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캐럴 피어슨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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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책은 모두 삶의 변화를 요구한다.

살면서 부닥친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세상 누구에게나 알맞은 극복 방법은 없을지도 모른다.

개인의 삶은 태어날 때부터 자라는 동안, 자신이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면서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만이 자신의 방법을 알기 때문에 변화를 원하면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해간다.

다만 수많은 책에 쓰인 방법이 어떤 사람이 썼는가, 어떤 극복 방법을 제시하는가를 선택할 사람도 자기자신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대개 삶의 변화를 원하면 스스로 '생각-행동-습관-변화'를 거친다는 점은 비슷하다.

이젠 자신의 변화를 원한다면 어떤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거나 선택은 자기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마음이 써 내려가는 대본은 각자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심리 원형과 관계가 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캐럴 피어슨은 우리 안에 있는 여섯 가지 원형을 설명한다. 자신이 홀로 남겨졌다고 느끼는 고아 원형, 이상적인 삶을 찾아 떠나고 싶어 하는 방랑자 원형,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싸우는 전사 원형, 위대한 가치를 위해 희생하는 이타주의자 원형, 삶을 무조건 긍정하고 신뢰하는 순수주의자 원형, 자신의 삶과 세상을 마법처럼 변화시키는 마법사 원형.

이 여섯 명의 ‘나’가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가 나의 삶이다.

이 책은 ‘내 안의 나’를 이해하는 셀프 심리학, 아직 나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 심리학이 주는 선물이다.

읽기 쉬운 문체로 쓰여진 이 책은 평온한 상태로 그저 저자가 이끄는 대로 읽어가면 된다.

문장이 쉽고 간략해 술술 읽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의 뜻인지 역자의 뜻인지 모르지만 꽤 잘 쓰여진 책이다.

도자기에 비유하면 '잘 빚어진 항아리'이다. 명품이라 해도 좋고, 보물이라 해도 괜찮을 듯하다.





자신이 엄마 없는 아이 같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버림받고, 방치되고, 학대받는다고 느낀 적은? 자신에게 왜 이토록 힘든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는지 때로는 의아한가? 꿈과 야망대로 살지 못하는 자신이 가끔은 실망스러운가? 혹은 남들보다 운이 좋아서 고난을 겪은 적은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삶이 단조롭다고 느끼는가? 더 활기 넘치고, 더 의미 있고, 더 열정적으로 살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때로는 자신보다 혜택을 덜 받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더 생기 있고, 더 영적이며, 더 강렬한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가?

어느 쪽이든 이 장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부모와 교사, 친구, 보험회사는 우리에게 일생 동안 가능한 한 안전하고 안정된 삶을 살기를 권한다.

자기 계발 서적들은 문제 가정이나 결손 가정에서 성장했을 때 어떤 고난을 겪게 되는지 지적한다.

건강하고 도덕적이고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라야만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은연중에 암시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성장 과정에서 그중 하나라도 결핍되면 성공적인 삶을 살 기회도 줄어든다고 믿게 만든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과 영혼에 관한 진리를 담은 문학 작품과 신화들은 완전히 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이상적인 환경에서 성장한 영웅은 매우 드물다. 이상적인 조건에서 태어났다 해도 영웅은 그 환경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고전적인 비극의 주인공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되리라는 예언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에 의해 산기슭에 버려진다. 찰스 디킨스 소설의 주인공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유복자로 태어나 의붓아버지에게 모진 학대를 받으며 공장에서 일하는 등 온갖 고초를 겪는다. 왕의 사생아로 태어난 아서는 자신의 진짜 혈통을 알지 못한 채 양부모 슬하에서 자란다. 신데렐라는 자신을 하녀처럼 부리는 사악한 새엄마와 살며 시련을 겪는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삶에서 내린 결정들은 단 한 가지의 목적, 즉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면에서는 공허를 느낀다. 삶을 충분히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무슨 일인가가 일어난다.

암 진단을 받고, 자식이 죽고, 배우자가 떠나며, 언제까지나 안정되어 보였던 직장을 잃는다.

갑자기 그들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런 자각이 깊어질수록 한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진정한 삶을 미루면서 느꼈던 마음의 좌절감이 진정한 삶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고통스러웠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하지 않으려고 회피하면, 삶이 시련을 통해 우리를 떠다민다.

고아 원형은 실망한 이상주의자이다. 세상에 대한 이상이 높을수록 현실은 더 좋지 않게 나타난다.

심리적 추방을 경험한 후에 자신을 혼자뿐인 고아로 느끼는 것은 더욱 고통스러운 일이다.

세상은 위험해 보이고, 나쁜 사람들과 함정이 어디에나 있다. 마치 위험에 처한 처녀처럼 고아는 힘도 기술도 없이 적대적인 환경에 맞서야 한다.

세상은 서로 먹고 먹히는 곳처럼 보이며, 이곳에서 사람들은 희생자가 되거나 아니면 타인을 희생시키는 자이다.

심지어 악랄한 행동조차 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된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작용하는 규칙은 ‘다른 사람이 너에게 하기 전에 네가 먼저 그들에게 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계관을 지배하는 주된 감정은 ‘두려움’이며, 삶을 살아가는 주된 동기는 ‘살아남기’이다.





고아 원형은 그냥 머물러 있기에는 너무 힘든 자리이다.

고아에게 주어진 발달과제는 어린아이 같은 순진한 세계에서 벗어나 고통과 아픔과 결핍과 죽음이 삶의 피할 수 없는 부분임을 배우는 일이다. 처음에 품었던 환상이 클수록 그것에서 오는 분노와 고통도 크다. 순수한 세계로부터의 추방은 우리를 현실주의자가 되도록 이끈다.

우리 안의 고아가 만드는 이야기는 주로 무력감에 대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본래의 순수 상태로 돌아가려는 갈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 나이가 몇이든, 이 욕망은 어린아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고아 원형에 지배당하는 경우, 자기 비난은 스스로를 불신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심각한 정신적 장애가 된다. 뿐만 아니라 자기 멋대로 감정을 투영하게 만든다. 자신에 대한 기분이 덜 나쁘기 위해 종종 다른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이다.

연인, 친구, 배우자, 부모, 고용주, 교사 등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들이나 신 혹은 사회 전체를 비난한다. 그 결과 자신이 안전하지 못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인식이 굳어진다. 더욱 나쁜 점은, 삶에서 겪는 모든 고통에 대해 주위 사람을 탓할수록 그들과의 관계가 멀어져 결국 삶이 더 고립되고 희망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삶을 ‘고통 아니면 낙원’으로 보는 식의 이분법을 넘어서면 고통을 삶이라는 강물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

실제로 고통과 상실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이다. 고통과 상실은 삶 전체의 방식이 아니라 흘러가는 과정의 일부분일 뿐이다. 상실은 우리에게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나 우리가 집착하는 것들을 포기하고 미지의 것으로 나아가게 해 준다.

