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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론
김성모 지음 / 피비미디어콘텐츠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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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어렸을 때 만화를 꽤 좋아했으나 지금은 읽지 않는다. 유행이고, 흔한 웹툰도 관심이 별로 없을 정도로 만화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 책도 만화로 만들어졌다면 아마 읽지 않았을 터였다. 김성모라는 작가의 이름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어떤 만화를 그렸는지도 잘 모른다. 한마디로 만화에는 문외한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의 '근성'에 대한 얘기여서 읽게 됐다. 그 근성이 어떤 성격인지를 말해줄 테니까. 저자의 말은 처음부터 챔피언에 도전하는 '절대 승리'의 도전자처럼 비장하다.
"나는 육식 짐승과도 같은 승부 근성이 있다. 내가 만화를 세상에 내놓을 때의 목적은 항상 천하 제패였다. 어느 시대 누가 패권을 쥐고 있다고 하면, 반드시 맞짱을 붙어서 이기겠다는 열정을 불태웠다. 물론 진 적도 많았지만, 열정만은 언제나 식지 않았다."
이 책 『근성론』의 저자 김성모의 자신에 대한 설명이다.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근성(根性)'이란 ①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성질, 혹은 ② 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이라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비슷한 뜻으로는 기질, 본성 등이 쓰인다. 저자는 자신의 근성에 대해 가난하고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데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박힌 성질이나 성격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화가 김성모는 초등학교 6학년, 이현세의 그 유명한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에 감명해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 만화 속 이야기에서 자신이 희망을 찾았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만화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되고자 이때 마음먹었다는 것. 그는 이를 악 물고 버티며, 만화가의 꿈을 잃지 않고 끝없이 도전해 마침내 만화가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는 만화계에 입문하는 것조차 큰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짜 도전은 만화가가 된 이후에 시작되었다. 만화가 김성모가 펼쳐낸 창작물은 자주 논란을 불러오곤 했고, 그로 인해 온갖 모함과 비난, 갈등 속에 놓여야 했다. 독자뿐만 아니라 동료, 온갖 부문에서 그를 공격했고 B급이나 하류로 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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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줄곧 만화계의 중심에서 제외되곤 했다. 하지만 작가는 꿋꿋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욱 강화해 갔으며, 커다란 파도 속에서도 자신이 탄 배의 키를 놓지 않았다. 그러자 오히려 그의 만화를 좋아하는 팬은 더욱더 늘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만화가로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반열에 서기도 했다.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데뷔한 웹툰계에서도 그의 삶의 굴곡은 그대로 이어졌다. 짧지만 강한 성공의 그래프에서 다시 급격히 하강하는 실패의 그래프로 그의 인생은 변화무쌍했다. 그러나 김성모 작가는 주저앉지 않고 버텨냈다. ‘끝없는 도전’, 그는 자신의 인생을 이처럼 이야기한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오늘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근성은 완전히 그의 삶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저자는 이처럼 성공과 실패의 오르내림 속에서 버틴 30년 만화가의 인생, 그 굴곡진 세월의 이야기를 이 책에 펼쳐낸다. 그리고 버티며 이겨온 삶의 근원인 ‘근성’에 관해 만화계 선배, 인생의 선배로서 진솔한 목소리로 풀어낸다. 김성모 작가는 이미 만화계의 중견 만화가이다. 그간 2,000권, 400개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으며, 7개 작품을 누구나 인정할 만한 히트작으로 만들었다. 숫자를 넘어 그간 만화계에 끼친 그의 영향은 작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그는 무려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에 전념해 왔으며, 만화계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일들을 해왔다고 자긍심을 가슴속에 품고 산다. 지천명(知天命)이 넘은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만화계 후배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작가 중 현재까지 활동하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을 만큼 그의 나이는 적지 않지만, 여전히 정열적으로 일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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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만화가로서 살아온 30년, 그동안 만화계의 트렌드는 수없이 바뀌었다. 특히 본격적으로 일본 만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우리 만화계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기도 했었다. 큰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만화가는 파도에 휩쓸리듯 사라져야 했고 현재는 웹툰이라는 새로운 파도가 만화계를 휩쓸고 있다. 김성모 작가는 큰 파도가 닥칠 때마다 변화에 발맞추어 가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극화를 기반으로 한 자신만의 만화를 계속해서 선보이며, 든든히 자리를 지켜왔다. 무려 30년간 쉼 없이 연재하며, 만화계 버팀목 중 하나로서 우리나라 정통 만화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 책은 수많은 부침과 흥망의 굴곡 속에서 버티고 살아남은 자신의 삶을 진솔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만화가로서의 지난 30년 인생을 결산하는 책이라고 할 만하다.
