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회사 오신 날 - 사무실에서 따라 하면 성과가 오르는 부처의 말씀들
댄 지그몬드 지음, 최영열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집어들었다는 건, 지금 사무실에 부처님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

원래 마음이 괴롭고 상황이 안 좋을수록 -혹은 그렇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돌파구를 찾게 되는 것이니까.


이 때가 바로 '마음챙김'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비슷한 유형의 책들을 한 두 권 정도는 보았던 내공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의 시즌 2에서, 웃긴 장면이 나온다.

능력도 있고 스펙도 쩌는데다가 인물마저 잘났는데 환아를 진심을 돌보는 참의사.

안정원 선생님은 형제자매들이 모두 수도자인 독실한 가톨릭 집안의 자제로,

본인도 -모두가 선망하는- 의사를 그만 두고 성직의 길을 걸을까 고민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별명이 '생불' ㅎㅎㅎ


종교간의 차이는 감안하고서라도, 동양권에서 누군가를 '부처'라고 불러줄 때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고 그만한 평판 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상황과 사람에 쉬이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평화로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영적인 충만감에 가득 차서 평탄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속세의 더러움과 불의함에 타협하거나 물들지 않고 진=선=미의 삶을 보여주는

그런 부처님이 회사에 오신다면 어떨까??

(부처님, 괜찮으시겠어요?;;;;)


부처님 vs 그 사람.

에서 그 사람의 존재가 바로 머리 속에 떠오른다면, 

어쩌면, 당신의 회사 생활은 명확하게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의 문제일까? '자리'의 문제일까? 

아니면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 '남'과 '상황'의 변화를 끈질기게 희망하는 

'나'의 문제일까?



이 책의 저자 댄 지그몬드는 작가, 데이터 과학자, 선승이다.

유명한 SNS 회사에서 관리자로 일했고, -과거형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미국 잡지에서 선정한 '당신이 알아야 할 비즈니스 천재 20인'에 뽑히기도 했다.


순간 순간이 변하고 숫자가 그 사람의 성과로 치환되는 정글같은 곳이

비단 저자만 근무한 사무실만은 아니겠지만

누구든 먹고 살기 위해서 남의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라면

그런 곳에서 만난 사람들끼리라도 서로 긍휼히 여겨도 모자랄 판에

까딱- 약한 모습을 보이면 먹혀버린다는 약육강식같은 살벌함에 긴장도 해야하는

'일터'에서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일은 속세를 떠나 수행만을 하고 사는

수도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부처님은 일하지 않았다는데, 

그렇다면 부처님이 주는 말씀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감이 든다면

더더욱이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왕자로 태어나도 유한한 인간인 이상 '삶'이 주는 고통을 모두 피할 수 없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구걸'로 다른 사람이 그날그날 주는 대로 먹고,

아무리 애를 써도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을 포용하고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음으로, 다른 존재/상황으로 뻗어가는

분노, 탓, 경멸,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지치지 않게 꾸준히 수행하고 정진하는 부처의 모습은

멀리서 보면 우리의 모습과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다고 책을 읽으며 느꼈다.


부모님이나 어른의 보살핌을 무조건적으로 받는 어린 시절을 지나

내 힘과 능력으로 무언가를 쟁취하며 기쁨과 성취감, 만족감과 우월감을 느끼다가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수도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헛되게 노력하며 지쳐가는 자신이 포기하지 않도록

제대로 돌보고 싶다면 모든 행동에 마음을 쏟고 휩쓸리지 않게 중심을 잡는

오롯이, 충만하게 생활하는 방법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책 속에는 관념적인 '마음챙김'보다는 

실제 사무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책에서 읽은 것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차근차근 풀어놓는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 속에 일어나는 변화,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을 무심하게 대하지 않고 따뜻하게 돌보는 마음.

여기저기 바람에 휘날리듯 부대끼지 말고, 흔들리는 그 순간의 감각도 깨우치며

내가 사는 삶을 채우는 과정에 욕심을 내리고 여유를 갖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아는데....... 

그게 참.... 실천이 어렵네. ㅎㅎㅎ


그래서 수행의 길에는 도반이 필요하구나~ 싶다.

