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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감각 - 망각 곡선을 이기는 기억의 기술
마이크 비킹 지음, 김경영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절판
"진정한 행복의 비결은 무엇일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는 문제다. 또 대부분은 찾지 못한 채 그냥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행복의 비결'이란 없는 것일까? 막연하지만 '있을 것'이란 게 독자의 생각이다. 아직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을 뿐이다.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사실 지금 상태가 좋아서, 더 이상 행복해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없다'라고 단정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 '행복의 비결'에 대한 독자의 상태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휘게 라이프』의 저자이자 덴마크 코펜하겐 행복연구소 소장 마이크 비킹. 그는 전작에서 일상의 소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 이후, 보다 근원적인 행복을 찾기 위해 ‘추억 탐구’에 몰두해왔다. 그는 ‘내가 살아온 날들 중 나는 어떤 날을 기억할까? 그리고 왜 기억할까? 앞으로 더 많은 날을 기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하여 행복의 감각을 일깨워줄 방법을 찾아 나선다. 마이크 비킹은 이 책 『행복의 감각』에서 순간의 추억을 행복한 기억으로 바꿔줄 8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처음’, ‘오감’, ‘관찰’, ‘유대’, ‘감정’, ‘시련’, ‘서사’, ‘기록’이 그것이다. 마이크 비킹은 전 세계 수천 명의 사람들과 인터뷰하고 다양한 행복 연구 및 실험을 통해 이 8가지 기술이 우리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바꿔나가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마이크 비킹 특유의 솔직한 문체, 밀도 있는 행복 연구 자료들, 다정하고 아기자기한 인포그래픽은 이 책의 깊은 통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사이사이 '행복한 추억 쌓기 팁’까지 담아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8가지 행복의 기술을 통해 내가 가진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휘게 열풍을 불러일으킨 저자 마이크 비킹. 그는 이 책을 출간하며 다시 한 번 행복한 삶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지금껏 인생 40년, 14610일을 넘게 살았는데 어떤 날은 아무 흔적도 없이 지나가고 어떤 날은 잊히지 않고 곁에 남았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냥 지나가버릴 날들이 아니라 영원히 가슴속에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어느 날 문득'은 영감이 떠오른 순간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행복연구소 CEO로 활동 중인 마이크 비킹은 행복 연구가로서 사람들이 어디서 행복을 느끼는지 이해하고, 행복한 삶을 정의하고, 더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내가 기억하는 것들이 왜 곁에 남았는지, 좀 더 행복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를 그리운 향수의 대상이나 긍정적으로 기억하는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도 역시 더 높다. 우리가 흔히 ‘향수병’이라고 칭하는 ‘향수’가 인간에게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자존감을 높이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감정마저 들게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음악이나 냄새 또는 맛은 예기치 않게 과거의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마이크 비킹은 이 점에 착안해 내 안의 행복했던 기억이 많을수록 스스로의 삶을 긍정할 수 있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저자가 사람들의 행복감을 위해 ‘기억’에 주목한 또 다른 이유는, ‘기억’이 우리의 정체성을 받쳐주는 주춧돌이기 때문이다. 기억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대상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게 한다. 또한 기억은 과거로 돌아가고 현재의 한계에서 자유로워지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기분, 그리고 미래의 꿈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이크 비킹은 지속적인 행복을 위해서 이런 추억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해야 하는지를 이 책에서 다룬다. 이 책은 8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졌다. 앞서 말한 8개의 행복의 재료로서 각 재료당 한 장을 할애했다. 아마 기억을 오래가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저자가 분류한 행복의 재료의 장은 다음과 같다.
1장 처음의 힘
2장 오감을 활용할 것
3장 깊게 관찰하기
4장 의미 있는 순간들
5장 감정의 형광펜 쓰기
6장 성취와 좌절의 법칙
7장 망각 곡선을 이기는 이야기
8장 기록의 힘
한국의 GDP는 세계 10위, 그러나 행복 지수는 95개국 중 50위다. 세상은 더 풍요로워지고 단기간에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삶의 질까지 개선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스스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할 수 있을까? 살면서 늘 답을 구하는 질문들이다. 이 책의 포인트는 마이크 비킹만의 관점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비킹이 발견한 이 8가지 기술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설문과 행복 연구 자료를 취합한 결과물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들에는 모두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사람들은 새롭고, 의미 있고, 감정을 건드리고, 감각을 동원했던 경험을 오랫동안 기억했다. 그리고 이 기억들로 행복해했다. 이 데이터들은 행복한 순간이 무엇으로 채워지며 왜 우리가 어떤 순간을 기억하는지 보여주는 열쇠가 된다. 지독스럽게 행복에 몰입한 마이크 비킹이 직접 깨닫고,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얻은 객관적 지표를 모은 행복의 기술이 이 책 안에 모두 있다. 이제 이 책을 활용해 나에게 어떤 행복한 기억이 있는지 되새겨보는 것은 스스로에게 달렸다. 저자는 책의 뒷 부분 'HAPPINESS TIP'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기억을 기록하는 방식이 곧 사진일 필요는 없다. 자녀가 있다면 함께 경험한 행복한 추억을 그림으로 그리게 할 수도 있다. 음악이나 라임에 소질이 있다면 노래로 만들 수도 있다. 매달 스포티파이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도 좋다. 매달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생각날 때마다 아무 목록이나 돌어보는 것이다. 오감은 기억의 방아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앤디 워홀처럼 행복한 냄새 목록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우리 곁에 행복할 조건은 널려 있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고 기억할 수 있는 기록의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행복의 비결'의 요점인 듯싶다.
