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새로운 독서법
와타나베 야스히로 지음, 최윤경 옮김, 서승범 감수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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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이 책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새로운 독서법』의 저자 와타나베 야스히로는 독자들의 마음을 잘 아는 분 같다. 독자가 책을 읽을 때 느꼈던 많은 감정과 이성적 판단을 궤뚫어보듯이 책에 적시하고 있다. 책의 맨 앞에 "모처럼 샀는데 끝까지 읽을 수 없다. 집중력이 지속되지 않아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구입한 책이 자꾸 쌓여서 적독(積讀)*이 된다. 열심히 읽었는데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빨리 읽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p.4)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독서법'은 어렵지 않다. "다 못 읽어도 된다. 집중은 끊어져도 된다. 적독해도 된다.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해도 된다. 읽는 속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 점을 실천하고 습관화할 수 있다면 곧 새로운 독서법이 자신의 것이 되고 독서는 더 즐거워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경우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어느 새 인생이 바뀐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매우 싫어했던 적도 있어, 대학 입시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고 한다. 저자 소개에 따르면 20살에 간다 마사노리 씨의 책을 만나 이후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인생이 크게 변했다. 벤처기업 창업에 관한 일을 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80억 원의 매출을 이루었다. 독립 후 최신 뇌과학, 행동경제학, 인지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독서법 ‘공명 리딩’을 만들어냈다. 이 독서법은 실제로 일본 전국에서 10살부터 91살까지 3,500명 이상이 실천하고 있다. 연간 독서량은 비즈니스서 2,000권, 문예서, 실용서 포함 연간 3,000권 이상으로, 일본 톱 5에 어김없이 들 정도의 독서가다. 

출판사 측이 소개한 저자 약력이나 그의 독서 능력은 아마 일본 내에서 정평이 나 있을 정도니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책을 좋아하는, 또 다른 한명의 독자로서 본받을 만하다는 점도 인정이 된다. 단 한 가지 연간 독서량(일년에 읽는 책의 평균 권수)이 3,000권이 넘는다는데 쉽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루 8~9권의 책을 읽는다는 게 가능할까? 속독법을 터득했을까? 아니면 비법이 있을까? 사실 '새로운 독서법'보다 '다독법(多讀法)'부터 배우고 싶다.

* 적독(積讀) : 책을 사서 읽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는 것(역자 주)

독자들의 마음속을 궤뚫고 있다는 듯 저자는 「앞으로 펼쳐질 독서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란 제목의 〈프롤로그〉를 통해 차분한 설명을 해나간다. 간결한 문장과 처음부터 끝까지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글의 전개가 기억속에 오래 남을 듯하다. 특히 저자는 12페이지에 걸친 〈프롤로그〉를 소주제로 나눠 깔끔하게 설명한다. 6개의 소주제로 분리 정리한다. ① 혹시 독서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가? ② 70년마다 찾아오는 시대의 전환기에는 상식이 뒤바뀐다! ③ 책은 저자의 생각을 체험할 수 있는 도구다. ④ 새로운 시대에는 답을 알기보다 물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⑤ 독서는 앞으로의 세상에 필요한 두뇌로 길러준다. ⑥ 독서 상식을 뒤엎는 '신 독서법' 등이다.(번호는 독자가 임의로 붙였다.) 

'독서에 대한 죄책감'을 첫 번째 단락에 넣었다. 저자는 독서의 정의를 내리는 듯한 단호한 결언을 내세운다. "독서의 의미는 '마음을 울리는 한 문장을 만날 수 있는가, 없는가?'에 있다." 이 강렬한 문장을 첫 번째 소주제로 삼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다' 하는 생각은 마음을 울리는 한 문장을 만나게 됨으로써 생겨난다. 그래서 한 권을 읽는 데 몇 시간씩 들일 필요가 없다. 저자는 주장을 이어간다. '이 책을 더 읽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을 알고 싶다'라고 생각되는 책도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한 권에 몇 시간이 걸려도 괜찮다. 저자는 독서는 '자유'라고 역설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도 우리는 종종 독서에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자신의 경우를 빗대어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죄책감'은 사전에 가진 의무감과도 깊이 연결된다. 앞선 방법으로 여기에 독자가 임의로 번호를 붙인다. 

① 한 권 전부 다 읽어야 한다. ②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며 제대로 읽지 않으면 안 된다. ③ 읽었던 내용을 기억하고 누군가에게 말해야 한다. ④ 빨리 읽고 싶지만, 속독은 부자연스럽고, 그렇게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도 오래 걸려서 안 된다. ⑤ 독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고 집중해야 한다. 손에 쥐면 바로 다 읽어야 한다(적독은 부끄럽다). 저자는 차분한 자세로 주장을 정리한다. "이 책은 그런 독서에 대한 죄책감을 떨쳐내고 최신 뇌과학, 인지심리학 등의 학설부터 지금까지의 독서 상식과 삶에 대한 시각까지 바꾸는 한 권이다. 지금까지의 독서 접근법과는 전혀 다른 부분도 있기에 '신(新) 독서법'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앞서 서술된 6개의 소주제 중 두 번째는 일본 역사에 대한 이야기라서 우리와는 별도의 이야기다. 또 세 번째 '책은 저자의 생각을 체험할 수 있는 도구다'는 일반적으로 독서에 대한 정설이기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항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독서법'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 내용이다. 이를 테면 "내가 생각하는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경험을 유사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작가의 시각이나 견해와 같은 , 자신과는 다른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큰 이득이다."라는 이야기다. 

지금까지의 시대와 앞으로의 시대는 무엇이 가장 다를까? 저자의 이 질문은 세 번째 소주제의 내용이다. 즉 새로운 시대에는 답을 알기보다 물음을 찾는 것이 중요핟다는 말이다. 질문의 속성은 "답이 이미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라고 저자는 말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사회적으로 큰 변동이 생기면, 어떤 삶의 방식을 취해도 정해진 답은 없다. 그 답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야 한다. 이미 있는 답을 아는 것보다 '새로운 물음'을 찾아 나름의 답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신조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새로운 물음을 고찰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새로운 답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세상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지금까지의 상식과는 다른 사실을 발견해내서 물음을 통해 다른 사람과 공명하며 행동할 수 있는 스킬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무릇 책이란 저자의 경험을 대리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저자가 어떻게 묻고, 어떤 답을 도출하며 그 책을 만들어냈는지 체험할 수 있다. 독서는 그 과거의 사고 과정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과는 다른 사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은 동서고금의 공통된, 아주 오래된 책에 대한 정의이기도 하다.

이어 다섯 번째 소주제는 독서가 미래에 필요한 두뇌를 기르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 조항에서는 동양의 현인 공자(孔子)의 말이 생각난다. 공자는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에서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옛것을 복습하고 새 것을 알면 가히 스승이 될지니라)고 가르쳤다. 독서는 옛것을 통해 새것을 알게 되는 작업이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사람을 가르칠 위치에 설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 와타나베 야스히로의 네 번째 조항은 이 공자의 가르침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독자는 판단한다. 세상이 발전한다는 것은 사회에 나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 우수한 두뇌가 필요하다. 즉 세상을 이끌어가는 창의적인 인재를 말한다. 이런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곧 책이고, 독서다.

마지막 소주제가 '신 독서법'이다. 〈프롤로그〉의 결론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신(新)'이라는 접두사는 우리말 '새, 새로운' 등으로 쓰이는 단어다. 일본에서 이 단어를 자주 쓴다고 알려져 있다. 한자어지만 일본어에 많이 들어가 마치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낸 글자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독서의 새로운 상식'이란 어떤 것인지 소개하고자 '신 독서법'이라 이름 붙였다. 가장 먼저 '적독'을 언급한다. 새로운 상식으로는 적독은 전혀 문제가 없다. 잠재의식에는 정보를 전달하는 효과도 있고, 간단한 해결 방법도 있다. 다음으로 한 번 읽으면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역시 내용을 읽고 잊어버려도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기억해내기 위한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 읽은 후, 어떤 내용이 쓰여 있는지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해도 언제나 도중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괜찮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또 처음 읽을 때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부터 읽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뇌는 '올바른' 것보다 '도움이 되는'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지금까지의 독서 이미지가 죄책감을 느끼게 한 부분도 있다. 그러한 죄책감을 최신 뇌과학, 인지심리학의 학설을 기반으로 한 '신 독서법'으로 싹 사라지게 한다. 그리고 독서가, 인생이 더욱 즐거울 수 있도록 이야기하려고 이 책을 썼다. 〈프롤로그〉의 마지막에 저자가 독자들에게 한 가지 더 제안하는 내용은 '메모'다. 책을 읽으면서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고 여겨지는 것이 있다면 메모를 해 책 사이에 꽂아두면 된다. 이 메모는 언젠가 이 책을 다시 펼쳐든다면 꽤 유용한 자신만의 것이 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신 독서법 10가지를 소개한다.