짧은 기간에 심리적 성장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면 고통과 아픔이 너무 크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씩 포기하는 것이다.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는 심리적 방어 기제가 작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정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맞닥뜨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삶이 어딘가에 갇혀 있는 것 같은가? 살아남기 위해,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는 데 지쳤는가?

소외되고, 외롭고, 무료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가? 자신 안의 어떤 부분은 더 많은 모험을 갈구하지 않는가? 혹은 안락한 환경 밖으로 내던져져 어쩔 수 없이 미지의 것과 마주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는가?

이 중 어느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당신은 지금 ‘방랑자’의 부름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하게 행동하지만 내면세계를 깊이 탐구하는 이들도 있다.

방랑자 유형에는 직장 내 관습 타파자, 사회의 규격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반문화주의자도 있다. 이들 모두 방랑자에 속한다. 이들은 체제와 규범에 순응하는 사람들의 정반대 편에 서 있는 인물로 스스로를 정의한다.

방랑자는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맞서 외로움과 고립, 심지어 사회적 배척의 대가를 치르게 되더라도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기로 결심한다

삶에서 방랑자 원형이 깨어나면 우리는 실제로는 전혀 혼자가 아닌데도 자신이 외부로부터 단절되었다고 느낀다. 외로움을 느끼는 상황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정말로 혼자 살고 혼자 여행하고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이다.

그러나 무한정 그렇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또 다른 경우는 자신의 외로움을 숨기는 방법도 있다.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조차! 그중 하나가 자신의 느낌과 소망을 무시한 채 타인이 원하는 것을 하고 타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외로움을 숨기는 또 다른 방법은,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이때는 상대방을 한 인간 존재로서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한 사람은 위에 있고 다른 사람은 밑에 있는 이런 관계는 실제로는 외로운 관계일 수밖에 없다.





먹을 것에 대한 허기뿐 아니라 인간 삶에는 많은 종류의 허기가 있음을 기억한다면 사냥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시절의

삶이 어떠했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우리는 음식에만 굶주려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 성적 행위, 권력, 모험, 때로는 삶의 진정한 의미에도 굶주려 있지 않은가.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사이에 적절한 경계선을 긋는 기술은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게 해 주며, 궁극적으로는 삶 자체를 사랑하고 음미할 수 있게 한다. 건강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면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안의 전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목숨을 부지하려는 본능을 넘어서도록 돕는다.

온전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때로는 대의를 위해 고통을 견디고 죽음을 감수할 필요가 있음을 아는 것이다.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여러 문화에 존재하는 신성한 전사의 전통을 이야기하면서, 강인한 전사들이 때로는 고문을 참아내다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굴하지 않고 고통을 견디는 그들의 능력은 전사가 지닌 최고의 덕목인 용기, 불굴의 의지, 인내심을 보여 준다.

전사의 이야기는 선이 악을 이길 수 있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하지만 전사의 이야기에 담긴 더 근본적인 메시지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위해 용기를 가지고 싸울 때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고, 자신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으며,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는 고아, 즉 곤경에 처한 자신을 구출한다. 전사는 자기 내면의 고아에게 말한다.

너 자신을 구원해 줄 누군가를 꼭 밖에서 찾아야만 하는 건 아냐. 내가 너를 돌봐 줄 수 있어.전사의 의식에는 자기방어가 포함되는데, 자신이 공격을 당하면 기꺼이 싸우겠다는 의지가 그것이다.

심리적 차원에서 전사는 어디까지가 자신의 영역이고 어디서부터가 다른 사람의 영역인지 건강한 경계선을 긋는다.

전사 역량을 키우는 일은 풍요로운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이타주의자 원형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 주는 데도 그것이 필요하다. 이타주의자는 자신을 다른 이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사람으로 여긴다.





우리 안의 이타주의자가 깨어나면, 우리는 우리의 포유류 조상과 인간 조상이 가졌던 본능에 연결된다. 다른 원형들과 마찬가지로 이타주의자 원형도 매우 구체적인 형태에서 더 추상적인 형태로 진화한다. 원시사회에서는 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인간을 산 제물로 희생시켰다. 좀 더 발전한 문화에서는 자신의 조국이나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위대한 인물과 순교자를 숭배했다.

그리고 지금 시대에는 집단의 훌륭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개인적 성취를 포기하거나, 자녀를 위해 희생하거나, 행운을 덜 타고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으로 이타주의자 원형이 표현된다.

삶에 기꺼이 자신을 바치지 않으면 늘 죽음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갈 수밖에 없다. 죽음이 자연계의 기본 조건임을 이해하는 것도 삶에 담긴 희생적인 측면을 받아들이는 길이다.

해마다 가을이면 잎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봄에 꽃이 필 수 있게 해 준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다른 생명체를 먹음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유지한다. 우리가 아무리 부정해도 인간 역시 엄연히 생태계 먹이사슬의 일부이다.

인간은 식물과 동물을 먹으며, 인간의 배설물은 더 많은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흙을 비옥하게 한다. 우리의 목숨을 지탱하는 호흡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식물들과의 공생 관계에 의존한다. 또 우리의 육체는 죽으면 썩어서 땅에 거름이 된다.

우리 안의 이타주의자가 주는 궁극의 교훈은 베푸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의 삶을 선물로 주라는 것이다.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이미 선물로 거저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은 죽음과 상실들은 항상 변화를 몰고와 새로운 삶에 이르게 한다. 그래서 실제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단지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더 극적인 통로일 뿐이다.





우리 안의 마법사 원형은 자유로운 선택을 하려는 인간의 의지와 능력, 주도권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결단력과 관계가 깊다. 오직 인간만이 삶을 따라잡기 위해 서로를 밀치면서 변명하고, 남을 탓하고, 불평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안에 존재하는 마법사는 우리가 바깥세상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것이 내면의 불균형 때문이며,

마법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에너지가 흩어지지 않도록 한곳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일이 잘 되어 가지 않으면 내가 나서서 바로잡겠어 내가 혁명 그 자체가 될 때, 나의 세상은 마법이 펼쳐지는 것처럼 달라질 것이다.

마법사는 순수주의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름 짓는 힘을 사용한다. 순수주의자는 세상을 선하다고 이름 짓는다. 마법사는 문제를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해 새로운 인식으로 나아간다. 사람들은 대부분 무엇인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정직해진다는 것은 사회 서열 속에서 스스로를 불리한 위치에 놓는 일이다.

