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감각 - 망각 곡선을 이기는 기억의 기술
마이크 비킹 지음, 김경영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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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진정한 행복의 비결은 무엇일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는 문제다. 또 대부분은 찾지 못한 채 그냥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행복의 비결'이란 없는 것일까? 막연하지만 '있을 것'이란 게 독자의 생각이다. 아직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을 뿐이다.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사실 지금 상태가 좋아서, 더 이상 행복해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없다'라고 단정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 '행복의 비결'에 대한 독자의 상태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휘게 라이프』의 저자이자 덴마크 코펜하겐 행복연구소 소장 마이크 비킹. 그는 전작에서 일상의 소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 이후, 보다 근원적인 행복을 찾기 위해 ‘추억 탐구’에 몰두해왔다. 그는 ‘내가 살아온 날들 중 나는 어떤 날을 기억할까? 그리고 왜 기억할까? 앞으로 더 많은 날을 기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하여 행복의 감각을 일깨워줄 방법을 찾아 나선다. 마이크 비킹은 이 책 『행복의 감각』에서 순간의 추억을 행복한 기억으로 바꿔줄 8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처음’, ‘오감’, ‘관찰’, ‘유대’, ‘감정’, ‘시련’, ‘서사’, ‘기록’이 그것이다. 마이크 비킹은 전 세계 수천 명의 사람들과 인터뷰하고 다양한 행복 연구 및 실험을 통해 이 8가지 기술이 우리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바꿔나가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마이크 비킹 특유의 솔직한 문체, 밀도 있는 행복 연구 자료들, 다정하고 아기자기한 인포그래픽은 이 책의 깊은 통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사이사이 '행복한 추억 쌓기 팁’까지 담아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8가지 행복의 기술을 통해 내가 가진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휘게 열풍을 불러일으킨 저자 마이크 비킹. 그는 이 책을 출간하며 다시 한 번 행복한 삶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지금껏 인생 40년, 14610일을 넘게 살았는데 어떤 날은 아무 흔적도 없이 지나가고 어떤 날은 잊히지 않고 곁에 남았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냥 지나가버릴 날들이 아니라 영원히 가슴속에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어느 날 문득'은 영감이 떠오른 순간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행복연구소 CEO로 활동 중인 마이크 비킹은 행복 연구가로서 사람들이 어디서 행복을 느끼는지 이해하고, 행복한 삶을 정의하고, 더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내가 기억하는 것들이 왜 곁에 남았는지, 좀 더 행복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를 그리운 향수의 대상이나 긍정적으로 기억하는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도 역시 더 높다. 우리가 흔히 ‘향수병’이라고 칭하는 ‘향수’가 인간에게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자존감을 높이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감정마저 들게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음악이나 냄새 또는 맛은 예기치 않게 과거의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마이크 비킹은 이 점에 착안해 내 안의 행복했던 기억이 많을수록 스스로의 삶을 긍정할 수 있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저자가 사람들의 행복감을 위해 ‘기억’에 주목한 또 다른 이유는, ‘기억’이 우리의 정체성을 받쳐주는 주춧돌이기 때문이다. 기억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대상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게 한다. 또한 기억은 과거로 돌아가고 현재의 한계에서 자유로워지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기분, 그리고 미래의 꿈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이크 비킹은 지속적인 행복을 위해서 이런 추억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해야 하는지를 이 책에서 다룬다. 이 책은 8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졌다. 앞서 말한 8개의 행복의 재료로서 각 재료당 한 장을 할애했다. 아마 기억을 오래가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저자가 분류한 행복의 재료의 장은 다음과 같다.