① 독서는 3분 정도밖에 하지 않아도 OK. ② 다 읽지 않아도 된다. 독서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 ③ 대각선으로 읽는 것도 괜찮다. 키워드 연결 독서법은 디지털 사회의 독서법이다. ④ 꼭 긴 시간이 아니어도 좋다. 휴식 시간에 잠깐! ⑤ 손가락을 이용하면 더 집중할 수 있다. ⑥ 저자와 공명으로 다양한 견해를 취할 수 있다. ⑦ 책 읽기 전 호흡과 수분 섭취로 뇌를 활성화시킨다. ⑧ 저자의 생각은 '~란'으로 찾아 접속사 등을 통해 예측하면서 읽는다. ⑨ 독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면 피드백이 필수다. ⑩ '~란', '굳이', '라고 한다면'에 숨겨진 마케팅을 읽어낸다.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는 ‘새로운 독서 지식’〉, 2장 〈창의적인 능력을 길러주는 ‘신 독서법’〉, 3장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르고 머리가 좋아지는 ‘신 독서법’〉, 4장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나가기 위한 ‘신 독서법’〉 등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서승범 나홀로비즈니스스쿨 대표는 신 독서법의 가장 큰 매력은 '독서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다도 좋고,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 읽거나 관심 가는 부분에만 집중해도 된다."고 밝혔다. 즉 자유롭게 독서하는 '신 독서법'의 첫 번째는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읽으면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끝까지 다 읽어야 하고, 다 읽지 않는다면 안 읽은 것만 못하고 시간만 낭비한다는 의무감이나 죄책감을 버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1장에서 「독서의 새로운 상식」①로 '책은 다 읽지 않아도 된다'를 꼽았다. 저자에 따르면 책을 한 번만 읽고 저자의 생각을 100% 이해한다는 것은 천재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머리가 좋은 사람일수록 그렇게 읽지 않는다. 머리가 좋은 사람일수록 책 전체를 다 읽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읽는다.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읽는 것이다. 독자를 조금이라도 행동하게 했거나, 한 줄이라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면, 그 책은 꽤 괜찮았다고 할 수 있다. 

「독서의 새로운 상식」③도 독자에게는 인상적이다. "한 번 읽으면 잊지 않을 거야. 그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하고 싶어." 이런 느낌이나 생각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 같다. 독자 역시 수없이 반복했다. 특히 시험 공부에 쫒겨 공부한 책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열심히 확실하게 몇 시간이나 걸려서 읽었음에도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 몇 페이지의 느낀 점조차 말할 수 없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읽는 내용은 잊어도 된다. 지금부터 새로운 상식의 독서법으로 바꿀 것을 저자는 주문한다. 

저자는 우선, '내용을 잊어버릴 정도의 책은 오히려 잊어서 다행인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라고 귀띔한다.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뇌과학에서 뇌의 기능을 설명에 덧붙인다. 기억에는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이 있다. 뇌에 들어간 정보가 저장될지는 해마가 판단한다. 해마에서 대뇌피질로 정보가 전송되어 저장된다. 설레거나 편안할 때는 세타파가 나온다. 그때 해마는 정보를 저장한다. 외우겠다고 극도의 부담을 느끼는 것보다 재미있다고 느끼거나 릴렉스한 상태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의 새로운 상식」⑦도 독자에게는 깊숙이 저장됐다. '손가락을 사용하면 빨리 읽을 수 있고, 집중할 수 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책을 더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가져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속독을 하려면 어려운 트레이닝이 필요하고, 그렇게 읽어서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속독을 위해 따로 배울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생각일 것 같다. 저자는 속독을 부정하는 가장 최근의 학설을 하나 소개한다. 2016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팀이 과거 145년의 연구 데이터로부터 '속독은 가능한가?'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읽는 속도를 높이면 읽었다는 생각만 들 뿐, 내용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논문에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속독과 관련이 있는 '뇌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학습에서는 뇌파가 중요한데, 이 연구팀에서 한 조사는 '뇌파'에 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즉 연구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독자에게는 읽힌다. 이에 저자는 앞서 「독서의 새로운 상식」①과 ④에서 이미 언급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저자의 이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도 없고, 저자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기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읽는 것이 앞으로의 독서의 새로운 상식이자 '신 독서법'이라고 역설한다. 빨리 읽을 수 있어도 독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속독 트레이닝에 대해 이 대목에서 언급한다. 이에 따르면 예전부터 '안구식 트레이닝'을 활용한 속독이 있다. 사실, 이것은 문자를 빨리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뇌파를 컨드롤하기 위해서 진행된다. 알파파, 세타파가 학습에 좋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뇌파는 일상에서 일어나 있는 상태=배타파(12~23Hz), 심신을 편안하게 하고 높은 집중력도 가져와 학습에 최적인 상태-알파파(8~12Hz), 심신을 편안하게 하고 해마를 활성화하며 기억력, 영감과 통찰력, 창조성도 높여주는 상태=세타파(4~8Hz)의 3가지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능력 개발의 권위자 폴 R. 쉴리 박사의 포토 리딩이라는 속독법도 안구와 호흡을 이용한 뇌파 컨트롤이 사용되고 있다. 손가락을 사용하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며 그 효과가 널리 인정돼 있다. 


저자 : 와타나베 야스히로(渡邊康弘)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매우 싫어했던 적도 있어, 대학 입시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 20살에 간다 마사노리 씨의 책을 만나 이후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인생이 크게 변했다. 벤처기업 창업에 관한 일을 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80억 원의 매출을 이루었다. 독립 후 최신 뇌과학, 행동경제학, 인지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독서법 ‘공명 리딩’을 만들어냈다. 이 독서법은 실제로 일본 전국에서 10살부터 91살까지 3,500명 이상이 실천하고 있다. 연간 독서량은 비즈니스서 2,000권, 문예서, 실용서 포함 연간 3,000권 이상으로, 일본 톱 5에 어김없이 들 정도의 독서가다. 이 방대한 독서량으로 비즈니스, 역사, 과학, 예술, 영성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갖게 되었다. 독서 스킬을 통해 전문 지식을 실무에서 활용해 단기간에 놀라울 정도로 레벨이 향상되는 연수 프로그램이나 개인의 자기 실현 프로그램 등을 연달아 개발했다. 상장기업이나 벤처기업, 지방 유력기업에서 강연하기도 하고, 기업 컨설턴트도 맡고 있다. 독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돕고, 독서를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을 늘리기 위해 독서문화 확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말의 힘을 높이면 꿈이 이루어진다》 등이 있다.


역자 : 최윤경

지독한 방구석러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도서, 영상 등의 문화를 좋아해 1년에 10번은 일본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현재 편집자 겸 경제·경영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작품으로는 『진짜 부자들의 돈 쓰는 법』, 『주식 차트 실전 비법』, 『입소문 전염병』, 『일의 힌트』, 『말의 힘을 높이면 꿈이 이루어진다!』, 『1권에 20분, 읽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대단한 독서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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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송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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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맛있는 그림'이란 표현이 재밌다. 미술 감상에 관한 이야기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 교육에는 꽤 어울리는 말이다. 이 책 『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의 저자 송주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 난 한국일보에 2년 동안 칼럼을 연재한 미술칼럼니스트다. 이 책에 나온 글들은 대부분 신문에 게재되었던 칼럼을 다듬고 묶었다. '그림'을 '맛'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린이 교육 상 매우 적절하다고 독자는 공감한다. 저자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즈음부터 아이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그림 수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맛그림' 수업은 6년 동안 60명이 넘었다고 「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이란 제목의 〈서문〉에서 저자는 귀띔한다. 표제어와 서문의 제목이 같다. 이 책은 저자의 첫 번째 글모음집이다. 미술교육자이자 디자인 이론가로 활동 중인 저자의 『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은 이제껏 맛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그림 식당이다. 

책은 7부로 이뤄져 있다. 저자는 그림 감상 7가지 방법을 각 부에 하나씩 소개한다. 단순히 그림 감상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명한 미대 출신의 저자는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것보다 학생들 교육을 위해 실기보다 이론에 더욱 매진했다고 한다. 물론 미술 교육에 더 관심이 갔다고 미대 출신이 할 일에서 벗어나는 일은 아니다. 의사도 법률가도 자신이 실제 유명한 의사와 변호사가 되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 의지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더 선호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실패한 예술가 지망생'이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된 것일 게다. 더욱이 자본주의에 잠식된 현대예술이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회고하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책은 1부 〈개인 취향 존중 시대의 그림 감상법〉, 2부 〈오래전 미술 다시 보기〉, 3부 〈반전 있는 그림 보기〉, 4부 〈근현대 미술 다시 보기〉, 5부 〈동시대 미술 다시 보기〉, 6부 〈그림 속 여자, 그림 그리는 여자〉, 7부 〈내일을 위한 미술교육〉 등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에는 한국일보에 2년 넘게 게재된 미술칼럼 43개 중 28개를 선별해 실었다. 저자는 〈서문〉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1부부터 7부까지 순서대로 맛보는 것, 그림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고 촘촘히 읽어줄 것을 독자들에게 주문한다. 미술 감상을 하듯 책을 읽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이다.

