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잠언집 365 - 너는 꽃이 되어라
김옥림 지음 / MiraeBook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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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연말연초의 느낌이 예전같이 나지 않았다.

팬데믹 때문에 사람들끼리 모이기도 어려워지고, 

해돋이를 보러 산과 바다로 이동하는 것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되니

더욱 위축되거나 무덤덤하게 새해를 맞이한 것 같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새해'라는 말이 주는 새로움은 크고 신선하다.

과거의 나 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초심'을 다시 깨워

1월 1일 혹은 어떤 시작점을 맞이하고 싶은 희망의 기운이 작은 씨앗처럼 

마음 한 켠이 깃들고 이런저런 준비와 계획도 세워본다.


그리고 보름이 넘게 지난 지금, 변화의 기운이 사그라들때즘 떠오르는 질문.

그때의 충만했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아직 1월이 다 지나가지도 않았는데, 올해의 다짐이 벌써 솜사탕마냥 녹아들고 있다.

남에게도 나에게도 좀 더 너그럽고 친절하게 굴겠다,는 마음은

외부의 자극으로, 내부의 고됨으로 조금씩 흐려지고 있다.


그래서 <법정 잠언집 365> 같은 책이 필요한 것이리라.

매일 깨끗하게 씻어도 밖에 나가 먼지와 때가 묻거나 땀과 피지로 더러워지는 몸처럼,

매일/매끼니 챙겨먹어도 어느새 고파지는 배처럼,

마음도 매일같이 들여다봐주고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쉬게 해줘야 하는데

그걸 365일 도와주는 짧막하고 깊이 있는 문구를 날마다 새롭게 만나기엔

일기쓰기나 하루 한 페이지로 명상하는 기획만한 것이 없다.


법정스님은 더 이상 본인의 글을 책으로 내시지 않겠다 말씀을 남기셨지만

종교를 떠나, 그 분의 통찰력과 따스함, 정에 휘둘리지 않은 올곧음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따르고픈 마음을 솟아나게 한다.


<법정 잠언집 365>은 김옥림 저자가 법정 스님의 많은 책들 중에서

365개의 말씀을 뽑아내고 그에 대한 본인의 사유가 담긴 짧은 글을 덧붙여 둔 책이다.



매 달의 주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다음 페이지에 어떤 인연으로 무슨 말을 만나게 될 지는 모르는 설렘도 있다.

물론 목차에 깨알같은 글씨로 365개의 키워드가 적혀 있어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초콜릿처럼 꺼내 먹'는 방법으로 책을 읽어도 좋다.

누가 억지로 시킨 숙제도 아니고, 해야만 돈을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오로지 내가 선택해서 오롯이 행하고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매일 꾸준히 읽을 수도, 하루를 건너 뛸 수도, 하루에 여러 장 읽을 수도 있다.




하루에 잠시만이라도 살아가는대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머물어 갈무리하고 기반을 다지거나 

새롭게 이끄는 힘과 통찰력, 다짐을 얻어 나가거나

흙탕물처럼 어지러웠던 마음과 정신, 감정을 고요히 가라앉히며 

참된 나, 되고 싶은 나를 만나는 시간을 채우는 지혜의 말씀들을 만나보시라.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법정잠언집365 #김옥림 #미래북 #너는꽃이되어라 #나를위한시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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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블렌드 다이어리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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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르긴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오를 줄은…그래도 알라딘은 실망시킨 적이 없으니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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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저을 때 물 들어왔으면 좋겠다
샴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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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특별히 열심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무언가를 하고 있으니

내가 늘 타이밍을 맞추고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만을 요구하지 마십시오.

꾸준히 하고 있는 나에게도 세상이 좀 맞춰주면 안되겠습니까, 라는 제목의 첫인상은

역시나 책을 읽을 수록 유쾌함, 아련함, 평범함, 예민함, 풍부함 같은

다양한 맛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거치며 좋은 느낌과 공감으로 남았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모두 저자 샴마님이 쓰고 그렸다.