 

1장 처음의 힘

2장 오감을 활용할 것

3장 깊게 관찰하기

4장 의미 있는 순간들

5장 감정의 형광펜 쓰기

6장 성취와 좌절의 법칙

7장 망각 곡선을 이기는 이야기

8장 기록의 힘

 


 

한국의 GDP는 세계 10위, 그러나 행복 지수는 95개국 중 50위다. 세상은 더 풍요로워지고 단기간에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삶의 질까지 개선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스스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할 수 있을까? 살면서 늘 답을 구하는 질문들이다. 이 책의 포인트는 마이크 비킹만의 관점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비킹이 발견한 이 8가지 기술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설문과 행복 연구 자료를 취합한 결과물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들에는 모두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사람들은 새롭고, 의미 있고, 감정을 건드리고, 감각을 동원했던 경험을 오랫동안 기억했다. 그리고 이 기억들로 행복해했다. 이 데이터들은 행복한 순간이 무엇으로 채워지며 왜 우리가 어떤 순간을 기억하는지 보여주는 열쇠가 된다. 지독스럽게 행복에 몰입한 마이크 비킹이 직접 깨닫고,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얻은 객관적 지표를 모은 행복의 기술이 이 책 안에 모두 있다. 이제 이 책을 활용해 나에게 어떤 행복한 기억이 있는지 되새겨보는 것은 스스로에게 달렸다. 저자는 책의 뒷 부분 'HAPPINESS TIP'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기억을 기록하는 방식이 곧 사진일 필요는 없다. 자녀가 있다면 함께 경험한 행복한 추억을 그림으로 그리게 할 수도 있다. 음악이나 라임에 소질이 있다면 노래로 만들 수도 있다. 매달 스포티파이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도 좋다. 매달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생각날 때마다 아무 목록이나 돌어보는 것이다. 오감은 기억의 방아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앤디 워홀처럼 행복한 냄새 목록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우리 곁에 행복할 조건은 널려 있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고 기억할 수 있는 기록의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행복의 비결'의 요점인 듯싶다.

 


 

책의 순서에 따라 독자의 취향에 맞는 몇 가지만 나열해본다. 독자들의 취향에 맞는 것은 책에서 찾아볼 것을 권한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과거의 기억을 묻는다면 십중팔구 15~30세 때의 일을 말한다고 한다. 저자의 연구 결과다. 이를 '회고 효과' ;회고 절정'이라고 한다. 삶의 속도를 늧추고 매 순간과 인생을 기억할 만하게 살고 싶다면 처음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평범한 순간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특별하게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하면 시간의 강이 늘어날 수 있다. 사소한 변화도 괜찮다. 가령, 늘 텔레비전 앞에서 음식을 먹는다면 한번쯤 변화를 줘서 촛불을 켠 식탁 주변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어 보면 그날이 더 근사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저자는 「누구나 특별한 것을 기억한다」라는 소제목에서 프리드리히 니체를 인용한다. "나쁜 기억의 장점은 같은 일을 처음처럼 여러 번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고 기억할 가치가 없는 일이 나한테는 특별하고 기억할 만한 일일 수 있다. 따라서 사람마다 같은 경험을 다르게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가지 작은 예로, 친구나 가족과 산책을 간 뒤 나중에 산책에서 본 것을 비교해 보면 된다.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겪은 특별한 경험을 아이의 기억 속에 담아 주고 싶겠지만, 정작 아이는 당시 그 경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특별한 것, 눈에 띄는 것을 기억한다.(p.59)

 


 

저자는 4장 「의미 있는 순간들」을 설명하면서 "행복은 때로 달콤하기도,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여준다. 1942년에 나온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고전 영화(〈카사블랑카〉)가 완벽한 예시다. '일자와 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리에서 사랑에 빠진다. 일자는 반나치 주동 세력이었던 남편 라즐로가 살해당했다고 믿는다.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했을 때 릭과 일자는 기차로 함께 달아날 계획을 세우고 릭은 기차에서 일자와 결혼할 생각이었지만, 일자는 기차에 함께 타지 못한다. 남편 라즐로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설명도 없이 급하게 릭을 떠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그렇게 끝이 난다. 후에 일자와 라즐로는 모로코에 있는 릭의 술집에 나타나고 일자는 파리에서 함께 보냈던 기억을 떠올린다. 마지막 장면에서 릭은 자신이 일자아 다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세계에서는 더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으니까. 릭은 일자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에겐 영원히 기억할 파리가 있잖아요."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겠지만, 파리에 대한 기억은 영원하다. 두 사람의 사랑은 애절했지만, 끝이 났다. 한마디로 향수다. 따뜻하면서도 아픈 기억이지만,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우리만의 기억이다. 이렇게 행복한 기억은 달콤한 동시에 씁쓸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소중한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느끼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저자의 행복의 재료, '의미 있는 순간'이다.