나만 바뀐다고 해결되는 '사무실'이 아니므로

나의 노력은 노력대로 하되, 나와 비슷한 괴로움에 빠져 구원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이 책을 슬쩍- 들이밀어보아야겠다. ^^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부처님회사오신날 #자음과모음 #댄지그몬드 #최영열 #문화충전 

#문화충전200 #서평이벤트 #마음챙김 #쉽지않으니까수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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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쪽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8
한진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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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팬데믹으로 나라 간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

탁 트인 바다와 이국적인 풍경, 맛있는 먹거리 그리고 '청정 자연'의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관광지로서의 제주의 매력이 작년과 올해 매우 핫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라고 말하는 것이 슬프긴 해도- 백신 접종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면

과연 제주도의 인기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싶긴 하다.


언어가 통한다는 장점,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제외하고서는

사실 비싼 물가, 맛집 혹은 SNS에 올리기 좋은 사진찍기로 즐기고 보여주는 여행,

관광지 마다 몰리는 인파와 그로 인해 쌓여가는 쓰레기, 망가지는 환경으로

제주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아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고 짓다말고 버려진 건물이나 

깎이거나 메워지는, 혹은 콘크리트로 덮여가는 오름들과 해안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라는 것은 한가로운 감상이고 슬프고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도에 대한 여행 안내서, 가 아니라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는 주제로 

우리나라 곳곳에 새겨진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발견하고 소개하는 시리즈인

대한민국 도슨트에서 <제주 동쪽> 을 출간했다는 소식에 반갑고 기대가 되었다.




제주의 동쪽은 '성산'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성산은 1만 8천 신들의 본향이자 강인한 해녀들의 땅이 성산이다.


<제주 동쪽>의 저자 한진오님은 제주도의 문화 예술가이다.

제주도 신화와 굿을 배우고 연구하며 문학, 연극, 음악, 미디어아트 등

전방위로 예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의 이력 때문인지 '관광지', '즐기는 곳'이라는 허상에 가려진

제주가 가진 내밀한 역사와 문화, 아픔과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책 곳곳에서 절절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새삼 '타자화', '대상화'가 얼마나 사람과의 관계를 얄팍하게 만들고

사람의 내면을 외롭게 만드는지 깨달아갔다.



지금은 뭍의 평범한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지만,

예전에 제주도는 말과 문화가 사뭇 다른, 그래서 뭍 사람들이 '귀양'을 가는 곳이었다.

망망대해의 끝부분에서 육지를 가늠하며 언제 다시 복귀할 지를 꿈꾸던 제주의 바다.


속을 알 수 없는 미지가 공포가 될 수도 있지만,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질로 생계를 꾸려가는 해녀에게는

그들의 노동을 오롯이 인정받는 물질이 곧 힘=권력이 되기도 했다는 것,

그리고 무속신앙도 마을과 직업마다 각각 다른 수호신을 모셨다는 것도

신기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바람과 돌이 많은 제주도라도, 

농지가 많은 서촌에 비해 동촌은 상대적으로 척박했고 

이것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성정과 기질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외면하거나 잊혀지게 두어서는 안되는 4,3.

지금의 제주를 보면 결코 상상하거나 떠올리기 힘든 4.3은 

4월 3일 하루 동안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해방의 혼란기, 6.25전쟁으로 이어지는 이념갈등이 극악의 형태로 표출되고

당시 제주의 30만 명 인구 중 -공식적인 숫자로만- 3만 명이 학살된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되던 날까지 이어진

7년 7개월 동안의 잔인한 역사였다.


3여년의 시간 동안 대한민국 전국을 생지옥으로 만들었던 6.25 전쟁도

결국은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역사를 가진 한국인들의 얽히고 설킨 비극인데

육지도 아니고 바다로 막힌 섬에서 피아가 구분되지 않은 학살과 복수의 행위가

무려 8년에 가깝게 벌어졌다는 점이, 

그리고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한달 살기, 1년 살기로 제주도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육지 사람이 아니라,

몸이 그곳에 있든 없든, 제주도와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해

꾸준한 애정과 관심, 아끼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한 감상을 쓴 리뷰입니다.**


#제주동쪽 #대한민국도슨트 #한진오 #21세기북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제주역사 #제주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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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안전가옥 쇼-트 8
김청귤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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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와 제목으로 담길 내용을 읽기 전에 미리 상상해보곤 한다.

<재와 물거품>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연상되었던 것은 인어공주와 신데렐라였다.

사실,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도 김청귤 작가도 이번에 처음 만난 지라, 

어떤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 지 (내 예상을 얼마나 빗나가 줄 지^^) 흥미롭고 기대되었다.