저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냈다. 아버지 홀로 세 남매를 키웠으며, 한때는 할머니의 손에 맡겨져야 했다. 어머니 없는 삼남매의 첫째로서 항상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을 짊어져야 했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첫째를 강하게 키웠다. 맏이로서의 책임감을 일깨워준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사는 가치관을 심어주었다. 고난에 맞서는 방법이나 남자로서 지켜야 할 덕목 등 소년은 아버지의 교육 아래 강한 남자로 성장해갔다. 어려운 가운데에서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된 것은 만화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를 접하면서라고 밝힌다. 그 작품처럼 모든 이에게 감동과 희망을 줄 만화를 그려내겠다는 포부를 품고 만화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생계를 위해 다른 일로 돈을 벌어야 할 때도 그 꿈은 꺾지 않았으며, 무모하다시피 끊임없이 도전해 마침내 만화가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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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가 된 이후에는 자신만의 작법을 만들어나갔고, 마침내 '히트 작가'라는 타이틀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특히 직접 취재해 획득한 자료를 토대로 창작한 만화들이 인기를 끌며 '대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사채꾼에 관해 취재하려고 5,000만 원을 빌리고 일부러 갚지 않은 일화 등 다양한 사례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는 이처럼 독창적인 자신만의 스타일로 팬 층을 넓혀 갔고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의 길을 걸어들어 갔다. 하지만 그의 만화와 그 자체를 배격하고 공격하는 일도 잦아졌다. 다양한 이의 공격을 받았으며, 정통 만화계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뜻을 굽히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아갔다.
이 책에서 말하려는 '근성'의 힘이다. 그럴수록 사방의 공격은 더 가열차게 이어졌지만, 그만큼 그의 만화를 좋아하는 팬도 점차 늘어갔다. 어느새 ‘김성모’라는 이름은 만화계 하나의 흐름이자 스타일이 되었다. 그는 현재까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트렌드를 주도해가고 있다. 불우함을 딛고 성장해 성공에 접어든 중년 만화가의 삶을 통해 우리는 그 근성의 원천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한 만화가의 삶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깨달음을 준다. 고단한 삶의 부침을 이겨내고 어떻게 긍정적으로 삶을 펼쳐가야 할지 명확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이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끊임없는 도전 속에 실패하는 순간도 많았지만, 성공한 만화가로서의 인생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 성공의 공은 독자들과 화실 원들에게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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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실패는 지난 2018년에 벌어졌다. 책에 따르면 모 유명 만화의 작화를 트레이싱한 사건으로, 다시없을 절망에 빠져 버렸던 기억. 모든 것을 걸고 웹툰계에 도전했던 저자는 그 불의의 사건으로, 30년간 일궈 놓은 만화계에서의 입지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 직접적인 잘못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품이므로,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지는 것으로 결정하고 자숙의 시간 속에 들어갔다. 항간에는 그가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작지 않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김성모 작가는 주저앉고만 있지 않았다. 한 번 무릎을 꿇었지만, 오히려 고비를 추진력을 얻기 위한 시간으로 삼았다. 그때,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무엇보다 자신을 응원해준 독자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는 어떻게 독자들에게 사죄를 구해야 할지 고통의 시간을 보내며 고민했다. 만화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과, 그것은 좋은 작품으로 다시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근성이 다시 발휘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저자는 팀을 재정비했고, 숨겨진 실력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간 의리 있게 인간관계를 쌓아온 결과로 순조롭게 팀을 일구었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마쳤다. 복귀의 신호가 날아왔을 때 마침내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다시금 자신만의 스타일로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며 인정받게 되었다. 저자와 그의 팀은 성공적으로 복귀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제 그와 그의 팀은 다시 새로운 칼날을 매섭게 갈고 있다. '김성모'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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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품의 주인공은 언제나 태어날 때부터 절망적인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절망들을 눈물과 함께 씹어 삼키면서 근성을 불태워야 한다. 세월이 흐른 후 마침내는 열망을 이루어 내고, 세상을 향해 해냈다는 짧지만 강한 심장의 울림을 토해내야 한다. (...) 죽음을 초월해 진정한 삶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현실이 절망적일수록 좋다.(p.267)
저자 : 김성모
1993년 <보물섬>에서 단편 「약속」으로 데뷔한 이후 약 30년간 쉬지 않고 만화가의 길을 걸어온 중견 만화가이다. 아울러 버티고 이기는 삶에 필요한 근성에 관해 설파하며, ‘근성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다. 이현세, 고행석 작가의 화실을 거치면서 데생 등 그림 실력을 갈고닦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만화가로 데뷔할 수 있었다. 데뷔 후 코믹스부터 성인물까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 갔으며, 차츰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 갔다. 그렇게 인기 작가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화실을 조직해 수많은 작품을 선보였는데, 지금까지 약 400개 타이틀의 만화를 총 2,000권가량 창작했다. 최근 트렌드에 맞게 웹툰 시장에 도전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꿋꿋이 지킨 독보적인 스타일의 만화를 선보여 팬층을 더욱 두껍게 형성해 가고 있다. 50대에 들어선 나이에도 만화계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것뿐만 아니라 강연과 교육을 통해 후배 양성에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는 『마계대전』, 『럭키짱』, 『스타크래프트』, 『스터프 166km』, 『용주골』, 『대털』, 『강안남자』, 『돌아온 럭키짱』, 『쇼미더 럭키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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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