이 책의 각 글들은 예술과 미술에 관한 깊고 풍부한 이야기들이 탁월한 필치로 맛깔스럽게 전개된다. 저자가 신문에 실은 것 중 테마별로 나눠 그림과 함께 풍부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200여점의 그림 수록으로 독자들의 감상과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120여 개가 넘는 풍부한 주석은 일상적으로 자주 쓰이지 않아 독자들이 일일이 찾아보는 불편함을 크게 줄였다. 맛있는 음식은 오감을 모두 만족시키는 법이다.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하면 맛은 그만큼 혹은 훨씬 더 좋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특장점은 오감을 자극할 뿐 아니라 '영감'을 주는 것이다. 즉 읽고 그림을 보고, 다시 읽고 그림을 다시 보는 촘촘한 독서가 이루어지면 미술, 그림, 화가, 스스로 가장 선호하는 그림 분야 등이 느껴질 것이다. 말 그대로 삶의 기억에 남을 '맛있는 식사'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1부에서 저자는 현대인들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은 보통 두 가지로 흐른다고 말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몰라도 느낄 수 있다'는 두 방향의 협업에서 감상은 이루어진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그림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 상황, 창작자에 대한 정보 등 그림을 이루고 있는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그림에 대한 감상은 깊어진다. 그러나 아무런 사전 정보나 배경지식이 없어도 놀라운 감동으로 남는 그림이나 예술 작품을 만나는 일이 우리 삶에서는 흔히 일어난다. 성실하게 학습하고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몰라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의외로 작품 감상에서 큰 부분을 담당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과 그 시대의 '시대정신'이 얼마만큼 잘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다. 대중적 콘텐츠일수록 '몰라도 느낄 수 있는' 지점이 필요하다. 특정 언어와 경계를 넘어 수용횔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신념처럼 가진 그림 감상관(觀)이다. 

저자는 또 아무리 유명한 예술 작품도 자신에게 의미가 없다면 텅 빈 감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미술이 어렵거나 예술이 부담스러운 분, 미술 분야로 진로를 탐색하는 청소년, 잠시 예술 입맛을 잃은 분들에게 이 책이 우연히 만난 괜찮은 식당이면 좋겠다고 말한다. 미술 감상의 즐거운 미각이 되살아났던 저자의 경험처럼 독자들에게도 간이 잘 밴 나물 같은 맛이 느껴지면 좋겠다는 소망, 생명과 건강을 위해 먹는 한 끼 식사처럼 맛있는 그림 보기로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그림 감상 하면 으레 서양화를 떠올린다. 그만큼 서양 미술은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독자는 우리 그림이나 동양의 그림에 대해 무지(無知)에 가깝다. 왜 우리 것보다 남의 것을 더 좋아할까?(좋아한다는 말은 지나친 표현이겠지만) 아마 한국 현대사의 불행 때문일 것으로 독자는 짐작한다. 현재까지 우리가 '학교'를 다닌 지는 불과 100년 조금 지났을 터다. 조선시대에는 서당이라고 해서 간단한 한자의 뜻이나 예절에 관한 책을 읽고 또 읽고 외우는 것이 전부였다. 예체능 교육이 따로 없었다고 한다. 근대화된 교육은 나라 문호 개방부터 시작됐다. 특히 일본의 식민지 정책의 첫 피해국인 조선은 시간이 갈수록 조선말, 조선글을 가르치지 못하게 되었다. 해방 직전에는 우리말 시간 자체를 학교에서 없앴다. 그러다가 갑자기 해방을 맞았고, 다시 한국전쟁을 겪었다. 우리 것이라 해도 조선시대의 산물 정도일 것이다. 이 책 1부 〈개인 취향 존중 시대의 그림 감상법〉에서 조선시대 김홍도의 〈노상파안(路上破顔)〉이라는 작품을 텍스트로 삼아 눈길을 끈다. 

저자에 따르면 예술 작품의 감상은 어느 한쪽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서 감상자 개인의 경험이 더해지는 과정이다. 이 사이를 조율하는 감상 테크닉이 있다. 바로 상상력, 즉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이미지에서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 리터러시 감도가 빠른 사람일수록, 즉 이미지의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배경과 상식에 기초를 두고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그림을 보자마자 자동적으로 실행하는 첫 번째 과정이다. 셜록 홈즈와 같은 탐정가의 시선으로 그림을 뜯어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이 과정을 김홍도의 〈노상파안〉을 첫 사례로 설명한다. 김홍도는 정통 궁정화가이자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조선시대 최고의 '스타 아티스트'였다. 〈노상파안〉은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 중 하나다. 밑도 끝도 없이 '길 위에서 미소짓다'는 제목만이 이 그림에 대한 정보의 전부다. 그저 조선시대의 한 풍경일 뿐 구체적으로 전해지는 지식이 없는 작품이다. 그러나 오히려 정해진 이야기가 없기에 우리는 마음껏 상상해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그림을 보며 마음속으로 감상하는 방법과 순서를 기술하고 있다. ① 먼저 그림 속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핀다. ② 몇 가지 지식들을 덧붙여 정황을 파악한다. ③ 그림 속 주인공의 스토리를 상상한다. 

이처럼 저자는 김홍도의 〈노상파안〉은 예술과 역사에 대한 풍부한 상식이 있어도 좋지만, 아는 것이 적어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그림이다. 좋은 그림이란 무릇 사전 지식이 있어도 즐겁고, 몰라도 상관없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책의 1부 2장(章) 「형식과 내용으로 그림 보기」에 대해 살펴본다. 저자는 어린이들도 쉽게 관심을 가질 정도로 쉬운 이야기 형식으로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형식’이라는 남성과 ‘내용’이라는 여성이 있다. 이들은 서로 사랑에 빠졌고, 여느 커플과 마찬가지로 깨소금 쏟으며 좋다가도 폭풍우 치는 밤처럼 싸우기도 한다. 둘은 함께 있을 때만 서로의 존재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싸우다가도 화해하고 평생을 붙어 다니며 그렇게 해로한다. 흔한 말로 둘은 천생연분인 셈이다. 형식 군과 내용 양은 헤어질 것도 아니면서 맨날 서로 투덜거리지만 결국 함께 붙어 다니는 커플이다. 예술 작품 안에는 이러한 형식 군과 내용 양의 러브스토리가 있다.(p.22)

그림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은 형식과 내용을 보는 것이다. 모든 예술 작품에는 반드시 형식과 내용이 있다. 형식은 작품을 이루는 외형, 윤곽, 형태나 구조를 뜻한다. 내용은 그 형태 사이로 배어 나오는 생각, 정신, 이념이나 이야기를 이룬다. 작품 안에 담긴 형식과 내용은 철학적인 사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 도식적으로 아름다움(美, 형식)은 선(善, 내용)이기도 하고, 선이 아니기도 한다는 내용으로 풀이한다. 그림 실례로는 16세기 라파엘로 산치오가 그린 〈아테네 학당〉은 고대 철학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작품 한가운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 플라톤은 오른손을 높이 들어 하늘을 가리키며 '진리는 저 높은 곳에 있다'는 형이상학을 상징한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손으로 땅, 즉 자연 세계를 가리키며 '진리는 현실과 경험에 있다'는 형이하학을 대변하는 모습이다. 서양철학의 가장 큰 두 흐름은 모두 여기에서 출발하고 정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세계에서 진리를 찾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지금도 이 두 개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아테네 학당〉에서 함께 나오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엄격히 말하면 같은 세대는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플라톤은 BC 427년에 태어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BC 384년에 태어났으니 43년의 차이가 있다. 스승과 제자쯤으로 한 공간에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저자가 미술 감상으로 〈아테네 학당〉을 택한 이유는 철학자들이 생각하는 바를 그림으로 그려낸 것을 감상하는 태도를 비교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독자에게는 읽힌다.