재,가 가지는 의미와 물거품, 이 가지는 의미는 허무함, 사라짐이며

형체가 있었으나 없었습니다-가 되는 존재와 회한의 이미지가 떠올라서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느 섬의 무녀 마리.

흔하지 않은 이름을 가진 무녀 마리는 선대 무녀로부터 대를 물려 받아

처음으로 혼자 바다 신에게 섬 사람들의 바람을 고하는 장면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보통 섬의 무녀라면 경외의 대상이면서 섞이게 두지 않는 인외적 존재일텐데,

마리를 대하는 섬 사람들의 태도는 사뭇 묘하다.

바다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며 '운'과 '신'에게 운명을 맡기는 업무의 특성상(!)

무녀가 소원을 대신 빌어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으나

그것을 전달하는 존재인 마리에 대해서는 '새끼 무녀'를 얼른 두라며

자기들이 애써줄 수 있다면서 성희롱을 일삼는다.


 

마리가 만난 인외의 존재인 수아.

인간의 상체에 빛나는 비늘을 가진 존재를 밤에 만난 마리는,

신비로운 존재에 대한 호기심과 그 존재가 보내는 따스한 온기에 홀린 듯 이끌린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숨을 다 하나 싶고 죽으나 죽지 않으나 무슨 상관이려나 싶었던

마리는 그에게 '수아'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자신도 무녀,라는 기능적 존재 대신에

마리라는 존재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수아는 다른 이에게 들켜서는 안되는 존재라는 것만 확실히 알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아끼면서 점차 사랑을 나누는 관계가 되는 마리와 수아.

마리가 '여성'임으로 수아의 존재는 '남성'이 아닐까- 전제하며 읽던 독자라면

수아에 대한 묘사와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조금씩 생각에 수정을 가하게 될 것이다.

둘의 사랑은 무녀, 인외의 존재, 퀴어함으로 당연히(!) 순탄하게 흘러가지 못하고,

이들의 만남과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들은 거침없이 자신의 욕망과 편견, 이기심과

뜻대로 되지 않은 분노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쏟아낸다.

마리와 수아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어디까지 지켜갈 수 있을까.

마리와 수아의 사랑은 어떤 색깔로 진행될 것인가.

독자는 마리와 수아가 마음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과정을 보며

<재와 물거품>이라는 책 제목을 수시로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시대와 장소를 특정지을 수 없는 모호함을 전반적으로 가지고 간다.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의 특성상, 안개같은 어릿어릿함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다보니,

명확함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사뭇 다른 세계관으로 들어온 기분이 물씬 들 것이다. 

익숙하게 시작했지만 어느새 낯선 곳에서 두리번거리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바로 판타지의 매력이 아닌가. ^^

 

#재와물거품 #김청귤 #판타지 #안전가옥 #리뷰어스클럽 #서평이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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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안전가옥 쇼-트 8
김청귤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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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제목이 더 상징적으로 느껴진다. 익숙한 듯 낯선 판타지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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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 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당신을 구할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18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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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시리즈를 읽다보면 책을 읽는 목적의 방향이 평소와는 달리

나침반처럼, 미세하지만 확실하게 떨리며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다. 


서울대 학생들이 듣는 인기 강의를 누구나 듣고 배울 수 있도록 만든 시리즈인

서가명강의 18번째 주제는 철학, 그 중에서도 쇼펜하우어이다.




학창시절, 시험과 인간관계가 인생 최고의 고난일 때 

-하긴 모양만 바뀌었을 뿐, 지금도 업무와 인간관계가 인생 최고 고난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고난목록이 추가와 생성을 거듭하고 있을 뿐...-

그때 처음 들은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는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정확하게 어떤 의미에서의 염세인지도 몰랐었기에 그랬던 듯 싶다.

어려운 시험을 앞두고 '다 망해버려라~!' 라고 외치기도 했고

(그러나 잘생긴 멸망이는 오지 않았고, 시험만 뚜벅뚜벅 찾아 왔었지)

'어차피 죽으면 다 끝인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라며

애쓰고 노력해야하 일도 덧없다는 핑계를 내며 발등에 스스로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번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는 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의 

철학 수업으로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하는 현대인에게 

인생과 세계의 핵심적 본질을 찌르는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쉬운 의미로 설명하며

통찰의 깊이를 더 할 수 있는 기회와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읽다보니 저자인 박찬국 교수가 니체와 하이데거의 실존철학을 주요 연구 분야로 하고

불교와 서양철학을 비교하는 것을 연구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는 

책날개의 말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다.


