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된 감기인지 한번 걸리면 무조건 일주일이다. 패턴도 너무나 똑같다. 목감기에서 시작해서는 코감기로 발전, 마무리는 기침 감기로.. 목만 아팠던, 코만 좀 맹맹하고 말았던 그런 감기는 내 기억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도 환절기마다 거르지 않고 꼭꼭 챙기며, 여름 감기, 겨울 독감이 옵션으로 곁들여진다.

나를 뱃속에 넣고 있었던 그 순간에도 남편의 병수발과 가난한 살림과 싸우느라, 자식에게 물질적은 사랑은 쏟아넣지 못했던 엄마를 탓하기에는 너무나 여러운 나이가 돼 버렸고, 후천적으로 체력 관리 못하는 니 탓이라는 비난을 당하기에는, 똑같이 운동 안 하고 똑같이 일에만 매여살면서도 감기 한번 안 하는 직장 동료들을 볼 때, 좀 억울하다.

그래서 감기가 돌기 시작하면 알아서 몸을 사린다. 감기 걸린 사람과는 절대 숟가락을 섞지 않으며, 될 수 있으면 얼굴 마주하고 얘기도 잘 안 하고, 따뜻한 물과 커피를 달고 산다. 인삼 달인 물을 마시면 절대 감기에 안 걸린대서 그것도 하고 있었지만, 또 어이없이 걸려들고 말다니.. 이 정도면 이젠 그만 체념하고 살아야하는 거 아닌가..

감기를 핑계로 서재를 등한시했는데, 가끔은 방문자 수를 보면서 왠지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10여명이 넘게 들르고 있다는 것이 좀 신기하기도 하다. 매일 같은 글이 떠 있는 서재를 왔다가게 하는 게, 마치 집에 손님이 왔다가 그냥 가게 하는 것같은 기분과도 좀 비슷하다. 그래서 남들은 그렇게도 꾸준히 서재를 꾸몄나..

다녀가시는 분들~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들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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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2007-10-2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매일 버릇처럼 여러 사람들의 서재를 들르는데 여기 왔다 간 10명 중 한명입니다.
난 진짜 감기 잘 안걸리는 사람인데(넘 열받지 마시고)그런 점에서 부모님께 감사하고.
파뿌리와 인삼과 대추를 잘 다려서 꿀이나 흑설탕에 타서 상복하시면 감기 잘 안걸린답니다.
요즘 난 건강체질을 자랑하다 된통 어깨 목의 통증으로 파스로 도배하고 삽니다.
디스크가 의심 됩니다. 그놈의 야자 감독 열심히 하다가 꼬박 150분을 걷고 돌아다니고 야단치고 눈흘기고. 그만 병을 얻었습니다. 다음 주 야자까지 나아야 되는데...

점순이 2007-10-27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한 명 낚였군~^^ 내일 보겠네~^^ 야자는 하는 감독하는 선생님들도 고생이지만 애들도 고생이다. 야자까지 꼬박 한 애들이 학원와서 수업 듣잖아.. 피곤해하는 애들 보면 집으로 돌려보내고 싶어지기도 한다. 쌩쌩한 애들은 보나마나 학교에서 실컷 자고 온 애들일테고.. 빨리 야간'자율!!'학습으로 돌아가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