책에 따르면 플라톤과 아리스토델레스의 영향권 안에 있는 서유럽인들은 '아름다움'이란 곧 '선'이라고 여겼다. 르네상스 이후 근대로 접어드는 18세기에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가 이러한 고전 미학을 야무지게 정리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칸트는 인간의 경험을 '내용'으로 보앗다. 그리고 경험과 상관없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인식 능력이 있는데, 이것이 예술의 경우 '형식'을 통해 드러난다고 보았다. 절대신과 상관없이 인간은 스스로 내용을 형식으로 창조해 아름다움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판단력이 있고, 쾌락으로서 '미'를 판단(감상)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칸트는 예술이란 관조의 대상일 뿐 과학을 통해 아름다움을 분석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예쁜 아이의 얼굴은 누구에게도 예쁜 아이로 보이기 때문에 이걸 따져 묻지 말라는 말과 비슷하다. 이때까지 작품의 형식과 내용은 서로 반목하지 않고 그 자체로 하나였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이러한 칸트 미학에 새로운 질문들이 제기됐다. 당시 과학 발전의 영향을 받은 일부 학자들은 예술 작품을 관조의 대상이 아닌 하나의 연구 대상으로 삼고 예술심리학, 형태이론, 예술사회학, 실험미학, 정보이론 등 다양한 이름으로 해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예쁜 아이 얼굴이 왜 예쁘게 보이는지, 누가 어떻게 왜 예쁘다고 여기는지 과학적으로 따져 묻자는 생각이다. 본격적으로 작품의 형식과 내용은 사이가 좋았다가 싸우기도 하는 커플처럼 소란스러워졌다. 예술 작품 안에서 형식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다룬 연구가 바로 형태이론, 형태심리학이다. 내용과 관련해서는 예술 작품의 맥락적 의미를 파고드는 예술사회학, 예술심리학에서 다뤘다. 이러한 연구들은 결과적으로 예술을 '탈신비화'하고 인간과 예술 사이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찾아보려는 시도였다. '저 높은 곳에 있는 예술'이 아니라 '실제의 삶 속에서 의미가 있는 예술'을 만나려는 노력이다. 예쁘거나 아름답지 않아도 예술이 되고 작품이 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예술 감상의 대상은 늘 예술 작품이다. 그것을 예술 작품이라고 규정 짓는 것은 예술가이고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다. 때문에 시대에 따라 예술이나 미적 감각이 달라지고 탐구 대상도 달라진다. 또 묘사 방법이나 농담(濃淡), 색, 선, 문자, 음표(소리) 등 도구에 따라 달라지고 분야별로 나뉘기도 한다. 신화시대의 그림과 중세의 그림, 또 르네상스 이후의 그림이 표현하는 것이 다르다. 결국 인간의 삶을 인간이 표현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분화, 발전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7개 테마로 나뉘어 감상법을 설명하지만 독자들은 어떤 시대 어떤 그림이 가장 좋은지, 가장 인상적인지 하나 하나 꼽아보며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독자의 경우 가장 최근의 전쟁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묘사하는 그림을 그린 러시아 예술가의 이야기가 무척 감명 깊다. 그가 86세의 나이에도 벌금을 내면서까지 반전(反戰)벽화 이야기가 무척 감동적이다. 

2023년 12월 〈뉴욕타임스〉는 「손에 붓을 든 러시아 벽화가, 자신만의 전쟁을 벌이다」라는 타이틀로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모스크바에서 토목공학자로 살다가 1998년 은퇴 후 모스크바 인근 칼루츠카아주 브롭스크에 머무르며 2000년부터 벽화를 그렸다. 그는 '브롭스크의 뱅크시'라고 불리는 잘 알려진 그래피티 아티스트(벽화 예술가)다. 그러나 그는 이 별명이 못마땅하다. "나는 뱅크시처럼 숨어서 벽화를 그리지 않는다. 벽화에 내 이름을 남기고 벌금을 내고 또 그럴 것이다." 폭격으로 부서진 우크라이나 건물에 벽화를 남긴 익명의 뱅크시는 안전하게 세상의 주목을 받지만, 같은 메시지를 담은 블라디미르의 벽화는 벌금이 부과되고 지워지는 수난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소녀의 모습을 담은 벽화로 그는 징역 5년형에 준하는 3만5,000루블(당시 한화 약 53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심지어 전쟁을 지지하는 마을 주민으로부터 눈덩이를 맞기도 했다. 이 86세의 예술가는 묻는다. "평화를 요구하는 그림이 왜 범죄가 되는가?"라고.(p.225) 


저자 : 송주영


홍익대학교 예술학과를 졸업한 후 중국 베이징 중앙미술대학을 거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The Ohio State Univ.)에서 미술교육학 석사를 마쳤다. 재정경제부 국제언론홍보실, KBS 2TV 작가, 월간 [디자인] 기자, 갤러리현대 큐레이터, 디자인하우스 전시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Univ. of Alberta)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시작했으나 출산과 육아를 선택한 후 번역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맛그림 미술교육’을 운영했다. 한국화학공학회 [NICE], 한국일보에 ‘맛있게 그림보기’ 칼럼을 연재했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독서IN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한국의 예술가와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미술교육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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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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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자는 코로나 팬데믹 발발 이후 미술 감상을 위한 책이나 서양 미술사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최근 5년 동안 미술에 관한 책을 10권 가까이 읽은 것 같다. 덕분에 멀게만 느꼈던 미술 감상이나 화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서양 미술사의 흐름에 꽤 접근한 것 같다. 물론 그림 문외한이었던 탓에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듯 읽은 것은 아니지만 서양 미술에 대해 초보 단계는 벗어났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어떤 책에서도 '예술 심리학'이란 학문이 있다는 말은 듣거나 읽지 못했다. 이 책 『감상의 심리학』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 오성주에 따르면 예술을 심리학적 분석 대상으로 삼는 학문인 ‘예술심리학’은 역사가 100년 이상이 되었다. 예술 심리학은 10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예술을 실험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서울대에서 약 10년 동안 학부생을 대상으로 예술심리학 강의를 진행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예술 심리학의 흥미로운 실험과 결론을 소개하면서, 예술가와 예술 작품의 뒷이야기도 재미있게 풀어낸다. 

예술 심리학이란 용어가 낯선 것은 '예술'이란 철저히 주관적이고, 예술 작품은 창작자의 영감이나 광기, 시대적 우연의 산물이기 때문에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존의 관념 탓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창조의 영역인 예술에 대해 과학의 영역인 심리학으로 분석하거나 감상을 돕기는 부적절하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말로 독자에게는 읽히는 부분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의 집필은 예술 감상이나 이해를 위해 심리학적 분석이란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저자는 예술 심리학이 예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통해 일반 감상자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많은 통찰을 줄 수 있고, 예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 책을 통해 강조한다.

심리학 자체도 과학의 영역에 들어간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 듯하다.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한 분야로 정의한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이나 정신과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학 중의 하나가 바로 심리학이라는 뜻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심리학이라는 단어는 영혼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syche와 어떤 주제를 연구한다는 의미의 logos가 합쳐진 것으로, 초기에는 심리학을 ‘영혼에 대한 탐구’라고 했다고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현대 심리학이 과학의 영역에 들어간 것은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프로이트, 카를 융, 아들러 등이 원조들이다. 카를 융이 창안한 분석심리학은 의식과 무의식간 관계를 확립하고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로이트(Freud)로부터 무의식의 중요성에 대해 영향을 받은 융은 무의식의 개념을 확장하여 체계적 이론을 구축하였다. 상담심리학은 아들러(Adler)가 창안하고, 그의 후계자들이 발전시킨 분야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개인심리학 초기 정신역동적 심리치료 발전에 크게 기여한 아들러는 9년간 〈비엔나 정신분석 모임〉에서 프로이트(Freud)와 함께 정신분석을 연구했지만, 입장 차이로 결별한 이후 자신만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프로이트가 인간의 성격을 자아, 초자아, 원초아로 구분하고, 인간은 이러한 부분들 간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본 것과 달리, 아들러는 인간을 전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여 자신의 이론을 개인의 분리불가능성(indivisibility), 즉 나눌 수 없는(in-divide) 전인이라는 의미를 넣어 '개인심리학(Individual Psychology)'이라고 명명하였다. 여기서 개인이란 내담자 한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는 뜻이 아니라 따로 나눌 수 없는 전체성을 의미한다.

개인심리학은 기본적으로 정신역동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주의적 상담의 이론적 기틀을 조성하였다. 이는 현대 상담 및 심리치료이론가에게 방대한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아들러는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개인심리학의 인간관은 전체적 존재(사람의 행동, 사고, 감정을 하나의 일관된 전체로 봄), 사회적 존재(인간이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며, 사람의 행동은 사회적 충동에 의해서 동기화되므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사회적 맥락 속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봄), 목표 지향적·창조적 존재(목표, 계획, 이상, 자기결정 등이 인간행동에서 매우 실제적인 힘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더 나아가 목표를 지향하는 인간은 자신의 삶을 창조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으며 자기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로 보았다. 또한 인간은 제3의 힘, 즉 창조력이 있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다고 봄), 주관적 존재(현상학적인 관점을 수용하여 개인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주관성을 강조한다. 인간을 단순한 반응자가 아닌 창도자로 봄)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과학적으로 심리학을 더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분야가 카를 융과 아들러의 이론을 계승한 제자나 학자들에 힘입은 바 크다. 예술 심리학도 예술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해 보다 논증적인 이해를 하자는 의미에서 시도되었다고 본다. 물론 작품뿐만 아니라 화가의 심리도 포함된다. 개인심리학의 특징은 행동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목적을 분석하고(목적론), 인간을 분할할 수 없는 전체로서 파악하여 이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 등의 대립을 인정하지 않고(총체론), 객관적 사실보다 객관적 사실에 대한 주관적 의미부여 과정을 중요하게 보고(현상학적 관점), 내적 정신세계보다 대인관계를 분석하고(대인관계론), 주체적 결단능력을 중요시한다(실존주의)는 것이다. 주요 개념으로는 열등감과 보상, 우월추구, 생활양식, 허구적 목적, 공동체감과 사회적 관심, 가족구도와 출생순위, 삶의 과제 등이 있고, 변화를 위한 핵심 요인으로 격려를 강조한다. 