정직한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특히 사람들은 서열이 높아지기 위해 자신이 본래보다 더 멋진 사람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정직해진다는 것은 자신의 결점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법사가 문제에 대해 말하는 방식은 우리 중 누구도 본래 나쁘거나 틀리지 않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우리 모두는 긍정적인 존재 이유를 갖고 있는 것이다.





내 안에는 수많은 나라는 존재가 살고 있고 이는 어떤 자극을 통한 기적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무엇들이 얽히고설켜 성장과정에서 나를 만들었고 이 나는 무엇을 통해 움직이는지가 궁금하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질문하고 있는 이때,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는지 무엇으로 삶을 살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 것인지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때문에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라는 존재를 알고 넘어가는 것이 우선순위 같다. 이 책을 읽는 이유이다.

저자 : 캐럴 피어슨

심층심리학자이며 심리 상담가인 캐럴 피어슨은 CASA(원형 연구소) 소장으로 칼 융의 원형 이론 연구와 강의에 평생을 바쳤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중 문학비평 과목에서 ‘신화와 상징’을 접하고 칼 융과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정신적 제자가 되었다(그녀 자신은 이것을 ‘매우 이상한 여행’이라 부른다).

이후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집단무의식 원형을 6가지로 밝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내 안의 영웅 깨우기』 『나는 무슨 이야기를 살고 있는가』 『지금 나는 누구인가』 등 많은 책의 저자이기도 한 피어슨은 콜로라도대학, 메릴랜드대학, 조지타운대학에서 강의했다.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된 대표 저서 『나는 나(원제 The Hero Within)』는 원형 심리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역자 : 류시화

시인.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과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인생 학교에서 시 읽기 『시로 납치하다』가 있다.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와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우화집 『인생 우화』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를 썼으며, 번역서로 『성자가 된 청소부』 『삶의 길 흰구름의 길』 『인생 수업』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조화로운 삶』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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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맞추자 인생이 달라졌다 - 일, 관계, 삶을 바꾸는 간단하지만 놀라운 소통의 기술
브라이언 그레이저 지음, 박선령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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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90년대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웃어른과 대화를 할 때는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면서 말하는 것은 예의 없는 일"이란 말을 들었을 것이다.

공자의 가르침 중의 하나인 '예(禮)에 어긋나서인지, 아니면 일제강점기의 '무조건 복종'이라는 가르침 때문인지 이후 세대는그렇게 교육 받았다.

그러나 공자의 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상대와 대화를 할 때 형식적인 표정을 강조한 것이 아니다.

대화할 때 말투와 말의 내용이 예에 맞아야 한다는 것. 즉,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나중에 알았지만)

상대의 눈, 미간, 코를 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묘하게 조선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와서인지 변질된 것 같다. 아무튼 우리 사회는 눈맞춤을 무례하고 부담스러운 행위로 여겨왔던 것은 사실이다.

이런 편견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다.(미국도 대화 중 눈맞춤의 행위는 결례로 보는 것인가)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유명 크리에이터이자 이 책 《눈을 맞추자 인생이 달라졌다》의 저자인 브라이언 그레이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눈맞춤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주장한다.



사람들과 눈을 맞추는 것이 출세의 비결이라니 지나친 과장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눈맞춤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대화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학창시절 난독증을 앓았던 그레이저는 선생님에게 지목당할까 봐 늘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말하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면 대화 내용을 더 이해하기 쉽다는 것을 우연히 깨달았다. 그 후 그의 인생은 이전과 180도 달라졌다.

툭하면 식당에서 다른 학생과 시비가 붙고 한 학년 유급을 걱정할 정도였지만 사람들과 눈을 맞추는 연습을 하자 친구가 생기고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는 것을 와이파이로 비유하며 와이파이가 우리를 인터넷에 존재하는 무한한 정보와 연결시켜주는 것처럼 단 한 번의 눈맞춤이 상대방의 관심을 사로잡고 관계를 시작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시대에 시선을 맞추는 것은 상대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최고의 차별화 요소다.

저자는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나가는 것부터 협상이 필요한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까지 적극적으로 상대와 눈을 맞추는 것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던 다양한 경험을 소개하며 눈 맞춤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이점과 눈빛을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아가 무작정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무례한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큰 효과를 발휘하는 시선 처리 비법을 전수한다. 눈맞춤과 관련한 이 책의 다양한 일화를 읽다 보면 지금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눈맞춤의 잠재력을 깨달을 수 있다.상대방과 말을 할 때는 그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상대방 눈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할 때가 많다.

사무실에서 옆 자리 사람과 이야기할 때 몸을 돌리고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는 경우보다 모니터를 보며 일하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을 하고 있었구나'를 느낀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과 말을 할 때 어떻게 할까에 집중해보니,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눈맞춤은 단순히 시선을 고정한다보다 더 깊은 의미다.

호기심을 갖고 상대방을 바라보고, 상대의 생각을 읽고, 전달받고, 소통하는, 그래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모든 소통의 관계를 저자는 '눈맞추기'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의 눈맞춤은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맺어야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집중해보자. 나는 말을 할 때 상대방의 눈을 맞추고 대화를 몇 번이나 했는지. 의외로 아닌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던 일이 바빠서 들으면서, 말하면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한 것이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지하철이나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소를 보자. 혼자 있을 때는 스마트폰에 시선이 가 있다. 둘 이상이 있을 때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저자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면 사람이 보인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과잉 사용의 시대에 매우 중요한 인간관계 솔루션이라고 생각이 든다.

저자의 가족은 식탁에서 스마트폰을 바구니 속에 넣어둔다고 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엎어놓는것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 스마트폰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인지능력이 분산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구니 속에 스마트폰을 넣으면서부터 저자의 가족들은 식탁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건설적인 이야기들을 시작했다고 이 책에서 쓰고 있다.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에게 꿀팁이다.



출근해서 직장에서 사람들과 얼마나 관계맺음을 하고 소통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에는 너무 바빠서 일만 하다가 퇴근을 했는데, 최근에는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아마 디지털기기가 많은 일을 거들어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직장 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시간을 보내야지 생각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습관처럼 해오던 것을 하루 아침에 생각을 바꾼다고 변화하지 않는다. 반복해서 습관이 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이 책 《눈을 맞추자 인생이 달라졌다》를 읽어볼 충분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다.

당신이 상대방을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주면 상대방은 당신에게 자기가 누구고 왜 그런 일을 하는지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을 알고 싶어할 것이다.

