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론
김성모 지음 / 피비미디어콘텐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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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품의 주인공은 언제나 태어날 때부터 절망적인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절망들을 눈물과 함께 씹어 삼키면서 근성을 불태워야 한다. 세월이 흐른 후 마침내는 열망을 이루어 내고, 세상을 향해 해냈다는 짧지만 강한 심장의 울림을 토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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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론
김성모 지음 / 피비미디어콘텐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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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어렸을 때 만화를 꽤 좋아했으나 지금은 읽지 않는다. 유행이고, 흔한 웹툰도 관심이 별로 없을 정도로 만화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 책도 만화로 만들어졌다면 아마 읽지 않았을 터였다. 김성모라는 작가의 이름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어떤 만화를 그렸는지도 잘 모른다. 한마디로 만화에는 문외한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의 '근성'에 대한 얘기여서 읽게 됐다. 그 근성이 어떤 성격인지를 말해줄 테니까. 저자의 말은 처음부터 챔피언에 도전하는 '절대 승리'의 도전자처럼 비장하다.

"나는 육식 짐승과도 같은 승부 근성이 있다. 내가 만화를 세상에 내놓을 때의 목적은 항상 천하 제패였다. 어느 시대 누가 패권을 쥐고 있다고 하면, 반드시 맞짱을 붙어서 이기겠다는 열정을 불태웠다. 물론 진 적도 많았지만, 열정만은 언제나 식지 않았다."

이 책 『근성론』의 저자 김성모의 자신에 대한 설명이다.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근성(根性)'이란 ①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성질, 혹은 ② 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이라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비슷한 뜻으로는 기질, 본성 등이 쓰인다. 저자는 자신의 근성에 대해 가난하고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데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박힌 성질이나 성격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화가 김성모는 초등학교 6학년, 이현세의 그 유명한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에 감명해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 만화 속 이야기에서 자신이 희망을 찾았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만화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되고자 이때 마음먹었다는 것. 그는 이를 악 물고 버티며, 만화가의 꿈을 잃지 않고 끝없이 도전해 마침내 만화가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는 만화계에 입문하는 것조차 큰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짜 도전은 만화가가 된 이후에 시작되었다. 만화가 김성모가 펼쳐낸 창작물은 자주 논란을 불러오곤 했고, 그로 인해 온갖 모함과 비난, 갈등 속에 놓여야 했다. 독자뿐만 아니라 동료, 온갖 부문에서 그를 공격했고 B급이나 하류로 비하했다.

 


 

그리고 줄곧 만화계의 중심에서 제외되곤 했다. 하지만 작가는 꿋꿋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욱 강화해 갔으며, 커다란 파도 속에서도 자신이 탄 배의 키를 놓지 않았다. 그러자 오히려 그의 만화를 좋아하는 팬은 더욱더 늘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만화가로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반열에 서기도 했다.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데뷔한 웹툰계에서도 그의 삶의 굴곡은 그대로 이어졌다. 짧지만 강한 성공의 그래프에서 다시 급격히 하강하는 실패의 그래프로 그의 인생은 변화무쌍했다. 그러나 김성모 작가는 주저앉지 않고 버텨냈다. ‘끝없는 도전’, 그는 자신의 인생을 이처럼 이야기한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오늘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근성은 완전히 그의 삶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저자는 이처럼 성공과 실패의 오르내림 속에서 버틴 30년 만화가의 인생, 그 굴곡진 세월의 이야기를 이 책에 펼쳐낸다. 그리고 버티며 이겨온 삶의 근원인 ‘근성’에 관해 만화계 선배, 인생의 선배로서 진솔한 목소리로 풀어낸다. 김성모 작가는 이미 만화계의 중견 만화가이다. 그간 2,000권, 400개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으며, 7개 작품을 누구나 인정할 만한 히트작으로 만들었다. 숫자를 넘어 그간 만화계에 끼친 그의 영향은 작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그는 무려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에 전념해 왔으며, 만화계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일들을 해왔다고 자긍심을 가슴속에 품고 산다. 지천명(知天命)이 넘은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만화계 후배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작가 중 현재까지 활동하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을 만큼 그의 나이는 적지 않지만, 여전히 정열적으로 일에 임하고 있다.