 


 

고대 철학자 세네카는 언젠가 이런 말을 남겼다. "살아 있는 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속 배우라."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 하나는 시간 수업이다.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 과거의 어떤 경험이 우리를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데려다주었는가? 과거의 시간을 돌아볼 때, 즉 행복했던 시간과 장소를 다시 찾으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나은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더 행복한 날을 위한 계획,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한 계획.(p.276)

 

저자 : 마이크 비킹(MEIK WIKING)

1978년 덴마크 출신으로 경영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행복을 측정하고 행복의 원인과 결과를 탐구하는 코펜하겐 행복연구소(HAPPINESS RESEARCH INSTITUTE)의 대표이며, 전 세계 국가와 협력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세계의 도시, 정부, 회사를 상대로 행복, 그리고 부를 행복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컨설팅하고 있다. 40여 개국에서 기조연설을 했고, 덴마크 외교부에서 일하기도 했다. 영국 「더 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선정한 마이크 비킹은 행복에 관한 강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저서로는 전 세계 31개국에 출간되며 휘게 열풍을 몰고 온 베스트셀러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THE LITTLE BOOK OF HYGGE)』, 『리케(THE LITTLE BOOK OF LYKKE)』가 있다.

 

역자 : 김경영

성균관대학교 번역테솔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캄」 에디터로 근무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프리랜서 출판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팬츠드렁크』, 『내 몸을 죽이는 기적의 첨가물』,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 등 약 20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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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찬콩.진헌 지음, 정윤희 옮김 / 센시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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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구의 일부임을 깨닫는다면 아직 우리에게 기회는 있습니다!” “지구가 곧 우리 자신이며, 우주 만물입니다.” 나를 위한 깨달음을 넘어 우리 모두와 세계를 위한 깨달음으로 갑시다. 지구별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틱낫한의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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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찬콩.진헌 지음, 정윤희 옮김 / 센시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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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지구별 '살아 있는 부처(生佛)'로 불리던 틱낫한 스님이 향년 96세로 타계했다. 코로나 팬데믹 만 2년이 지날 즈음이다. 틱낫한 스님은 그렇게 사랑하던 지구별과 지구별 가족들을 두고 홀연히 다른 세상으로 갔다. 지구별 가족들은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렇게 스님의 입적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이던 틱낫한 스님은 평생 지구별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전 세계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 책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는 80여 년 동안 선불교의 승려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그가 인류에게 남기는 마지막 이야기다. 그 어느 때보다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인류와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에 대한 사랑과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마음수련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 책은 그가 살아 있을 때 들려주던 메시지를 모아 책으로 묶은 것이다. 틱낫한 스님의 유고작이다. 틱낫한 스님이 이 책에서 말하는 진정한 깨달음이란 우리의 육체가 이토록 아름다운 지구의 일부임에 눈을 뜨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겪고 있는 고통에 눈을 뜨는 것이다. 그가 살아 있을 때 인류에게 주던 위로와 격려, 평화를 위한 통찰력, 생명을 위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각고의 노력를 다한 메시지를 그대로 담고 있다.

 


 

책에서 틱낫한 스님은 개인과 세계, 지구 전체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며, 명상 또한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고통받는 모든 생명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먼저 나 자신의 고통이 줄어야 다른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며 손을 내밀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자신부터 일깨워야만 다른 이들에게도 깨달음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온전히 담겨 있다. 그는 이렇듯 깨달음은 나 개인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개인의 깨달음을 통해 집단적 변화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세상의 변화가 찾아온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경이로운 지구의 일부임을 깨달으며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다섯 가지 마음다함(Mindfulniss)의 수련법을 제시한다. 경이로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고 우리 곁을 떠나간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 글은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지구와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깨달음의 메시지를 선물한다.

