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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 -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웃을 수 있는 법
켄포 소달지 지음, 원정 옮김 / 담앤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삶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누구든지 한 번쯤 생각해본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아무리 생각을 집중하고 여러 날 생각해도 한마디로 요약해 낼 수 없다. 대개는 여러 날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삶이 무엇이냐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가 훨씬 쉽게 답이 나오는 것 같고, 현실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조금 더 행복한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을 받든, 받지 않았든 '삶은 괴로움의 연속이지만 그 중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삶의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 옳은 판단인지, 그른 판단인지 따질 필요도 없고, 따질 수도 없다. 각 개인마다 환경이 다르듯, 모든 사람이 각기 다른 사람이듯 삶이나 삶의 행복이 각기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철학자나 인간의 삶을 가르치는 많은 학자들도 삶을 한마디로 정의하지 못하는데 누가 감히 삶을 정의할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종교의 성인이 가르치는 대로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삶,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 책 『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는 하버드대, 예일대, 스탠퍼드대, 베이징대 등 세계 100여 곳의 명문 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 온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 켄포 소달지의 인생ㆍ수행 지침서이다. 이 책은 부처의 가르침은 물론 불교에서 말하는 삶의 정의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행복의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엮은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 켄포 소달지는 삶의 고통에 대처하고, 나아가 고통을 즐거움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인생 조언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책의 전반에 걸쳐 불법(佛法)의 지혜를 전하는 동시에, 생로병사ㆍ인과응보ㆍ말ㆍ부모ㆍ친구 관계 등 우리네 삶 전반에 걸친 공통의 화두에 대한 사유를 펼친다. 이 책을 통해 불교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티베트 고승 중 한 명인 저자의 수행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며, 불교에 이제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독자들 또한 시대ㆍ종교ㆍ언어를 초월하는 인류 공통의 문제를 맞이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우 힘든 고통에 직면했을 때 우선 고통의 근원은 아집, 즉 자신을 이롭게 하려는 이기심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고통을 완전히 없애려면 먼저 그 근원을 끊어야 합니다. 그 근원을 끊으려면 불교의 가르침을 배워 이기심을 대승불교의 무아(無我) 정신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중략) 불교에서 고통을 극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고통을 수행의 도구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원래는 고통이지만 생각을 바꾸어 고통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수행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 「고통을 없애는 다섯 가지 방법」 중에서

저자는 「서문」을 통해 부처의 말씀을 전한다. 부처가 "인생은 모두 괴로움이다. 생로병사의 고통은 제쳐 두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고통, 미운 사람과 함께하는 고통, 얻으려 해도 얻지 못하는 고통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는 말을 전제하고, “인생에는 분명 즐거움도 많은데 왜 괴로움만 과장하고, 붙들고 있나요?”라고 반문한다. 저자는 또 사실 불교에서 ‘괴로움’을 말하는 것은 삶에 즐거움이 있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런 즐거움은 금방 지나가 버리며 우연으로 잠시 생긴 것이어서 인생의 ‘바탕색’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어 우리 인생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라고 밝힌다. 권세가 높은 사람도 하루아침에 몰락할 수 있고, 서로 죽고 못 사는 관계도 일시에 원수가 될 수 있는 게 세상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생은 모두 괴로움'이라는 말의 뜻이라는 것. 