쇼펜하우어에게 인간들은, 오로지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이기적인 존재이며

그런 존재들끼리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장소가 세상이라는 점에서

애초에 사랑, 애정, 만족, 행복, 평온 같은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상태를 바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었다.


물론 염세주의의 연관 검색어 1위인 쇼펜하우어 이기 때문에

인간=인셍=세상=허무=허망=추악=비극으로 치달아가는 그의 사상을 읽고 있자면

'어둡다, 어두워'를 조용히 읊조리며 책을 덮고 싶어질때가 많이 있었지만,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모습이나 사상만 접했던 얄팍한 지식에

서가명강이 쏟아 부어주는 사람 쇼펜하우어의 인생의 굴곡과 그에 따른 심경변화,

그가 살았던 시대상과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배경지식을 더하다보면

알고 있었다고 착각했던 모호했던 개념이나,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잘못 뿌리내린 지식이나 문구가 

조금 더 또렷해지고 안개가 걷히는 배움의 즐거움과 깨달음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상인인 아버지와 유명한 작가인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난 쇼펜하우어.

아버지와 어머니는 20살이나 나이 차이가 났고,

고지식한 아버지와 사교적이교 자유분방한 어머니는 -당연히도-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


쇼펜하우어는 성격적으로 아버지를 더 닮았었고, 아버지가 17세에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깊은 불화로 여성에 대한 혐오와 비하를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오페라 배우이며 가수를 짝사랑하고, 합창단원을 사랑해서 유산을 남기고,

 43세의 나이에 17세 소녀에게 청혼했다가 거절 당하기도 했다, 골고루....했다. ^^;;-


15세에 유럽 여행을 하고 싶은 욕심에 상인이 되겠다는 조건을 받아들였던 결과,

흑인 노예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며 큰 충격을 받은데다가

17세에는 유럽 여행의 조건을 건 아버지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하고 싶었던

철학공부를 포기하고 적성에 맞지 않는 상인을 길을 걸으며 괴로워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안쓰러워하며 눈물로 편지를 써서 

그를 설득한다. 자신을 속이지 말고, 진지하고 정직하게 자신을 다루라고.

삶의 행복이 달린 문제를 직면하라고 간곡하게 당부한다.-


어린 나이와 조숙하게 된 환경적 요인 더불어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살며 주위 사람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는 괴팍한 그가

세상의 쓴맛과 충격을 맛보며 염세주의로 빠지지 않을 이유는 없어보이기도 한다.


26세의 혈기어린 나이에서 시작하여 총 4년 동안 4권으로 구성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저술하고 스스로의 작품에 대해 극찬하며

강한 자부심을 가졌지만, 불행하게도 세상은 그의 역작에 주목하지 않았다.

(염세주의는 더더욱 깊어갔겠지...)


재미있는 것은 63세의 늦은 나이에 <소품과 부록>이라는 에세이집(!)이 주목을 받으며

예전에 썼던 작품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가 재조명을 받아서 

31세의 나이에 출간된 작품이 고전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염세주의로 세기의 철학자가 된 쇼펜하우어가 말년에 닥친 행운 때문인지

낙천주의자처럼 보일 정도로 삶에 만족하고 평온한 죽음을 맞았다는 이야기가

왠지 조금, 웃음이 나게도 한다.

역시 환경은 인간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또 깨닫게 된다.


자기 마음 같지 않은 세상과 스스로의 탐욕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인간들,

그들을 보고 즐기는 것 같은 악취미의 신에게 대한 분노와 원망, 

그리고 세상에 숨쉬고 있는 존재들의 졸렬하고 하찮고 위선적인 모습들을

통렬하면서도 알기 쉬운 비유를 풍부하게 활용하여 

철학적 사유를 문학적으로 풀어낸 쇼펜하우어는 문학계에 미친 영향도 컸기에

니체와 더불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으로 남게 되었다.


어쩌면 자신이 평생동안 싫어해 마지않았던

작가인 어머니로부터 받은 재능이 그가 위대한 철학자로 기억되게 만드는 데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은 상상력을 발휘해보게 된다.


삶의 본질이 고통일 뿐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고통을 제외할 수 없다는 말에는 지극히 공감한다.


어려운 개념도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계속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끌어주는 서가명강 시리즈.


이번 선택에도 후회 없이 만족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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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철학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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