하면서 철학의 필요성이 인문학과 함께 대두되면서 관련 서적을 몇 권 읽은 것은 어쩌면 그동안 배워 알고 있는 철학보다 훨씬 깊게 의식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니체도 최근에야 알았다.

물론 철학자 이름이야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들었지만 그들이 어떤 철학적 사고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쳤는가를 따져본다면 이른바 현대철학에 영향을 준 위대한 서양철학자 몇 명일 뿐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이론, 중세는 건너 뛰고 근ㆍ현대 철학자 몇 명 정도다. 고등학교 때 이름을 들어본 철학자들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를 최근 몇 권의 책을 통해서 알았다. 대부분 우리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그들의 답을 해석해 놓은 것들이다. 이 책 『삶의 지혜로 읽는 니체의 말』도 최근에 읽은 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저자 신성권은 예술·철학·심리학 분야 전문가라 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쓰신 분으로 알고 있다. 그가 쓴 이 책은 철학자 '니체'와 저자의 이름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라면 어렵다는 니체의 철학을 독자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이 책은 철학자 니체에 대한 조명을 통해 니체 철학의 핵심이랄 할 수 있는 ‘초인’에 대한 의미를 해석, 이해하고 우리의 삶과 인생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제거해 스스로 이상적인 존재로 거듭나야 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스스로 능동적이고 이상적인 존재인 초인으로의 모습을 견지하며 사는 삶이 되어야만 비로소 우리는 니체 철학의 정수를 실현해 보았다 말할 수 있겠지만, 말처럼 쉽게 될 수 있다면 모두가 초인의 반열에 올랐을 것이라 여겨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쩌면 형이상학적 존재로의 초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존재이기에 초인으로서의 면모를 자기 삶의 모토로 삼을 수도 있으며, 결국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의 태도와 자신만의 것을 이 세상에 가장 탁월하고 용감하게 발현해내는 사람만이 초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을 독자는 매우 겸손한 태도로 임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도 모르는 '쌩(生)초보'라는 생각으로 니체 철학의 윤곽이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와 같이 난해한 개념들을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니체의 철학을 통해 얻은 지혜들로 인해 독자의 삶에 어떤 유형으로든지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책의 구성부터 찬찬히 살펴본다.

 

1장. 삶은 곧 고통이다

2장. 초인의 탄생

3장. 진정한 너 자신이 되어라

4장. 도덕이야말로 허점투성이다

5장. 위험하게 살아라

6장. 유희하는 인간

7장.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 책의 첫장에서 저자는 니체의 사상에 영향을 끼친 쇼펜하우어의 글을 소개한다. "인생은 고통이고 세계는 최악이다. 욕망의 성취를 통해 인간은 항구적인 행복도 안식도 얻을 수 없다. 욕망의 성취는 거지에게 던져준 동냥과도 같아서 비참한 삶을 내일까지만 연장시켜 줄 뿐이다. 어떤 욕망이든 그것이 충족되고 나면 곧 또 다른 욕망이 나타나게 되고 이러한 현상은 무한히 계속된다." 쇼펜하우어도 처음이지만 매우 강렬하고 독설처럼 썼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쇼펜하우어는 고통의 원인을 욕망에 있다고 보았다"며 "그는 인간의 인생을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에 비유했다. 인간은 욕망덩어리다. 식욕, 성욕, 수면욕, 명예욕, 소유욕, 권력욕 등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위를 유발하는 근원은 바로 의식이 아닌 욕망이다."고 소개한다. 저자는 니체를 설명하기 위해 쇼펜하우어를 등장시킨다. 더 읽어가면 이유를 알게 된다. 니체가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니체에게서 느껴지는 어두운 부분들은 대부분 쇼펜하우어에게서 나온 것이다."고. 저자는 "인간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의식이 아닌 욕망이고, 충동이고, 무의식이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이 관점을 프로이트보다 먼저 제시한 사람이 쇼펜하우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이때 이성 배후에서 인간을 조종하는 '의지'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프로이트는 이 의라는 개념을 '무의식'이라는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이 의지의 개념은 니체에게 거의 그대로 이어진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힘이 이성이 아닌 의지에 있다고 보았고, 이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두 철학자는 '의지'를 바라보는 관점에 큰 차이가 있었다. 쇼펜하우어는 삶의 본질을 의지로 규정하긴 했지만 그러한 삶의 의지(충동, 욕망)를 부정하고 금욕과 자기부정으로 나아간다.