책의 순서에 따라 독자의 취향에 맞는 몇 가지만 나열해본다. 독자들의 취향에 맞는 것은 책에서 찾아볼 것을 권한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과거의 기억을 묻는다면 십중팔구 15~30세 때의 일을 말한다고 한다. 저자의 연구 결과다. 이를 '회고 효과' ;회고 절정'이라고 한다. 삶의 속도를 늧추고 매 순간과 인생을 기억할 만하게 살고 싶다면 처음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평범한 순간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특별하게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하면 시간의 강이 늘어날 수 있다. 사소한 변화도 괜찮다. 가령, 늘 텔레비전 앞에서 음식을 먹는다면 한번쯤 변화를 줘서 촛불을 켠 식탁 주변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어 보면 그날이 더 근사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저자는 「누구나 특별한 것을 기억한다」라는 소제목에서 프리드리히 니체를 인용한다. "나쁜 기억의 장점은 같은 일을 처음처럼 여러 번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고 기억할 가치가 없는 일이 나한테는 특별하고 기억할 만한 일일 수 있다. 따라서 사람마다 같은 경험을 다르게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가지 작은 예로, 친구나 가족과 산책을 간 뒤 나중에 산책에서 본 것을 비교해 보면 된다.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겪은 특별한 경험을 아이의 기억 속에 담아 주고 싶겠지만, 정작 아이는 당시 그 경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특별한 것, 눈에 띄는 것을 기억한다.(p.59)
저자는 4장 「의미 있는 순간들」을 설명하면서 "행복은 때로 달콤하기도,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여준다. 1942년에 나온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고전 영화(〈카사블랑카〉)가 완벽한 예시다. '일자와 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리에서 사랑에 빠진다. 일자는 반나치 주동 세력이었던 남편 라즐로가 살해당했다고 믿는다.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했을 때 릭과 일자는 기차로 함께 달아날 계획을 세우고 릭은 기차에서 일자와 결혼할 생각이었지만, 일자는 기차에 함께 타지 못한다. 남편 라즐로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설명도 없이 급하게 릭을 떠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그렇게 끝이 난다. 후에 일자와 라즐로는 모로코에 있는 릭의 술집에 나타나고 일자는 파리에서 함께 보냈던 기억을 떠올린다. 마지막 장면에서 릭은 자신이 일자아 다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세계에서는 더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으니까. 릭은 일자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에겐 영원히 기억할 파리가 있잖아요."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겠지만, 파리에 대한 기억은 영원하다. 두 사람의 사랑은 애절했지만, 끝이 났다. 한마디로 향수다. 따뜻하면서도 아픈 기억이지만,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우리만의 기억이다. 이렇게 행복한 기억은 달콤한 동시에 씁쓸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소중한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느끼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저자의 행복의 재료, '의미 있는 순간'이다.
고대 철학자 세네카는 언젠가 이런 말을 남겼다. "살아 있는 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속 배우라."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 하나는 시간 수업이다.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 과거의 어떤 경험이 우리를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데려다주었는가? 과거의 시간을 돌아볼 때, 즉 행복했던 시간과 장소를 다시 찾으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나은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더 행복한 날을 위한 계획,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한 계획.(p.276)
저자 : 마이크 비킹(MEIK WIKING)
1978년 덴마크 출신으로 경영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행복을 측정하고 행복의 원인과 결과를 탐구하는 코펜하겐 행복연구소(HAPPINESS RESEARCH INSTITUTE)의 대표이며, 전 세계 국가와 협력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세계의 도시, 정부, 회사를 상대로 행복, 그리고 부를 행복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컨설팅하고 있다. 40여 개국에서 기조연설을 했고, 덴마크 외교부에서 일하기도 했다. 영국 「더 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선정한 마이크 비킹은 행복에 관한 강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저서로는 전 세계 31개국에 출간되며 휘게 열풍을 몰고 온 베스트셀러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THE LITTLE BOOK OF HYGGE)』, 『리케(THE LITTLE BOOK OF LYKKE)』가 있다.
역자 : 김경영
성균관대학교 번역테솔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캄」 에디터로 근무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프리랜서 출판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팬츠드렁크』, 『내 몸을 죽이는 기적의 첨가물』,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 등 약 20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