 


 

저자가 만화가로서 살아온 30년, 그동안 만화계의 트렌드는 수없이 바뀌었다. 특히 본격적으로 일본 만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우리 만화계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기도 했었다. 큰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만화가는 파도에 휩쓸리듯 사라져야 했고 현재는 웹툰이라는 새로운 파도가 만화계를 휩쓸고 있다. 김성모 작가는 큰 파도가 닥칠 때마다 변화에 발맞추어 가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극화를 기반으로 한 자신만의 만화를 계속해서 선보이며, 든든히 자리를 지켜왔다. 무려 30년간 쉼 없이 연재하며, 만화계 버팀목 중 하나로서 우리나라 정통 만화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 책은 수많은 부침과 흥망의 굴곡 속에서 버티고 살아남은 자신의 삶을 진솔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만화가로서의 지난 30년 인생을 결산하는 책이라고 할 만하다.

저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냈다. 아버지 홀로 세 남매를 키웠으며, 한때는 할머니의 손에 맡겨져야 했다. 어머니 없는 삼남매의 첫째로서 항상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을 짊어져야 했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첫째를 강하게 키웠다. 맏이로서의 책임감을 일깨워준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사는 가치관을 심어주었다. 고난에 맞서는 방법이나 남자로서 지켜야 할 덕목 등 소년은 아버지의 교육 아래 강한 남자로 성장해갔다. 어려운 가운데에서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된 것은 만화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를 접하면서라고 밝힌다. 그 작품처럼 모든 이에게 감동과 희망을 줄 만화를 그려내겠다는 포부를 품고 만화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생계를 위해 다른 일로 돈을 벌어야 할 때도 그 꿈은 꺾지 않았으며, 무모하다시피 끊임없이 도전해 마침내 만화가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만화가가 된 이후에는 자신만의 작법을 만들어나갔고, 마침내 '히트 작가'라는 타이틀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특히 직접 취재해 획득한 자료를 토대로 창작한 만화들이 인기를 끌며 '대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사채꾼에 관해 취재하려고 5,000만 원을 빌리고 일부러 갚지 않은 일화 등 다양한 사례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는 이처럼 독창적인 자신만의 스타일로 팬 층을 넓혀 갔고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의 길을 걸어들어 갔다. 하지만 그의 만화와 그 자체를 배격하고 공격하는 일도 잦아졌다. 다양한 이의 공격을 받았으며, 정통 만화계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뜻을 굽히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아갔다.

이 책에서 말하려는 '근성'의 힘이다. 그럴수록 사방의 공격은 더 가열차게 이어졌지만, 그만큼 그의 만화를 좋아하는 팬도 점차 늘어갔다. 어느새 ‘김성모’라는 이름은 만화계 하나의 흐름이자 스타일이 되었다. 그는 현재까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트렌드를 주도해가고 있다. 불우함을 딛고 성장해 성공에 접어든 중년 만화가의 삶을 통해 우리는 그 근성의 원천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한 만화가의 삶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깨달음을 준다. 고단한 삶의 부침을 이겨내고 어떻게 긍정적으로 삶을 펼쳐가야 할지 명확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이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끊임없는 도전 속에 실패하는 순간도 많았지만, 성공한 만화가로서의 인생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 성공의 공은 독자들과 화실 원들에게 돌린다.

 


 