아들러의 분석 심리학을 구체적으로 여기에 적는 이유는 예술 심리학이 대체적으로 예술과 작가의 심리적 접근을 꾀하기 때문이다. 저자 오성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술관에 가면 그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지만, 막상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이 온다. 제목과 설명을 읽어도 어렵고, 어린아이 낙서처럼 보이는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려다 보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때로는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유명 화가의 그림을 보면서 “이게 좋은 그림인가?”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누군가에게 물어보기 민망해서 질문을 속으로 삼키기도 한다. 이렇듯 미술 감상이 어렵게 느껴졌던 적이 있다면, 『감상의 심리학』이 그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예술 심리학의 개요와 이 책의 집필 취지가 제대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최근 미술 감상의 기회가 많이 늘어나면서, 시중에는 미술 전문가들이 쓴 다양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책은 작품의 역사, 시대적 배경, 화가의 생애를 중심으로 미술을 설명하는데, 이러한 접근법이 감상의 전부일까? 

책에 따르면 연극의 3요소로 ‘희곡’, ‘배우’, ‘관객’을 말하듯이, 미술의 3요소를 꼽는다면 ‘그림’, ‘화가’, ‘감상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미술책의 주인공은 보통 화가와 작품이다. 화가의 심리 상태나 그림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분석은 많이 접할 수 있지만, 감상자의 마음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설명을 찾기는 어렵다. 감상자가 없는 미술은 무의미함에도 그렇다. 강미정(미학 박사, 서울대학교 미학과 강사)는 〈추천사〉를 통해 "우리의 시각 체계는 0.1초만에 눈앞의 장면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색채보다 형태를 먼저 지각하며, 얼룩이나 다름없는 이미지에서 친숙한 대상을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 오성주는 헤르만 폰 헬름홀츠, 루돌프 아른하임, 대니얼 벌린 같은 저명한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그림 감상의 도우미로 삼는 한편, 몬드리안이 수직, 수평의 구도를 선호한 이유를 해명한 연구를 포함하여 여러 심리학 실험들을 소개한다. 저자의 친절하고 유쾌한 설명은 미술 지식이 없는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객관적인 그림 보기의 길로 인도한다."고 평가했다. 또 이 책은 의문의 여지없는 심리학 서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리학의 울타리에 갇혀 있지는 않다고 강미정 박사는 강조한다. 

이 책이 쓰인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AI의 역할이 광범위하게 확대되면서 인간을 넘어서는 창의력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인간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어서 명확한 분석을 통해 AI의 창작과 인간의 창작의 비동일성을 강조하는 데까지 나아가길 독자로서 희망해 본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그림을 대신 감상해줄 수는 없다」란 제목의 〈서문〉에서 "미래에 최첨단 인공지능이 그림을 창작하고 평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림 앞에 서서 감상하고 있는 감상자의 마음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그림을 감상하고 분석한다고 치더라도 그림 감상 자체는 타인 또는 다른 존재와 절연된 감상자만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먼 미래에 자신은 집에 가만히 누워 있고 자신의 아바타가 미술관에 가서 감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에도 결국 감상의 느낌은 그 아바타가 아닌 집에 있는 '나'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그림 감상은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모두 12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눈과 감상〉, 2장 〈감상의 과정〉, 3장 〈집단화와 구성〉, 4장 〈과장과 정점 이동〉, 5장 〈풍경화와 생태적 감정〉, 6장 〈색, 마티에르, 공감각〉, 7장 〈몸으로 감상하기〉, 8장 〈인물화와 그로테스크〉, 9장 〈움직임과 리듬〉, 10장 〈문제해결로서의 감상〉, 11장 〈이상한 그림과 기대 오류〉, 12장 〈성격, 사회, 문화〉 등이다. 제목이 『감상의 심리학』으로 표현돼 있듯 이 책은 감상자가 주인공이 되는 미술 교양서다. 이 책은 미술 감상을 감상자가 그림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라, 감상자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능동적인 심리적 과정으로 본다. 이에 따라 지금껏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았던 감상자의 경험에 주목하면, 다양하고 흥미로운 질문들이 제기된다. 사람들은 그림 세계와 실제 세계를 다르게 인식할까?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은 그림을 얼마나 오래 볼까? 왜 사람들은 풍경화를 좋아할까? 어떤 그림을 볼 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인상주의 그림이 인기가 있을까? 정지된 그림에서 역동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림을 볼 때 몸은 어떤 역할을 할까? 왜 어떤 그림들은 역겨울까? 그림에 대한 지식, 제목, 설명은 감상에 도움이 될까? 

책에 따르면 한 심리학 연구팀은 제목과 설명이 그림 감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밝히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세 그룹은 각각 아무런 정보 없이 그림만 감상하는 그룹, 제목과 함께 감상하는 그룹, 제목과 설명문을 보면서 감상하는 그룹이었다. 참여자들은 그림을 보면서 그 그림을 얼마나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했는지를 스스로 평가했다. 실험 결과, 그림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될수록 감상자는 그림이 더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경향은 그림이 추상적일수록, 그리고 제공되는 정보가 작품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때 강해졌다.

예술심리학의 실험은 어떻게 해야 그림 감상 경험과 관련한 유용한 영감을 준다. 앞선 실험 결과를 예로 들면, 전시 기획자와 큐레이터는 관람객의 그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림과 직접 연관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특히 추상화와 같이 무엇을 표현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일 때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추천사〉에서 짧게 설명했지만 미술관 관람객의 행동을 분석한 심리학 연구들을 보면 미술관에서 어떤 감상 전략을 취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인지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그림을 0.1초만 보고도 상당히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처음 접하고 10초 이내에 그림을 더 볼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절반 이상의 관람객이 그림을 한 번씩 쭉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그림으로 다시 돌아와 재감상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저자는 심리학 연구들을 검토하면서, 아주 짧게 휙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마음을 끄는 그림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그 그림들만 집중적으로 감상하는 전략을 제안한다. 저자는 감상자들이 예술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집필 취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미술과 심리학을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저자는 전문적인 용어나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배제하고, 친근한 어조로 설명하며, 자신의 경험과 감상을 곁들여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미술과 심리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림과 심리학을 좀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감상 방식과 생각을 더욱 깊이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감상의 심리학』은 예술을 사랑하는 누구나, 감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미술 감상과 이해법이다. 


한국의 옛 그림에서도 점묘법을 찾아볼 수 있다. 겸재 정선은 금강산을 그리면서 점을 찍어 숲의 농도를 달리했다. 그림에서 산 능선은 진한 점을 찍고 그 사이에서는 점진적으로 점을 줄여나갔다. 또한 왼쪽 작은 산은 훨씬 밝은 점들로 숲의 무성함을 표현하여 원근감을 높이고 있다. 점으로 숲의 농도와 깊이를 표현한 기법은 그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그의 실험 정신이 얼마나 투철했는지를 잘 보여준다.(p.104)


저자 : 오성주


2011년 이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지각심리학, 예술심리학, 로봇심리학 등을 가르치고 있고, 최근에 주식 투자와 관련한 수업인 주식심리학을 개설했다. 착시와 게슈탈트 심리학 연구에 관심이 있다. 전북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뉴저지 주립대학교(Rutgers-Newark) 심리학과에서 지각심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에 오기 전에는 경남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전임강사로, 전북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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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 패권 전쟁
양수영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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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에너지는 더 많이 필요하다. 물리적으로 에너지는 빛과 열에 의해 생성된다. 화학적으로 보자면 생물체에 공급한 산소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한 축이다. 단기간 가장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는 전쟁 때도 고대에는 인간의 힘이 에너지의 근원이었다. 다시 말해 전쟁은 인간들의 힘과 전쟁 기술의 싸움에 불과했다. 그러나 화약이 발명되고, 이에 따른 각종 무기가 개발됨으로써 살상력은 더 멀리 있는 적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전쟁의 양상도 바뀌었다. 병사들의 체력보다는 강력한 무기 개발전으로 바뀌어 갔다. 