눈을 맞추며 상대방과 이야기를 할 때는 상대방을 존중하며, 상대방이 있는 그대로 중요한 사람임을 알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이런 자세로 소통하면, 상대방으로부터 그 사람만이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나의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존중. 누군가와 말을 할때는 그 사람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이 점에서 공자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식견이 넓어진다는 교휸을 깨닫고 나자 인생이 확실히 더 좋은 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 익힌 '호기심 대화'라는 기술을 이용해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라는 지금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저자는 믿고 있다.

호기심 대화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낮선 이들과 나누는 대화를 뜻하는데, 이런 경험을 토대로 호기심의 힘을 알려주는 책 <큐리어스 마인드>를 출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 저자는 어떤 프로젝트를 홍보할 때 늘 논쟁의 여지가 없는 보편적인 주제, 즉 우리 인간의 경험과 관련된 본질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내 주인공들은 모든 인류가 추구하고 응원하는 사랑, 가족애, 자존감, 생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중략) 대화하는 상대와 관련이 있고 믿을 만한 주제를 제시하면 듣는 사람은 자기와 그 이야기 사이에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느낄 것이다. 상대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가 자기의 가치관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끼는게 매우 중요하다.

안전지대 밖으로 나온다는 것은 곧 위험을 무릅쓴다는 뜻이다. 때로는 어떤 이유로 인해 도전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할 때도 있지만 내 경험상 이득인 경우가 더 많았다. 자신의 안전지대를 기꺼이 박차고 나올 때 진짜 인연이 시작된다.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다고? 방법은 간단하다. 머리와 가슴을 열고 우리와 함께 서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마주 보기만 하면 된다. 그 관계가 찰나로 끝나든 평생 지속되든, 쉽든 어렵든 항상 그런 관계를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한 번 연결된 관계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사람을 만날 때는 항상 그 관계가 어떻게 인생에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 사람의 눈을 바라보고 그와 소통하는 사소한 행동이 때로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저자인 브라이언 그레이저는 이렇게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유명 제쟉자가 되는 데는 그의 호기심과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의 만남이 도움이 되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견문을 넓히고 커리어를 성공시킨거죠."

《나는 7년동안 세계 최고를 만났다》를 쓴 알렉스 바나얀은 정말 어렵게 워렌버핏, 빌게이츠를 만나려고 애썼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워렌버핏, 빌게이츠 뿐 아니라, 오바마, 빌 클린턴, 오프라 윈프리 등 세계의 구루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이다. 그만큼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란 반증이다. 그가 말하는 소통의 핵심은 '눈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다양한 호기심 대화에서 그가 터득한 유명인들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하우를 가득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저자가 만난 유명인들이 알려주는 처세술뿐만 아니라 그들과의 대화를 가능케 한 저자의 노련한 대인관계술이다.

자신과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는 유명 래퍼 에미넴에게 회심의 한 마디를 던져 영화 〈8마일〉을 제작한 일화나 늘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는 빌 게이츠를 연설로 집중시킨 경험담을 읽다 보면 불리한 상황에서도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예시들이 할리우드에서만 통하는 특수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 모든 대화의 목적은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이며 이 책에 담긴 기술은 업계를 가리지 않고 비즈니스 미팅을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모두 통용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유명인들의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그 안에 담긴 노련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취업한 회사에서 족족 해고만 당하다가 워너브러더스의 서류배달부로 겨우 일을 시작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크리에이터가 된 그레이저는 사람을 만나고 그와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자신의 성공 비결로 든다.

이 책은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사고방식에 갇혀 있으며 타인이 바라보는 세상이 얼마나 다른지 계속 떠올리면 모든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든, 대통령이든 슈퍼스타든 모두 누군가와 처음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두렵지만 안전지대를 조금만 벗어나면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으며 그렇게 한 번 맺은 인연은 어떤 식으로든 내 인생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바쁘게 움직이느라 타인에게 따뜻한 관심을 주지 못하는 요즘 시대에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인간관계의 진정한 힘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저자 : 브라이언 그레이저(BRIAN GRAZER)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제작자. 1986년부터 론 하워드 감독과 함께 이매진 엔터테인먼트를 경영하고 있다. 〈뷰티풀 마인드〉, 〈아폴로 13〉, 〈8마일〉, 〈다빈치 코드〉, 〈아메리칸 갱스터〉, 〈신데렐라 맨〉, 〈스플래쉬〉 등

수십 년간 다수의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그의 작품들은 아카데미상에 43회, 에미상에 158회 후보로 올랐고 2001년에 데이비드 O. 셀즈닉 공로상, 2002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 처음부터 탄탄대로로 흘러간 것은 아니다. 어렸을 적 난독증을 앓는 데다가 다른 사람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할 정도로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내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고 이때 익힌 인간관계와 대화술이 인생의 무기가 됐다. 《눈을 맞추자 인생이 달라졌다》는 이런 그레이저만의 쉽지만 놀라운 소통 비결을 담은 책이다.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인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저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큐리어스 마인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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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처럼 - 도청의 마지막 날, 그 새벽의 이야기
정도상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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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한민국 서울 변두리 한 시민의 평범한 가정집.

TV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기 특집방송을 앞다퉈 방영하고 있다.

1980년 당시 '광주폭동' '광주사태'로 매도하던 방송사들이 이젠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명칭을 바꿔 지칭하고 있다.

당시 숨죽여 '광주'를 말조차 꺼낼 수 없었던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제는 '민주화운동'으로 거리낌없이 말한다.

발발로부터 40년이 막 지났다. 역사에 자리매김하고 명칭을 바꾸는 데 40년이 걸린 것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안은 채 그렇게 '1980 광주'는 또 새로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발포명령자', '헬기사격'을 인정하지 않는 당시 권력층은 지금도 입을 굳게 다문 채 자신들을 '애국자'라고 항변하고 있다.

'남겨진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그나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데 조금이나마 응원을 보태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이 책은 광주민주화운동의 10일간의 항쟁 중 마지막날 전남도청 시민군의 피로 쓴 기록이고, 묵시록이다. 작가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부터 40년. 이웃의 생명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든 시민군이 계엄군의 압도적 화력에 스러져간 1980년 5월 27일 새벽을 그린 장편소설로 출판계는 이 책을 평가하고 있다.

1987년 전남대에서 주최한 오월문학상을 받으며 작가의 길에 나선 정도상의 신작이다.

작가 정도상이 40년만에 이야기하는 5·18 그날의 이야기, 신작 장편소설 『꽃잎처럼』은 5·18 민주화운동 최후의 결사항전이 있던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 안에 있던 오백여 명의 시민군들에 관한 이야기다.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의 챕터는 26일 저녁 7시부터 27일 새벽 5시 이후까지 한 시간 단위로 디테일하게 구성돼 사실감과 현장감을 더한다.

당시 스물한 살 청년이었던 작가 정도상이 40년만에 재구성한 현장 소설이자 기록 소설이다.