저자가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실패는 지난 2018년에 벌어졌다. 책에 따르면 모 유명 만화의 작화를 트레이싱한 사건으로, 다시없을 절망에 빠져 버렸던 기억. 모든 것을 걸고 웹툰계에 도전했던 저자는 그 불의의 사건으로, 30년간 일궈 놓은 만화계에서의 입지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 직접적인 잘못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품이므로,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지는 것으로 결정하고 자숙의 시간 속에 들어갔다. 항간에는 그가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작지 않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김성모 작가는 주저앉고만 있지 않았다. 한 번 무릎을 꿇었지만, 오히려 고비를 추진력을 얻기 위한 시간으로 삼았다. 그때,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무엇보다 자신을 응원해준 독자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는 어떻게 독자들에게 사죄를 구해야 할지 고통의 시간을 보내며 고민했다. 만화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과, 그것은 좋은 작품으로 다시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근성이 다시 발휘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저자는 팀을 재정비했고, 숨겨진 실력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간 의리 있게 인간관계를 쌓아온 결과로 순조롭게 팀을 일구었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마쳤다. 복귀의 신호가 날아왔을 때 마침내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다시금 자신만의 스타일로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며 인정받게 되었다. 저자와 그의 팀은 성공적으로 복귀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제 그와 그의 팀은 다시 새로운 칼날을 매섭게 갈고 있다. '김성모'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내 작품의 주인공은 언제나 태어날 때부터 절망적인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절망들을 눈물과 함께 씹어 삼키면서 근성을 불태워야 한다. 세월이 흐른 후 마침내는 열망을 이루어 내고, 세상을 향해 해냈다는 짧지만 강한 심장의 울림을 토해내야 한다. (...) 죽음을 초월해 진정한 삶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현실이 절망적일수록 좋다.(p.267)

 

저자 : 김성모

 

1993년 <보물섬>에서 단편 「약속」으로 데뷔한 이후 약 30년간 쉬지 않고 만화가의 길을 걸어온 중견 만화가이다. 아울러 버티고 이기는 삶에 필요한 근성에 관해 설파하며, ‘근성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다. 이현세, 고행석 작가의 화실을 거치면서 데생 등 그림 실력을 갈고닦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만화가로 데뷔할 수 있었다. 데뷔 후 코믹스부터 성인물까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 갔으며, 차츰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 갔다. 그렇게 인기 작가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화실을 조직해 수많은 작품을 선보였는데, 지금까지 약 400개 타이틀의 만화를 총 2,000권가량 창작했다. 최근 트렌드에 맞게 웹툰 시장에 도전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꿋꿋이 지킨 독보적인 스타일의 만화를 선보여 팬층을 더욱 두껍게 형성해 가고 있다. 50대에 들어선 나이에도 만화계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것뿐만 아니라 강연과 교육을 통해 후배 양성에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는 『마계대전』, 『럭키짱』, 『스타크래프트』, 『스터프 166km』, 『용주골』, 『대털』, 『강안남자』, 『돌아온 럭키짱』, 『쇼미더 럭키짱』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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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
임대근 지음 / 파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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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이 되려는 그들의 의욕은 무모한 욕망인가 현실 가능한 희망인가? 이 책은 알다가도 모를 나라, 중국에 관한 중요한 정보부터 기본 상식까지 두루두루 빈틈없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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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
임대근 지음 / 파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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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중국은 역사상이나 정치적으로 언제가 같이 묶였다. 지리적 위치가 가장 큰 이유이고 정치적으로도 이웃 나라인 만큼 생사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가 국경을 맞댄 두 나라 중 한 나라인 중국. 그들과 우리가 멀어지기 시작한 것은 이념의 차이 때문이다. 중국 정치 공백기인 20세기 들어서는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이념에 의해 사회주의 국가로 변했고, 일제에 의해 시달리던 한반도는 일제로부터 해방되자마자 동족상잔의 전쟁의 치름으로써 완전히 갈라진 지 70년이 되어간다. 북한에는 중국의 영향으로 결국 공산주의 체제로 굳어지고 우리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체제로 나라를 이어왔다.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로 중국과도 당연히 국교도 끊어진 채 40년이 지나서야 재수립됐다. 그러나 아직 서로의 체제가 달라 친근감보다는 거리감이 더 있는 상태다. 비정치적 부문인 경제나 문화 교류는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도 등소평 이후 개방 정책으로 경제에서는 자본주의가 채택된 탓이다. 지금의 국제 정세로 봐서는 중국과의 비우호적 관계는 상당기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강대국으로의 기치를 내건 시진핑 주석 이후 미국과 무역전쟁 등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와 중국이 친밀 외교를 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친중인가, 반중인가?를 따질 필요는 없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최근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적 화두로 떠오른 건 사실이지만 경제적 문화적을 제외하고는 우리와 중국이 친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G2의 하나로, 특히 우리에게는 최대 교역국으로서 그 경제적 위상이 확고한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사드 문제로 촉발된 중국과의 정치적 갈등은 동북공정, 한한령, 역사공정 같은 역사, 경제, 문화적인 갈등으로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또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분쟁 등, 중국의 군사적 굴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알다가도 모를 나라'라는 표현도 독자는 반대한다. 신비로운 나라라는 뜻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인가, 위기인가?'만 따져 대처할 필요가 있다. 다만 불가근불가원의 위치를 지속하려면 중국을 잘 알아야 한다. 최근 중국은 시진핑의 '중화(中華) 정책'으로 세계의 으뜸 국가 자리를 노리고 미국과 겨루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 '중국몽' 등 중국 중심의 세계 구도 개편을 위해 각종 분야에서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를 허용치 않으려는 미국과의 갈등은 당연한 결과이며 어떻게 해결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가 나서서 어떻게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어느 때보다 외교 역량이 절실한 때이다. 이를 위해 중국 바로 알기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다. 하지만 유튜브, SNS로 대표되는 분절적인 미디어는 중국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점을 그 어느 때보다 자극적이고 단편적인 이해에 머물게 만든다. 근거 없는 환상, 분노와 혐오감 등을 빼면 남는 것이 없는 컨텐츠에 식상하다면, 중국문화전문가 임대근 교수가 쓴, 간명하면서도 심도 있는 중국 알기 책을 펼쳐 들 때다. 이 책을 저자가 쓴 이유다. 이 책 『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는 참 재밌고도 적절한 제목이다. 한 나라에 착함과 나쁨이 다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우리 관점에서 볼 때는 더욱 그렇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문화전문가 임대근 교수다. 그는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및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중국영화 전문 학자로, 현재 글로벌문화컨텐츠학회 회장으로 재직중이기도 한 중국 컨텐츠 전문가다. 그가 이번에 새로 펴낸 『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는 중국의 면면들을 개별 컨텐츠 위주로 쉽고 트렌디하게 다루면서도, 그 전문가적 깊이를 잃지 않는 교양 도서. 중국인의 ‘겉 다르고 속 다른’ 기질이나, 중국 정부의 비밀스러운 작동방식 등, 비전문가들은 캐치하기 어려운 중국의 이면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독자들은 예술작품이나 이벤트 리뷰를 읽듯 간편하게,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의 본질과 실체를 알 수 있도록 컨텐츠에 중점을 뒀다. 저자는 YTN에서 진행하고 있는 강의와 연구자료를 정리한, 1분 만에 읽을 수 있는 다양하면서도 연결된 테마들로 구성했다. 저자의 강의는 중국의 사회, 문화, 역사, 정치, 지리 전반에 걸쳐 있다. 그러면서 우리의 거대한 이웃의 내면을 속속들이 들춰낸다. 마치 집에서 팟캐스트 앱을 청취하는 것 같은 편안함에, 전문 연구자의 정식 강의의 진지함을 결합했다.