책을 내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왜'라는 질문이 기본값으로 세팅된 저자는,

피하지 않고 문제에 직면해서 물음표를 계속 던져 도달한 대답의 경험이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객관화할 수 있게 했던 '깊이'였지만

이 세상에는 질문에 답이 함수처럼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음을 깨닫고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답을 불안해 하며 찾는 과정을 그만 두고

지금 그냥 할 수 있는 것, 지금 해야만 하는 것들을 하나씩 해가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무언가를 목표로 삼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을 세워

임무를 완수하듯 차근차근 노력하는 것도 물론, 좋고 바람직하지만

조급함을 버리기 위해서라면 언제 이뤄질 지 모르는 목표로 가득 채운 생활 보다는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하는 것'이 들어간 생활이

시간이 지나서, 조금 멀리 떨어져서 관망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라는 사람을, 그리고 그 사람이 간 발자취를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는 걸 느낀다.


물이 언제 들어올지 초조해하면서, 

마침 들어온 물 때를 맞춰 노를 저을 준비를 못하고 있을까봐 

늘 자신에 대해 불안해 하고 부족함을 느끼기 보다는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고' 일단 노를 젓고 있으면 

언젠가는 물이 들어올 때를 만나지 않겠냐는 담담함이

지금, 여기를 밀착형으로 느끼게 해주는 저자의 에피소드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있어 유쾌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노저을때물들어왔으면좋겠다 #샴마에세이 #샴마 #팩토리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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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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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요맘때 한참 빠져서 (그리고 여지껏) 열심히 본 드라마의 주인공의 대사다.

"의심하지 않기 위해 의심하는 겁니다."


순진한 눈망울로, "아, 그래요?" 하고 대답하면서 

선의처럼 다가오는 것들에게 마음을 열었다가, 

비유하자면, 옥장판 하나씩 옆구리에 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경험이 있다면

존 페트로첼리의 <우리가 혹하는 이유>를 읽어보면 남일같지 않은 사례를

많이 발굴하게 될 것이다.


이 책 저자의 이름을 눈으로 훑었을 때에도 

'핫, 이름도 왠지 철학적이야.' 라고 생각하는 팔랑귀의 소유자로서 

권위의 아우라가 조금이라도 감지되면 바로 뭐라도 배울 자세를 공손히 취한다.

(그래도 책에서는 나같은 사람이 오히려 수비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호감 +100만으로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더욱 수용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잡힌다.)



성공 -대개의 경우, 부를 기본으로 +학벌, 사회적 지위, 유명세, 외모가 덧붙는다-

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정당성을 부여하며

그 사람의 말과 지시사항을 스펀지처럼 쫙 흡수하려고 할 즈음이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일이 생긴다.


바로, 지금까지 내가 듣고 있던 것은 다 근거없는 헛소리였다며

-그리고 그것에 속고 있는 너는 호구나 다름없어 '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한 떼의 전문가 무리/집단이 우르르 등장해서 숫자로 의견을 압도하는 상황.


둘의 싸움을 재미나게 관전하며 

'역시 이 세상에 믿을 놈 없구만' 하고 냉소에 빠지는 지지부진함.

무엇이든 제대로 결정하고 판단한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명쾌한 결말도 없어 또다시 등장할 개소리에 취약한 상태.


이 책을 읽으면 이처럼 내가 동력이 되어 열심히 굴리는 흑역사의 수레바퀴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접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종 광고, 옥션/경매/한정품으로 끝도 없이 올라가는 가격과 부추겨지는 욕망,

혈액형과 별자리를 밀어내고 당당히 그 자리를 차지한 MBTI, 

와인 시장, 주식(폰지)사기, 자본주의와 결탁해서 치어리더가 된 전문가들,

자신을 떠받드는 세력을 키우면서 '권위'를 만들어가는 유명인들,

'과학'의 외투를 입고 사실의 조각들이 사실 그 자체로 둔갑하는 경우들,

재미와 감동, 웃음과 눈물을 주면서 사람들을 조종하는 강연들.