특히 제1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수 있는 기계들이 발명됨으로써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가 대신했다. 이때 사용된 에너지원은 물을 끓이는 석탄에 의해 주도됐다. 산업 전반과 교통기관의 획기적 발전으로 인류 사회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들 기계들은 에너지를 활용하여 24시간 쉴새 없이 가동됨으로써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제 기업주에게는 인간의 노동보다는 에너지원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 인간의 노동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함으로써 도시 노동자의 실업이 발생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럽에서 시작한 산업혁명은 새로 독립한 미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유럽인과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여 국토와 국민의 수를 대폭 늘린 신생국가 미국이 세계 산업을 주도하게 된 것은 인구보다는 큰 영토와 자원에 힘입은 바 크다. 자원 가운데에서도 석유의 발견이었다. 미국에서 처음 석유를 발견하고 이를 산업에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산업의 주도권은 미국으로 서서히 움직이게 된다. 석유는 석탄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한 에너지 방출량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1850년대 처음 석유를 발견해 거의 20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 석유는 인류 문명 발전의 중심에 서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석유는 세계의 산업과 전쟁의 향방을 가리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물론 전쟁 무기로서는 우라늄을 이용한 핵폭탄 등이 있지만 상상을 초월한 파괴력과 후유증으로 더 이상 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소련 사이에 이미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안이 깨질 경우 어쩌면 인류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는 분석에 따라 지난 80년 동안 핵폭탄을 사용히지 않았다.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긴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제3차 세계대전이 터질 경우 인류가 살아남게 될지는 몰라도, 분명한 것은 제4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인간은 돌을 무기로 사용하게 될 것"이란 말은 핵폭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석탄이나 석유 에너지는 중동에 대량 매장된 것을 밝혀낸 이른바 '선진국'들은 에너지 확보가 국력의 크기를 가름한다는 사실을 미리 깨달았다. 한 지역의 석유 매장량을 추정해 낼 정도로 발달한 서양의 과학은 이를 둘러싸고 중동 석유의 선점을 위해 그들에게 군사적으로 각종 혜택을 주고 석유 채굴권과 판매 수익을 확보했다. 낙후된 중동 국가들은 석유가 나라의 무기 역할을 해준 셈이다. 그러나 천연가스가 에너지원으로 발굴됐으나 석유만큼의 에너지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석유·석탄은 이것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대신 타면서 내뿜는 연소 가스가 수십 년~수백 년 지속되어 지구 대기 환경은 물론 바다와 북극 얼음지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온실가스라 불리는 매연 등이다. 이로써 연소물질이 지구 대기권을 둘러싸 온실효과를 냄으로써 지구의 대기나 해수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벌써 지구의 위기라는 기후변화가 지난 세기부터 본격화되었다. 많은 연구와 많은 환경론자들이 석유·석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효과적인 결과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역사상 최대의 격변을 맞고 있다. 석유 등 탄소를 배출하는 인간 활동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가 탄소 감축을 화두로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충격에 이어 자원을 무기로 한 보호무역주의, 에너지 수요 증가 등을 겪으며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에너지 안보 이슈가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일국의 경제 안정부터 국가 안보, 세계 질서까지 좌우하는 에너지 헤게모니를 둘러싸고 일견 첨예하게 대립하는 복잡한 상황을 맞닥뜨린 것이다.

이 책 『세계 에너지 패권 전쟁』은 바로 이러한 모순적 상황의 실체를 가장 빠르게 파악하고 ‘생존’이라는 가장 적실한 시대적 키워드로 강력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집필됐다. 국내 최고 에너지 전문가로 불리우는 저자 양수영은 한국석유공사 사장과 서울대 교수(객원)를 지냈다. 저자는 또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한국 자원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미얀마 쉐(Shwe·황금) 가스전 프로젝트를 직접 발굴하여 생산까지 이끈 주역으로 현장과 학계를 넘나들며 인정받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 역사 속에서 당대를 지배하는 최고의 자원·기술·권력이 충돌하는 극렬한 부의 쟁탈전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낼 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데이터와 객관적 정세 분석을 통해 한국 경제의 운명을 개척할 방안을 강조한다.

저자는 「4가지 축으로 보면 에너지 패권 지형이 단숨에 읽힌다」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20세기가 석유와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한 각축의 시대였다면, 21세기에는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재생에너지,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에너지 관련 산업을 선점하려는 여러 방면에서의 치열한 경쟁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석유가 석탄을 대체하는 시기를 세계사는 '제2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규정한다. 서방 강대국들은 앞다퉈 석유 최대 매장량을 가진 중동에 진출해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산업력 강화를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언제 벌어질지 모를 전쟁 대비이기도 했다. 사실 제2차 세게대전은 석유 확보 여부가 전쟁의 판도를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미국이 일본의 태평양 진출 야욕을 분석해 내고 석유 금수조치를 취한 탓에 일본의 무리한 기습이다. 태평양 제해권을 장악하기 위해선 일본으로서는 미국과의 전쟁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일본 군부는 치밀한 분석 아래 하와이 진주만에 대해 기습 공격을 감행한다. 작전이 성공할 경우 향후 2년간 미국이 참전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진주만 기습은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전쟁사가들은 전후 평가를 내렸다. 미국의 참전 불가능을 노렸지만 오히려 미국의 참전을 일찍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참전을 결정하고 유럽으로 엄청난 병력과 군대와 군수물자를 보내는 한편 태평양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맞붙게 된다. 일본도 미국과의 전쟁이 오래 갈 경우 결정적으로 물자와 병력이 부족한 일본이 패할 것이란 분석도 이미 나와 있지만 이때부터 일본의 기세는 꺾이기 시작한다.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 전쟁은 에너지(석유) 확보를 위한 일본군의 속내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이후 세계의 여러 나라, 특히 강대국들은 석유가 확보가 경제적·군사적 목적이 된다. 최근 연일 보도되는 전쟁이나 각종 무역 제재 등이 바로 자원의 ‘무기화’가 끼치는 극심한 영향력을 실감하게 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다양한 에너지원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다. 책에 따르면 우리 나라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모두 수입에 의존함은 물론이고 기후 여건상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취약한 상황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정쟁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의 분포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 국가 간의 정치, 경제, 안보 등의 관계를 꿰뚫는 에너지 지정학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지금 대한민국에 절실한 이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에너지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서로 어떻게 협력 또는 갈등하고 어떤 전략을 취해나갈지 파악하며, 앞으로 에너지 확보에 따른 각 산업이 어떤 지각변동을 겪을지를 전망한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 중동의 여러 분쟁 또한 석유 자원을 차지하려는 세력들 간의 갈등이었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천연가스 패권을 가진 러시아가 이를 무기화할 수 있었던 것이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영토 싸움이라기보다 자원전쟁이라는 저자의 분석이다. 이렇듯 에너지는 산업의 운용과 발전뿐만 아니라 오늘날 각국의 경제 안정부터 국가 안보, 세계 질서까지 좌우하는 요인이 되었다. 에너지가 21세기 진정한 부와 권력의 원천이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살펴보는 것도 지금 미중 패권 경쟁도 결국 에너지 확보 없이 결코 우위에 설 수 없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에 바탕을 둔다. 사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지난 1월부터 집권에 들어갔다. 취임 전 자신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즉각 중단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가장 가까운 최근에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젤린스키 대통령이 만나 미국은 휴전을 강제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물론 푸틴과의 사전 교섭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일방적으로 불리한 휴전 조건으로 휴전을 압력하는 듯한 형국이다. 대신 미국은 휴전 시까지 최소한의 무기를 지원하며 결국 우크라이나가 가진 세계 최대의 희토류 광산 채굴권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지적 전쟁이 벌어질 경우 전쟁에 휩싸이면 어느 쪽이 승리하던 약소국은 점점 비참한 상태로 전락하고 만다. 더욱이 스스로 지킬 자주 국방의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면 살아남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이 책은 모두 4부 13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석유 전쟁〉, 2부 〈천연가스 전쟁〉, 3부 〈탄소 전쟁〉, 4부 〈생존 경쟁〉 등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에너지 패권 전쟁을 4가지 전쟁이라는 축을 기준으로 살펴본다. 세계는 에너지 쟁탈사에서 인류 문명과 부의 패러다임을 바꾼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1부는 석유 전쟁이다. ‘20세기를 주도했던 석유 패권은 세계 역사와 경제를 어떻게 좌우해 갈 것인가?’에 대해 고찰한다. 〈석유 전쟁〉 발제문에서 저자는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했던 일을 기술한다. 이는 지금까지 끝나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시작이었다. 중동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이 전쟁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보복 공격을 하느라 중동의 살얼음판 긴장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또 한 가지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할 때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해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은 경험을 여러 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석유는 단연 인류 문명을 화려하게 꽃피게 한 가장 주요한 에너지원이다. 미국을 세계 최강 국가로 만들었으며,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고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동 국가들이 석유로 부를 축적해 호사를 누리게 했다. 20세기는 석유 패권이 본격적으로 세상을 지배한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혁명과 전쟁이라는 인류 문명사의 대격변을 거치며 석유는 인류 문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1부에서는 20세기를 주도했던 석유 패권은 세계 역사와 경제를 어떻게 좌우해 왔는지 살펴본다. 

2부는 천연가스 전쟁이다. ‘천연가스 패권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질서는 어떻게 바뀌어갈 것인가?’에 대해 고찰한다. 3부는 탄소 전쟁이다. ‘기후 위기 시대, 주목받는 저탄소 에너지는 화석에너지 패권을 뛰어넘을 것인가?’에 대해 분석한다. 4부는 생존 전쟁이다. ‘자원 확보 경쟁을 넘어 정치·경제적 생존 투쟁이 벌어지는 지금,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해 탐구한다.