 


 

저자가 늘 염두에 두는 포인트는 세 가지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의 점점 강력해지는 파워, 중국과 우리와의 밀접한 관계, 그리고 그것들의 양면성. PPP(구매력지수)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다. 군사력은 러시아를 아슬아슬하게 넘보는 세계 3위, 영화시장 규모는 요 몇 년 사이 중국이 1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복합적인 리스크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중에도 연 5% 내외의 성장률을 이어가며, 빠르게 산업혁명 이전의 강력함을 갖추어 나가는 중국. 그것은 한국인들에게 위기일까, 기회일까.

저자는 중국 문헌에 나오는 '후안흑심(厚顔黑心, 두꺼운 얼굴과 검은 마음)에 감춰진 중국의 민낯 드러내기를 시도한다. 한국이 90년대 이후에도 경제적 성공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한중수교를 기점으로 적극적으로 추진된 한국의 중국 시장 진출을 꼽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현재 한국의 교역은 수출입 모두 중국의 퍼센티지가 압도적이다. 한국과 중국은 이렇게 최근까지만 해도 상호 이익을 지향하는 관계였지만, 바로 지금 시점에서 양국 국민 간의 감정은 그저 좋다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는 물론, 현재 미중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날로 심화되는 중국은 애국주의는 한국인들의 반중감정을 촉발시킬 뿐이라고 저자는 판단한다.

