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을을 타다...
혼자 사는 거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혼자지만 외롭지는 않다고..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하지만 이제 생각해보면 그런 순간에도 옆에는 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줬던 거 같다.
하나 둘 곁을 떠나 가면 어김없이 또 하나 둘 새로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워줬던 것도 같다.
올 가을은 메워지지 않은 빈 자리들이 자꾸 날 텅 비게 만든다...
하루 종일... 허전함에 혼자 몸둘 곳을 몰라하던 내게 아이들이 왔다.
일이 보배라고 했던가..
생각만 많은 낮보다 아이들과 눈 맞추고 싸우고 웃고 떠드는 수업은 나를 잡아준다.
집중하게 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이 직업에서 순간순간 난 얼마나 벗어나고 싶어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수업을 잘 마무리하고 난 새벽이면
하루 중 어느 때보다도 난 밝고 씩씩해진다.
이 중독성이 학원 생활 10년을 가능하게 한 것도 같다.
날 엄마처럼 믿고 의지하고 따르는 이 아이들과 곧 또 이별을 해야 한다.
새로 만날 아이들과 정이 들 때까지는
올 고3들과의 이별로, 겨울 쯤 나 혼자 또 가을을 타게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