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시작하던 일요일, 승준이, 자영이, 경훈이, 종수랑 같이 영화를 보러 갔다. 전샘에게 수업까지 미루게 하고 '급'하게 진행된 영화 관람이었지만 꽤 흡족했다.

영화는 '본 얼티네이텀'. 지나친 폭력 장면을 제외하면 줄거리의 짜임이 재밌었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츠'인가에서 봤던, 정보 통신 기술을 이용한 민간인 감시는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인간의 본성을 파괴하고 살인 무기로 만든 뒤, 법을 벗어난 테러와 살인에 이용해 먹다가 폐기해버리는 미국 정보부와 지워진 자신의 기억과 양심을 되찾기 위한 주인공의 대립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인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발전해 왔던 과학 기술이 누구의 손에 쥐어지느냐에 따라서는 얼마나 끔찍한 폭력이 되어 돌아오게 되는지를 또 한번 생각하게 되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비봉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돼지 국밥을 싫어한다는 전샘에게, 그것을 선 보이기 위해 벼르던 행보였다. 사실 비봉에서 밥을 먹었던 기억은 너무나 오래전이었다. 주인이 바뀌어 맛이 달라지지나 않았을까 걱정은 됐지만, 자리도, 내부도 그대로인 것 같아서, 아이들을 데리고 용감하게 들어가서 국밥 여섯 그릇을 시켜서 먹었다. 결과는 대만족~^^그러고 보니 비봉 주변으로도 많은 국밥집들이 새로 생겼더라. 아주 국밥집 거리로 자리를 잡을 모양이었다.  

고3들을 데리고, 이러면 안 된다는 자책감을 애써 누르고, '뭐 지들도 맨날 공부만 할 수는 없잖아~'라고 억지로 합리화 시켜가면서 저녁까지는 먹었는데, 이놈들... 노래방까지 가자는 거였다. 그건 아니라고 발버둥을 쳤지만.. 결국 애들 성화에 굴복하고...

니들 정말 시험 잘 쳐야 된디...ㅜㅜ  남은 기간 힘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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