 


 

한국전쟁의 장진호 전투를 다룬 영화가 중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사이, 한국인들은 한한령과 중국 일각의 공격적인 어투에서 중국군 개입의 아픈 추억을 돌이켜볼 수밖에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일관되게 중국을 긍정하는 것도, 부정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에 대한 무관심이다. 우리는 중국을 알 때 커다란 이익을 가져올 수 있었고, 중국을 알지 못할 때 치명적인 피해를 입곤 했기 때문이다. 역사가 증명하는 일이니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중국 시장을 이해하고 이용했던 때는 한국 경제의 다시 없을 전성기 가운데 하나였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반면 중국군의 집중 운용 전략, 우리가 인해전술로 알고 있는 그것에 한국인들이 혼비백산했을 때는 어떠했는가, 돌이켜 봐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반문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라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중국 경구(知彼知己百戰不殆)가 있다. 점점 강력해지는 중국은 결정적인 순간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것인가? 단순히 중국의 착함과 나쁨을 판가름하기보다, 우리에게 ‘나쁜’ 중국을 ‘착한’ 중국으로 이용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타이밍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을 저자가 쓴 이유이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가운데 나라, 중국」에서는 중국의 기본적인 사상이나 규모, 지리적 특성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2장 「중국을 상징하는 것들」에서는 중국을 상징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설명하고 3장 「우리가 몰랐던 중국 옛 이야기」와 4장 「파란만장한 중국 근·현대 역사」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5장 「알다가도 모를 중국 정치」와 6장 「중국의 뜨거운 이슈들」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른 중국 정치는 물론 현재 중국의 이슈에 대해 담았다. 7장 「대만과 홍콩은 어디로」에서는 대만과 홍콩의 장래에 대해 짚어봤고, 마지막으로 8장 「중국의 적과 이웃들」에서는 역사상 그리고 현재의 중국의 적과 이웃에 대해 담았다.

중국인들이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줄 알려져 있다. 이 책을 통해 배워보니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더 실감이 났다. 대륙도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수치(남한의 95배)를 들이대니 놀랄 만하다. 중국의 역사부터 이슈 그리고 궁금했던 대만과 홍콩까지 이 책 한 권이면 중국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중국의 역사와 정치를 담은 정보 서적이라서 어려운 것 아닐까 생각했지만 낯선 용어가 자주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다. 중국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생각케 하는 글솜씨가 무척 부럽다. 중국 문학이 대조법을 많이 쓴다는 데 중국 문화를 연구하는 저자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대만 진먼다오에 가면 ‘특약다실’로 쓰인 건물이 기념관으로 남아있다. ‘특약다실’(特約茶室)이란 말 그대로 ‘특별히 약속을 해서 차를 마시는 방’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사실 이 공간은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었다.(p.229)

 

짱깨나 짱꼴라 모두 원래는 상대를 낮춰 부르는 말이 아니고, 지금도 중국에서는 보통 명사로 쓰인다. 하지만 언어라는 건 문화적, 시대적 맥락에 따라 그 뜻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이런 말이 중국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정착됐다면,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p.287)

 

저자 : 임대근

 

한국과 중국, 아시아 여러 지역의 문화가 더욱 건강하고 활기차게 상호 교류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중국영화와 대중문화, 아시아에서의 한류, 21세기 문화콘텐츠, 문화정체성과 스토리텔링 등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강의, 저술, 번역에 힘쓰고 있다. 『문화콘텐츠연구』, 『한류, 다음』(공저), 『세계의 영화 영화의 세계』(공저), 『한국영화의 역사와 미래』(공저) 등의 책을 지었다. 한국외대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중국영화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대 인제니움칼리지 교수이자 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회장, 사단법인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 전주국제단편영화제 조직위원장,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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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미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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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부자의 옷을 입는 일이다. 돈이 없는 상황에서 명품을 입거나 좋은 차를 타라는 말은 아니다. 부자들의 말버릇, 품성, 혹은 마음가짐, 태도 등 지금 내가 바꿀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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