니체는 삶의 의지를 억제해야 한다는 쇼펜하우어와 달리 삶을 절대적으로 긍정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려고 하는 의지의 철학을 설파했다.(이 점에서 쇼펜하우어에게 있어 예술은 삶의 고통에서 우리를 잠시나마 해방시켜줄 수 있는 의지의 진정제이지만 니체에게 있어 예술은 삶을 긍정하는 위대한 자극제다.) 저자가 두 철학자를 비교함으로써 니체에의 접근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이 같은 부분과 다른 부분을 극명하게 대조함으로써 두 사람의 철학의 방향이 다른 쪽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니체는 허무주의를 극복하고자 했고 쇼펜하우어의 '맹목적 의지'는 니체를 만나 '권력에의 의지'로 거듭났다. 여기서 니체의 철학 중 중요한 개념이 하나 등장한다.

 


 

책에 따르면 쇼펜하우어가 생의 의지를 부인하며 삶에 대한 비관으로 나아간 것에 비해 니체는 인간에 관한 문제와 그것들의 아픈 상태(수동적 허무주의)에 대한 해결책으로 '초인(超人)'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초인은 권력에의 의지를 추구하는 존재로, 자신의 욕망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고통의 깊이까지도 함께 끌어안고 사랑할 줄 아는 존재다. 초인은 니힐리스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비관론자가 되거나 절망으로 인해 고통 받지는 않는다. 대신 초인은 자신의 생을 긍정하고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다. 그리고 같은 생을 일획의 수정 없이 무한히 반복한다는 전망에 직면해도 결코 운명에는 식지 않는다. 니체의 관점에서 세계란 권력에의 의지를 추구하는 모든 존재자가 서로의 힘을 다투면서 사멸과 (새로운 존재로의)창조가 이루어지는 유희의 장이다.

이러한 세계는 모순으로 가득 차있만 조화로운 세계이고 권력에의 의지를 지닌 모든 주체들이 유희하는 세계다. 니체는 이러한 세계의 상태을 디오니소스적 상태라고 불렀다. 솔직히 독자는 조금 생소한 단어가 나올 때마다 당황하지만 인내를 갖고 읽는다. 한 번 읽고 매끄럽게 이해되지 않을 경우 두 번 읽겠다는 다짐을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해두었던 탓이다. 새로운 단어가 나올 때는 준비한 철학사전을 찾아 대략이나마 뜻을 알아 챙긴다. 끝까지 읽어나가는 것이 독자의 목적이고 이 한 권의 책으로 '니체를 알았다'고 말할 수는 없기에 겸손한 태도를 견지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으 '니체'의 철학 사상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목차에서 살펴봤듯이 '삶이란' '초인' '진정한 나' '도덕' '위험한 삶' '고독' '유희' '아모르파티'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읽는 곳마다 친절한 설명과 예리한 분석도 곁들여 독자처럼 문외한에게도 정독을 한다면 니체를 이해하는 빛이 보일 것이다. 니체를 이해하기에 이만한 책이 드물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철학을 시작하는 사람이나 니체를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유하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저자 : 신성권

 

1989년생의 젊은 작가로 예술, 철학, 심리학 분야의 저서를 집필하고 있다. 수상작《천재, 빛나거나 미쳤거나》를 포함, 2022년을 기준으로 총 6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였다. 저자는 인간의 무의식과 창조성의 본질을 탐구하고 또 그것들을 책으로 집필하는 과정에서 니체라는 19세기 철학자가 오늘날 21세기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인간의 무의식과 창조성의 본질을 먼저 앞서 간파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심리학의 3대 거장인 프로이트, 융, 아들러도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 개념인 ‘의지’에 큰 영향을 받았다.) 더 나아가 니체의 철학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고 특히나 집단주의적 사고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이 독립적 사고력과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상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보았기에 그의 철학을 다루는 철학서를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선도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배적 이념과 상식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인간보다는 니체가 말한 초인처럼 탁월한 사상적 높이로 정신적인 독립을 이뤄내고 기존 질서와 부조화를 자초할 수 있는 인간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진단한다. 저서로는 《천재, 빛나거나 미쳤거나》, 《니체를 만나다》, 《창조성 수업》, 《말 안 듣는 우리 아이가 영재였다니》, 《청소년이 처음 만나는 동양 철학사》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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