이에 따라 인생은 모두 괴로움임을 아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 이 세상의 참모습을 똑똑히 보지 못하고, 세상은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믿으면 고통에서 영영 벗어나기 힘들다며 고통에 '직면'해야만 즐거움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러 번 읽지 않으면 알쏭달쏭할 수도 있지만 뜻을 완전히 깨우치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진리인 것이다. 이 진리는 부처님의 뜻에 한 발 나아가는 데 이용되리라 독자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고통과의 직면’이다. 고통과의 직면을 통해 역설적으로 고통 해소의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 책은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 대처법(〈고통을 없애는 다섯 가지 방법〉)과 인과응보의 이치(〈인과응보를 믿어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등 인간이라는 존재의 공통 관심사를 예로 들면서 친절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설명으로 우리에게 그 길을 제시하고 있으며, 쉽게 접할 수 없는 티베트 불교의 진언(〈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부르는 진언〉)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고통에 직면하기 위해, 그리하여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기 위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공(空)’과 ‘무상(無常)’의 이치이다. 대다수의 사람은 ‘모든 것이 비어 있다’는 공의 이치를 깨달으면 허무에 빠지게 되고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무상의 이치를 알면 삶의 동력을 잃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공의 이치를 깨달아야 일체의 허상이 사라질 수 있고 무상의 이치를 알 때 비로소 인생이 찬란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장 큰 문제는 ‘무상’을 모르는 것.” 이것이 고통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 대한 켄포의 진단이다. 우리는 “우선 고통의 근원은 아집, 즉 자신을 이롭게 하려는 이기심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단계는 '고난을 동력으로 바꾸기'이다. 굳센 사람은 고난을 전진하는 동력으로 바꾸어 성공에 도움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4장 「역경에 감사하다」에서 “나는 단지 실패하기를 바란다”는 홍일대사의 말과 “아집을 버리려면 항상 스스로 실패를 취하라”라는 롱첸빠 존자의 말을 들려준다.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용기 있게 받아들여 발전의 계기로 삼았던 고승대덕들이다. 『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는 책 전반에 걸쳐 예수, 공자, 셰익스피어, 마크 트웨인 등 풍부한 예시와 교훈을 전하는 저자의 처방은 결국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며 사는 것이다.
“불법을 깊이 이해할수록 그 심오함과 광대함에 놀란다.”고 말하는 저자는 책의 2장 「부처님처럼 되기」에서 청정한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처님처럼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 청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5장 「언어 수행」에서는 불교에서 강조하는 부드럽고 온화한 말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6장 「부모가 바로 보살」에서는 불교에서 중요시하는 효(孝) 정신을 역설한다. 책의 마지막 챕터인 9장은 「켄포 소달지와의 대화」로, 저자가 실제 강연 현장에서 대중들과 주고받은 생생한 문답을 기록해 놓았다. 이를 통해 ‘사랑의 좌절에서 벗어나는 법’, ‘상대를 용서하는 법’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조금의 고난도 없는 편안하고 나태한 삶은, 마치 아무 짐도 싣지 않은 바다 위의 빈 배와 같아서 ‘세찬 바람과 큰 파도’를 만나면 쉽게 뒤집힙니다.
- 「이겨 내지 못한 고난은 굴욕이 됩니다」 중에서
저자 : 켄포 소달지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이자 저명한 불교학자이다. 1962년 티베트 캄에서 출생하여 쓰촨성 오명불학원에서 출가하였다. 오명불학원 설립자이자 대성취자인 직메 푼촉 린포체의 가장 가까운 제자로 닝마파의 전승을 온전하게 계승하였다. 더욱 많은 사람이 불법(佛法)의 참뜻을 깨닫고 현실 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강연 및 서적, 교육 영상 등 현대적이고 친근한 방식으로 불법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특히 젊은 지식인들과의 소통을 중시해 하버드, 옥스퍼드, 베이징대학교 등 세계 100여 곳의 명문 대학에서 불법과 삶의 지혜에 대해 강연을 해 오고 있다. 불법을 전하는 시간 외에는 티베트어, 중국어 경전 상호 번역과 자선 활동에 힘쓰고 있다. 그는 늘 “배우는 사람이 단 한 명일지라도 그를 위해 불법을 전하겠다.”라고 말한다. 저서 『무엇 때문에 바쁘십니까』 『능단, 집착을 끊어라!』, 편역서 『온전한 머무름』 등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역자 : 원정
켄포 소달지의 제자로 오명불학원에서 수학하고 있다. 켄포 소달지의 『무엇 때문에 바쁘십니까』의 감수를 맡았고 『온전한 머무름』을 번역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