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향연
검은 비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빛과 어둠은 우주 만물의 살아가면서 가장 먼저 접하는 진리다.

빛은 밝고, 어둠은 그 반대쪽의 위치해 만물의 형상을 보이는 만큼 빚어낸다.

우주의 별이 밝게 빛나는 것도 따져보면 밝은 빛은 어둠에 의해 더욱 밝게 보인다. 어둠은 상대적으로 빛이 있기에 더욱 어둡다.

이를 보는 인간의 감정(느낌)도 빛과 어둠만큼의 크기로 갖는다.

다만 인간은 빛과 어둠을 언어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

감정도 언어로 표현 가능하다. 그래서 사계절도 보이는 만큼의 빛으로 가늠하고 언어로

표현해 낸다.

뿐만 아니라 긍정적 감정도, 부정적 감정도 언어로 표현해낸다.

이 책 『빛과 어둠의 향연』은 살아가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시집이다.

행복, 슬픔, 분노, 좌절, 깨달음, 우울, 고통 등등….

마냥 예쁘기만 하고 감동적인 빛과 같은 글뿐만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있는 쓸쓸하고 외롭고 슬픈 어둠의 글도

포함하고 있는 시집이다.

 


 

인간은 사람과 사람 간에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누구나 세상에 혼자 사는 사람은 없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살기 위해 혼자 있는 것이지 혼자 있기 위해 사는 사람은 없다.

이별과 죽음도 마찬가지다. 만남이 있기에 헤어지는 것이고, 살아 있기에 죽음도 맞는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는 이별이라는 아픔을 겪게 된다.

살아가는 동안 한 번도 이별을 겪지 않았다 하더라도 죽음 앞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자신과는 별개의 일인 것처럼,

먼 훗날에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저자 또한 그렇게 지내 왔지만 막상 그 이별이라는 시간이 한 걸음 다가오려 하자

많은 아픔과 시련을 겪었다.

그런 슬픔의 시간 속에서 갖가지 고민을 하다가, 어느 순간 정말 거짓말처럼 글귀들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재미 삼아 그 글귀들을 종이에 옮겨 한 편의 시로 완성했다.

그렇게 한 편 한 편 쓰다 보니 『빛과 어둠의 향연』 시집이 완성되었고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눴으면 하는 바람으로 세상에 내어놓았다.

 


 

어느 철학자가 말했듯 모든 사람은 수도 없이

많은 역경과 시련을 겪으면서 성장한다.

굳이 철학자의 이야기를 인용할 필요도 없이 인간은 그러한 삶의 모습이 진리라고 믿는다.

가끔 부정하고 싶을 때도 있고, 애써 잊으려 해도 때가 되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때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때로는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일어서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행복한 순간이 다가오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밝은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다시 느낀다. 이를 되풀이하는 것이 사람의 삶이다.

마치 따뜻한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쓸쓸한 가을이 지나면 혹독한 겨울이 오듯이 말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의 인생도 사계절이 있는 것이다.

시인은 수많은 역경을 꿋꿋이 헤쳐 나가며,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끝까지 잘 완주하길

독자들에게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도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적는다.

 

 

이 시집은 시인으로서는 첫 작품집이라고 한다.

원래 시를 쓰는 시인이 되고자 하지 않았기에 다른 직업을 갖고 있었다.

저자 이력에 따르면 제과 제빵 기술을 배워 조그만 빵집을 운영 중이다.

시를 쓰는 것은 '취미'라고 했다.

아마 감정의 굴곡을 표현할 필요가 있을 때 혼자서 조용히 글로 옮겨 적었나 보다.

혼자 있으면 빛과 어둠이 더욱 명징하게 보일 것이다.

밤하늘을 볼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바라본다면

반짝이는 별빛에 집중해 그 별을 더욱 밝고 반짝이게 하는 어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칠흑처럼 어둠이 갖는 의미를 알아내기에는 소홀하다. 시인의 필명은 '검은 비'이다.

문득 왜 비가 검지? 하는 생각에 잠긴다. 어둠 속에 내리는 비를 그렇게 표현한 것 같긴 하다.

언어 감각으로 보자면 어둠 속에 내리는 비는 부정적 이미지의 단어가 겹치며

표현하기 어려운 부정적 감정의 표현으로 읽히기도 한다.

시인이 책을 출간한 후 출판사 측과 가진 인터뷰에서 "마냥 예쁘기만 하고 감동적인

빛과 같은 글뿐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있는 쓸쓸하고 외롭고 슬픈 어둠의 글들도 포함하고 있는 시집"이라고 소개했다. 빛과 어둠은 서로의 반대되는 개념에서 비로서 화합한다.

빛과 어둠은 서로의 존재를 더욱 분명하게

인정해주는 보완재 역할로 대치되는 것이다.

 

 

인간이 역경을 역경으로만 대하면 그 너머에 있는 삶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

죽음을 단순한 '끝'으로만 인식한다면 삶이 아름답게 느껴질 리 없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 보완재가 되는 것을 아는 순간

삶과 죽음은 보완재로서 존재의 의미가 더 커진다. 이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빛과 어둠과 어울려 잔치를 한다는 뜻의

표제어 『빛과 어둠의 향연』도 그렇게 붙여진 것으로 독자는 이해한다.

앞선 인터뷰에서 저자는 그동안 인간의 가장 큰 이별인 죽음을 앞둔 어머니에

절절하고 아픈 가슴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랐다고 말한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마음이었으리라고 짐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직 죽음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병 간호를 하면서 점점 지쳐가고 악화되어 가는 병세에 절망감도 느꼈으리라는 예상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일에 닥칠 때 언어로 누구에게 표현해 내고자 하는 것은 답답함 때문이리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인간은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누구나. 그때 글로 표현해 낸다는 것은

'언어적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인터뷰에서 시인은 시집을 펴내기까지의 심정에 대해 간략하게 표현한다.

"막상 그 이별이라는 시간이 한 걸음 다가오려 하자 심적으로 아주 많은 아픔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런 슬픔 속에서 갖가지 고민을 하다가, 어느 순간 정말 거짓말처럼

글귀들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그 글귀들을 종이에 적어 시를 써 보았습니다.

그렇게 한 수, 두 수 쓰다보니 창작시를 짓는 데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제가 쓴 시들을 주변 지인들이나 가족, 친구들에게 보여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제가 쓴 시들을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눴으면 하는 생각에 『빛과 어둠의 향연』이라는

시집을 집필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시인은 아무리 어려운 역경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말 것을 독자들에게 당부한다.

그것은 삶의 한 조각이고 인간은 모두 그런 어둠 속에 있다

다시 빛을 찾아 미래로 향하는 여정을 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우리의 삶은 그런 것이기에 살 가치가 있고,

살아야 할 의무도 있다는 생각으로 독자에게는 읽힌다.

 

인연이란 그런 거지···

채워 주고··· 비워 주고···

그리고 살아갈 용기를 주는 거야···(p.29 「인연」 중에서)

 

 

멍하니 초점 잃은 두 눈으로

티끌 하나 없는 심심한 천장을 바라보며

꺼질 듯한 깊은 한숨을 토해 낸다···

 

하~~ 아~~~

홀로서기의 첫날 밤은

그렇게도 무던히도 길기만 하였다···(p.92 「홀로서기」 중에서)

 

저자 : 검은 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제과 제빵 기술을 배워

현재 인천에서 조그마한 빵집을 운영 중이다. 근래 시를 쓰는 취미가 생겨 가족들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보여 주곤 했는데, 좀 더 많은 사람과 글을 나누고자 단편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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