이 책은 세계 거시경제의 흐름과 에너지 산업의 방향과 투자 인사이트를 통해 에너지가 곧 생존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각자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쟁이나 거짓 정보 없이 각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집필한 이유이며 그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이 책은 그 의의가 크다. 또 한 가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 아직 휴전 등을 위한 협상 중이어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무기 지원, 특히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이처럼 강대국이든 약소국이든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해준다. 이를 토대로 세계 각 나라는 서로 다른 정치·경제·지리적 여건하에서 다양한 에너지원 간의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전략적으로 대처해 나간다. 21세기 전쟁은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전개될지 유추 탐구할 수 있는 게기를 마련해 준다. 저자는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토대 위에서 다음 세계를 제패할 자원의 각축전을 꿰뚫어볼 때 비로소 우리 자신을 위한 최고의 생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이 책에서 역설하고 있다.


에너지 지정학이 중요한 이유는 에너지를 둘러싼 쟁탈전이 패권 전쟁을 넘어선 생존 전쟁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패권 다툼에 그쳤지만 이제 생존이 걸렸다. 에너지 확보가 한 국가의 정치·경제·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 탄소 감축, 에너지 절약,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이 모두를 생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을 해낼 때 미래가 있다.(p.227) - 「4부. 생존 전쟁」 중에서


저자 :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역임한 에너지와 자원 전문가이다.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이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텍사스A&M대학교에서 지구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석유공사,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거치면서 에너지와 자원 전문가로 활동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근무 시절에 한국 자원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미얀마 쉐(Shwe·황금) 가스전 프로젝트를 직접 발굴하여 생산까지 이끈 주역으로서 대우인터내셔널 자원개발부문장(부사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석유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석유·가스 전반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석유·가스 사업은 물론이고 신성장 사업으로 해상 풍력과 수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객원)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탄소 감축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했다. 저서로는 미얀마 가스전 성공 스토리를 담은 『황금가스전』을 비롯하여 2022년 세종도서로 선정된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가 있으며, 탄소중립의 실상을 다룬 『탄소와 에너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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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집
애덤 바일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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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중학교 다닐 때 미술 선생님이 생각난다. 미술 수업에 들어오신 선생님이 교실 안에 있는 달력을 그려보라고 학생들에게 제안했다. 저마다 준비해온 연필과 색칠 도구로 열심히 그리고 완성했다. 학생들이 그리는 그림을 하나씩 돌아다니며 도움말도 주고, 평가도 하면서 수업이 진행됐다. 그때 독자는 미술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다. "나날이 발전하는구나"라는 짧은 한마디였다. 초등학교 때도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을 들었는데 중학교에서 또 그런 평가를 받으니 기분이 좋을 뿐 아니라 화가가 될까?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집안에서는 반대였다. 예술가들은 배고프기 때문에 결코 권유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꿈은 쉽게 가시지 않아 결국 미술부 특별활동을 하던 친구에게 부탁해서 방과 후 한 시간씩 들러 연습을 하는 특별활동 미술실에 간 적이 있다. 물론 미술 선생님의 허가도 받았다.

그때 화가가 되기 위한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 가본 미술실은 흔히 데생 연습을 하는 조각상(흉상)을 하나 탁자 위에 올려 놓고 학생들이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누구 하나 떠드는 사람 없이 연필 사각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살금살금 돌면서 그들이 그린 그림을 살폈다. 놀라울 정도로 빨리 그럴 듯하게 그리는 학생이 있었고, 어떤 학생은 아직 크기와 분할에만 치우쳐 스케치 북에 연필 선 몇 개만 그려져 있는 학생도 있었다. 

이후 집에 와 조각상이 없기에 교과서에 나오는 사진 한 장을 대상으로 삼아 미술 시간에 그리듯 열심히 그렸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그렸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사용하지 않은 지우개로 지웠다 다시 그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꽤 오랜 시간 그렸지만 도무지 완성할 수가 없었다. 명암은커녕 얼굴 부위의 크기도 맞지 않고 비례마저 제대로 맞추지 못해 결국 낙서에서나 보는 흉칙스러운 모습에서 그치고 말았다. 후에 미술반 친구에게 물어보니 학기 초부터 몇 개월간 연습을 해왔다고 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말 그대로 수없이 반복함으로써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훌륭한 화가는 선 긋기만 오만 번 이상 연습한다고 들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이후로 그림 그리는 일은 점점 멀어졌고, 그냥 즐기는 것은 좋은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도움의 말도 들었다.

독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데생, 스케치, 드로잉, 크로키, 소묘 등 그림의 기초 과정에서 배우고 반복하는 일이라는 점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서다. 이 책 『티노씨 핫플레이스 드로잉』의 주제는 세계 여행지 드로잉이다. 이 책은 세계 유명 여행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장소를 그림(드로잉)으로 남기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드로잉 기법을 가르치는 입문서에서 실전까지 겸한 취지로 발간됐다. 이를 위해 저자 티노씨는 드로잉에는 모두 8가지 재료(연필, 샤프펜슬, 색연필, 콩테, 마카펜, 라이너펜, 오일파스텔, 수채물감)를 사용한다고 밝힌다. 일반적으로 드로잉을 하는 사람들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재료들이다. 흔히 사용하는 4B연필 외에 색채가 가능한 마카펜, 색연필, 오일파스텔, 수채물감 등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책에는 단풍나무 풍경 드로잉에서 붉은색 안료를 사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드로잉 기본기를 다지는 사례도 실었다.

드로잉의 사전적 의미는 '선묘(線描)'라고 한다. 연필, 펜, 목탄, 크레용 등으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또는 제도 도면. 워터칼라 드로잉(water-colour drawing, 수채화)과 같이 명암, 채색 등 격식에 박힌 표현도 드로잉의 범주에 속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유채기법에 의한 페인팅에 대치되어 사용되는 예도 있다고 덧붙인다. 요즘은 영어로 쓰이는 말을 발음 그대로 쓰지만 옛날에는 우리 미술계에서는 '소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사전은 밝히고 있다. 앞서 독자가 언급한 '데생'이란 말은 프랑스말로 영어로는 드로잉을 말한다고 한다. 드로잉은 프랑스어 데생의 번역어이며 데생은 '그린다'는 뜻의 프랑스어 '데시네(dessiner)'에서 나온 말이다. 즉 드로잉이나 소묘는 같은 의미의 단어라는 뜻이다. 

세계미술사전은 더욱 자세하게 드로잉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표현이나 형태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선을 사용해 이미지를 그려내는 기술로서,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모든 예술의 기초를 형성한다. 밑그림이라고도 하며, 프랑스어로는 건축의 도면, 도안 등의 뜻도 포함한다. 제작의 목적이나 동기에 따라 크로키, 스케치, 에스키스, 바탕그림, 에보슈, 카르통, 에튀드 등의 명칭이 쓰이기도 한다.

미술대사전은 드로잉의 역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 공예가들은 질그릇 조각 위에 붓으로 독자적인 스케치를 했다. 그러나 고대와 중세에는 스케치를 단순히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여겼고 또 당시의 엄격한 관습이 예비 창조의 범위를 제한하였기 때문에 거의 그려지지 않아, 중세에 소묘의 기능은 주로 공방용의 패턴들에 한정되었다. 지오토Giotto(1266~1337) 이후 자연주의의 발생은 좀더 복잡한 밑그림 기술을 요하게 되었고, 14세기 이후 출현한 최초의 독립적인 소묘는 흰색으로 강조점을 둔 에칭으로, 섬세한 모델링을 위해 바탕칠이 된 종이 위에 그려졌다. 당시 사용되었던 다양한 소묘 기법은 첸니니Cennino Cennini(c.1360~1440)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는 도제 훈련에 있어서 소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소묘를 회화에 입문하는 ‘개선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소묘가 예술의 표현수단으로써 최초로 독자적인 위치를 확립한 것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의 작품에서였다. 그의 수많은 소묘들은 예술적이고 과학적인 창조물들을 광범위하고 풍부하게 보여준다. 예비 스케치를 새로운 실험 분야로 본 그의 개념은 라파엘로Raffaello(1483~1520)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소묘의 발전은 18세기에 들어와 거장들의 위조품 드로잉들이 나돌 만큼 수장가들의 수집 대상이 되었다. 19세기에는 앵그르Jean-Auguste Dominique Ingres(1780~1867)를 비롯한 신고전주의자가 소묘의 중요성과 기능을 강조한 것에 비하여 색채를 강조한 낭만주의자들과 인상주의자들은 비교적 소묘를 부수적인 것으로 이용하였다. 반 고흐Vicent van Gogh(1853~1890)는 큰 갈대펜을 사용하여 선의 표현적 특질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으며, 로댕Auguste Rodin(1840~1917)은 20세기 소묘의 개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대담한 소묘에서부터 모델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한 자유로운 기법을 보여주었다. 이때부터 데스피오Charles Despiau(1874~1946), 마이욜Aristide Maillol(1861~1944) 등과 같은 많은 조각가들도 훌륭한 소묘를 제작하였다. 마티스Henri Matisse(1869~1954),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 클레Paul Klee(1879~1940) 등을 비롯한 근현대 미술의 거장들도 독창적인 소묘들을 통해 드로잉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였다. 20세기의 소묘는 추상화의 경향에 따라 점차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성격이 강조되었다.