독자들은 깨달음이란 무엇일까?를 알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 우리가 명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위해 명상을 실천해보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깨달음과 명상을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진정한 깨달음이란 우리의 육체가 이토록 아름다운 지구의 일부임에 눈을 뜨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겪고 있는 고통에 눈을 뜨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인류는 기후 변화와 불평등의 심화, 2년 넘게 이어지는 펜데믹으로 인한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교차점에 서 있다. 지금까지 인류는 미래의 세대에게 잠시 빌려온 지구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빼앗으며 온갖 해악과 파괴를 일삼았고, 그것이 현재의 갈등과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틱낫한 스님은 이처럼 위태로운 상황과 갈등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지구가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구는 우리를 위해 존재하며 우리를 사랑한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잘못된 삶의 방식이 지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만들 뿐이다. 명상과 마음다함의 자세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스스로 이 순간에 존재함을 느끼고 마음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소리를 들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이 이토록 아름답고 경이로운 지구의 일부임을 깨달으며 불안과 두려움,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이 책에서 설파하고 있다. 경이로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고 우리 곁을 떠나간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 글은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지구와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깨달음의 메시지가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이 팃낫한 스님의 수많은 저서 가운데 독자의 마음을 가장 큰 힘으로 끌어당긴 것은 우리는 진정한 자각, 진정한 깨우침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틱낫한 스님은 평화와 자각과 깨우침은 언제나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며, 우리가 믿어야 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나 자신에게 돌아가 마음의 고통과 두려움, 절망을 어루만지기 위해서는 용기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절망에서 벗어나 두려움 없는 통찰력을 얻고 연민의 감정을 유지하면서 지구 안의 모든 생명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상이 중요합니다. 명상은 삶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기 위한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시간을 내서 자리에 앉아 있거나 걸으면서,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자신의 마음을 그저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이 책은 특히 〈금강경〉에서 우리 자신과 현실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명상을 할 때 자아의 관념, 인간의 관념, 생물의 관념, 그리고 수명의 관념이라는 네 개의 관념을 완전히 놓아버리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은 '내가 존재한다'라는 잘못된 생각을 내던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까닭은 그 개념이 현실의 본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마음다함은 도구가 아닌 길이라는 말을 남겼음을 이야기한다. 마음다함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며, 편안함과 집중, 평화나 깨우침 같은 것을 얻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마음다함은 생산성을 높이고, 부를 축적하고, 성공으로 향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진정한 마음다함 속에서 우리는 내딘는 걸음마다 목적지에 이르게 된다. 그 목적지는 바로 연민과 자유, 깨달음과 평화, 두려움 없음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마음다함으로부터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법과 살아가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로부터 소원해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이토록 아름다운 지구 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으며, 우리의 육체가 지구와 우주 만물로부터 주어진 경이로움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지구와 미래 세대에 위해를 끼치며 살아온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힘이 우리 마음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마음속에 있는 이해와 연민, 유대의 씨앗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가꾸어나갈 때 비로소 우리가 처한 문제의 돌파구를 찾고 주변 사물의 진정한 본질을 바라볼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은 우리 세대가 지금껏 지구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고 너무 많은 피해를 입히며 살아왔음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여전히 지구는 자신을 스스로 치유할 힘을 가지고 있고, 우리를 치유해주기도 한다. 또한 모든 이와 모든 것 만물을 지탱하고 포용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안에서 지구와 하나로 연결됨으로써 비로소 우리도 치유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을 이끌어줄 올바른 영적 윤리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을 유지할 때, 결국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거라고 이 책은 경고한다.

