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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고쳐서 산다 - 후회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
강지훈 외 지음 / 헤이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인생에 고비는 대나무의 매듭처럼 온다.
내가 알지도 못하고 넘은 고비도 있고,
남들이 보기엔 작은 턱에 불과한데 그 앞에 선 나는 한없이 쩔쩔 매기도 한다.
고비가 많다보니, 그려려니... 하며 체념하고
남은 생을 수동적으로 '살아지는' N포 세대 혹은 무민세대.
"이번 생은 망했어!" "00는 다음 생에..."라고 자조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내라거나, 때에 맞지 않은 (그러나 구구절절 맞는) 위로를 건네지 않고
그저 자기가 견뎌낸 '고비'에 대해 담담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이야기하며
여전히 치열하게 발버둥 치고 있음을 고백하는 9명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자기의 매우 개인적인 아픔과 실패, 도전과 좌절, 버티기를
사람들에게 털어놓은 책이 <인생, 고쳐서 산다>이다.
처음으로 수록된 '인생관'이 마음에 쏙- 들었다.
남들은 다 잘 사는 것처럼 보여도, 각자에겐 자기 몫이 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나도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의 이름 옆에 있는 타이틀은 한결같이 멋지다.
스타트업 공동창업자, 요리사, 게임회사 대표, 컨설턴트 겸 기획자,
글로벌 파트너쉽회사 대표, 화가, 경영학자, 콘텐츠 기획자, 연쇄 창업가.
남들은 되고 싶어 마지 않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인생을 _____________게 산다' 를 슬쩍 들여다보는 재미와 함께
괜히 이들의 '(좌절을 극복하고 끝내 일어나 이루어 낸)성공 스토리'를
부러워하며 읽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첫 장부터 쎄다.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고난을 완전히 '극복' 하진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9명의 저자들의 진실함에 책을 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대신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다'라는 말에서 나오듯,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하고 태도를 취했느냐에 따라
지금 자신의 모습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굳이 설파하지 않아도
그들의 삶으로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나를 원망하고,
현재의 나를 못마땅해하고,
미래의 나를 기대하지 않는
오히려 포기가 마음이 편한 사람을 억지로 일으키려 하지 않아서 좋다.
원래 인생이란 것은, 각자가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결함있는 조각을
차마 버리지는 못하고 그 쓸모를 찾으려고 하는 불가능의 여정이라는
작가의 견해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언제고 다시 시작하고,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며 만들어가는
아주 괜찮은 '당신'의 인생을 응원하며
'시간을 이기는 용기와, 고비를 넘는 노력과 상처를 보듬는 위안' 이 되고픈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나만큼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마운 마음이 담뿍 들어있는 '패치' 같은 책이라 힘들 때 꺼내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