이 밖에도 회화 기법의 하나로 스케치와 크로키도 설명한다. 스케치(sketch)는 프랑스어의 크로키(croquis)와 같은 것이다. 사생화·약도·초벌그림 등 즉사적(卽寫的) 데생의 일종으로서 목적에 따라 정밀하게 사생하는 경우도 있고 대략을 그리는 경우도 있다. 화고(畵稿, 그림의 원고)로써 외워서 그리는 경우도 있는데, 대략 그리는 경우 임시 스케치의 수법을 사용한다. 스케치 재료는 옛날에는 피엘 노아르(黑石)나 실버 포인트(銀筆)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연필·색연필·목탄·콘테·파스텔 등의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단색으로 대상의 형태나 특징을 선묘(線描)하기도 하고, 명암을 그려넣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 수채화물감을 칠하면 연필을 정착시키는 효과가 있어 담채를 칠하는 경우도 많다.

또 크로키(croquis)는 초안(草案), 스케치, 밑그림 등의 뜻이다. 화가가 본대로 느낀 대로 연필, 콘테, 펜 등으로 단시간에 그린 것으로서, 세부 묘사에 사로잡히지 않고 대상의 가장 중요한 성질이라든가, 톤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영어의 스케치가 이에 상당하는 말이지만, 일반적으로 크로키는 빠르게 그리는 것을, 스케치는 대상에 대한 더 정확한 묘사법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독자가 중학교 때 학생들이 스케치 북에다 그린 석고 흉상은 데생, 드로잉, 소묘이다. 이에 구별하여 움직이는 물체, 즉 말이 달리는 모습이라든지 운동 선수가 취한 한 동작의 특징을 빠르게 잡아내어 간략하게 그려내는 것을 크로키라고 한다는 뜻이다. 

이 책 『티노씨 핫플레이스 드로잉』에서 저자는 원근감과 입체감이 살아 있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스케치부터 완성까지 4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의 과정 그림과 함께 친절한 드로잉 가이드를 제시한다. 다양한 강의 경험과 드로잉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저자 티노씨의 친절하고 체계적인 가이드를 따라 그림을 그리다 보면 멀어져 가는 풍경이나 웅장한 건물을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

이 책의 모든 그림에는 티노씨Mr.Tino의 유튜브 강좌로 연결할 수 있는 큐알코드가 수록되어 있다. 실시간 생방송으로 시연한 티노씨의 드로잉 영상을 유튜브로 함께하며 소실점과 눈높이를 잡고 구도를 스케치하는 것부터 각 소재에 따른 표현과 기법, 보조도구를 사용하여 효과를 높이는 법까지 차근차근 따라 그려 멋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세계 여행과 드로잉이라는 두 가지 테제를 결합시킨 미술 기본 입문서라고 보면 될 듯하다. 이 책은 세계 여행지로는 북아메리카부터 아프리카까지 누구나 한번쯤 가 보고픈 세계 각국의 여행 명소를 저자 티노씨의 가이드를 따라 직접 그려 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1부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한 기초 드로잉〉과 2부 〈대륙별 핫플레이스 드로잉〉으로 구성되었다. 2부에서는 1장 「북아메리카」, 2장 「아시아」, 3장 「유럽」, 4장 「오세아니아/아프리카」로 묶었다. 독자들은 세계인들이 자주 찾는 핫플레이스의 풍경과 건축물을 다양한 기법과 표현법으로 하나하나 그리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드로잉으로 지구촌 한 바퀴를 여행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산이나 폭포 같은 유려한 자연 풍경은 물론이고 골목, 카페, 광장, 사원 등 다양한 건축물과 공간이 등장한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나 이탈리아의 피렌체 대성당과 같은 유명한 랜드마크부터, 전라북도 남원의 서도역처럼 우리 주변의 소박한 여행지까지 고유한 특징과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각양각색 명소들을 눈에 담으면서 그림을 통해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맘껏 표현해 볼 수 있다. 특히 저자의 설명은 풍경이나 건축물을 드로잉 할 때는 구도와 비례, 원근법을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독자들의 이해와 실전을 돕고 있다. 이 책은 눈높이와 소실점의 이해는 물론 형태 잡는 법, 투시도법, 원근법 등을 포함한 드로잉 기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는 말이다.

책은 또한 4단계로 나누어 드로잉 진행 과정을 각 그림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구도 잡기부터 디테일한 묘사까지 각 단계의 진행 그림과 설명을 보면서 핫플레이스 드로잉 방법을 쉽게 터득하고 구현해 볼 수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의 경우 '드로잉 포인트'를 제시한다. "미국 국회의사당 특유의 하얀색을 강조하기 위해 양옆의 나무들을 진하게 그려준다. 세로선만으로도 복잡한 건물의 구도를 그릴 수 있다."(p.46) 이어 단계별 드로잉 가이드를 ① 중앙의 케이크 형태 구조물 위치를 잡고, 양쪽 나무들의 외곽 형태만을 그린다. ② 하늘은 위쪽을 더 어둡게 하여 문지르고 건물의 외곽을 지우개로 선명하게 지운다. ③ 하얀 건물을 강조학 위해 나무들을 더욱 어둡게 그린다. ④ 건물의 많은 창문들은 연필을 두껍게 하여 세로선만으로 깔끔하게 표현한다. 

본격적으로 핫플레이스 드로잉을 시작하기 앞서 다양한 미술 재료들로 기본기를 훈련하는 코너도 마련해 두었다. 똑같은 단풍나무를 여덟 가지 재료(연필, 샤프펜슬, 색연필, 콩테, 마카펜, 라이너펜, 오일파스텔, 수채물감)를 사용해 그려 봄으로써 이후 본격적인 드로잉에서 훨씬 다채롭고 풍부한 텍스처와 깊이를 가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재료를 활용한 기초 드로잉 후에는 본격적으로 대륙별로 핫플레이스를 소개한다. 핫플레이스 각각의 기본 정보와 함께 그림별로 '드로잉 포인트'와 4단계 드로잉 가이드가 주어지며, 실시간 생방송으로 시연한 티노씨의 드로잉 영상 유튜브 큐알코드도 제공된다. 이 책의 모든 그림을 저자가 직접 그려 가며 세세한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유튜브 강좌이기 때문이다. 따라하는 것만으로 드로잉 초보라도 어렵지 않게 핫플레이스 드로잉을 완성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출판사 측의 이야기다.

해외 여행을 몇 차례 다녀온 독자로서도 가본 적 있는 명소가 나올 때는 눈길을 한 번 더 주지만, 못 가본 곳은 이색적으로 느낄 만큼 드로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유적지의 웅장한 건축물, 독특하고 이색적인 거리와 가옥 등을 대할 땐 새로운 해외 여행을 꿈꾸며 책에 몰입하고 그림의 능력도 키울 수 있어 다음 여행 때는 간단한 도구를 챙겨 드로잉에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도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우선 점찍어 둔 한 곳을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며 그림 구상과 함께 돌아볼 여행지를 생각해 본다.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주도인 코타키나발루이다. 이 도시는 말레이시아 동부 보르네오섬 최대의 도시이다. 이곳은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바닷가에서 보는 낙조는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와 함께 세계 3대 해넘이로 꼽힌다. 적도가 가까운 곳이라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고 사시사철 깨끗한 하늘과 주홍빛 노을을 볼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드로잉 포인트'는 마카펜은 부드러운 색 변화 단계를 나타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여러 번 겹쳐 칠하여 노을의 느낌을 표현할 것을 주문한다. 이 그림 역시 4단계 드로잉 포인트를 덧붙인다. ① 실루엣으로 표현될 배경의 나무와 섬, 사람들만을 스케치한다. ② 노랑색, 주황색, 분홍색 등 밝은 색 마카펜으로 바탕을 먼저 칠한다. ③ 갈색, 고동색, 붉은색 등 좀 더 어두운 색감들을 덧칠하여 구름 부분을 그린다. ④ 감정 색감의 마카펜, 붓펜을 이용하여 나무와 바탕의 넓은 부분을 그리고 라이너펜으로 얇은 나뭇가지를 그려 완성한다. 


저자 : 티노씨(김명섭)


일러스트를 전공하고 다양한 화풍의 그림을 그렸다. 현재 보타니컬아트 작가 활동과 연필 드로잉 강의를 하고 있다. YouTube로 연필 드로잉 온라인 실시간 강의를 하고 있으며, “친절한티노씨”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여 그림을 배우고 즐기시는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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