당장 뉴스만 봐도 바로 꺼버리고 싶을 정도로 웃픈 일들이 정치면을 채우고

경제면도 만만치 않게 어린 아이들의 액체괴물 장난감처럼 어지럽게 터지고 있다.


그럼 이런 '거지같은' 혼돈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으란 말이냐!!! 싶은 

울분이 솟구칠 때쯤, 5장 '왜' 대신 '어떻게'라고 물어라. 가 등장한다.

만약 성미가 급하다면 1장부터 차근차근 분노와 냉소를 쌓아가는 것 보다는

방법론이 나오는 5장과 6장 그리고 나오며 부분을 오가며 읽는 것을 권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 나오기도 하거니와

이 세상이 사기꾼으로 드글거린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고삐를 부드럽게 잡아채며

아직 멸망까지 가지 않은 이유도 인간에게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리석게도, 여전히 따뜻한 마음과 희망을 가지고 세상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의 힘과 열정으로 인해,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



올 3월까지 얼마나 더 많은 개소리와 헛소리를 들어야 할 지 답답한 것은 변함없지만

사그라들던 인류애의 온기가 -위태롭지만- 아예 꺼지지 않게 되어 다행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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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트리플 10
심너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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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의 톡톡 터지는 상쾌함과 새로운 맛을 이 책에서 느꼈다.

심너울 작가의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제목부터 취향이다.

살짝 뒤틀린 냉소가 느껴지지만 그 탓을 남에게 돌리지는 않는 의연함.

게다가 sf라니. 

현실에 한발짝 걸쳐져 있지만 다른 발과 눈은 여기가 아닌 곳을 바라보는,

경계의 아슬아슬함이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고 있을 법한 기시감도 놓치지 않아

여러 번 읽을 때마다 그 맛이 다른, 글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는 한국 단편소설을 다룬다.

이 책에는 '대리자들',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문명의 사도'라는

세 편의 단편소설이 한 권에 담겨 있다.







'대리자들'을 여는 것은 누구나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신비한 눈을 가진 강도영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연극무대-여전히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슬프기까지한- 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매니저였던 부모를 잃기 전까지는

그 '눈'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가만히 바라만 봐도 의미를 만들게 했던 스타였다.

영화쪽에서 주연으로 캐스팅 제의가 오지만 알고 보니, 

강도영은 얼굴만 빌려줄 뿐, 연기는 인공지능이 한다는 조건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승락하고 찍은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되고 사람들은 좋아한다.

다른 사람의 삶을, 그 감정을, 배우의 몸과 목소리로 나타내는 연기가

인공지능과 그것을 다루는 '기술자분'들의 일로 치환되는 근미래.

여기에 아주 오래 전 연극 속에 연극을 보여줬던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을

아이싱처럼 살짝 넣어둔 점도 이 글의 다채로운 맛을 텁텁하지 않게 살려준다.


이 책의 제목인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는 '대리자들'에 비해 적은 분량이다.

하지만 읽으면 왜 제목이 되었는지 격하게 공감할만큼 매력적이고 산뜻하며 재미있다.


세번째로 수록된 '문명의 사도'는 앞의 두 작품보다 sf적 배경이라 세계관이 짙다.




단편소설의 특성상, 그리고 장르적인 쾌감상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록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독자들의 재미를 반감시킬 것 같아 자세히 쓰기는 생략하지만,

'SF를 단편에 어떻게 소화할까?' 하는 의문에 '문제 없습니다!' 하는 

시원하고 상큼한 대답을 들은 기분이다.


어쩌면 작가 심너울의 세계는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지만

한 발짝은 다음 세상에 걸쳐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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