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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저을 때 물 들어왔으면 좋겠다
샴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평점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특별히 열심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무언가를 하고 있으니
내가 늘 타이밍을 맞추고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만을 요구하지 마십시오.
꾸준히 하고 있는 나에게도 세상이 좀 맞춰주면 안되겠습니까, 라는 제목의 첫인상은
역시나 책을 읽을 수록 유쾌함, 아련함, 평범함, 예민함, 풍부함 같은
다양한 맛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거치며 좋은 느낌과 공감으로 남았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모두 저자 샴마님이 쓰고 그렸다.
책을 내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왜'라는 질문이 기본값으로 세팅된 저자는,
피하지 않고 문제에 직면해서 물음표를 계속 던져 도달한 대답의 경험이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객관화할 수 있게 했던 '깊이'였지만
이 세상에는 질문에 답이 함수처럼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음을 깨닫고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답을 불안해 하며 찾는 과정을 그만 두고
지금 그냥 할 수 있는 것, 지금 해야만 하는 것들을 하나씩 해가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무언가를 목표로 삼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을 세워
임무를 완수하듯 차근차근 노력하는 것도 물론, 좋고 바람직하지만
조급함을 버리기 위해서라면 언제 이뤄질 지 모르는 목표로 가득 채운 생활 보다는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하는 것'이 들어간 생활이
시간이 지나서, 조금 멀리 떨어져서 관망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라는 사람을, 그리고 그 사람이 간 발자취를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는 걸 느낀다.
물이 언제 들어올지 초조해하면서,
마침 들어온 물 때를 맞춰 노를 저을 준비를 못하고 있을까봐
늘 자신에 대해 불안해 하고 부족함을 느끼기 보다는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고' 일단 노를 젓고 있으면
언젠가는 물이 들어올 때를 만나지 않겠냐는 담담함이
지금, 여기를 밀착형으로 느끼게 해주는 저자의 에피소드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있어 유쾌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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