이 책에서는 지금 이 순간 이 경이로운 행성 지구에 시시각각 위험이 다가오고 있음을, 모든 생명체가 위험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정치적 해법이나 법률에 의지할 시간이 우리에게는 남아 있지 않다. 평화와 자각 깨우침이 언제나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듯이, 지구를 위한 변화 또한 우리 자신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행동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를 치유해줄 지구의 아름다움에 눈뜨고 고통을 겪고 있는 지구의 상황을 깨달으며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깊이 들여다보는 수련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위한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다.

팃낫한 스님은 언제나 한 사람의 부처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해왔다.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나가고 상처받은 지구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깨달음으로는 부족하고 집단적 깨달음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부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류와 함께하는 삶을 마치며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이다. 그리고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한 도전을 계속해나갈 것을 우리에게 당부하고 있다.

 


 

저자 : 틱낫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이자 선불교의 스승, 그리고 사회 변화를 위한 행동가이다.1926년 베트남에서 출생, 열여섯 살이던 1942년에 선불교에 입문하여 승려가 되었다.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으며,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과 사회 문제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기본 정신으로 하는 ‘참여 불교(Engaged Buddhism)’를 주창하며 다양한 사회 운동을 펼쳤다. 이후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를 돌며 반전평화운동을 전개하다가 베트남 정권에 의해 귀국 금지 조치를 당하자 1973년 프랑스로 망명했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1967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천으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82년에는 프랑스 보르도 근처에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Plum Village)’를 세우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마음다함(mindfulness)’의 수련을 통한 평화와 명상의 가르침을 전 세계에 전하기 시작했다. 또한 2008년부터는 ‘마음다함’을 여러 학교와 대학에 도입하기 위한 훈련 과정을 개발하여 많은 교육자와 청년에게 ‘마음다함’을 전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수행법을 정립했다. 2014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2018년 고향인 베트남으로 돌아와 생을 보내던 중 2022년 1월 향년 96세로 타계했다. 《화해》 《화》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등 100여 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쉽고 간결한 글로 삶의 지혜와 평화의 가르침을 전하는 그의 책은 지금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역자 : 정윤희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번역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부산국제영화제, 부천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참여했다. 소니픽쳐스, 디즈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 등에서 50여 편의 영화를 번역하고, KBS, EBS 등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200여 편의 영상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하노이 국립인문사회과학대학, 동국대, 세종대, 부산대, EBS, iMBC에서 영미문학과 번역 그리고 통역을 강의했다. 현재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번역 강의를 하면서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작업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삶의 지혜: 지금 여기서 평화롭고 자유롭기》 《행복한 교사가 세상을 바꾼다: 틱낫한이 전하는 교실 속 명상 안내서》 《벤저민 프랭클린의 부의 법칙》 《세네카의 인생론: 인생의 짧음과 마음의 평정에 대하여》 《키케로의 우정에 대하여: 우정에 대한 위대한 통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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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꼭 국제 정보전을 보는 것처럼 흥미롭다. 특히 현직 기자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유려한 글솜씨는 마치 상상력까지 가미된 첩보전을 방불케 함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을 수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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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중국의 위험한 관계 미디어워치 세계 자유·보수의 소리 총서 7
앙투안 이장바르 지음, 박효은 옮김 / 미디어워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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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으로 G2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한편 군사, 외교, 기술 등에 대한 엄청난 투자로 미국 패권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 등의 국가 시책은 옛 로마제국의 영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획으로 주변 아시아 국가들뿐만 아니라 멀리 유럽, 아프리카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드 배치, 동북공정 등에 따른 피해를 몸소 겪고 있을 정도로 일방적 권위를 드러내고 있어 야욕(?)을 어디까지 뻗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을 형국이다. 이 같은 중국의 무한 계획은 세부적으로는 각 국가별로 각개 격파식의 전술을 사용해 접근하거나 회유하는 등 미국의 패권 수호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 『프랑스와 중국의 위험한 관계』의 저자 앙투안 이장바르는 프랑스의 현직 기자로서 중국의 프랑스 침투 과정을 찾아내 분석하고 공개함과 동시에 프랑스 정부의 대 중국 외교 오류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이에 따라 이 책은 프랑스의 국방, 정치, 경제, 기술, 사회 각 분야에 중국이 어떻게 침투해 들어와 국가 주권을 잠식하고 있는지, 그 실상을 압도적인 ‘사실’들로 까밝히고 있는 고발서다. 미중패권경쟁 공방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중국 공산당이 서방 각국에서 벌이고 있는 패도·악덕 문제를 직시하고 특히 프랑스의 경험과 사례로써 한국에도 필경 깊이 침투해 들어왔을 것이 틀림없는 ‘중국 공산당의 어두운 그림자’를 독자들은 알게 될 것이다.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Pierre Choderlos de Laclos, 1741~1803년)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 풍속이 극도로 문란해져 파멸적 상황에 이른 프랑스 상류사회를 소설 ‘위험한 관계(Les Liaisons dangereuses)’를 통해 묘사했던 바 있다. 중국 공산당에 침투당해서 헤매고 있는 오늘날 프랑스 엘리트들의 상황 역시 그에 못지않은 듯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경제 주간지인 ‘샬랑쥬(Challenges)’의 경제·안보 분야 전문 기자 앙투안 이장바르(Antoine Izambard)는 21세기 들어 특히 본격화된 프랑스와 중국 사이의 물밑에서의 음험한 전쟁 문제를 파헤쳤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프랑스 내에서는 대서양 쪽으로 뻗어있는 브르타뉴 반도가 특히 이 전쟁의 중요한 전장임을 고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하필 왜 브르타뉴 반도를 노렸을까. 브르타뉴에는 무엇보다도 프랑스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핵잠수함(SSBN) 기지가 있다. 게다가 프랑스 방위산업청도 인근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이버산학단지와 특별군사학교는 물론, 안보산업 분야와 관련 400개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국방의 핵심 지역인 것이다. 문제는, 언제부턴가 브르타뉴에 주둔한 군인들과 젊은 중국계 여학생들의 혼인 사례가 이상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국방·국가안보사무국(SGDSN)이 관련 보고서까지 냈을 정도다. 때맞춰 인근 대학에는 공자학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연일까.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을 따라가 본다.