‘작가의 말’을 통해 작가가 고백한 바, 주인공 스물한 살 명수를 제외한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모두 실재했거나 실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작가는 『꽃잎처럼』을 통해 5·18의 현장으로 다시금 투신해 직접 주인공 명수의 귀와 눈과 입이 되어 당시의 뼈를 깎는 듯한 순간들을 40년 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생히 전한다.





소설의 1인칭 화자 스무 살 청년 명수는 5월 18일 이후 구성된 투쟁위원회의 대변인 상우의 경호원을 자처하며 도청에서 결전의 순간을 기다린다.

명수는 배우지 못한 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야학 ‘들불’에 들어갔던 청년이다.

그곳에서 첫사랑 희순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명수는 실존적 방황을 하면서 성장통을 앓고 있는 중이었다.

26일 밤, 도청과 주변 건물들에 모여 결전의 순간을 기다리는 오백여 명의 시민군과 폭도를 진압하겠다고 탱크를 앞세운 채 광주로 들어오는 공수특전단을 비롯한 이만여 명의 계엄군. 시민군은 모두 최후의 순간을 직감하면서도 도청에서 계엄군을 기다렸다.

27일 새벽, 계엄군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그들의 솔직한 심정은 이랬다.

‘오지 말아라. 하지만 온다면 피하진 않겠다.’ 그러나 ‘오너라, 얼마든지’란 마음을 가진 사람도 꽤 있었다.

명수와 동년배인 수찬도 그랬고 회의실에서 오열하며 동생의 복수를 울부짖던 순찬반장도 그랬다.

반면, 명수는 생각했다. ‘내가 지금 도청에 있는 이유는 단 한 사람, 희순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희순은 들불야학의 강학으로 광주전남민중민주운동의 도도한 흐름 속에 실재했던 인물이며 동시에 소설적으로 가공된 인물이기도 하다.





27일 새벽 3시 50분, 계엄군은 도청으로 쳐들어와 무차별 사격을 시작한다.

소설은 계엄군 진압 작전이 개시되는 몇 시간 전부터 5·27 최후까지 긴박한 순간을 따라가며 그날의 상흔들을 불러낸다. 40년이 흘렀지만 바로 눈앞의 일인 듯 선연하게 그려진 풍경 속에서 시민군 개개인의 실존을 느껴볼 수 있다.

『꽃잎처럼』은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한 소설이 아니라, 시민군 개개인의 실존을 탐구한 소설이다.

“백기가 게양된 텅 빈 도청으로 계엄군이 들어오는 것을 시민군은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청에서 피 묻은 깃발을 들고 계엄군과 맞서 싸우지 않았더라면, 이후의 역사는 다르게 쓰였을 것입니다. 오월에서 오월로 이어지는 게 우리 세대의 숙명처럼 느껴져요. 그 새벽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의식이 80-90년대 민주화운동의 동력이 되었지요.

민주정부 수립, 남북관계의 진전, 촛불혁명 등이 모두 광주의 그 새벽에서 시작되었어요.”

현실 정치의 변화를 일궈내는 일이라면 한 손이라도 보태려 했던 작가의 심경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역임한 정도상 작가이기에, 그가 바라보는 우리의 정치와 사회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관점이 더욱 궁금해지는 게 사실이다.





내일은 희순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날이 밝으면 손에 쥐고 있는 카빈소총을 놓고 여기를 떠날 것이다.

집에 돌아가자마자 라면을 끓여 국물에다 소주 한잔을 마시고 푹 잘 예정이다.

오후 4시쯤 느긋하게 일어나 목욕탕에 가서 때 빼고 광낸 다음, 청바지와 흰 남방을 차려입고 희순을 만나러 갈 것이다.

광천동 들불에서 YWCA로 나오면서 희순과 했던 약속이라 꼭 지키고 싶었다. 달을 바라보는 곳, 그곳에서 희순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일은 망월이 뜨는 날이다. 망월은 만월이 아니다. 달맞이꽃이라도 한 묶음 들고 희순을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두근거렸다.

- p.9

“야야, 병규야 이놈아. 내가 똑 죽것다. 휴교를 했어도 그냥 서울에 있지 왜 내려와 도청으로 들어왔어.

금쪽같은 내 새끼가 여기 있으니 먹을 수도 잘 수도 없어. 더구나 내일 아침은 귀빠진 날이잖여…….”

“알았어, 알았어 엄마. 나만 금쪽같고 귀빠진 사람인가? 여기에 있는 사람 다 금쪽같아. 내일 아침 일찍 집으로 갈게.

아무 걱정 말고 집에 가서 미역국이나 끓여놔, 응? 그거 먹고 몸보신 좀 하게.”

몸보신이라는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젊은 사람의 입에서 나올만한 말이 아니었다.

“병규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사냐?”

“엄마, 나 오늘 안 죽어. 내일 아침에 미역국이나 끓여놓으라니까. 가서 먹는다고!”

- pp.12-13





여러분은 지난 아흐레 동안 이 도시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을 지켜보았습니다. 여러분은 목격자입니다. 우리의 항쟁을 잊지 말고 후세에도 이어가게 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입니다. 한 치도 흔들림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기록할 것입니다. 그 기록자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계엄군이 밀려오기 전에 어서 여기 도청에서 떠나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충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싸움은 어른들이 해야 합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은 살아남아 오늘의 목격자가 되어 역사의 증인이 돼주시기 바랍니다.

- pp.74-75

나보다 먼저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솔방울을 줍기 시작했다. 나도 솔방울을 주우며 두 사람한테 가까이 다가갔다.

내가 한 걸음 다가가면 그들도 한 걸음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희순이 숲속의 작은 집으로 쑥 들어갔다.

내 머리에 떠오른 작은 집에는 연탄불이 파란 불꽃을 피워 올리며 구들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희순의 이름을 불렀다. 희순이 들어간 작은 집 앞에서 동행했던 남자가 나를 돌아봤다. 그는……, 상우 형이었다.

- pp.98-99





내 눈으로 보이는 이 상황을 나는 믿을 수 없었다. 흉몽도 악몽도 아니었고, 지독한 가위에 눌린 듯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아니 하고자 해도 비명조차 나오질 않았다. 공수대원은 병규를 거꾸로 끌고 계단을 내려갔다.

한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병규의 머리가 수박처럼 툭툭 깨졌고 피가 남았다. 나도 모르게 굳어 있던 몸이 풀렸다.

“병규야! 야, 이 짐승만도 못한 놈들아, 너희들이 사람이냐!”