 


 

앙투안 이장바르는 프랑스의 한 공학계열 그랑제콜 박사과정 학생 30명 중에 10명이 중국 하얼빈기술연구소 출신이라는 점도 한번 눈여겨 보라고 말한다. 하얼빈기술연구소는 하얼빈공업대학 산하 연구소로, 이 연구소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기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매하는 중국국방과학기술산업국이 관할하고 있다. 문제의 중국계 박사과정 학생들은 프랑스에서 군용으로 운용할 수 있는 탐색장비 개발에도 참여한다고 한다. 앞서 ‘로제 나슬렝 사건’, ‘스트라스부르대학 연구원 사건’ 등 중국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에서의 여러 기술 불법 탈취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이런 문제들을 바라봤을 때 상황은 분명하다. 그렇다. 프랑스는 중국에 의해 잠식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중국의 프랑스 침투 배경에는 시진핑이 제시한 경제비전인 ‘중국제조(메이드 인 차이나) 2025’가 도사리고 있다. ‘중국제조 2025’에 따르면 2025년까지 로봇 공학, 항공 및 생명 공학과 같은 약 10개 핵심 산업의 70%가 중국 국내에서 생산·보급되어야 하는데, 결국 순진하면서도 애매한 입지의 강국인 프랑스가 새롭게 떠오르는 패권국인 중국의 경제적, 기술적 야심의 첫번째 먹잇감이 되어버린 것이다. 중국의 사이버공격 및 선진기술 탈취 주타깃은 바로 프랑스이며, 실제로 프랑스 고위 관리나 정보 전문가들도 프랑스 기업들에 가장 공격적인 국가는 중국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 책은 또 프랑스에게 때때로 전혀 뜻하지 않는 큰 대가를 치르게도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프랑스의 적극 협력으로 지어진 중국의 우한 P4 실험실이다. 루이 파스퇴르로 대표되듯 전 세계 생물학 발전을 선도해온 국가인 프랑스는 호의로서 중국이 우한에 자국 최초로 생물안전도 최고등급(P4) 실험실을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우한 P4 실험실은 건립 초기부터 비용 문제와 여러 문화 차이 문제로 인해 난항을 겪었으며, 프랑스는 결국 중국으로부터 실험실 안전 문제로도, 연구협력 문제로도 아무 보장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더욱 결정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에 이어 프랑스가 덩달아 미국 및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게 될지도 모를 상황까지 치달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우한 P4 실험실 유래설에 프랑스의 누군가는 분명 전전긍긍했을 것이 틀림없다.

책에 따르면 중국에 그토록 휘둘리긴 했어도 어떻든 프랑스는 5대 유엔 상임이사국으로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 강국이다. 그리고 그런 강국의 지위에 걸맞는, 여전히 수준높은 정보기관들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실제로 프랑스 정보기관들은 우한 P4 실험실 문제부터 시작해서 사이버공격 문제, 항공기술 및 원자력기술 도난 문제 등 중국 공산당의 침투 공작 문제와 관련 우려와 경고를 일찍이 여러 차례 프랑스 정치권에 전달했던 바 있다. 하지만 안보는 늘 정치의 제물이 될 수 밖에 없는 법. 저자인 앙투안 이장바르는 이렇게 말한다. “프랑스의 정보기관들과 고위 관료들은 중국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순진하게 구는 경향이 있습니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특히 전직 총리들을 중심으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공작에 다들 형편없이 무너져 버렸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중국어로 공산당 일당독재를 찬양하는 책까지 출간한 장-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를 비롯,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로랑 파비위스 전 총리, 홍콩에 거주하며 중국과 비밀스런 사업을 진행하는 도미니크 빌팽 전 총리 등 현직 때는 차마 대놓고 하지는 못했던 ‘중국에 대한 사랑 표현’을 퇴직 이후에 열렬히 실천하고 있는 친중파 정치인들이 넘치는 게 오늘날 프랑스의 현실이다. 정보기관이나 언론사로부터 나오는 상식적인 중국경계론은 “중국의 경제보복”, “중국의 시장규모”, “중국의 성장가능성” 등 상투적 수사 앞에서 그저 무력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중국이 압도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전통 세력권인 북아프리카까지 거침없이 침투해 들어오는 문제에 대해서도 특별히 한 장을 할애해 다루고 있다. 사실, 중국의 첫 아프리카 군사기지가 설치된 지부티부터가 프랑스가 지금도 영공 방어를 책임져주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이 주도권 다툼에 이제는 미국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한 상황으로, 프랑스의 대아프리카 외교 방정식 풀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프랑스와 중국의 위험한 관계』는 라클로의 책처럼 프랑스가 이미 스스로에 대해서 ‘진단’ 단계에 돌입해 있음을 출간 그 자체로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프랑스가 중국 문제로 곧 실천하게 될 ‘임상’이 자뭇 궁금해진다.

 

저자 : 앙투안 이장바르(ANTOINE IZAMBARD)

 

프랑스 국립 저널리즘 전문대학원(CENTRE UNIVERSITAIRE D'ENSEIGNEMENT DU JOURNALISME)을 졸업했다. 기자로서 「렉스프레스(L'EXPRESS)」, 「르 피가로(LE FIGARO)」 등에서 일했으며, 현재 경제 전문지 「샬랑쥬(CHALLENGES)」에 재직 중이다. 경제 전문기자로서 중국과 중동, 안보 분야와 사이버 보안 및 석유 시장 분야 등을 다루고 있다.

 

역자 : 박효은

 

대학에서 불문학과 미술사학을 공부했고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한불번역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다수의 프랑스어권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해 통번역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바른번역에 소속되어 번역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바보의 세계』, 『내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 보세요』, 『거대한 후퇴』, 『별』, 『어린왕자』, 『좁은 문』, 『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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