나는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벽을 짚고 일어나 절규했다. 나는 카빈소총의 탄창을 친 다음 공수대원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 p.230

공수대원 하나가 두 손을 번쩍 들고 내려오는 고등학생들을 가리키며 보고했다.

집에 돌아가라고 해도 끝까지 남겠다고 고집을 피우던 눈에 익은 학생들이었다. 공포에 입술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오호, 살려준다니까 그제야 항복을 했다고?” 소대장이 물었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공수대원이 대답했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들이, 호적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벌써부터 빨갱이질이야? 이런 것들은 아예 일찌감치 싹을 잘라야 해.

야 새끼들아, 살려줄 줄 알았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소대장이 학생들을 향해 드르륵 총질을 해댔다.

- p.236





5·18 40주년에 우리 국민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지금도 5·18을 부정학거나 조작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그들 희생자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했던 모든 사람들의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

5·18은 광주시민 누구나 나섰고, 그들이 공통적으로 바랐던 세상 변화, 더 나은 삶을 위한 행위로 평가되어야 한다.

5·18는 여전히 비양심적 행위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 가슴속에 더 깊이 각인시켜야 한다. 권력 계층이 정권을 잡기 위해 저질렀던 만행(군대를 동원해 시민을 학살하는)이 다시는 이 땅에 발 붙이지 못하게 5·18의 정신은 이어져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로서 느꼈던 심정이다.

작가 : 정도상

시대의 그늘과 그 안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서정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문체로 그려온 작가다.

1960년 1월 3일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에서 출생하였고 1981년 전북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군에 곧바로 입대하였고, 군대시절에 레비 스트로스와 롤랑 바르트의 저서를 탐독하였다.

1984년 복학하여 민중문화운동패 동아리 '말뚝이'를 만들었으며, 1986년 평화의 댐 건설 반대시위사건으로 구속·제적되었다. 1989년 전북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87년 전주교도소에서 수감중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 『십오방 이야기』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같은 해 6월항쟁으로 사면 복권되었다.

창작집 『친구는 멀리 갔어도』, 『실상사』 『모란시장 여자』, 『찔레꽃』 등이 있고 장편소설 『누망』, 『낙타』 『은행나무 소년』, 『마음오를꽃』 등이 있으며

장편동화 『돌고래 파치노』 등이 있다. 제17회 단재상, 제25회 요산문학상, 제7회 아름다운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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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모리시마 쓰네오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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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마녀사냥》은 마녀의 역사를 살펴보며 마녀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변천 과정을 들여다본다.

저자 모리시마 쓰네오는 '중세 유럽의 잔혹사'라 불리는 '마녀사냥'의 본질과 당시 사회 상황을 들추어가며 설명한다.

과학 사상가로 알려진 저자가 왜 마녀사냥에 대해 주목했을까.

자신의 학문 범위를 넘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게 아니다. 학자에게 학문의 범위는 없으니까.

중세 유럽의 가장 아픈 점을 이 시대에 재조명했을까라는 단순한 독자로서의 의문일 뿐이다.

저자가 프롤로그를 통해 두 가지 점에 있어서 마녀사냥을 주목하고 있음을 밝힌다.

"잔학한 마녀 선풍은 중세 전기의 암흑시대가 아니라 합리주의와 휴머니즘의 기치를 나부끼던 르네상스 전성기에 휘몰아쳤다는 것, 그 선풍의 최전선에서 이를 부추긴 사람들은 무지몽매한 시전의 백성이 아니라 역대 교황과 국왕, 귀족,

당대 일류의 대학자, 재판관, 문화인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조직적인 마녀재판에 의해 마녀사냥이 이루어진 것은 오로지 그리스도교 국가뿐이며, 이 시기(1600년을 정점으로 전후 3~4세기 동안)로 한정된다는 것-저자는 이는 지극히 특징적인 사실이다고 전제한 뒤 마녀재판의 본질은 결국 이 '지역' 및 '시기'와 결부돼 있다고 주장한다.

독자로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마녀사냥을 오랫동안 주목해 새로운 시각으로 연구하고 찾아낸 자료를 근거로 주장함으로써 마녀사냥에 대한 믿을 만한 연구가 더해져 독자로서 고맙기도 하다.

합리주의와 휴머니즘의 기치를 내걸었던 15~17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서구 그리스도교 국가에서 마녀사냥의 광풍이 휘몰아친 이유는 무엇인가.

마녀를 신에 대한 가장 큰 죄악으로 여기며 대대적인 마녀재판이 이루어지기까지 어떤 역사적, 사회적, 종교적 계기가 있었는지 치밀하게 분석한다.

또한 잔혹한 이단심문제도가 뿌리를 내리게 된 과정도 아울러 살펴본다.





밀고, 고문, 자백 강요, 날조된 증거, 잔혹한 처형으로 점철된 마녀사냥.

더구나 이 모든 것을 부추긴 것은 교황, 국왕, 귀족 및 대학자, 문화인이었음은 앞에서 밝힌 바대로이다.

이 책은 마녀로 지목받고 재판을 거쳐 처형까지, 그 무시무시한 현장을 당시 문서 및 무고한 마녀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들여다본다.

당시에 마녀들이 받았던 고문, 판결이 어떠한 형태로 진행되었고, 그 판단 근거는 무엇이었는지, 마녀재판을 둘러싼 무서운 진실이 윤곽을 드러낸다.

우선 저자는 마녀사냥의 광풍이 휘몰아친 이유가 무엇인지를 자세히 알려준다.

마녀를 신에 대한 가장 큰 죄악으로 여기며 대대적인 마녀재판이 이루어지기까지 어떤 역사적, 사회적, 종교적 계기가 있었는지 치밀하게 분석한다.

또한 잔혹한 이단심문제도가 뿌리를 내리게 된 과정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마녀재판의 발단부터 발전 및 쇠퇴까지 전개 양상을 살펴보며 유럽 발전의 이면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400년 동안 마녀로 몰려 희생된 사람의 수는 무려 50만 명에 달한다.

16세기까지는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17세기 유럽 전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절정을 이루었다.

마녀사냥으로 희생된 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 시기에 집중되었는데 왜 하필 17세기였을까?

2010년 중세의 마녀사냥을 연구하던 독일 자를란트 대학의 역사학자 볼프강 베링어 교수는 날씨에서 답을 찾았다.

당시 유럽에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인 섭씨 13도보다 기온이 2도나 낮은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었다.

여름에도 평균기온이 섭씨 7도를 넘지 않아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했고 그마저도 수확 전에 냉해를 입기 일쑤였다.

잉글랜드 템스강의 경우 완전히 결빙된 것은 26차례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이 17세기에 발생했다.

영국 해협에는 폭 5킬로미터의 얼음띠가 생성되어 선박 운항이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최근의 연구 결과 추위가 절정에 이르렀던 17세기 중반에 태양의 흑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기온의 하강은 기상 이변으로 이어졌다.





낮은 기온에 홍수와 우박, 돌풍이 계속됐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게 된다.

영양 상태도 좋지 않아 평균 키가 100년 전에 비해 2센티미터나 줄었으며 여기에 비위생적인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발진티푸스, 장티푸스 같은 각종 질병에 노출된 사람들의 삶은 점점 더 황폐해져만 갔다.

굶주린 사람들은 자신들과 다르게 풍족하게 지내는 부자들을 점점 질시하게 된다. 그들은 부자들의 식량을 나눠 갖길 원했고 당시 지배층은 그 방법으로 마녀사냥을 이용했다.

그리하여 추운 날씨를 마녀의 탓으로 돌리고 이에 무관한 여인들을 마녀로 몰았다. 마녀로 고발된 여인들은 대부분 돈 많은 미망인이었다.

여인이 부자면 부자일수록 더 많은 식량을 약탈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마녀사냥은 유럽 전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마녀를 재판했던 이들은 교황청 소속의 재판관이었지만 이들은 사람들의 광기 어린 마녀사냥을 묵인했다. 돈 때문이었다.





재판관들은 마녀로 몰린 여인의 재산과 토지를 몰수했고 이는 고스란히 교황에게 전달됐다.

희생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에 교항청은 더 많은 마녀를 만들어내길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판이 열려야만 했다.

때문에 원래는 종교 재판소에서만 이뤄지던 마녀재판을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곳곳에 재판관을 파견하기도 했다.

이렇게 서민들과 교황청 및 지배자들의 이해관계 속에 마녀사냥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고 수십만 명의 여인들이 비극적인 현실 앞에 연기처럼 사라졌다.








어떠한 과학적인 검증도 없이 그저 일종의 점과 주술적인 일을 한다고 해서 그들을 죽음 속으로 몰아놓은 것은 아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과 사람들의 분위기로서는 그럴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서 말한 대로 14세기부터 불어닥친 유럽의 마녀사냥은 17세기까지 대략 50만 명의 사람들을 처형대에 올렸다.

마녀가 악의 화신이 된 건 도미니코 수도회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그들은 타락하고 부패한 교회를 질타하기 위해 그리스도와 대립된 존재로 마녀를 만들어낸 것이다.

중세의 마녀사냥은 1484년 교황이 ‘긴급 요청’ 회칙을 발표해 마녀가 있다고 한 데 이어, 1487년 도미니코 수도회 성직자 두 명이 ‘마녀의 망치’라는 마녀사냥 지침서를 내면서 본격화됐다.

주술이나 마술을 믿는 민속 신앙은 있지만 실제 ‘마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세상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수사관들과 판사들이 마녀를 쉽게 구분하고 취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쓴 책이다. 이 책에는 "교회에 가기 싫어하는 여자는 마녀다. 열심히 다니는 사람도 마녀일지 모른다"는 식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녀사냥이 가장 극심했던 때는 가톨릭교회가 가장 약했을 때였고 '근본주의의 창궐은 특정 체제에 위기가 닥쳤음을 반영하는 증상'의 하나다.

13세기에 이르러 시작된 자본과 화폐 경제의 성장은 교회 중심의 중세적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마녀사냥 이전의 종교 재판은 믿음을 잃어버린 신자들의 회개와 전향을 이끌어내면 족했는데, 이제는 '도무지 알 수 없고 보이지 않는 적'들을 가톨릭교회는 상대해야 했다.

마녀사냥은 권위 또는 권력의 공백이 발생했을 때 폭발할 수 있는 종교적 광기를 드러내는 사건이었다고 한다.

중세의 몰락으로 시작된 근대는 계몽주의와 합리성으로 포장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마녀 프레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 : 모리시마 쓰네오

1903~1987년. 과학 사상사 전공. 저서로는 『과학 정신의 행보』, 『갈릴레오의 생애』, 역서로는 조지 사튼의 『과학사와 신 휴머니즘』, 『과학의 생명』, 앤드루 딕슨 화이트의 『과학과 종교의 투쟁』, 존 B. 베리의 『사상의 자유의 역사』 등이 있다.

프롤로그-마녀 선풍

제1장 평온했던 ‘옛 마녀’의 시대

1. 마녀의 역사

2. 관대한 마녀 대책

제2장 험악한 ‘새로운 마녀’의 시대

1. 로마 가톨릭교회와 이단 운동

2. 이단 심문 제도의 성립과 발전

3. 이단자와 마녀의 혼재

4. ‘새로운 마녀’의 창작과 마녀재판의 확립

제3장 마녀재판

1. 마녀는 무엇을 했는가

2. 구원 없는 암흑재판

3. ‘죽음의 제전’――대량 처형

제4장 재판 후

1. 마녀의 ’진실 자백’

2. ‘새로운 연금술’――재산 몰수

3. 재판 비용 명세서

에필로그

1. 마녀사냥과 신교도

2. 르네상스의 보수성

3. 마녀재판의 윤리

4. 암흑재판에 항의한 ‘이름 없는 전사’들

후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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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
김종원 지음 / 나무생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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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의 저자 김종원이 인문 교육 전문가로 불리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간의 삶을 끝없이 깊은 사색을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개인의 삶,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삶으로 확대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삶을 위해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지식만 있고 지혜가 없다면 이런 통찰력을 가질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

저자는 인간의 삶을 창조적 일상의 연속으로 이끌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최선의 나를 만들어나가는 질문. 최선의 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언제나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모든 것이 더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이다.





거센 바람도, 퍼붓는 폭우도, 뜨거운 여름 햇살도 겪을 때는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지나고 나면 모두 나를 완성할 좋은 재료들이다.

모든 오늘은 가장 좋은 날을 위한 과정임을 믿어야 한다. 최고의 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생에 대해, 삶의 방향에 대해 작가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간다. 일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가, 휘둘리지 않고 평온하게 사는 방법은 없나, 오늘보다 내일은 상황이 나아질 것인가, 왜 저 사람과 나는 하나가 될 수 없는가…. 어떤 생각은 우리를 한 걸음 나아가게 하지만, 어떤 생각은 한 걸음 물러서게도 만든다. 또 어떤 생각은 그저 망상에만 머물고, 어떤 생각은 형체를 가지고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결국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 《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에서 작가는 ‘무엇’에 대한 기준과 방향이 그 사람이 살아갈 인생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갖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인문학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사랑에서 기인하며 배움에만 그치지 않고 삶으로 그려지고 실천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깊이 사색하고 치열하게 질문하며 답을 찾아 여행을 한다. 일상을 떠나지 않고 시종일관 진지하며 거짓 없이 실천되는 사색은 자기 삶의 철학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삶의 현장을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열정’, ‘언어’, ‘일’, ‘성장’, ‘생각’, ‘기품’, ‘조화로운 삶’, ‘관계’라는 큰 주제를 선별하여 다각도로 함께 사색하고 더 풍요롭고 균형 잡힌 삶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

8개의 단어 하나하나 되뇌어 보면 우리가 바라는 삶의 조건이 될 것들이다.

독자가 이 책을 천천히 생각하며 숙독을 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 '내 삶'을 위한 거니까...





열정만 가지고 불도저처럼 돌진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무척 많다. 그러나 열정만 가진 사람은 쉽게 흔들린다.

너무 빠르거나, 너무 치우치거나, 너무 모른다. 그래서 꼭 사색이 필요하다. 사색이야말로 열정을 제대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결정적인 힘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진정한 열정은 뜨겁게 달군 무기를 앞세우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그것을 내 안에 넣어두고 평화롭게 다스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열정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사색이다.

지적 성장을 위한 저자의 여덟 가지 질문은 오랜 사색과 삶의 실천에서 나온 결과다.

나의 열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묻고, 나의 말이 어디로 향하는지, 나의 일과 나의 생각은 오늘도 바쁘게 뛰고 있는 나의 심장에 성실하게 보답하고 있는지 묻는다.





“당신이 지금 머무는 공간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머물 공간은 늘 이동한다. 하지만 지금 머무는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다음에 만날 공간도 의미가 없다. 인생은 공간과 공간의 연결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바삐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우리의 삶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지금 이 시점에서 나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질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질문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 철학이 없다. 그러나 질문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기준이나 삶의 방식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철학으로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애매한 생각은 결국 애매한 현실을 만든다.”고 말한다.

질문 없이 사는 사람은 자신이 머무는 공간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까지도 시시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공간과 순간을 자기편으로 만들어나가고 싶다면 오늘 당신이 어떤 공간에서 어떤 순간을 축적해나가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유지할 것이다. 세찬 바람이 부는 날이든 평온한 날이든 상관없이 나는 늘 ‘아, 이게 바로 내가 추구하는 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딱 그만큼의 나를 유지할 것이다.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나를 구성하는 모든 나를 사랑한다.”(본문 중에서)

《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의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다. 저자가 책 속에 풀어놓은 삶의 방식이나 철학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터전이 어떠한가 살펴보고 나에게 질문함으로써 나의 답을 찾는 것이다. 나를 설득해야 하고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부족해서 성장할 기회가 있고, 여물지 않아서 나아질 가능성이 있고, 깨끗하지 않아서 빛날 여지가 있다.

“나는 나의 가능성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한다. 나는 이미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기에 남은 것은 오직 나에 대한 믿음 하나다.





읽기 위한 독서는 우리를 단순히 배부르게 하지만, 멈추기 위한 독서는 우리를 끝없는 성장의 세계로 이끈다.

나는 당신이 이 책을 공격하듯 읽지 않기를 바란다. 끝을 보는 건 매우 사소하고 재미없는 일이다. 끝까지 빠르게 읽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그 무엇도 남기지 않는다. 그저 중간에 멈추지 못했다는 사실에 아파하길 바란다.

당신은 모두를 위해 달리는 선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달리는 사람이다. 보여주기 위한 모든 삶에 작별을 고하라.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라.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가?”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가?”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적절한 때를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여덟 가지의 질문으로 오늘부터 시작해보라.

당신의 모든 삶이 근사하게 바뀔 것이다.(본문 중에서)

인간은 불완전하게 태어났으므로, 사는 내내 자신을 완성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물론 인문학은 모두가 아는 지식이다. 그러나 아무도 가지지 못한 가치이기도 하다. 그것은 일상이라는 무대를 만나야 가치를 발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열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실수하는 사람이 많다. 열정은 뜨겁게 달군 무기를 앞세우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바라만 봐도 뜨거운 그것을 내 안에 넣어두고 평화롭게 다스리는 것이다. 자신을 고요하게 유지하라. 그것이 가장 뜨거운 열정이다.(본문 중에서)





나는 자주 무너진다. 멈추기 위해 책을 읽는 것처럼 우리가 자꾸만 무언가를 쌓는 이유도 결국에는 무너지기 위해서다. 사랑과 사람, 지식과 경험을 언제까지 쌓기만 할 수는 없다. 살면서 가끔 완전히 무너지고 싶은 날이 우리를 찾아온다. 그럴 때는 나중 일은 아예 생각하지 않고 영영 일어서지 못할 사람처럼 무너지는 것도 좋다.

그 무너짐이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든, 무언가를 향한 그리움이든, 일상과 사람에 대한 것이든, 대상은 중요하지 않다.

소중하게 쌓아 올린 그것들을 모조리 무너뜨린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게 아니다. 무너뜨린 그 자리에서 사랑은 다시 시작된다.

다시 생명이 자라고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게 된다. 나는 알고 있다. 이성을 놓으면 감성으로 살 수 있고, 그때 보이는 세상이 얼마나 근사한지….

그렇게 다른 세상을 만나 몰랐던 사랑을 깨닫게 된다. 근사하게 무너지는 것도 창조의 기술 중 하나다.(본문 중에서)





당신의 삶은 무엇을 위한 삶인가? 단순히 오해와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수백 명을 찾아다니며 변명하는 삶인가, 아니면 자신에게 집중하며 보냄으로써 자유를 누리는 삶인가? 굳이 변명하지 않고도 당신의 삶으로 진실을 증명할 수 있다.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면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의 마음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얻은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분명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의 삶 자체가 당신에게서 떠나갈 수 없는 모든 증거이므로. 혼자로 남는 것은 피하거나 숨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근거를 만드는 시간이다.(본문 중에서)





저자 : 김종원

인문 교육 전문가. 다양한 연령층에 인문학을 대중화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콘텐츠 디렉터.『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으로 대한민국 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저자는 아이들의 두뇌는 물론 인성까지 골고루 발달시켜주는 대한민국 대표 ‘인문 교육 멘토’로 인정받고 있다.

부모들은 각종 커뮤니티, SNS를 통해 아이와 함께 필사한 ‘인생 문장’을 폭발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부모들 사이에 ‘하루 한 줄 인문학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차별화된 독자성과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수십 권의 책을 썼다.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외에도 『부모 인문학 수업』 『말의 서랍』 『생각 공부의 힘』 『사색이 자본이다』 『삼성의 임원은 어떻게 일하는가』 『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 『서른 법칙』 등 다수가 있다. 주요 저서들은 중국, 대만 등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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